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딱 맞는 향수, 어떻게 찾지?
지식과 직감, 두 가지면 된다. 수많은 것 중 딱 한 가지 향만 선명해진다.
BY | 2016.11.30
‘향이 단어라면 향수는 문학이다.’ 정성으로 만들어진 향수에는 이러한 문장을 붙일 수 있다. 에르메스의 조향사 장 끌로드 엘레나는 향수를 만드는 자신의 자세를 이렇게 표현했다. 나에게 딱 맞는 정성 어린 향을 찾고 싶은 욕심에, 혹은 기사를 쓰기 위해 하루에 수십 가지의 향을 맡아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어느 순간부터 향이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후각이 마비된다. 장 끌로드 엘레나는 하루에 7개 이상의 향을 맡지 않기를 권한다. 그의 향 테스트 비법을 살펴보자. 우선 향수를 두 개의 테스터에 적셔 곧바로 코에 대고 부채를 부치듯 흔들어본다. 그 후 하나의 테스터는 뒤에 놓는데 두 테스터 사이에 퍼지는 향을 관찰하며 그 향의 매력적인 느낌을 찾는 것이다. 병 입구에 코를 갖다 댈 때와 직접 피부에 뿌렸을 때의 향은 다르다. 그러니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10분 뒤 나의 체취와 섞인 향을 맡아보는 게 가장 정확한 시향법이라 할 수 있다.
향은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진다. 이는 향수가 톱 노트, 미들 노트, 베이스 노트라는 세 가지 변화된 향을 변화를 담고 있어서다. 톱 노트는 향수를 뿌린 직후 맡을 수 있는 첫 향이다. 시트러스와 같은 가볍고 휘발성이 강한 프레시한 향을 중심으로 한다. 향수의 개성이 살아 있는 향은 바로 미들 노트. 잔향의 역할을 하는 것은 베이스 노트로 머스크와 같은 동물성 향료가 주가 된다. 각각 10분, 1시간, 2~3시간 후 차례로 향이 변화한다. 그러니 나 자신에게 자극을 주고 싶다면 톱 노트를, 다른 사람에게 깊이 각인되고 싶다면 미들 노트와 베이스 노트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향을 선택하는 게 좋다. 퍼퓸은 5~7시간, 오드퍼퓸은 5시간 전후, 오 드 투왈렛은 3~4시간 정도 지속되니 계절과 습도, 낮과 밤 등 내가 향하는 장소와 그곳의 공기, 온도에 맞게 그때그때 골라서 사용하면 된다.
하지만 이러한 체계적인 분석 못지않게 나의 직감도 중요하다. 조향사들이 하나의 향수를 만들 때 특정한 장소의 생동감, 그림자, 공기 등에서 영감을 받듯이 말이다. 파리의 아침과 밤을 향으로 구현해낸 메종 프란시스 커정의 쁘띠 마땅, 그랑 수아가 대표적. 테라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공원에서 책을 읽으며 아침을 맞이하는 파리지앵의 아침을 시트러스, 플로럴, 우디 계열의 향으로 표현했다. 밤은 오리엔탈 우디 계열의 향. 센강의 다리와 빛나는 건물이 미스터리한 에너지를 만드는 파리의 밤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슷한 원료이지만 묘하게 새로운 향이다. 이는 재료마다 무게와 세기를 조절해가며 새로운 조향을 시도한 덕이다. “향수를 만들기 위해 하는 첫 작업이 충동적인 듯하지만 사실은 그동안 치밀하게 구상해왔던 것이 절로 나오는 것이다.” 장 끌로드 엘레나는 이렇게 말한다. 직감적으로 나에게 와닿는 향, 그것이 아마 그동안 내가 꿈꿔왔던 향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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