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타인과의 소통에 늘 목이 말랐던 수줍은 소년, 머릿속에서 혼자 수 번 시나리오를 쓰고 지우던 내성적인 소년은 자라서 배우가 되었다. 데뷔 10년 만에 영화계에서 가장 바쁘게 활동하고, 주목 받는 배우가 된 박용우. 때론 조용히, 때론 강렬하게, 다양한 방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배우. 그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BY | 2016.04.02
박용우, 그 옛날, 착한 눈을 가진 이 남자를 보면, 왠지 ‘사슴’이 떠올랐다. 남자배우에게 이런 표현이 실 일지 모르지만, 젊은 시절의 그는 정말 청순(?)했다. 하지만 유약하고 부드럽고, 귀여운 인상의 그는 뭔가 보여줄 듯, 보여줄 듯하다가 아쉽게도, 그냥 들어갔다. 시덥잖은 농담이나 하며 낙하산이라고 놀림 받거나(쉬리), 경쟁팀 투수로 잠깐 깜짝 출연하거나(슈퍼스타 감사용), 주연으로 캐스팅되어 찍던 영화(스턴트맨)는 중간에 엎어졌다.
그를 볼 때마다 난 이 남자가 뭔가 하지 못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지만 왠지 눈빛은 불안해 보였고, 싱거운 농담을 하면서도 결국 어이없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낸 <쉬리>의 어성식처럼 상상치 못하는 비상함, 혹은 엉뚱함을 가졌을 것 같은 사람. 나는 기 코 그가 고향을 떠나 아무도 모르게 성공해서 선물 한 보따리를 안고 금의환향하는 오빠처럼 언젠가 어떤 풍성한 이야기를 안고 영화계에 되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2005년 개봉한 <혈의 누>는 배우 박용우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영화였다. 처음엔 <번지 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의 작품이면서 차승원이 나온다고 해서 관심을 가졌지만, 차승원이 ‘할 수 있는 만큼’의 기대했던 만큼의 연기만 보여주었다면, 미스터리에 쌓여 있는, 제지소의 실권자인 ‘인권’을 맡은 박용우의 연기는 박용우의 재발견이란 평가에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할 정도로 훌륭했다. ‘인권’은 비열하고 냉정하면서도 신분 차이가 나는 여자를 사랑하면서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복합적인 캐릭터. 유약하면서도 한 줄기 비열함을 감춘, 그러나 그 안에 무언가가 뒤엉켜 있는 듯한 그의 모습은 언뜻 에드워드 노튼을 연상시켰다.
그래, 이제부터 박용우가 그동안 뭔가 다 하지 못한 듯한 이야기가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혈의 누> 이후에 찍은 <달콤살벌한 연인>의 주인공 황대우와 박용우의 화학작용은 놀라웠다. 서른 넘어서까지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소심 100단의 남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허리가 아픈 남자, 땀 흘리고 온 여자친구와 키스할 때 여자친구가 “나 안 씻었는데”라고 말하자 “나 저혈압이라 괜찮아요”라고 썰렁한 유머를 하던 남자. 박용우가 보여준 인간 황대우의 디테일이 한올 한올 살아 있는 연기는 박용우와 황대우가 동일 인물이 아닐까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실감났다.
어느새 사슴같이 여리고 유약하고 귀엽기만 했던 과거의 그의 얼굴은 사라졌다. 2006년 이후, 그는 충무로에서 쉴 새 없이 ‘콜’을 받는 가장 바쁜 배우가 되었다. <조용한 세상> <호로비츠를 위하여> <뷰티풀 썬데이>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멜로 등 장르를 가리지 고 변화무쌍한 모습으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는 이 배우. 그가 2008년,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경성의 사기꾼이 되어 나타난다.
<원스 어폰 어 타임>에서 일본에 빼앗긴 전설의 3000캐럿의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차지하기 위해, 지상 최대의 작전을 수행하는 사기꾼, 봉구로 나오죠. 액션 장면도 많다고 들었어요
몸으로 하는 액션 장면은 세 장면인데 이게 제대로거든요. 날림으로 하는 게 아니라, 연기자가 제대로 해야 하는 장면. 백 퍼센트 대역이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정말 어려운 것 빼곤 가능하면 제가 직접 했어요.
비슷한 시기에 공교롭게도 경성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개봉이 되는데, 다른 영화의 출연 배우들과 비교된다든지 하는 부담감은 없나요. <원스 어폰 어 타임>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저도 이 영화 시나리오를 받아들었을 때 맨 처음 고민이 그거였어요. 비슷한 콘셉트의 작품들이 몇 편 있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죠. 그래서 관계자 분들 모르게 다른 영화 시나리오도 봤는데, 다행히 모두 다른 이야기들이더라고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딱 보고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첫째, 시나리오가 쉽고 재미있게 읽혀야 하고, 그리고 캐릭터에 애정을 가질 수 있는가. 그 역할을 내가 잘할 수 있는가. 그리고 감독님이 중요하죠.
어떤 인터뷰 기사에 보니까 중요한 것은 그 캐릭터에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사기꾼 봉구에게도 연민을 느낄 만한 지점이 있나요?
연민이란 것이 여러 종류가 있어요. 그 사람이 무 무 힘들고 외롭고 그래서 거기에 동화되어서 슬픔과 처절함을 느낄 수 있고요. 귀엽고 사랑스러워도 연민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이 지지리 궁상이고 가난해서 연민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연민이란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을 뜻하거든요. 봉구는 어떻게 보면 불쌍한 캐릭터예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야 하니까요. 이를테면, 007의 운명과 비슷한 거죠. 정체를 알 수 없는 캐릭터는 자신을 숨기고 사는 것에 길들여졌다는 건데, 그게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거죠. 그런데도 오버하는 모습이 또 안 됐고….
예전의 귀엽고 착한 이미지로 나올 때보다 비열하고 강한 캐릭터를 맡으면서 빛을 본 거 같아요. 박용우에게 터닝포인트가 됐던 작품은 역시 <혈의 누>인가요?
앞으로도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겠지만, 어떤 게 깊고 진지한 연기이고 어떤 게 가벼운 연기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벼움도 진지함도 다 사랑해요. 대중들은 진지하고 뭔가 끈끈하고 강한 역할을 맡고, 그게 흥행하면 그것을 그 배우의 대표작, 혹은 그 사람의 모든 것인 것처럼 얘기하죠. 그런 의미에서 몇 년 동안 영화 못하고 있다가 처음 한 작품이 <혈의 누>이고, 다행히 흥행이 됐고 역할도 좋았으니까, 저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작품임을 부인할 순 없을 것 같아요.
1994년에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죠. 풀릴 듯 풀릴 듯한데, 참 안 풀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슬럼프에 빠져서, 영화 <스턴트맨>이 중도에 엎어졌을 때, 배우를 그만두고 치킨집을 할까 고민했었다고 들었어요. 정말 치킨집을 하려고 했었나요?
치킨집은 농담이 아니고 진담이었어요. 아무도 날 안 찾았을 때 제가 뭘 하겠어요. 내가 뭘 좋아하나 생각했죠. 치킨을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나는 이 ‘풀린다’는 게 뭔지 모르겠어요. 물론 지금은 주연이고, 개런티도 예전보다 많이 올랐죠. 하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 간다고 생각하지 아요. 연기자로서 한 캐릭터와 작품에 대해서 노력을 하고 에 지를 발산하는 데에는 관심이 많아요.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받쳐주는 포지션이 있어야 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안 풀리진 았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풀리기 위해서 작품과 캐릭터를 찾으면 죽도 밥도 되지 겠죠. 신인 시절엔 무조건 열심히 하죠. 그러다 조금 지나면 이게 좀 어렵다 하고, 그 다음에는 자꾸 변명을 하게 돼요. 나는 잘했는데 좋은 작품을 못 만났기 때문이라고…. 지금 나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아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신인 시절의 열심과 지금의 열심은 차원이 다르죠. 아주 신인일 때는 무조건 열심히, 지금의 열심은 조금 더 객관적으로 나를 보는 것을 의미해요. 그러면서 연기자로서 성숙해지고 나중에는 점점 자기 스스로의 욕심을 채우기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게 되고, 거기서 주워지는 행복을 느낄 수 있겠죠.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내가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작품, 좋아하는 역할에 공헌을 할 수 있는, 그럴 만한 정도의 포지션만 됐으면 좋겠다는 것.
일을 할 때 운이 따른다고 생각하는 편인가요?
운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노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중요하죠. 하나님을 믿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노력하는 자에게 운이 주워진다고 생각해요.
운이 늦게 찾아왔다는 생각을 하진 았나요?
그렇지 않아요. 왔는데 모르고 지나쳤거나 잡았는데도 노력이 부족해서였겠죠. 모든 사람들에게 운은 공평하게 온다고 생각해요.
박용우 하면 <달콤살벌한 연인>에서처럼 귀엽고 유약한 캐릭터와 <혈의 누>에서처럼 비열하고 강한 캐릭터. 두 가지 이미지가 떠올라요.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두 가지가 섞여 있어요. 모든 사람에겐 순수하고 귀여운 면과 한 편에선 반대급부로 나가려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 상황에 따라서 다르고, 그걸 조절하는 것뿐이죠. 그것을 억지스럽지 게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사람이 좋은 연기자이고….
박용우는 쿨한 사람인가요, 뜨거운 사람인가요?
저는 조화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인간은 불가능이 없다는 말에 저는 충분히 공감해요. 거기에 플러스. ‘끝은 없다.’ 어떤 행동이든 어떤 말이든, 어떤 상황이든간에 끝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마스터’도 끝까지 나는 완성할 수 없었다고 말하잖아요. 그건 인간은 불가능은 없다는 말과는 다른 의미인 것 같아요. 내가 원하는 것들, 이루고자 하는 것들을 끊임없이 찾아서 합쳐도 보고, 나눠도 보고, 빼보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고… 나는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어요?
굉장히 말이 없는 아이였어요. 표현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그게 상대방을 해치지는 을까. 실 가 되지 을까. 굉장히 겁이 나고, 나름대로 배려가 지나치고, 생각이 많았죠. 그래서 오히려 친구가 없었어요. 마음속으로는 나에게 와줬으면 좋겠는데 그들이 막상 말을 걸어오면 굉장히 차갑게 대했어요. 내가 표현을 안 해서 그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한 거죠.
굉장히 내성적인 아이였군요. 그런데 어떻게 연기를 할 생각을 했죠. 스스로 연기를 할 수 있는 에 지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계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남에게 나를 표현하고 내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겁나고 두렵고 그렇게 표현을 하지 못하다보니까 안에서 쌓인 게 많았어요. 나중에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혼자 상상을 계속 하고, 머릿속에서 혼자 소설을 쓰고. 그러다가 우연찮게 연기를 하게 됐죠. 연기를 하게 되면 악역을 해도 법적으로 걸리지 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한 한 맺힘이 표출이 되면서 연기에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배우로서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드나요?
예전엔 마음에 안 들었어요. 선이 굵은 배우들을 좋아했는데, 나는 행동도 유약하고 얼굴도 유약했으니까. 예를 들어 장군의 아들의 박상민 같은 분은 얼굴선은 여자처럼 섬세한데, 성격은 되게 터프하잖아요. 그런데 나는 얼굴선도 약하고 마음도 여리고… 그러다보니 매번 비슷한 역, 누군가를 떠나보내거나 혹은 따라다니다가 차이고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역만 맡았죠. 그래서 한때, 빨리 나이 먹기를 바란 적도 있어요. 그러면 얼굴이 좀 바뀌겠지… 여러 가지 경험들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얼굴이 됐고, 지금은 제 얼굴이 나쁘지 아요. 얼굴은 내가 어떻게 걸어왔는지를 대변하는 건데, 저는 제가 잘 걸어왔다고 생각해요.
운명을 믿나요?
사랑하는 사람에 한에서는 믿어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크로스 러브 스캔들. 시놉 보고선 뻔한 통속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보고 나니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바람 피우는 거, 옳지 지만 공감이 가던데요.
원래 정민재 캐릭터는 ‘모 아니면 도’ 식이었어요. 그런데 내가 최대한 쿨하게 가자고 했어요. 그는 정말 운명을 믿는 사람이고, 그래서 정말 소요를 사랑했죠. 자신이 결혼을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고, 소요란 인물과 완전히 사랑에 빠져서 대놓고 바람 피웠죠. 소요 대사 중에 “나는 민재 씨 조건 없이 만났는데 당신은 그게 아니었나봐.” 원래 그게 민재의 대사였어요. 소요와 박영준이 원래는 연령대가 높았는데, 나이가 어려지면서 시나리오가 바뀌었어요. 민재 캐릭터가 최대한 현실을 직시하고, 아파하고, 그 사람을 위해서 떠나보내는 그런 인물로 바뀌었죠. 저는 그러려면 최대한 쿨하게 가야 한다고 우겼어요. 지지리 궁상스럽게 가면 이건 ‘부부클리닉’밖에 안 되니까. 소요에게 아픈 말이지만 그 사람을 위한 말은 이거밖에 없다는 것을… 그렇지만 최대한 담담하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가장 웃겼던 장면, 두 여자(애인과 아내)가 물에 빠졌는데, 두 남자가 각각 아내가 아닌 애인을 구하는 설정은 좀 유치했어요. 실제 영화 같은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하겠어요?
솔직히 그 장면은 저도 신파라고 생각해요. ‘물에 빠지면 엄마 구할래, 아빠 구할래’ 그거랑 똑같잖아요. 그건 영화적인 재미를 위해서 설정한 장면이고요. 정말 그런 상황이 된다면 무 무 힘들겠죠. 물론 나에겐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거니까(웃음). 하지만 그런 상황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혼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것 같아요. 사랑은 이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결혼하고 싶을 때는 없나요?
주변 사람들 보고 그런 생각 든 적은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이 나이 먹도록 왜 없었겠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프러포즈까지 했었고 거절을 당했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렇게 소통을 못하는 사람이었구나, 나는 정말 혼자서 늙어가야 하는 운명인가보다, 이런 생각에 외로웠어요. 나에겐 많은 사람도 요 없고, 많은 사람을 사귀는 스타일도 아니고,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하고 만큼은 정말 작은 거라도 소통하고 싶거든요. 그런데 그게 안 된다고 생각했을 때, 왜 날 그렇게 못 믿어주나, 그 사람 문제인가 나의 문제인가, 그렇지만 아무리 변명해봤자 나에게 결국 돌아오고….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럴 때 굉장히 외로웠어요. 아무하고도 소통할 수 없겠구나 하는 절망감 때문에요. 왜 연기자가 됐냐고 물었죠. 나는 소통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 같아요. 그런데 그러지 못했죠. 어릴 때부터 타인과의 소통을 열망했지만, 그게 겁이 났어요.
부모님이 아들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게 크셨나요?
그야말로 예전 어르신들과 비슷하셨죠. 그 당시엔 과학자, 의사가 최고였거든요. 일류대 나와서 성공하길 바라셨겠죠.
박용우 씨가 만약 결혼해서 자식을 낳는다면 물려주고 싶은 박용우의 우성인자는 뭐가 있을까요?
‘모든 사람은 동등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요. 나의 포지션은 이만큼이고 저 사람은 이만큼이니까 함부로 대해도 되고, 이 사람은 포지션이 이렇게 높으니까 잘해야 한다. 그런 계산을 하게 되면 한도 끝도 없죠. 기본적으로 사람은 다 똑같아요.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사회생활하다보면 힘들어지게 되죠. CEO도 외롭다고 하잖아요. 난 내 아이가 공부를 못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절대 닮지 았으면 좋겠는 것은?
만성 비염.
<원스 어폰 어 타임> 촬영 현장에서도 스태프들이 박용우씨 때문에 많이 웃었다던데, 원래 유머 감각이 있는 편인가요?
친한 사람 앞에서는 까불고 웃긴 이야기도 많이 해요. 그런데 그렇게 친한 사람은 5명밖에 없고… 나머지 사람들에겐 재미없다, 썰렁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하지만 작품을 통해서 코믹한 역할을 하는 것은 자신 있어요. 재밌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타이밍 싸움이거든요. 그때그때 타이밍에 맞춰서 아, 이런 상황이 됐으니, 난 이 시점에서 이렇게 받아쳐야겠다.
영화 속에서 밤무대 가수 춘자(이보영 분)를 꼬시기 위해 봉구는 마술을 선보였는데, 연애를 할 때, 여자친구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여자친구 앞에서만 하는 행동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애교는 별로 없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이 “ 이렇게까지 할 수 있어?” 그러면 웬만하면 다 해요.
개다리 춤이라도?
어설프게라도 출 수 있어요. 창피해 하면서도… 시키는 건 다 했어요.
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것만은 꼭 해보고 싶다, 그런 캐릭터가 있다면
조니 뎁 같은 배우가 되는 것이에요. 내가 좋아하는 배우는 에드워드 노튼과 양조위인데, 조니 뎁은 내가 배우로서 가야 할 길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죠. 그는 메이저와 마이 의 감성을 다 갖고 있어요. 작품 선택을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영화계에선 감독에게도, 배우에게도 여러 가지 선입견이 많잖아요. 이 분야엔 정말 선입견 투성이인데 조니 뎁은 그런 것을 극복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이클 베이나 로버트 제메키스 감독들은 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 위주로 작품을 하는 사람들이고, 팀 버튼은 여러 가지 흥행작도 있지만 작가주의적 감독이죠. 조니 뎁은 그런 두 부류의 감독들과 모두 친해요. 그건 그가 굉장히 작품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사람이란 증거죠. 그처럼 메이저와 마이 의 감성들을 공유하고 그런 작품들을 다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원스 어폰 어 타임>의 봉구와 춘자의 박빙이 기대돼요. 개인적으로 누가 더 고수라고 생각해요?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고수예요. 하지만 춘자는 여자 혼자 움직이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니까… 굳이 둘을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춘자가 여자니까 더 고수라고 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신이 당신에게 준 가장 큰 탤런트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사람에 대한 시선. 최대한 공정하고 최대한 따뜻하려고 하는 시선.
화보
스타
인터뷰
박용우
혈의 누
번지 점프를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