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마이웨이
‘행복한 삶’은 모든 이의 꿈이다. 누구나 꿈꾸는 멋진 인생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방법.
BY 에디터 김정현-피처 | 2017.06.12
우리는 매일 눈치 게임을 한다. 화장을 안 하는 여자는 예의 없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 있고, 연장자와 여행이라도 가면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일하는 것이 싹싹함으로 포장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이런 생존 전략을 거스르는 사람에게는 이기적이고 예의 없는 사람의 행동을 뜻하는 ‘마이웨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그런데 단어의 주어를 ‘나’로 바꾸면 꽤 탐나는 인생이 된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내 삶의 장악력을 높이는 자세이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 판단을 나를 중심으로 할 수 있고, 결국 ‘내 행복’이 선택에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된다. 주어진 현재의 시간에 충실해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 YOLO(You Only Live Once)와도 맥을 같이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반응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참고 희생한 삶은 십수 년간 살아온 것으로 족하다. 행복한 삶은 생각을 바꾸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이다. 오늘부터는 마이웨이 자세로 내 인생의 최대 주주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아봐도 괜찮지 않을까?
마이웨이로 향하는 훈련법
십수 년간 다져진 눈칫밥 인생에 마이웨이가 어렵다면 아래의 5가지 조건만 기억하자.
1 대답하기까지 최소 3분의 시간을 갖는다
내 의사를 밝히기 전에 잠깐 생각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생각을 계속해서 되묻는 과정이다. 시간을 벌 수 있는 상황이면 최대한 오래 끄는 것이 좋다. 상대를 기쁘게 하고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자주 ‘YES’를 외쳤는지 깨닫게 된다.
2 변명을 하지 않는다
거절은 상대방과의 관계를 불편하고 어색하게 만든다. 이런 분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거절을 한 후 괜히 한두 마디를 덧붙인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부탁이란 상대가 나한테 양해를 구하는 게 맞는 일이다. 그러니 이제 상대를 배려한 사과나 비위 맞추기를 그만둘 것.
3 ‘나를 위한 일’을 기준으로 진행을 결정한다
마이웨이 입문 단계에서는 ‘나’를 행복의 기준으로 가치 판단하는 게 꽤 어렵다. 이럴 때는 객관적인 수치에 근거해 어떤 일의 진행 여부를 판단하는 편이 오히려 효과적이다. 내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상대의 부탁을 거절하거나 승낙할 때 이 일이 내게 가져다주는 이익을 일단 수치화해본다.
4 결정의 기회비용은 내일 생각한다
오늘 처음 ‘나를 위한 결정’을 했다면 그거 하나로 충분하다. 이제는 모두 지나간 일이다. 내뱉은 말도 주워 담을 수 없다. 어떤 선택이든 기회비용은 존재하는 법이니,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출구 없는 고민은 멈추자. ‘내가 이래도 되나?’ 싶었던 사건도 반나절만 지나면 그 무게가 조금 가벼워진다.
5 ‘과거는 바뀌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과거에 발목이 잡히는 순간 마이웨이와 멀어진다. 이미 일어난 일은 지금 아무리 노력해도 바뀔 수 없다는 사실을 순순히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의 일이 계속 생각난다면 실패에 대해 슬퍼할 시간을 충분히 갖고, 그 일이 내게 준 깨달음에 의미를 두자. 현재를 더 충실히 살 수 있는 촉진제가 된다.

마이웨이 실전법
마이웨이가 난감한 관계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방법.
CASE 1
“네가 내 딸이니까 하는 얘기야” 라는 이유로 외모, 스타일, 성격에 대한 잔소리를 늘어놓는 우리 엄마. 피부가 어두워서 핑크색은 안 어울린다, 살을 빼야 옷태가 난다며 인신공격 수준의 잔소리를 거침없이 내뱉는다. 모르는 사람이면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 하고 윽박지를 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반항이라곤 방문을 닫는 게 전부다. 이게 다 날 사랑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에 엄마에게 반박하는 게 불효녀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SOLUTION
피는 물보다 진하다. 그래서 가족끼리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희생과 이해, 용서를 강요당한다. 부모, 형제와의 감정의 밀도는 집집마다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족이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 내 감정도 마찬가지다. 환경과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런 끈적한 관계가 부담스럽다면 ‘타협 불가의 제한선’을 만들어보자. 노골적인 감정 표현을 통해 가족이라도 감히 건드리지 못할 영역을 확실히 정해두는 것이다. 물론 자기 인생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감정적 독립이 이루어졌다는 가정하에 가능한 얘기다. 필요한 부분은 가족에게 다 의지하면서 마이웨이를 가려고 한다면 “싸X지 없는 X”이라는 말과 함께 엄마의 등짝 스매싱이 날아올 거다.
CASE 2
이직 2개월차. 같은 팀 선배의 텃세 때문에 매일 이성의 끈을 붙잡으려 고군분투 중이다. “전 회사에서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이렇게 하면 안 돼”는 그녀의 단골 멘트. 기술직 업계가 거기서 거기라 따지고 보면 크게 다를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 무게를 잡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회사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고분고분 따르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쭈구리’로 살 수는 없다. 그녀와의 관계에는 미련이 없지만 다른 동료들과 친해지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SOLUTION
회사 내에서 그녀의 입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입은 잠그고 귀는 활짝 열어둘 필요가 있다. 아직 ‘중2병’을 극복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결론이 나면 당신의 촉을 믿고 그녀에게만큼은 마이웨이 자세로 회사 생활을 하면 된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녀가 회사의 실세에 가깝다면 치사하고 아니꼽더라도 일단 비위를 맞추고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 앞으로가 편하다. 비위를 맞추는 게 그녀의 괴롭힘보다 더 싫다면 ‘자발적 왕따’가 되는 것도 방법. 그럴 땐 일보다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는 퇴근 후의 삶을 설계하는 게 좋다. 회사는 괴롭지만 퇴근 후라도 마음 둘 곳이 생긴다. 어느 쪽이든 나를 행복하게 하는 감정의 기회비용을 잘 계산해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CASE 3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대학교 1학년 때 만난 A와의 우정만큼은 그대로다. 둘 다 서울로 올라와 서로에게 의지가 돼주며 끈끈해졌는데, 이젠 그녀 때문에 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자기가 듣고 싶은 대답을 듣지 못하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A 때문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툼 없이 의사 소통하는 법을 터득했다. 모든 대화에 ‘답정너’식 화법을 구사하는 것이다. 내 의견을 어필하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대신 수긍하는 것이 첫 번째 증상이다. 결국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려 해도 나도 모르게 나오는 뻔한 대답 때문에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 힘들다.
●SOLUTION
건강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게다가 그들은 타인의 인생에 휘둘리지 않게 나를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A와 다른 성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며 나와의 궁합을 확인해보자. ‘어울려야 한다’는 강박이 생기면 관계는 부담스러워지기 마련이니 일회성 만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친해지고 싶다는 결심이 서면 일단 메시지로 조심스럽게 관계를 시작해 볼 것. 얼굴을 마주 보면 타인의 눈치를 살피게 될 테니 상대의 기분, 감정을 읽을 수 없는 수단을 활용해 진심으로 다가가는 방법이다.
CASE 4
집안, 학력, 직장 심지어 외모까지 나보다 우월한 남자를 이번 생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결혼 적령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러운 스물아홉 나이에 그런 사람을 만났다. 완벽해도 너무 완벽한 남자를 만나니 피곤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문난 맛집 블로거였던 나는 그와 맞는 여자가 되기 위해 맛집 앱 대신 뉴스 앱을 종류별로 깔았고, 퇴근 후엔 고전 영화를 보며 자기 계발을 한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예전 같지 않은 내 모습에 걱정을 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역할극이 들통나 이 남자가 나를 떠나갈까 두려운 마음도 커진다. 그와 잠자리를 가지며 절정에 이른 연기를 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는 솔직히 진짜 비참했다.
●SOLUTION
좋은 남자의 조건은 상대적이다. 집안, 학력, 직장과 같은 객관적인 수치가 만들어낸 ‘좋은 사람’의 기준은 사회적인 것이다. 모두가 옳다고 말하는 상황에 맞추기 위해서 내가 한 거짓말이 결국 나를 구속한다. 그리고 한 번 구속당하기 시작하면 다시 자유를 찾기 위해선 더 긴 시간을 빙빙 돌아서 와야만 한다. 사람들의 인정을 바라는 만남을 멈추고 진짜 나의 모습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먼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참고 있는 감정의 리스트를 적어 문제를 파악한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람은 그의 반응이 아닌 나의 반응에 먼저 귀를 기울여보자. 내가 그 사람을 만나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왜 다시 만나고 싶은지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CASE 5
‘우리가 어떻게 사랑하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와 다른 취향을 가진 남자친구. 키우는 강아지, 좋아하는 가수 심지어 특별한 날 예약한 식당의 저녁 메뉴에도 불만을 제기한다. 회사에서 성공한 프로젝트를 자랑하면 칭찬 대신 자기가 알려주는 방법으로 했더라면 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 거라는 심사평이 돌아온다. 나를 가르치듯 이야기하는 말버릇이 싫다고 몇 번 주의를 줬음에도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진짜 문제. 함께 발전하는 사이를 지향하던 우리가 언제 이렇게 일방적으로 바뀌었을까.
●SOLUTION
극단적으로 들리겠지만 이제는 그의 가르침을 즐기거나 헤어지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사이라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내 감정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통제하는 데는 많은 힘이 든다. ‘맨스플레인’이 삶의 일부가 된 그를 바꾸겠다는 생각은 오지랖에 불과하다. 상대의 행동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판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계의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내 감정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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