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괴식회] 신상 막걸리를 먹어봤다
바나나, 크림치즈, 유자, 복숭아 맛 막걸리라고? “으아, 그게 뭐야!” 했지만 솔직히 무슨 맛일지 궁금했다. 그래서 술 좋아하는 에디터 5명이 맛을 봤는데…(결과는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BY 디지털 에디터 김초혜-싱글즈 디지털 스튜디오 | 2016.11.30.jpg)
오늘의 괴식 품평단
이들 중 당신과 비슷한 입맛의 소유자를 찾아 그의 품평을 꼼꼼히 읽어보시길.
에디터 S
애주가이자 증류주 애호가. 맥주는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본인은 꾸준히 주장하고 있으나, “딱히 안 좋아하는 술을 그 정도(?) 마신다면 대체 좋아하는 술은 얼마나 마신다는 얘기냐”라는 날카로운 지적 또한 꾸준히 듣고 있다.
에디터 R
‘대학이 아니라 양조장’이라는 설이 분분한 막걸리의 전당 K대 출신이지만, 막걸리라면 질색을 한다. 네 가지 막걸리를 시음할 때마다 사약을 원샷하기 직전의 장희빈마냥 부르르 몸부림쳤다. 참고로 에디터 R은 바나나킥 맛 감자칩도 맛있다고 했던 놀라운 인물.
에디터 K
후각이 예민한 편이라 뭐든 먹기 전에 습관적으로 냄새부터 맡는다. 집에서 먹태구이와 ‘혼맥’을 즐기는 ‘고독한 혼술러’. 선호하는 맛은 고소하고 부드러운 종류이며, 팀 내 식성을 도표로 그리자면 에디터 S(강경파 아재 입맛)와 에디터 R(본격 외국인)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다.
영상PD H
점심메뉴를 정할 때마다 “전 아무거나 괜찮습니다. 다 잘 먹어요”라고 말하지만, 2개월간 유심히 관찰한 결과 별로 안 좋아하는 음식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소류보다 육류를 먹을 때, 파스타보다는 찌개백반을 먹을 때의 표정이 좀더 밝다. 팀의 청일점. 현재 다이어트 중이다.
영상PD C
술 중에서는 맥주를 좋아한다. 마르고 긴 체형임에도 별다른 일이 없는 한 하루에 한 끼, 점심만 먹는다.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는 것 같지만, 최연소 구성원답게 아직 안 먹어본 음식도 많은 눈치다. 오늘보다는 내일의 ‘입맛포텐’이 더 기대되는 괴식 시식계의 새싹.
1 국순당 쌀 크림치즈

에디터 S
버터링 쿠키(싫어한다)를 액체로 만든 다음 허니버터칩(더 싫어한다) 반 봉지를 흔들어 섞은 것 같은 맛이다. 그간 ‘막걸리 잘 만드는 회사’라 생각했던 국순당이 나에게 이런 크나큰 실망을 안겨줄 줄이야…! ‘치즈업, 치얼업’이라는 카피마저 나를 약 올리는 것만 같다. 심지어 병 앞면에 크림치즈 분말이 0.001% 함유됐다고 적혀 있다. 0.001%라니! 이건 뭐 현 대통령의 20~30대 지지율 정도잖아! 이런 있으나 마나 한 수치는 굳이 왜 써놓는 거지! 내가 이러려고 막걸리를 마셨나, 자괴감이 들고 괴로워…
에디터 R
한 모금 마시자마자 푸핫,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거 대체 뭐지? ‘칼로리 발란스’ 치즈 맛 냄새가 난다. 냄새만 맡았을 때는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맛을 보고 실실 웃었다. 한 마디로, 냄새만 ‘열일’하는 막걸리. 향료로 무장한 ‘국순당 쌀 크림치즈‘에는 맛은 없고 냄새만 있다. 그리고 달고 또 달다.
에디터 K
라벨만 봤을 때는 ‘아침 햇살’ 음료가 연상됐다. 그런데 뚜껑을 열고 잔에 따르면서 좀 놀랐다. 다른 막걸리에 비해 찐득찐득한 점성이 강하게 느껴졌다. 맛은 흡사 저지방 우유…? ‘크림치즈’라는 이름만 들었을 때는 치즈와 막걸리가 안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맛있었다. 치즈의 부드러운 맛과 쌀이 만나 고소하다.
영상PD H
진한 막걸리를 마시는 맛. 담백하니 맛있다. 오늘 마셨던 막걸리 중에서는 최고. ‘국순당 쌀 크림치즈’를 마시자마자 안주로 치즈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마치 화이트 와인 같은 느낌이라 와인과 궁합이 잘 맞는 안주와 함께 먹으면 풍미가 더 살아날 듯. 그런데 말입니다… 살 엄청 찔 것 같다.
영상PD C
엄청 진하다! 향과 맛 모두! 마치 치즈 맛 ‘오뜨’를 술로 만든 느낌이랄까. 엄청 진한 치즈 향 때문에 조금 마셨는데도 이미 취하는 느낌이다.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맛인데, 치즈 좋아하는 내 친구들은 왠지 푹 빠질 것 같다. 약간 느끼하고, 냄새 때문에 어지럽긴 한데, 다음에 꼭 다시 맛보고 싶은 이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 크림치즈 막걸리, 이 마성의 괴식 같으니.
2 미쓰리 유자 막걸리

에디터 S
“유자와 막걸리 조합이 그나마 제일 안전한 편 아냐?”라고 말하면서 한 모금 삼켰는데, 삼키자마자 방금 한 말을 황급히 취소했다. 역시 세상일은 함부로 막 단언하고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일단 막걸리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인상. 막걸리와 동동주 중간 정도의 밀도다. 유자 맛 역시 상큼하다기보다는 삼킨 후 텁텁하고 쓴맛이 입 안에 남는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거참 사람 입장 참 곤란하게 만드는 맛.
에디터 R
유자 맛도 막걸리 맛도 아닌 그 무언가. 그냥 맛없는 음료수 같다(라고 쓰면서 “맛없는”에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 표시를 하고 싶어졌다). 막걸리를 싫어하는 내가 그나마 막걸리의 필수요소라고 생각하는 ‘탄산감’이 제일 잘 느껴지긴 했다. 그것 말고는 기억에 남는 부분이 딱히 없는 맛.
에디터 K
일단 이름이 맘에 안 든다. ‘미쓰리’. 술 이름에 굳이 왜 미스를 붙이는 거지,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 생각하면서 마시는데 어라! 이것은 마치 자동차용 시트러스 방향제의 그 냄새…! 애매한 목넘김과 애매한 향과 애매한 맛의 절묘하게 애매한 삼합. 두 번 마실 일은 없을 것 같다.
영상PD H
무슨 막걸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잔에 따라진 것을 마셨다. 마시자마자 연상된 건 요구르트. 아무래도 막걸리가 발효시켜서 만드는 술이라 그런지 살짝 유통기한이 지난 요구르트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막걸리의 신맛과 요구르트의 단맛이 자아내는 화학작용이… 음… 어… 그러니까… 맛없다.
영상PD C
이게 무슨 맛인진 모르겠지만 절대로 유자 맛이 아니란 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마실수록 점점 알 수 없는 맛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혼돈의 카오스’에 빠졌다. 인공적인 유자 향에서 접착제 향이나 풀 냄새도 나는 것 같았다. 묽기까지 해서 막걸리란 생각이 잘 안 든다. 마시다가 무심코 병에 붙은 라벨을 읽었는데, 음? ‘스파클링’이라고 써 있네? 지금까지 내가 ‘스파클링’이 무슨 뜻인지 몰랐던 걸까…
3 국순당 쌀 바나나 막걸리

에디터 S
한 줄 품평: 다 된 막걸리에 바나나킥 빠트리기. 서울 장수 막걸리에 바나나칩 가루를 넣고 하룻밤 숙성시키면 딱 이 맛일 것 같다. 바나나 맛이 아니라 바나나킥 맛이다. 그렇게 놓고 보면 지난번 괴식회 때 품평한 바나나킥맛 감자칩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 가만, 내가 이런 어이없는 비교를 대체 왜 하고 있는 거지…?!
에디터 R
오 이건 ‘뚱바’(빙그레 바나나우유) 냄새다. 오늘 시음한 막걸리 중에서 그나마 끝 맛에서 막걸리 맛이 느껴진다. 막걸리 자체의 시큼한 맛이 달콤한 바나나 향과 충돌하면서 맛의 균형이 “비 투 더 아 투 더 뱅뱅”, 산산조각이 난 것 같긴 하지만.
에디터 K
따르면서 이게 바나나우유야, 막걸리야 싶었다. 오늘 비교한 4가지 막걸리 중 향이 가장 독특했다. 아주 연한 막걸리에 바나나 향을 듬뿍 넣은 맛이랄까? 만약에 송년회 자리에서 누가 시킨다면 “아, 내가 이거 마셔봐서 아는데” 하며 아는 체를 하겠지만 내가 직접 마트에 가서 사진 않을 것 같다.
영상PD H
먹자마자 떠오른 한 단어. ‘스카치’. 술 말고 스카치 캔디의 바나나 맛. 원래 단 술을 싫어하는데, 이거 엄청 달다. 바나나 향이 느껴진다기보다는 마시자마자 단 맛만 잔뜩 난다. 트림을 할 때마다 바나나 향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소주파인 나에겐 너무 부담스러운 단맛.
영상PD C
나는 자칭 ‘바나나 마니아’다. 바나나도 좋아하고, 바나나 우유, 마이쮸 바나나 맛도 좋아한다. 평소 달달한 종류의 술, 섞어 마시는 술을 좋아하는 내게 바나나 향이 물씬 나는 이 막걸리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막걸리를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지만 이 막걸리는 맛있다.
4 국순당 쌀 복숭아

에디터 S
초면인데 왠지 낯설지 않은 이 느낌은… 그래, 이건 쿨피스 복숭아 맛이야! 단 술은 물론 단 음료도 싫어하는 내게 누가 엄청 매운 닭발을 막 먹이면서 “쿨피스 마실래, 국순당 쌀 복숭아 마실래?” 하면 이 막걸리를 선택할 것 같다. 쿨피스보다는 덜 달고, 끝 맛이 조금 부드럽다. 물론 마음에 든다거나 맛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 술에게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다.
에디터 R
냄새만 맡았을 때는 요거트 같다. 싸구려 치즈 냄새 같기도 하고.. ‘이거 정말 복숭아 맛 맞아?’ 하고 한 모금 머금어 보니, 어라? 새콤달콤 복숭아 맛이 혜성처럼 떠오른다? 생각보다는 괜찮다.
에디터 K
마시자마자 복숭아 향이 향긋하게 올라왔다. 술은 술인데, 이걸 막걸리라고 불러도 되나, 싶은 맛. 막걸리 마니아들에게 ‘막걸리 한잔하시오’ 하며 이 술을 건네면 화낼 수도 있을 것 같은 맛. 나는 그럭저럭 마실 만했다.
영상PD H
마시자마자 말이 없어진다. 이거 정말 뭐지? 마치 쥬시쿨 복숭아 맛에 소량의 소주를 섞어 놓은 것 같다. 애매모호한 이 막걸리는 맛에 큰 특징이 없다. 만약 ‘국순당 쌀 복숭아’를 동대문 ‘엽떡’에서 만났으면 어땠을까? 아마 신기한 마음에 마셔봤을 거다. 쥬시쿨이랑 크게 다르지 않으니. 그렇지만 단호하게 말할게. 안녕, 쌀 복숭아.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아.
영상PD C
이 음료의 맛을 가장 비슷하게 느끼고 싶다면 자두 맛 사탕을 녹여 먹으면서 소주를 마셔보면 될 것 같다. 달콤한듯하지만, 약간 느껴지는 신맛, 뒤이어 따라오는 술맛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다. 한동안 쏟아져 나왔던 과일 소주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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