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애를 막장으로 만든 상담
“밤에 연락 안 되면 다 뻔해”라는 친구 말 한마디에, 남자친구를 향한 분노로 하얀 밤을 보냈다. 연애 상담과 조언이 해악으로 치달은 여자들의 이야기.
BY | 2016.02.19
22% do 연애 상담하다 감정이 상해 친구와 연락을 끊었다 너와 나는 돌림노래. 항상 해결책을 주는데, 왜 항상 같은 고민을 들고 오는 거냐?!
주의! 연애 상담으로 자신의 무덤을 파는 여자들
●친구 인증형 A는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길 때마다 단체 카톡방에 고한다. “주 말 저녁에 시간 돼? 남자친구 소개하는 자리니까 다 나와야 된다.” A의 말은 곧, 그가 자신의 남자친구로 적합한지 친구 5명의 ‘인증’을 받고 싶다는 뜻이다. 모두로부터 ‘OK’ 사인을 받아야 A는 안심하고 연애를 시작한다. 친구들에겐 고된 인증의 시작이다. 남친의 성격, 경제력, 주량, 심지어 섹스 만족도까지. “그 정도면 괜찮다”는 말을 들을 때까지 친구들을 들들 볶는다. A의 행복은 친구들의 카톡 한 줄에 달렸으니, 얼마나 서글픈 운명인가.
●유리멘탈형 B는 남자친구한테 받은 상처를 친구들한테 토로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친구들이 무심코 던진 조언 때문에 더 큰 상처를 받는다. “그렇게 데이트 비용 아끼는 남자, 난 너무 싫더라. 하루도 못 만날 것 같아. 넌 참 성격도 좋다.” 남자친구의 자린고비 에피소드를 너무 많이 친구들에게 방출한 까닭일까. B가 한마디 운만 띄우면 친구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동물처럼 달려든다. 위로 받고자 시작한 연애 상담은 B의 멘탈을 너덜너덜하게 만든다. 친구들의 독설이 비수처럼 꽂혀서다.
●의심 새싹형 C는 회식에만 가면 연락이 뜸해지는 남자친구의 행동이 싫다. 재킷 안주머니에 있어서 몰랐다, 취한 상사 챙기느라 정신없었다 등등. 그래도 남자친구의 변명을 쿨하게 믿어주었다. 그러나 같은 사례로 사기(?)당했던 C의 친구들이 그녀의 믿음에 십자가 그어주며 평화를 빌어줄 리 없었다. “보통은 그렇게 핑계를 대더라. 아는 언니가 그 변명 6개월 참아주다가 어떻게 뒤통수 맞았는지 알아?” 친구의 언니의 상사의 시댁 식구까지 건너 건너 최악의 사례가 수집되는 순간, 상담은 악몽으로 둔갑하고 만다. 주의! 연애 조언으로 에너지 낭비하는 여자들
●열혈시청자형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몰입해봤자 소용없다. 그러나 D는 친구의 연애 드라마에 쓸데없이 몰입해 뒷목을 잡는다. 연애에 불성실한 데다 결혼 문제도 별 이유 없이 미루기만 하는 친구의 남자친구는 딱 막장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감이다. 남주를 욕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나날이 커지는 D에겐 친구가 여전히 그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 “헤어져라! 제발 여자주인공을 행복하게 해줘!” 막장 드라마 게시판에 올라올 법한 이야기를 친구에게 조언한다. 백날 똑같은 얘기를 해봤자, 그 커플은 잘 먹고 잘 살게 되어 있다. 주인공에겐 주인공의 스토리가 있고, 시청자는 그저 시청자일 뿐이다.
●이웃집 김형사형 E에겐 유독 상담을 원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렇다 보니 쌓인 연애 지식과 못된 남자의 데이터베이스가 꽤 방대한 편이다. 그런 E가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아, 그런 남자구나. 그런 유형은 내가 좀 알지.” 친구가 꺼낸 남자친구의 행동 하나로 성격 특징 10가지를 유추해내는 재주를 부리기도 한다. 형사 못지않은 촉으로 친구의 사건을 나름 재구성한다. 그 추리와 촉이 나름 친구의 궁금증을 해소했다 하더라도 당신이 좋아할 일은 아니다. 나이 들어서 하는 김형사 놀이는 오지랖일 뿐이다.
●대입의 고수형 연애 조언자에게도 기본 자격이 있다. ‘커플마다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않으면, 연애 조언하다 스스로 피곤해진다. 100일도 안 돼 남자친구와의 커플 링을 고민하는 친구에게 좋은 브랜드를 추천해주던 F. 정작 F 자신은 만난 지 1년 넘은 남친과 커플 링은커녕 제대로 된 커플 여행조차 가보지 못한 터였다. 친구의 고민들이 배부른 소리로 들렸다. 배알이 꼬이고 뒤틀렸다. 연애 조언하기 전엔 별탈 없던 F의 연애는 친구의 커플 링 사건 이후 우울해졌다. 친구의 연애를 내 연애에 대입시키면 하루가 무사할 리 없다. 배우가 입은 화려한 옷을 매장에 가서 직접 입어본 순간, 거울 속 초라한 자신과 대면하게 된다. 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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