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토이를 만드는 여자

그녀는 섹스 이야기를 여자가 하는 것만으로는 새롭지 않다고 말한다. 은하선의 화두는 ‘섹스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다.
BY | 2017.04.19
섹스와 페미니즘의 상관관계 섹스 토이를 만드는 여자 은하선토이즈 대표 은하선 그녀는 섹스 이야기를 여자가 하는 것만으로는 새롭지 않다고 말한다. 은하선의 화두는 ‘섹스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다. “아무리 찾아봐도 여자가 쓴 섹스토이 후기는 없더라고요. 남자들이 쓴 ‘마누라가 뻑가요’ ‘여자친구가 자지러져요’ 같은 내용밖에 없었죠. 그래서 제가 직접 사용한 다음 후기를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생생한 섹스토이 후기를 블로그에 쓰며 사람들의 관심을 받던 은하선은, 어느 날 섹스토이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수입하는 섹스토이의 대부분은 커다랗고 성기 모양을 그대로 재현한 게 많아요. 주로 남자들이 골라 들여오는데, 그들은 무조건 ‘커야 좋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은하선이 직접 제작한 ‘딜도’는 특이하다. “딜도를 장난감 같은 디자인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파스텔 컬러에 스몰, 미디움, 라지로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은하선 토이즈의 시작이다. 최근에는 수시로 ‘토이 파티’를 연다. SNS 공지를 쫓아가면 판매 중인 은하선 토이즈의 제품뿐만 아니라 그녀가 소장한 섹스토이들의 사용법, 특징 등을 자세히 알 수 있다. 그곳에서만큼은 맘껏 섹스와 딜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아직도 ‘섹스’라는 단어조차 쉽게 말하지 못하는 여자들이 많아요. 결혼할 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처녀막 수술’ 광고가 신문에 버젓이 나죠. 아직도 남자들은 섹스 경험이 없는 여자를 선호한다는 의미예요.” 그녀는 섹스와 페미니즘이 닿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창녀’ ‘걸레’ 등 여성을 성적으로 폄하하는 욕이 많아요. 저는 이 단어가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게 페미니즘의 출발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야만 내가 이 단어를 듣고 기분 나빴던 진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거죠.” 은하선은 섹스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많은 여자들이 섹스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면 자기 몸을 바라보는 시선과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편견에서 더 자연스러워질 거라고 생각해요.” 은하선은 섹스와 페미니즘에 대해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페미니즘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줘요. 하지만 그걸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죠. 게다가 지금보다 더 재미있고 새로운 이야기를 해야 하니 종종 막막해질 때가 있어요(웃음).” 은하선의 섹스와 페미니즘 이야기는 그녀의 블로그(eunhasun.blogspot.kr)를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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