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는 이제 그만! 악당에게 배우는 사회생활 팁
악당이 해준 것 같은 현실적인 조언.
BY | 2018.01.02팀장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어느새 난 회사 최고의 호구가 되어 있다. 어느 누구도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고, 성과는 죄다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간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긴 한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악마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여보면 정답이 좀 나올까?

회의 시간은 회사의 발전적인 미래를 제안하기 위해 갖는 게 아니다. 내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구체화되는 시작점이자, 덕분에 내 존재감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기회의 출발 지점이다.

“티끌 모아 티끌”
어릴 적부터 듣던 ‘티끌 모아 태산’은 비단 저축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회사에서도 작은 아이디어 여러 개가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는 이야기를 이런 오래된 속담을 기어코 붙여서 말하니까. 하지만 실제로 회사에선 티끌은 모아봤자 티끌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티끌 모아 태산은 회의 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도 좀 이야기하라고 독려하기 위해 쓰는 속담이지 그런 과정을 통해 최고의 결과를 낸다는 의미가 아니다. 회사가 필요로 하는 건 티끌 같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태산 같은 아이디어 하나다. 학교에 다닐 때나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게 가능했지, 회사에서는 결과가 우선이다. 그러니 티끌에 집착하기보다 티끌을 갖고 태산을 만들려는 적극적인 자세와 함께 어떻게든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꺼내지 않으면 쓰레기 덩어리”
준비가 안 된 회의는 시작도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준비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거다. 물론 하나로는 안 된다.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괜찮은 생각 하나쯤은 갖고 오니까. 사실 더 큰 문제는 준비한 걸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때 발생한다. 회의에 참석한 다른 사람이 먼저 비슷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을 때다. 따라서 회의에 참석할 때는 말할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생각한 주제가 나오는 시점에 가장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하고, 관련된 단어나 상황, 트렌드가 나오면 회의의 순서와 상관없이 미리 준비한 생각을 먼저 꺼내도 좋다. 나중에라도 먼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까 혹시라도 타이밍을 놓쳤다면 다른 사람이 말을 마치는 즉시 그의 이야기와 내 생각의 차이점, 추가할 부분 등을 연달아 늘어놓는 것도 방법. 회의의 주인공은 좋은 아이디어를 먼저 말하는 사람이다. 여기에 뭐라도 하나 재빨리 추가할 수 있다면 주연은 못 해도 첫 번째 조연 역할 정도는 차지한 채 시작할 수 있을 거다.

프레젠테이션의 역사는 스티브 잡스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간단명료한 이미지와 핵심만을 꼽아서 전달하는 발표는 스티브 잡스니까 가능한 거다.

“이것저것 지우다 보면 발표할 게 없다”
발표 천재들의 프레젠테이션 노하우를 엮은 책을 보면 모두가 버려야 이긴다고 말한다. 목차 같은 건 애초에 필요 없고, 제대로 된 슬라이드는 탬플릿 같은 거 없어도 된다고. 책에서 본 대로 그래프를 이용해 자료를 정리하며 간결하게 구성을 하다 보면 ‘내가 지금 좋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팀장님의 극찬과 칭찬을 떠올리며 뿌듯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필요 없어 보이는 걸 하나둘 빼기 시작하면 설명을 위해 너무 많은 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말로 전달하는 내용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프레젠테이션에 사진이나 동영상, 그래프를 동원하는 이유는 듣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슬라이드 안의 요소를 이용해 설명을 대신 전달하기 위해서다.
“아는 것과 할 줄 아는 것은 다르다”
아는 것이 많으면 좋다. 그걸 아니까 서점에 인문학 관련 도서가 한가득이고 베스트셀러 목록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평소에 쌓아놓은 지식은 회의 시간에 빛을 발한다. 프로젝트의 목적에 인문학적 소양을 넣어 설명할 수 있고, 미리 숙지해놓은 트렌드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 문제는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했을 때의 실현 가능성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고 해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나 예산,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간과 인원에 따라서 진행 자체가 힘든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기획에는 아이디어를 내는 회의 못지않게 실현 가능성을 따지는 과정도 중요하다. 회의 때 내가 말을 꺼내놓고도 깜짝 놀란 생각이 아깝다고 프레젠테이션에 넣었다가 일을 어떻게 만드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사원으로 낙인 찍힐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

기획 이후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 프로젝트를 직접 맡을 사람을 찾느라 분주하다. 가끔은 팀장의 눈치를 요령껏 피하며 정말 내게 맞는 일을 찾으려는 시도도 필요하다.

“회사에서 뭐 할 줄 안다고 말하는 거 아니다”
회사에서는 눈에 띄어야 산다. 동기만 해도 수십 명이고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도 수백 명이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에서 좋은 고과 점수를 받고 승진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서는 존재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슨 이야기만 나오면 “제가 할 수 있습니다”라며 손을 드는 건 지양해야 할 태도다. 특히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에서는 일의 진행이 잘못됐을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책임을 져야 할 수 있기 때문. 결국 팀장이나 상사가 누군가를 지목해 일을 맡기겠지만(그리고 그게 당신이 될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라도 정말 자신이 있는 영역이 아니라면 먼저 나서지 않는 편이 낫다. 하지만 좁은 회의실에서 업무 담당자를 찾는 상사의 시선을 티가 나게 피하지는 말 것.
“약자 편에 서는 게 이익이 될 때도 있다”
직장 선배들은 종종 ‘라인’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좋은 줄을 잡아야 도움이 되는 업무를 맡고 좋은 고과 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혹 썩은 동아줄을 잡는 게 더 유리한 경우가 있다. 업무 수행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팀에 속한 경우에는 눈에 띄는 결과를 낼 수는 없지만 다른 팀에 비해 업무 강도가 낮다. 가늘고 긴 회사 생활을 원한다면 약자 편에서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약자들이 모인 팀은 활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도태됐다는 생각에 대부분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하지도 않는다. 평균 정도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이 담당한 몫 이상을 해낼 수 있다면 쉽게 눈에 띈다. “쟨 왜 저기서 일을 하고 있어?”라는 말과 함께 튼튼하고 번쩍번쩍 빛나는 라인으로 옮겨 탈 수도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스포트라이트가 또 있을까 싶다.

퇴근 후에는 남남이 되는 게 요즘 시대라지만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만큼은 조직력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 영혼까지 갖다 바칠 필요는 없다.

“헌신하면 헌신짝”
상사는 무슨 일이든 알아서 척척 해내는 부하직원을 좋아한다. 그래야 일 시키기도 편하니까. 점심 식사 후 커피를 준비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회의 시간이 정해지면 회의실을 예약하고, 팀장 옆에서 이야기를 하던 중에 그가 프린트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프린터에 다녀오는 것이 직장 생활의 미덕처럼 지내다 보면 ‘센스 있다’, ‘눈치가 빠르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헌신이 계속되면 상사가 이걸 권리로 착각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오죽하면 “가는 말이 고우면 사람을 얕본다”고 하고 영화 <부당거래>에서도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어”란 대사가 나올까. 잘 해줄 때 고마운 줄 알라는 이야기는 회사에서 별 의미가 없다. 헌신도 정도껏 해야 한다. 상사와 일정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내일도 어차피 힘들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맞다. 퇴근길에 이 한마디를 생각하며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낸다. 하지만 현실은 새로운 하루가 아니라 어제와 크게 다르지 않는 내일일 뿐이다. 비슷한 업무와 똑같은 업무 강도. 오늘 너무 힘들었다고 해서 슬퍼할 필요가 없다. 내일도 어차피 또 힘들기 때문이다. 이렇듯 회사라는 조직은 현실 세계의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 너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할 거라면 미리 경고 좀 해주는 게 맞지 않나. 하지만 회사에선 어느 누구도 이런 조언을 하지 않는다. “출근시간 어기면 욕먹고, 퇴근시간을 지키면 욕 먹는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이럴 바엔 차라리 회사가 아니라 나를 위해 일하는 게 맞게 느껴진다.
사진출처 영화<굿모닝 에브리원>, <인턴>,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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