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각과 호흡, 아사노 타다노부 Asano Tadanobu

영화에서 아사노 타다노부는 가톨릭을 말살하려 드는 무자비한 재판관 이노우에(오가타 이세이 분)와 그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 로드리게스 신부(앤드류 가필드 분) 사이의 통역을 담당한다.
BY 에디터 강경민 | 2017.02.03
영화에서 아사노 타다노부는 가톨릭을 말살하려 드는 무자비한 재판관 이노우에(오가타 이세이 분)와 그에 절대 굴복하지 않는 로드리게스 신부(앤드류 가필드 분) 사이의 통역을 담당한다. 스콜세지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사실 처음 그는 로드리게스를 배신하는 기치지로(쿠보즈카 요스케 분) 역으로 오디션에 응했다고 한다. “우리 또래 남자 배우들은 거의 다 <사일런스>의 오디션을 본 것 같아요. 오디션을 봤다는 제 말에 ‘어, 나도 봤는데!’라고 말한 사람들이 많거든요. 첫 번째 역할에서는 떨어졌지만, 고맙게도 통역사 역으로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됐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말을 전달한다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유독 통역사의 대사들은 그 의중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웃다가 울다가, 때로 분노하고 읊조리는 앤드류 가필드를 상대하면서도 통역사의 표정 변화는 미미하기만 하다. 아사노 타다노부는 자신의 스타일인 ‘캐릭터 연구’를 원작 소설보다 대본 위주로 해나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점들을 메모하면서 대본을 읽었어요. 메모를 취합하면서 ‘한때 크리스천이었지만 통역사 업무를 하면서 더 이상 가톨릭을 믿지 않게 된 사람’으로 캐릭터를 설정했죠. 현장에 나가면 스콜세지 감독님이 제가 만들어간 아이디어를 최대한으로 부풀려줬어요. 한 장면을 연기하면 그 연기에서 새로운 걸 끌어내고, 그 장면을 다시 연기하면 더 많은 제안을 해주는 식이었지요. 그렇게 같은 신을 여러 번 반복해 찍으면서 제가 갖고 있었던 것 이상을 펼쳐낼 수 있었어요.” 그는 유난히 앤드류 가필드와 단둘이 호흡을 맞출 일이 많았다. “현장에서 앤드류는 로드리게스 그 자체였어요. 앤드류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해 대본에 없는 것들을 즉흥적으로 연기했죠. 그래서 우리는 카메라가 돌아가든 돌아가지 않든 로드리게스와 통역사로서의 관계를 계속 유지했어요. 촬영에 들어갔을 때 서로의 애드리브에 즉각적으로 자연스럽게 반응할 수 있도록요.”
사진 JDZ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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