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을 공략한 사람들 ② 셜록컴퍼니 대표 배은지

큰 회사라서 퀄리티가 좋고 잘할 거라는 편견을 부숴라.
BY | 2018.04.27
셜록컴퍼니 대표 겸 여행작가, 마케팅 강사이자 구 카페 셜록 마담. 배은지는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우리 회사가 다른 곳이랑 차별화된 점이요? ‘돌+I’ 같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거죠.” 올해 30살인 그녀는 회사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다른 에이전시에 가면 대부분의 일은 막내들이 다 하잖아요. 수평적인 조직이라고 강조하지만 결국은 수직적이고 보고 체계도 까다롭죠.” 그녀는 그런 단점들을 싹 걷어냈다. 나이, 경력에 상관없이 날것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받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한다. “광고판은 인맥이 없거나 이미 자리 잡은 곳이 아니면 시작하기가 어렵죠. 반대로 젊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얼마든지 진입 가능한 시장이기도 해요.” 셜록컴퍼니 광고의 특징은 바로 ‘아슬아슬한 위험 수위’다. “일명 ‘약 빨았다’라고 하죠. 오히려 정제된 광고 기획서를 가지고 가면 광고주가 ‘이럴 거면 왜 셜록에게 맡겼겠냐’며 한 소리해요.” 최근 히트를 친 ‘화성으로 간 요기요’, 유튜브 조회수 500만 뷰를 넘긴 ‘LG생활건강 튠에이지’가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과거 굵직한 홍보대행사를 다녔던 그녀는 과감하게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직해봤자 연봉 500만원 인상이 전부잖아요. 무엇보다 회사에 롤모델로 삼고 싶은 사람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녀는 정부의 창업지원금을 받기 위해 ‘응가의 노예’라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뛰어들었다. “생리 주기를 기록하는 것처럼 똥 사진을 찍고 그걸 기록하는 거였어요. 변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하자는 의미였어요. 나아가 유명한 아티스트들을 모아 ‘장’을 주제로 한 ‘응가대전’이라는 이색 전시회도 기획했죠.” 현대인들의 큰 스트레스인 장질환을 유쾌하게 풀어낸 것.
1 배은지가 1년간 운영했던 카페 겸 사무실, 카페 셜록. 2 그녀가 기획한 <응가대전>의 상품. 3 ‘요기요’ 배달 광고 촬영 현장에서 큐시트를 확인하는 모습.
“사실 애플리케이션은 잘 안 됐어요. 하지만 효과는 있었죠. 대장협회, 유산균협회에서 연락이 많이 왔었으니까. 아직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이 흐르자 광고주들에게도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똥으로도 이렇게 재미있는 걸 하는 곳인데 우리 광고도 맡겨볼까?’라는 반응이었다. 굵직한 광고를 진행하면서 서서히 돈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로망이었던 카페 겸 사무실 ‘카페 셜록’을 오픈했다. “이내 접었어요. 웃긴 얘기인데 사람들이 오는 게 싫었거든요. 우리는 거기서 광고 기획을 해야 하는데 손님이 오면 커피를 내려야 하잖아요. 행사나 미팅이 있으면 문을 닫으니 자연스럽게 업무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그동안 모아둔 자본금을 깨달음과 바꿨다. 현재는 유리천장의 두려움도 새삼 경험하는 중이다. “제가 지금 결혼 3년차인데 경쟁 PT에 가면 ‘아기 언제 가질 거냐’고 물어봐요. 제가 광고주여도 임신 계획이 있다면 광고를 안 맡기겠죠. 제가 남자였다면 ‘분유값이라도 더 벌어야지’ 하면서 퍼줬을 텐데 말이죠.” 경력이 단절된 업계 선배들 생각이 절로 났다. 그래서 ‘경단녀’를 위한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인 ‘셜록맘’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매칭해주거나 현업에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해주는 서비스로 4월 론칭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17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장 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레드오션이라는 단어는 잊어버리라고 한다. “잘하면 살아남을 수 있어요. 셜록이 사회 부적응자잖아요. 그가 아무리 괴짜여도 사건을 해결하니까 사람들이 그를 계속 찾았죠. 저는 무작정 질러요. 그게 젊어서도 그렇지만 사실은 잃을 것도, 가진 것도 없어서가 제일 크죠.”
피플
워크
인터뷰
work
커리어
틈새시장
셜록컴퍼니
배은지
0
SINGLES OFFICIAL YOUTUBESINGLES OFFICIAL YOUTUBE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