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빵집

왜 이곳에 빵집을 냈느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제가 이 동네에 살아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동네 사람들은 물론 반대편 끝에 사는 사람들까지 서울을 가로질러 빵을 사러 달려오게 만드는, 마성의 동네 빵집 8곳.
BY | 2016.05.04
상암동 꼬뺑
문을 연 지 이제 6개월째지만 빠른 속도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빵집. 얼마 전부터 상암동에서 살게 된 박지윤 사장은 오래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빵집을 꿈꾸며 꼬뺑을 열었다. 박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빵집에서 일하게 되면서 제빵의 세계를 알게 됐고, 이후 일을 그만두고 일본에서 빵을 공부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처음에는 요즘 유행하는 식빵과 치아바타 종류로 준비하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사는 주택가의 특성을 떠올리고는 단 과자류까지 만들게 됐다. 밀가루는 캐나다와 프랑스 것, 건포도 발효종을 쓰고, 반죽을 미리 해두었다가 24시간 후 사용하는 ‘탕종법’으로 빵을 만든다.
치즈 치아바타
동네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42길 40, 상암 근린상가 110호 가격 초코멜론 크림빵 2200원, 치즈 치아바타 2700원 영업시간 9:30~20:00(일요일, 명절 연휴 휴무) 문의 02-304-0053
성북동 샤뽀블랑
성북동에서 15년 넘게 살고 있는 김동득 사장은 3년 전 샤뽀블랑을 열었다. 나폴레옹이 자리 잡고 있는 성북동은 업계에서 기피하는 동네 중 하나. 하지만 그는 고즈넉한 이 동네가 좋았다. 큰 벌이는 못 되더라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20년에 걸쳐 여러 개인 제과점에서 일한 덕분에 각각의 노하우를 습득한 것도 그만의 강점이다. 그는 스스로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빵 만드는 사람’이라 여긴다. 프랜차이즈 빵집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동네 빵집의 전략은 오로지 퀄리티. 팥앙금까지 모두 직접 만들고, 바게트나 캉파뉴를 만들 땐 질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프랑스 밀가루를 사용하는 식이다.
소프트마늘빵
동네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60 가격 크레존 4000원, 뺑오프리 4000원, 소프트마늘빵 4000원 영업시간 8:30~23:00(일요일, 명절 연휴 휴무. 여름에는 1주일간 휴가) 문의 02-741-6763
성북동 오보록
어린 시절 혜화동에서 살았다는 사장은 자신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성북동의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오보록을 냈다. 여느 동네와는 달리 10대부터 70대까지 두루두루 손님이 오고, 아저씨, 할아버지 할 것 없이 남자 손님도 많다. 이들은 씨앗이 씹히는 호밀식빵처럼 씹는 맛이 좋은 빵을 많이 사 간다. 프랑스 빵의 레시피를 활용하되 호주 대사도 먹는다는 유기농 밀가루 라우키, 국산 서리태 등 남다른 재료를 쓰고, 시중에 도는 평범한 방법 대신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해낸 특별 레시피로 식빵을 굽는다.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면 먹는 사람에게까지 기운이 전해진다고 믿는 이들은 오늘도 건강한 빵을 구워낸다.
크림치즈한줄쭉
동네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63 가격 대추와 건과들 2500원, 크림치즈한줄쭉 5700원, 고소한 호건 식빵 7000원 영업시간 8:00~22:00(월요일 휴무) 문의 02-929-2555
대치동 로베쟈빵
현대백화점 무역점에서 9년간 빵집을 운영했던 이용숙 사장은 1996년, 근처에 빵 공장을 차리기 위해 대치동에 자리를 잡았다. 빵 공장에는 당연히 빵 파는 곳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공장 위층에 ‘로베쟈빵’을 열었다. 아직 대치동이 학원가가 아니던 시절이었다. 동경제과학교를 포함해 일본에서 10여 년 동안 빵 공부를 한 이 사장은 미니 크루아상, 프티치즈 등 일본에만 있던 빵과 각종 노하우를 국내에 거의 최초로 도입한 사람이다. 문을 연 날부터 지금까지 20년을 한결같이 무냉동, 무첨가제, 버터와 우유 생크림 100% 사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대부분의 재료를 지하 공장에서 직접 가공해서 빵을 만드는 저력의 동네 빵집이다.
마늘스틱
동네 서울시 강남구 역삼로 530 가격 캉파뉴 5000원, 레트르 바게트 2000원, 마늘스틱 3개 2500원 영업시간 7:30~11:00(명절 연휴 휴무) 문의 02-562-2200
염리동 상식 베이커리
최우정 사장이 상식 베이커리를 연 것은 자신의 아이에게 건강한 빵을 먹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 아이에게 먹이려고 만든 빵’이라는 말에는 상식 베이커리가 추구하는 모든 가치가 함축적으로 깃들어 있다. 해로운 식품첨가물 없이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빵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것. 프랑스와 호주산 밀가루, 소량씩 포장된 견과류 등 1층 진열장 속 재료는 업장용이 아니라 엄마가 하나하나 고른 것 같다. 모든 빵에는 이 빵을 구운 사람과 빵이 나온 시간이 적혀 있다. 이것이 상식 베이커리의 상식이다. 샌드위치에 넣는 베이컨까지 만드는 집요한 정성 덕분에 임신부나 어린아이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빵이 탄생할 수 있었다.
슈크림빵
동네 서울시 마포구 신촌로 204 가격 생크림 치즈고로케 2500원, 슈크림빵 2000원, 크루아상 2300원 영업시간 9:00~20:00(평일, 주말은 19:00까지) 문의 02-706-0826
성산동 키다리 아저씨
키다리는 아니지만 인상 좋은 ‘아저씨’가 빵을 굽는 동네 빵집. 5월이 되면 오픈한 지 3년째가 된다. 강원도 인제 출신인 사장은 성산동에 가게를 연 이유가 “단합이 잘 되는 동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성미산 마을공동체를 비롯한 크고 작은 조합이 잘 운영되고 있는 성산동에서 동네 사람들끼리 허물 없이 어울리며 살아가는 시골 풍경이 겹쳐 보였다고. 슈톨렌과 라우겐부터 지극히 한국적인 단팥빵까지 다양한 국적의 빵이 섞여 있지만, 뭘 먹어도 다 맛있다는 강력한 공통점이 이 빵집의 성격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빵은 크림빵. 어린이 손님들도 많아서 간식용으로 특히 많이들 사 간다고 한다.
마스코바도 초코쿠키(왼쪽)와 카카오빈쿠키
동네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22 가격 크루아상 2500원, 라우겐 3000원, 쿠키류 1통 5200원 영업시간 8:30~23:00(명절 전날부터 다음 날까지 3일(총 6일) 휴무) 문의 02-6489-4200
성내동 율베이커리
성내동에 사는 엄성훈 사장은 ‘우리 동네에도 좋은 빵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율베이커리를 열었다. “이태원 같은 번화가에는 이미 좋은 빵집이 많아요.” 서울 곳곳에서, 멀게는 제주도에서도 빵을 사러 오는 손님들이 있지만, 다른 지역에 분점을 내거나 카페처럼 가게를 확장할 생각은 없다. 만약 좀더 확장한다면 직원용 탈의실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새벽에 출근하지만 11시가 돼서야 문을 여는 이유도 비슷하다. 전날부터 숙성시킨 반죽을 다시 치대어 빵을 굽는 작업에 더 집중하는 것이 손님을 더 받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 좋은 고집으로 단단한 율베이커리는 공간의 90%를 빵 만드는 장소로 쓴다.
고르곤졸라 치즈빵(왼쪽)과 오징어먹물 치즈바게트
동네 서울시 강동구 양재대로 103길 29 가격 오징어 먹물 바게트 4500원, 식빵 3000원, 치아바타 2300원 영업시간 11:00~22:00(일요일 휴무, 빵 소진 시까지) 문의 02-486-1867
자양동 뺑드램
초등학생 시절부터 35년가량을 자양동에서만 살아온 토박이 사장이 ‘우리 동네엔 빵집이 많이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곳. 자신의 아이를 생각해 식감이 부드럽고 먹고 나서 속도 편한 빵을 만들고, 아이를 둔 동네 주부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메뉴에 반영한다.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캉파뉴가 유명한데, 팥 캉파뉴가 특히 인기다. 충전물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이곳 빵의 특징이기도 하다. 공주에서 밤을, 충주와 청주 일대에서 팥을 공수하고, 모두 직접 손질해서 끓이고 조린다. 택배로 좀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지만 모두 거절하고 가까운 지역에 한해 퀵서비스로 보낸다. 인공첨가물을 넣지 않아 택배로 보냈다간 빵이 금세 상하기 때문이다.
공주밤 가득 담은 캉파뉴
동네 서울시 광진구 뚝섬로 599 가격 우리 팥을 품은 팥 캉파뉴 5000원, 고구마 아몬드 캉파뉴 5000원, 공주밤 가득 담은 캉파뉴 5000원 영업시간 8:00~22:00(수요일 휴무) 문의 02-454-7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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