[연애 그리는 여자들] 오늘 밤은 어둠이 무서워요-김진 작가

[연애 그리는 여자들] 자꾸 생각나-송아람 작가

[연애 그리는 여자들] 비밀스러운 짝사랑-정 작가

만화가 이현세의 독한 힐링

동네 만화가 해츨링

행복을 담은 디저트, 파티시에 유민주

STEADY LOVE

[걷는 여자] 상처 나도 괜찮아

[세계의 훈남] 크레이그 배로 in 베를린

[걷는 여자] 포토그래퍼 권인영

포토그래퍼 김영준, 스타일리스트 남주희의 40평 복층빌라

[세계의 훈남] 자콥 타일로 in 파리

[걷는 여자] 프로 캠퍼 홍보경

[걷는 여자] 속옷 디자이너 박아름

[세계의 훈남] 조셉 덴트 in 런던

변명은 없다, 영화감독 이경미

이준기의 고백

[세계의 훈남] 크리스티안 알렉산더 in 베를린

죽여주는 남자들

[걷는 여자] 스타 트레이너 정아름의 도시 산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지늉 작가

88만원 세대, 3포 세대, 잉여… 비루한 현실을 살고 있는 20대 대학생들의 지리멸렬한 삶 속에도 우정과 사랑이 있다. ‘남남케미’의 진수를 보여주는 만화다.

첫 작품인데 곧 드라마로 제작된다.

제작사에서는 보통 소재가 매력적인 웹툰을 좋아하는데 내 작품은 드라마적인 게 있는 케이스 같다. 만화는 취미로 그렸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MBC 아카데미를 다녔다. 그래서 웹툰에 드라마 작법이 많아 녹아 있다. 그게 내 웹툰의 매력이기도 하다. 드라마, 영화, 웹툰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

그림체가 예쁘고, 주인공들이 잘생긴 데다 옷도 잘 입는다.

리얼리티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림에 디테일이 필요했다. 단순한 표정은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캐릭터의 연기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물론 그릴 때는 고역이지만(웃음). 평소 웹 서핑하면서 ‘이 옷은 여준이가 좋아하겠다’ 싶은 사진을 따로 모아둔다. 컴퓨터에 표정 폴더, 옷 폴더 등이 있다. 드라마 보면서 표정 캡처를 해두기도 한다. 

만화 캐릭터를 배우라고 생각하는 건가?

드라마 촬영장에선 배우들이 애드리브를 치기도 한다. 만화에서도 그런 게 있다. 아무리 대본을 꼼꼼히 써도 극을 완성할 때쯤 캐릭터의 입에서 툭 튀어나오는 대사가 있다. 

남자주인공 남수현과 여준의 브로맨스가 이야기의 큰 축이 된다.

동성애 코드는 아니라고 거듭 밝혔다. 천계영 작가님이 “학원물에서 가장 중요한 건 주인공이 학교를 다녀야 하는데 <언플러그드 보이>에서 현겸이는 학교에 안 다니는 걸로 설정했다. 소재에서 가장 중요하다 여기는 걸 빼버렸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만화는 20대 대학생들의 이야기인데 지나치게 로맨스만을 중심으로 가지 말자고 생각했다. 남녀 주인공으로 가게 되면 사람들이 필연적으로연애를 기대하기 때문에 그걸 피하고 싶었다. 요즘에 브로맨스가 대세이기도 하고, 상업적으로도 ‘먹힐’ 거라는 계산도 있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연애 이야기를 충분히 넣을 수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순정만화 톤이다. 연애를 배제하기보다는 그게 메인이 아닐 뿐이다. 20대들의 공감을 최대한 많이 사고 싶다. 등장하는 캐릭터가 6명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이슈가 하나씩 있다. 찬기처럼 모험하는 사람도 있고, 영란이처럼 건강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독자들이 등장인물 중에 한 명쯤은 내 모습이라고 여길 수 있다면 좋겠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지만 잘생긴 수현과 잘사는 여준에게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88만원 세대인 수현이에 집중한다. 아무래도 전형적이고 보편적이니까 그런 것 같다. 그런데 주인공 모두 수현이와 비슷한 인물로 그리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로 프로파간다를 강조하는 작품이 될 거라 생각했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20대의 전형이 수현이라면 그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 여준이라 생각했다. 약간 과장된 설정은 있지만, 여준이의 부모님은 자수성가했고, 1등에 집착한 사람들이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란 제목에 많은 사람들이 청춘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오해나 편견에 대한 이야기다. 그 제목을 잘 표현하는 인물이 여준이다. 겉으론 행복해 보이고 잘 웃지만 사실은 애정에 궁핍한 아이다. 


제목이 독특하면서도 외우기가 조금 어렵다.

데뷔할 때 PD님이 제목을 바꾸자고 했다. 그런데 아마추어로 연재하면서 체감하기론 이 제목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주제를 잘 드러내는 제목이라 고집 피워서 지키긴 했다. 하마터면 제목이 여준이의 자취방이 있는 건물인 ‘청춘 빌라’가 될 뻔했다. 그런데 요즘 20대들은 청춘이라는 말에 굉장히 거부감이 많다. 그 단어는 피하고 싶었다. 다행히 드라마도 제목은 그대로 간다(웃음).

캐릭터는 어디에서 영감을 받나?

여러 사람을 짜깁기해서 만든다. 동료 작가들이 남수현은 최규석 작가님의 젊었을 때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최 작가님도 그 말에 공감하는 것 같다(웃음). 내 만화 속 인물이 누구와 닮았다는 말을 들으면,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읽어보려 노력한다. 최근엔 <더 지니어스> 출연자 오현민이 살아 있는 여준이 같다. 너무 똑같아서 그 친구를 보며 참고하고 있다. 


내심 바라는 드라마 캐스팅이 있나?

이목구비가 만화와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수현의 큰 키와 덩치는 비슷했으면 좋겠다. 여준이는 엑소 도경수 군이 어울릴 것 같다. 키도 비슷하고,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가 있다. 

불가피하게 휴재를 하게 될 때 FAQ에 대한 답변을 해준다든가,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해준다. 

굉장히 성실하게 독자들과 소통하는 편이다. 지망생 때부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님을 좋아했는데 그분이 말하길 “요즘은 출판 만화 시대와 달라서 웹툰 작가들도 쇼비즈니스를 해야 한다. 작가의 역량에는 팬 관리도 포함이 된다. 옛날에는 작가들의 불안하고, 소심한 멘탈 그 자체가 매력이긴 했지만 지금은 작가들도 멘탈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독자들 기에 눌리고 진다”고 했다. 이 말을 뼛속 깊이 새기고 있다. 

차기작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나?

성인만화를 하고 싶다. 단순히 야한 게 아니라 하드보일드하게 ‘쎈 거’. 내 취향이 학원물은 아니다. 영화 <한공주>처럼 현실적이고, 미드 <브레이킹 배드>처럼 불편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퇴폐적인 것도 좋다. 막장 같더라도 ‘쎈’ 성인만화를 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