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뒤에 나쁜 여자 있다

비밀을 간직한, 우수에 잠긴 눈동자. 모질어서 더 끌리고 마는 그는 치명적인 매력의 나쁜 남자. 배려 없고 이해심마저 없어 여자를 자꾸만 못살게 구는 그는 말 그대로 나쁜 놈. 하지만 그들 또한 당신 이전의 ‘나쁜 여자’의 피해자였다면?
BY | 2016.03.11
나쁜 남자 이전에 나쁜 여자가 있었다 “미안해. 처음부터 이럴 생각은 아니었어. 니가 날 정말 좋아하게 될 줄은 몰랐어. 그냥 조금 만나다 말려고 했어. 너를 아프게 할 생각은 없었어.미안하다는 말 아무 소용도 없겠지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어. 하지만 널 진짜 사랑했어.” 만약 당신이 진심으로 좋아한 누군가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다면? 아마 비빔밥을 양푼째로 끌어안고 다시는 남자 따위 믿지 않겠노라 눈물 콧물 섞인 밥풀 팍팍 튀겨가며 다짐할 것이다. 그런데 언니들, 이미 눈치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이 대사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멋진 남자 비를 ‘나쁜 남자’로 만든 여자의 내레이션이다. 현실에서도 이런 말을 하는 쪽은 주로 여자다(특히 남자들은 첫사랑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남자를 믿지 못하는 당신에겐 나쁜 남자에게 받은 상처가 있듯이, 당신에게 상처를 준 그 남자는 ‘나쁜 여자’에게 순정을 바쳤다 뻥 걷어차인 과거가 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누군가가 곱지 않게 헤어진 남자친구를 성토할라치면, 여자들은 “딱 나쁜 남자네”라고 일축한다. 모질게 차이면 모질다고, 애매하게 헤어지면 너무 우유부단하다고 ‘나쁜 남자’의 대열에 합류시킨다. 그렇게 따지다 보면 세상 참 나쁜 남자들투성이다. 여자들이 ‘나쁜 남자’라는 말을 얼마나 남용하는지는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를 볼 때도 잘 드러난다. 다니엘은 매력적인 차원에서 ‘나쁜 남자’이고, 무뚝뚝하고 융통성 없는 다아시 또한 태도면에서 ‘나쁜 남자’였던 셈이다. 물론 다아시는 ‘내 남자’가 됨과 동시에 ‘최고의 남자’가 되었고, 다니엘은 옛사랑의 상처가 밝혀진 후엔 ‘나쁘지만 불쌍한 남자’가 된다. 한마디로 여자들이 말하는 나쁜 남자란 단지, 어떤 방식으로든 상처와 수치심과 모멸감과 외로움을 안겨준 ‘옛 남자’에 가깝다.
나쁜 남자의 변 “타고난 나쁜 남자는 없다. 단지 그와 당신 사이의 문제일 뿐” 고2 때였나, 봄이었다. 하얀 원피스를 팔랑거리고 나타난 그 아이와 <비포 선라이즈>를 봤다. “만약 신이 있다면 너와 내 안이 아니라 우리 둘 사이의 공간에 있을 거야.” 빈의 밤 거리를 쏘다니던 줄리 델피가 뜬금없이 이렇게 내뱉었을 때 나는 좀 멍해졌던 것 같다. 그때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이의 손을 잡고 있었을까? 기억이 안 난다. 어쨌든, 좋았다. 그녀도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친구 녀석이 쪼르르 달려와 내게 말했다. “걔, 좋아하는 오빠 있대. 알고 있었어?” 모르고 있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나랑 있으면 그렇게 상냥하던 아이가. 몇 번인가의 데이트 후에 나는 용기를 내어 좋아한다 말했고 그 아이는 미안하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 이유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다만 내게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세상에 알 수 없는 게 여자 마음이라더니. 화가 나고, 웃음마저 났다. 어쨌든 줄리 델피의 그 대사는 머릿속에 남아 가끔 주위 여자들이 그 ‘나쁜 놈’이 내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며 하소연해올 때 나는 짐짓 무심한 척 말했다. “원래부터 나쁜 남자가 어딨냐? 그런 게 있다면 너랑 걔 사이에 있는 거겠지.” 나도 어쩔 수 없는 남자라 그쪽 입장을 생각해보면 대충 다 이해가 되는 상황이기도 했으니까. 나는 사실 여자들이 말하는 ‘나쁜 남자’가 뭔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다. 남자들은 그녀들에게 참 다양하게도 나쁘게 한다. 그들 말에 따르면 남자들의 존재 자체가 나쁜 것만 같다. 어쩌면 남자들의 악덕이란 세상 남자들의 수보다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누군가 언젠가 어디에선가 나라는 나쁜 남자의 얘기를 눈물 콧물에 소주와 찌개까지 곁들여 떠들어대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걸 어쩌겠나. 내겐 나대로 다 그럴 사정과 이유가 있다. 한 여자에게만 마음을 쏟지 않는 편이 ‘만남’엔 여러모로 유리하다. 마음을 다 쏟지 않으면 일단 편하고, 무엇보다도 상처받을 일이 없다. 그 순간에만 최선을 다하면 그만이다. 그 여자만 만나기엔 여러모로 아쉬운 경우도 있었다. 어쩌면 그렇게 만난 여자들 중에서도, 마음을 다해 나를 사랑하려 한 그녀들에게 지금 난 ‘나쁜 남자’로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꼭 보고 싶었던 공연 티켓을 덜컥 샀던 적이 있다. 열댓 명쯤의 ‘아는 여자’들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들의 반응이 재미있었다. 몇은 같이 가자고 해줘서, 생각해줘서 고맙다 말했고, 다른 몇은 고작 그것 때문에 이제 와서 전화하냐고 역정을 냈다. 그 중 전자는 내게 지은 죄가 있었고 후자는 내가 지은 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들은 서로 각자의 상황과 경험에 따라 상대에게 좋게도, 나쁘게도 한다. 언젠가 당신이 어쩌다 피운 바람으로 상처받은 그가 당신의 배신을 마음에 품고 다른 여자에게 그보다 더 심한 상처를 주고 있다 해도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도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나쁜 남자가 있다면, 당신과 그 사이 어딘가에서 태어난 존재일 뿐, 타고난 나쁜 남자는 장동건 같은 남자가 태어날 확률만큼 드물다는 얘기다. 글 | 당신의 ‘나쁠지도 모르는’ 남자
그가 나쁜 남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까닭 사연 1 첫사랑에의 배신감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이 참한 모습이었던 그녀는 내 첫사랑이었다. 한참을 주위만 맴돌다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고백했고, 결국 나의 끈질긴 구애 끝에 우리는 사귀게 되었다. 무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하며 우리는 꽤 행복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영화관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다정하게 나오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나는 그녀를 믿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나중에 그녀에게 넌지시 물었다. 그런데 곤란한 표정을 짓던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다. 그래, 다른 사람에게 흔들린 건 그녀도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다 치자. 정작 상처가 된 건 ‘우린 너무 어렸을 때 만나서 뭘 잘 몰랐던 것 같다’는 그녀의 말이었다. 지금이라면 절대 ‘나 같은 놈’을 만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긴가? 막상 결혼할 나이가 되고 보니, 나 같은 놈은 영 아니더란 말인가? 나는 그녀를 잡고 싶은 마음조차 들지 않았다. 그 후론 세상 여자들이 다 탐탁지 않아 보이더라. 어차피 잘해줘도 고마워할 줄 모르고, 더 잘해주는 남자가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쌩하게 떠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는 여자들을 ‘그냥’ 만났다. 한꺼번에 6, 7명씩 만나기도 하고,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고, 단지 섹스만을 위해 만나기도 하고. 쓸쓸하긴 해도, 나는 아직도 여자들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방이동 김군(32세) 사연 2 관계의 허무함 어렸을 때는 좋아하는 여자에게 정말 열과 성을 다한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여자와의 만남과 헤어짐이 무한반복되면서 뭐랄까, 여자들에게 너무 잘해주는 것은 쓸데없는 감정 소모이자 에너지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재수없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헤어지고 나면 좋았던 감정, 말과 행동이 모두 다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리는 게 사실이니까. ‘어차피 그렇게 될 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여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다정하게 다가가는 것 자체가 아예 귀찮아지더라. 그런데 그런 걸 매력으로 보고 접근하는 여자들이 많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일산 조군(30세) 사연 3 황당한 여자들 솔직히 나는 누가 봐도 착한 남자였다. 그런데 여자들의 이상한 습성 때문에 내 성격이 변한 것 같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자들은 잘 대해주고 아껴주고 챙겨주면, 오히려 만만하게 보거나 멀어지는 황당한 존재들이다. 난 정말 애지중지 모시듯 했고, 무엇하나 잘못한 것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연락 끊고 잠수 탄 그녀! 내가 자기한테 한 걸 생각하면, 최소한 그런 예의 없는 짓을 해서는 안 된다. 분당 이군(29세) 사연 4 전략적으로 나쁜 남자 나는 5년 넘게 사귄 조강지처 같은 여자친구를 제외한 여자들에겐 모두 나쁜 남자다. 사실 여자친구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알던 사이인 데다, 사귄 지도 5년이나 되어서 가끔씩 지겹기도 하고 새로운 즐길 거리(?)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럴 때면 다른 여자들에게 쉽게 다가가서 잠깐 즐기고 안녕~하는 거다. 솔직히 요즘 여자들 얘기는 너무 숨기는 것도 많고 자기 포장도 심해서 도통 못 믿겠고, 괜히 마음 줬다가 나만 우스운 놈 될까봐 그런 것도 있다. 어릴 때부터 봐와서 믿음이 가는 내 여자친구와 계속 사귀면서 가끔 즐기고 싶을 때면 다른 여자들을 만난다. 대치동 송군(29세) "아, 나쁜 남자야. 10년 동안 만나는 주면서 넘어오지는 않는 나쁜 남자야. 잊을 만하면 전화하는 이 나쁜 남자야, 하룻밤의 섹스 그리고 사귀는 줄 알았더니 아는 체도 안 하는 나쁜 남자야,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었으니 헤어져달라고 우는 이 나쁜 남자야, 평생 결혼 같은 거 관심도 없는 척하더니 10살 연하에게 쪼르르 달려가 웨딩 링을 바친 나쁜 남자야, 내가 널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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