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와 결혼해도 될까요?
연애할 때는 눈감고 넘어갈 수 있던 남자의 단점이 결혼하면 뻥튀기처럼 어마무시하게 커진다. 지레 겁먹은 것일지라도 어떤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데, 하물며 일생일대 결혼 앞에서는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싱글즈> 홈페이지에 접수된 결혼 적령기 여자들의 고민을 3명의 유부녀들에게 물었다. 이 남자 좀 봐주세요.
BY | 2016.02.22결혼, 하긴 할 건데…
결혼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은 일찍이 끝냈다. 그러고 나니 남자가 없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소개팅을 하며 노력해서 남자 하나 겨우 득템. 지지고 볶으며 만나는 동안,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결혼 소식을 알린다. 나이 서른이 되자 한 달에 한 번쯤 결혼식장을 찾는다. 그 까다로운 스드메, 혼수, 집 문제 등의 관문을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이 위대해 보인다. 그런데 고민의 시작은 그때부터다. 차일피일 결혼을 미루며 연애만 하고 있는 이 남자와 결혼하면 그 모든 관문을 무사 통과할 수 있을까? 고민은 더 깊어진다. 결혼한 친구들의 끙끙 앓는 소리가 들린다. 때마다 시댁, 친정에 불려 다녀야 하는 건 기본, 결혼 전에 티끌처럼 보였던 남자의 단점이 가정 파탄으로까지 번진다. 당분간은 계획 없다더니 친구는 덜컥 임신해버리고, 아이 낳고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부기 때문에 옛날에 외국에서 좀 먹혔던 그 모습 마저 사라졌다. 아, 이래도 해야 하는 건가, 결혼!? 몇 년 동안 묻지 않던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나이는 먹어가고, 철부지 남친과의 연애 기간은 쌓여간다. 100만원짜리 노트북 하나를 사더라도 사람들의 후기를 뒤져본다. 그 중에도 사심없이 솔직한 얘기를 해주는 블로거 글을 꼼꼼히 체크하는 심정으로 유부녀들에게 물었다. 하긴 해야겠다고 결심한 결혼, 정말 해도 될까? 이 남자와 결혼해도 괜찮을까?
미세스 프로필
A 결혼 1년차. 회사원. 대학원생인 남편, 개방적인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어머니의 경제력에 의지하는 남편의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로 신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B 결혼 3년차. 전업주부. 대기업에 다니는 독불장군 남편, 태어난 지 반년 된 아기와 살고 있다. 1순위 가족, 2순위 친척, 3순위가 여친이라는 말에 충격 받았지만, “결혼하면 가족이 되니 1순위가 될 것”이라는 말에 속아(?) 결혼했다. 육아에 전념 중.
C 결혼 7년차. 회사원. 동갑인 남편과 단둘이 살고 있다. 어렵게 번 돈을 아이에게 모두 투자해야 하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엄마가 되는 것 대신 고양이들의 집사가 되는 편을 택했다.
*사연은 <싱글즈> 홈페이지(www.thesingles.com)에서 8월 28일부터 9월 10일간 진행한 설문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경제력
비빌 언덕 없는 남자
대기업 사내 커플로 사귄 지는 1년 남짓. 남친은 착하고 이해심도 많다. 서로 나이가 있어서 결혼 얘기가 자연스레 나왔다. 입사 4년차니 어느 정도는 벌어놨겠거니 했으나 내 기대는 와장창 무너졌다. 적금은 고사하고 5000만원 정도 빚이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그가 사치했다고 하면 안쓰럽지도 않을 것 같다. 모은 돈은 고스란히 가족에게 돌아갔단다. 지금 부모님과 함께 사는 집과 아버지 사업 자금에 썼다고. 심지어 칠전팔기 정신 투철한 부모님은 대출 받아 다시 가게를 차려 운영 중이라는데. 이 얘기에 벙쪘다. 결혼할 생각을 하면 무섭기까지 하다. 부모님한테 그렇게 끔찍이 하니,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하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폭풍의언덕(32세)
C 이 결혼 절대 반댈세. 이 상황을 비유하자면 그냥 가도 힘든 산을 90kg짜리 군장을 메고 오르는 거야. 결혼해서 둘이 돈 벌기에도 정말 ‘빡세’. 근데 이게 무슨…! 미쳤어?!
A 돈 있는 사람들도 자식 낳아서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돈 문제로 싸우고 헤어지는데….
B 최악이야! 생각만 해도 골치 아파. 결혼하려면, 집에 확실히 말해야 할 것 같아. 결혼자금 모아야 하니까 더 이상 돈 드릴 수 없다고. 근데 지금까지 이렇게 부모님께 도움을 줬다면 이 남자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물주일 거고, 그 말을 함과 동시에 여자는 그쪽 가족에게 밉보이는 셈이 돼버리니까 결혼은 안 하는 게 좋을 듯. 내 친구라면 말릴 것 같아.
돈 쓰는 게 어색한 남자
남친과 나의 소비 패턴이 많이 다르다. 집안이 넉넉한 편이라 월급의 2/3가량을 나를 위해 쓰곤 했다. 그와 내 씀씀이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 건 내가 자주가는 맛집이라며 그를 데려갔을 때였다. 메뉴판을 본 남친이 “헉, 여기 왜 이렇게 비싸?”라고 묻더라. 친구들이랑 곧잘 오는 단골집이었는데, 그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었다. 쇼핑가면 내가 자주 가는 매장에 가서는 가격표를 확인하고 기함을 토한다. “대체 이건 뭘로 만들길래 이렇게 비싼 거야?” 안정된 직장이 있고, 집안도 잘 사는 편이다. 결혼해서 나한테 잔소리하지 않을까? 쇼미더벌이(29세)
A 난 부부의 취향이 잘 맞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내가 좋아하는 걸 상대도 존중하고, 이 정도는 투자할 만하다고 인정해주는 게 좋아. 부부 사이에 금전적인 부분은 어쩔 수 없이 공유하게 돼 있어. 근데 내가 돈 쓰는 거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면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결국 어쩔 수 없이 남편 몰래 물건을 사게 된다니까. 내 남편은 돈을 그리 아껴 쓰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내 것 살 때 눈치 보여. 우리 집에 가면, 남편은 내 옷이나 가방이 죄다 동생 걸로 알고 있어.
C 나도. 내 물건은 늘 가짜거나 동생 거야. 산 게 없어. 내 남편도 돈을 팍팍 쓰는 편이 아냐. 그래서 옷 사면 “집에 옷이 몇 갠데 또 샀냐”고 물어. 그럼 난 “동생이 이거 임신해서 못 입겠다고 해서 내가 입기로 했어”라고 말하지. 애먼 내 여동생은 쓸데없이 옷 많이 사는 여자가 돼버렸어.
B 이 사연, 내 남편 김씨 얘기 아냐? 연애할 때 닭갈비 먹으러 가서 2인분에 볶음밥 시키면 꼭 이렇게 물었어. “다 먹을 수 있어?” 결혼하면 당연히 돈 쓰는 것에 잔소리해. 더 심해지지. 더군다나 나는 전업주부다 보니 눈치 보여. 그래서 남편과 룰을 정했어. 한 달에 2번은 외식 하자고. 일정한 규모 내에서 즐기자고 했지. 대출금 어느 정도 갚으면 여행 가자고도 정해놨어. 노력해서 아끼면 남편도 좋아하고, 그 덕에 난 놀러 갈 수 있고. 둘 다 돈 쓰는 거 좋아하면 가정 경제 파탄나는 지름길이니까 한 명이라도 잡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은 거지.
C 그렇긴 . 근데 그거 알아? 강남에 살던 애들은 씀씀이가 기본적으로 . 집은 못 살아도 원래 쓰던 게 있어서 펑펑 써. 근데 강북 애들은 집은 잘 사는데 절약하는 게 몸에 배 있어. 사실 남자의 씀씀이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그렇게 아끼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절약하는 습관인지, 그냥 가난한 건지. 후자라면 같이 살기 쉽지는 않아. 옆에서 못 하게 하면 더 하고 싶거든. 결혼해서 남편 눈치 보는 건 쇼핑만이 아냐. 여자는 서비스 받는 걸 좋아하잖아. 난 마사지나 네일 받는 걸 좋아해. 근데 남편은 그렇게 물건이든 뭐든 남지 않는 것에 돈 쓰는 걸 안 좋아해. 그래서 오늘 한 네일아트도 남편은 내가 직접한 줄 알아. 졸지에 손재주 있는 여자가 된 거지. 며칠 전에 속눈썹 붙이러 가서도 그랬어. “남편 모르게 해주세요.” 그 언니 정말 천재야. 남편이 정말 못 알아봤어!!

◆성격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해
그동안 쌓은 삽질의 경험을 토대로 안정적인 연애를 하고 있다. 문제는 알아서 할 줄 아는 성격이 전혀 아니라는 점. 여행 가자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가 챙겨야 한다. 여행지, 호텔, 렌터카까지. 알아보라고 하면 함흥차사. 핸드폰 바꿀 때는 어찌나 귀찮게 하는지. 통신사를 어디로 할지, 검정색이 좋은지 흰색이 좋은지 등. 무엇 하나도 혼자 제대로 못하는 이 남자, 어떻게 해? 퓨어리(32세)
B 이런 남자 애 낳으면 감당 안 돼. 김씨의 나쁜 습관 중 하나가 샤워할 때 옷 벗어서 그냥 화장실에 두거든. 말 안 듣더라. 그래서 세탁 바구니를 화장실에 두면서 말했어. “옷 여기에다가만 넣어.” 그랬더니 넣더라? 엄청 칭찬해줬어. 배변 훈련 성공한 강아지 대하듯. 이렇게 조금씩조금씩 남편을 세탁기로 오게끔 만들었어. 지금은 세탁한 자기 옷 건조시키는 것까지 발전했다?!
C 여자 성격이 중요할 것 같아. 이렇게 하나하나 가르치는 걸 좋아하면 모르겠지만, 귀찮으면 싫을 것 같아.
◆가치관
미래만 그려주는 남자
고진감래. 그 말만 철석같이 믿고 있는 남자가 내 곁에 있다. 악바리처럼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근데 휴가 때마다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떠나는 친구 커플을 볼 때마다 부럽다. 그런 얘기를 남친한테 꺼내면 “다들 살 만한가봐”란 대답뿐. 어디 가자고 하면 “나중에”라는 말만 하고.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데 불확실한 미래가 행복해봤자 뭐하나 싶다. 페인터(29세)
C 미래 준비 없이 술만 마시고 그러면 진짜 답 없어. 알아서 앞가림하는 것 자체가 여자가 남자에게 하는 100가지 잔소리 중 99개를 줄여주는 거야. 여자가 잘 컨트롤하면 돼. 나의 행복을 위해 100개가 필요했다면, 그걸 2가지로 줄이면 되는 거지. 행복이란 것 자체가 객관적인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본인이 느끼는 감정이니까. 내 남편도 서른 살 때까지 차가 없었거든. 짜증 나긴 했는데 결혼하면 달라. 남편이 엄청 나를 쪼고 목 조르는 것 같다가도 통장 잔고가 훅훅 올라가거든? 남편과 내가 합쳐서 300만원을 모아. 3개월이면 1000만원이야. 나중에 그 통장을 볼 때면 남편이 정말 예뻐 보여. 이런 남자 특징이 딴 데 가서 헛짓을 별로 안 해. 돈 아까워 밖에 오래 있지도 않아서 가정적일 수밖에 없어.
B 이거 다 내 남편 얘기 같아. 초반에는 불만이 많았지. 진심으로 그의 인생이 불쌍했어. 혼자 일개미처럼 돈 벌다 죽으려고 그러나 싶었거든. 지금도 오빠는 미래를 위해 사는 사람이야. 대신 난 미래를 덜 준비해. 어차피 오빠가 다 준비하니까. A 아무리 그래도 쓸 때는 써야 해. 이모부가 이모를 돈에 한해서 엄청 쪼았거든. 지금은 돌아가셨는데 아무래도 이모부 때문에 화병 걸려서 돌아가신 것 같아. 가까이서 그걸 봐서 그런지 난 이런 남자랑은 힘들어.
C 그래서 내가 평생 일을 그만두지 않으려고 하는 거야.
B 나도 비상금을 모으고 있어. 단돈 10만원이지만, 최대한 아껴서 비상금 통장에 넣어둬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아.
아이를 싫어하는 남자
나보다 9살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내 남친은 특급 동안을 자랑한다.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지만 문제가 있다. 그가 아이를 너무 싫어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곁을 지나가도 호들갑 떨며 열광하는 나를 보며 멀뚱멀뚱. 아이들은 너무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란다. 조카가 집에 놀러 오면 무조건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형수가 많이 서운해한단다. 주위에서는 막상 결혼해서 자기 자식 낳으면 안 그런다고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내가 너무 앞서 나가는 걸까? LOVE추사랑(30세)
C 아기 낳으면 달라질 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싫어하는데 어떻게 애를 낳나? 내가 아직 애를 낳지 않는 건 이것과는 다른 이유야. 남편이 항상 하는 말이 있어. 요즘엔 경제력 없이 애 낳는 건 죄라고. 남편이 강남에서 자라서 좋은 걸 많이 봤어. 그래서 욕심만큼 자식한테 지원을 하려면 우리가 지금 버는 돈의 딱 두 배를 더 벌어야 한다는 거야. 내 생각엔 그때 되면 우리는 가질 수도 없는 나이가 될 것 같아. 하하하. 대신 우린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 애완동물이 있으면 사실 낳고 싶은 생각도 별로 안 하게 돼. 너무 귀엽거든. 근데 최근에 동생이 임신해서 가까이서 지켜보고 결정하려고. 애 낳을지 말지. 가난해도 아기가 예쁘면 낳는 거지 뭐.
A 이전 케이스는 그래도 여자가 마음만 먹으면 남자에게 맞춰줄 수도 있는데, 이 상황은 아예 그런 여지가 없는 문제인 것 같아. 둘이 아예 맞지 않는 거지.
B 맞아, 되게 큰 문제야. 진짜 진지하게 관계를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 언젠가 TV에서 노부부가 나왔는데 할아버지가 원하지 않아서 아이를 낳지 않았다고 하더라. 알콩달콩 둘이 평생 잘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할머니가 인터뷰에서 자식 없는 게 가장 아쉽다고 하더라. 그 얘길 한 사람한테만 빼고 다 말했대. 그 한 사람이 할아버지인 거야. 어쩐지 슬프더라. 이 상황은 한 사람이 포기하거나 희생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아. 상대가 피임을 해버리면, 난 평생 그 남자의 아기를 낳을 수 없는 거니까.

◆가정 환경
남친은 패밀리맨
남친과 반년째 연애 중이다. 그는 자상한 남자다. 데이트 코스도 꼭 짜오고, 야근하고 있는 나를 위해 친히 집까지 데려다준다. 결혼하기에 결격 사유가 하나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부모님과 너무 친하다. 가족끼리 카톡 채팅방을 만들어놓고, 끊임없이 수다를 떤다. 한 달에 두세 번은 꼭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고, 명절 때는 가족 여행을 떠난다. 일찍이 자취 생활을 해서일까? 가족과의 친밀도가 그리 크지 않은 내가 보기엔 유난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살짝 겁도 난다. 남자들 결혼하면 효자병을 앓는다고 하는데, 결혼해서도 그 관계가 너무 끈끈해서 내가 들어갈 틈이 없을까봐. 나는 시댁 부모와 각별하고 친밀하게 보낼 생각이 별로 없거든. 안티시집(32세)
C 가정이 화목하다는 건 그만큼 아빠가 엄마에게 잘한다는 의미야. 남자는 아버지에게 똑같이 보고 배워. 그 분위기를 배우는 거지.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는 게 문제지, 화목한 가정이 문제 될 건 없어.
A 난 거기에 응하지 못할 것 같다는 여자의 마음이 걸려. 지나치게 부모님에게 잘하는 효자라면 문제지만, 그 가족들 자체가 유쾌하다면 싫을 이유는 별로 없을 것 같은데.
B 남자의 성격이 자상하다면 오케이야. 내 남편은 가족, 친지들과 끈끈하기는 하지만, 그리 자상한 성격이 아냐. 굉장히 무뚝뚝해. 그래서 시댁 행사에 가서 일하고 힘들어도 별로 위로가 되지 못해. 만약 같은 상황에서 내 남편이 지금보다 자상하다면 난 기꺼이 기분 좋게 응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미 시어머니와 며느리
워낙 오래 만난 터라 서로 자주 집에 놀러 가곤 한다. 문제는 남친의 홀어머니. 전업주부로만 사셔서 그런 건지 세상물정을 전혀 모른다. 집에 가면 처리하지 않은 지로 용지가 가득. 은행 업무를 거의 본 적이 없으시단다. 결혼하면 이 집을 내가 건사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심지어 어떤 때는 어머니가 “어차피 우리가 알아서 해줄 텐데”라는 말을 대놓고 할 때도 있다. 데릴며느리(30세)
C 뜯어말리고 싶어.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의지한다는 건 이미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 같아. 누누이 말하지만, 시댁 식구들을 이고, 지고 결혼이라는 산을 잘 넘을 수 있을 것 같나? 절대 아냐.
A 내가 시어머니랑 같이 살아. 그분은 무척이나 독립적이야. 젊었을 때부터 일하셨던 분이라 일하는 여자가 얼마나 힘든지도 알아. 1년 가까이 특별한 일 없이 어머니랑 같이 살 수 있었던 건 그만큼 각자의 삶을 살았다는 걸 의미하지. 한마디로, 내가 그분을 위해 희생하는 게 거의 없어. 애 낳으면 우리더러 독립하라고 하셔. 애 낳으면 안 봐주실 것 같긴 한데, 그게 별로 서운하지 않아.
B 우리 시부모님은 지방에 사시는데도 한 달에 두 번은 서울에 올라오셔. 우리 집에 오시는 건 단골 코스지. 그렇게 몇 번 뵙는 것도 신경 쓰여. 두 분이 함께 계셔서 그나마 다행인데 이렇게 홀어머니라면… 게다가 세상물정도 모르신다면 생활비도 드려야 할 텐데. 요즘에는 시댁에서 참견하는 게 싫어서 결혼할 때도 손 안 벌리고 둘이 알아서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상황은 뭔가 시류를 역행하는 것 같아.
내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
●“10년 연애했더니 데이트해서 만나는 게 귀찮아졌다. 서른 넘으니 약간 불안하기도 했고 부모님이 결혼을 재촉했다.” 송진영(결혼 4년차)
●“남친이 나에게 굉장한 확신이 있었다. 양쪽 부모님이 만나니까 모든 게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김혜진(결혼 2년차)
●“’그래, 이 사람이야’라는 느낌은 아니었다. 당시 남친이 ‘우리 이제 결혼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고 얘기를 꺼냈다. 그때 28살. 난 그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다.” 홍소현(결혼 5년차)
●“빨리 집에서 나오고 싶었는데, 때 마침 그 남자도 나와 결혼하고 싶어했다.” 김진(결혼 8년차)
●“어느 순간 아기들이 너무 귀여워 보였다. 얼른 결혼해서 애 낳고 오손도손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조지현(결혼 5년차)
●“내 인생 계획상 28살에 결혼하려 했다. 결혼하고 싶었던 순간 그가 있었고, 그 역시 결혼하고 싶어하던 시기였다.” 이지수(결혼 12년차)

◆기타
돌아온 싱글
남자친구는 40살, 나는 32살. 남자친구는 돌싱이다. 그것 빼고 속궁합, 취향, 성격 등 모두 잘 맞는다. 다른 남자들도 여러 번 만나봤지만 이만큼 나에게 잘해주고, 결혼까지 꿈꾸게 하는 남자는 없었다. 한 번 실수한 전력이 있어서일까, 그도 결혼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다. 나는 빨리 자리를 잡고 그와 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걱정은 부모님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것. 부모는 자식을 이길 수 없다. 이렇게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내가 어찌 다른 남자에게 눈을 돌릴 수 있겠나. 섬처녀(32세)
B 돌싱남. 왜 헤어졌는지가 중요할 것 같아. 살아보니까 가정 폭력이나 외도처럼 사랑과 전쟁에 나올 법한 심각한 일 때문만으로 이혼하는 것 같지는 않아. 그냥 시댁 식구랑 뭔가 안 맞거나, 단순히 성격 차이 때문에도 헤어질 수 있겠지. 그런데 난 웬만하면 뜯어말리고 싶어. 돌싱을 만난다는 건 그의 과거까지도 인정한다는 건데… 그건 쉽지 않을 것 같아.
C 나이가 기준이 될 것 같아. 35세 전이면, 돌싱 만나기엔 아까워. 남자 만날 기회가 너무 많아. 근데 그 이후의 나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돌싱 중에 괜찮은 남자들 많아. 한 번 검증됐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내가 아는 돌싱남 중에 정말 훌륭한 스펙인데 여자가 이상해서 이혼한 경우도 있어. 순진하게도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랑 결혼을 했는데, 그 여자가 밤마다 외출을 한 거다. 둔한 이 남자는 그것도 모르고 잠만 잔 거야. 그러다 만날 나이트 다니며, 원나잇 하고 밤새 놀다 집에 들어온 걸 알게 된 거지. 어떤 남자가 가만히 있겠나? 쓰레기 같은 총각도 많기 때문에 한 번 다녀왔다는 것에 그리 연연할 필요는 없어.
성스러운 남자
첫눈에 반한 사람이다. 만난 지는 6개월 정도? 근데 이미 결혼 약속도 했다. 평범한 남자가 이상형이었던 터라 그의 가족 관계, 안정된 직장, 대인 관계 등 대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지금도 무척 행복하다. 딱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바로 잠자리. 그는 섹스에 관심이 없다. 오히려 등산, 인라인 스케이팅, 자전거 타는 것 등을 좋아한다. 찾아보니 이혼 사유 중에 1위가 성(性)격 차이라고 하던데, 내가 그 1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성욕충만(28세)
B 여자도 성욕에 별로 관심 없다면 문제 될 건 없지. 근데 이렇게 고민한다면, 없지 않다는 건데… 이거야말로, 남자든 여자든 결혼하면 바람 피울 가능성이 크지 않나?
C 글쎄… 나는 안 하고 살아도 크게 상관이 없는 편이야. 내 주변에 나이 든 남자분들이 많거든. 그분들 보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이제 해야 할 때가 됐어 이런 식이야. 의무감으로 와이프와 관계를 갖는 거지. 결혼 전에도 지금 남편과 내가 성적으로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 10가지 조건 중에 한두 개가 안 맞는 건 괜찮다고 본 거지. 소위 말하는 속궁합은 내 결혼 조건에 있지도 않았어. 어차피 매일 하는 건 아니잖아?
A 근데, 결혼 초반부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다른 건 안 맞아도 그것만 잘 맞아서 잘 사는 사람도 많잖아. 그런 걸 보면 신기해. 나도 그 욕구가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야. 남자가 성욕이 많든 적든, 변태만 아니면 문제 될 게 없는 것 같아.
C 유부녀들끼리 얘기하다 보면 야한 얘기를 엄청하게 돼.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들이 있어. 하루에 몇 번씩 했다는 둥, 남자가 없으면 매일 밤 잠을 이룰 수 없다는 둥. 그런 사람이라면 저런 남자를 못 견디겠지. 참, 가슴 큰 여자가 확실히 많이 밝히는 것 같긴해. 여자들이 흥분하면 평소보다 가슴이 25% 커진다고 하더라.
A 어, 맞아. 내가 확실히 느낀 게 신혼 초에 가슴이 계속 커지더라.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이 점점 원래 크기로 돌아가고 있어.
결혼하고 달라진 이 남자
●“짜증이 늘었다. 연애할 때는 웬만하면 웃고 넘어가더니.” 함정은(결혼 4년차) ●“달라진 점보다는 몰랐던 걸 알았다. 밥 먹고 바로 눕는 점? 이렇게 밥 먹고 나 몰라라 하는 남자인지 처음 알았다.” 유서현(결혼 8년차) ●“결혼 전보다 스트레스가 심해진 모양이다.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 불쌍한 내 남자.” 기현정(결혼 1년차) ●“애 안 낳아도 괜찮다고 하더니, 요즘 부쩍 애 낳자고 조른다. 이 모습이 정말 애 같다.” 안주현(결혼 5년차)
결혼 전으로 돌아간다면
●“2년 정도 결혼을 늦추자고 하고 싶다. 난 더 놀고 싶단 말이다. 유부녀라는 이유로 술자리에서 나를 열외시키는 경우가 종종 벌어진다. 진짜 속상하다.” 김진영(결혼 2년차) ●“남자의 경제력을 더 볼 것 같다. 성격이나 마음만 보고 결혼하는 건 정말 애 같은 짓이었다.” 소현미(결혼 3년차)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인지 더 살펴볼 것 같다. 다 커서 기본적인 예절을 가르치려니까 정말 할 짓이 못 된다. 시부모님만 탓하게 되고.” 여영진(결혼 4년차) ●“무뚝뚝한 남자가 이렇게 나쁜 건지 몰랐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결혼 생활에 이토록 중요한 요소라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 결혼 늦추고, 자상한 남자로 어게인 콜!” 정은영(결혼 6년차) ●“유머 코드가 잘 맞는 남자를 찾겠다. 이 남자 만나고 내 개그감은 완전히 곤두박질치고 있다. 내게 웃음을 달라!” 신혜선(결혼 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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