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그대에게

훅 당기는 이메일 인사말은 답장의 속도와 협조의 밀도에 영향을 끼친다. 언제 어떻게 사용될지 몰라 월별로 준비했으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수시로 활용해보시길.
BY | 2019.05.02
회사에서 이메일을 보내는 가장 큰 목적은 업무 협조다. 타 부서와의 협업 또한 일의 한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감사 인사를 전하지 않아도 굴러갈 테지만 그 속도와 양의 질에는 메일의 한 줄이 변수가 된다. 마침 4월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고 약 세 달간 함께 일하며 관계를 다져온 사람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기 적절한 타이밍. 단순히 감사하다는 말 외에 무엇이 왜 고마운지 그 이유를 함께 적어볼 것. 인사말은 읽는 사람의 시간과 메일의 목적을 생각해 3줄 안에서 끝내는 것이 좋다.
이메일을 쓸 때 흔한 인사말과 조금 달라 보이고 싶다면 포털 창의 메인 뉴스를 이용하면 좋다. 단, 정치나 사회, 연예뉴스와 같이 개인적 의견이 첨부되는 이슈는 되도록 피할 것. 그런 면에서 환경에 관한 주제가 제일 안전하다.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는 4~5월이면 미세먼지 또한 탄력을 받는다. 최근 몇 달간 경험한 미세먼지를 보면 그 수위는 정말 건강을 위협할 정도라 누구나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상대를 걱정하는 듯한 따뜻한 마음을 조금 표현하면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그 온도가 2배로 높아진다. 그렇다고 구구절절 늘어놓거나 글 외에 사진이나 영상과 같은 첨부 자료를 추가하면 안 쓰는 것만 못한 결과가 펼쳐진다.
6월은 딱 한 해의 반이다. 분기별, 시즌별로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회사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기인 셈이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새롭게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과의 메일에 지난 인연을 언급하는 건 꽤 괜찮은 방법이다. 성과가 좋았든 나빴든 그의 협조와 노고를 칭찬하듯 짚어줘 상대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준다. 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메일로만 대화하는 상황에서 첫인상은 매우 중요하다.
이미 각종 이슈를 다 써먹은 상대에게 접근하기 가장 좋은 주제가 계절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사계절에 미세하게 다른 온도와 자연을 보인다. 각 계절에 맞는 날씨 얘기는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주제다. 봄에는 나들이, 여름에는 더위와 휴가, 가을에는 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 겨울에는 감기와 추위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네 달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휴가 기간이 겹치고 업무 일정을 조율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배려의 말 한마디의 힘은 확실히 존재한다. 일개 직원이 회사 업무의 일정을 바꿀 순 없을 것이다. 상대 또한 그걸 잘 알고 있지만 이런 문장 하나가 미안한 마음을 배려처럼 보이게 해준다. 당장 내 몫의 일이 바빠 건조하기 그지없는 업무 메일에서 따뜻한 문장 한 줄은 그 메일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다.
9월에는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있다. 명절을 풍성하게 보내고 오라는 인사말 하나만으로도 상대의 메일함에서 평균 이상의 따뜻함을 가진 메일이 될 수 있지만 상대의 빠른 회신과 적극적인 업무 협조를 위해서는 또 하나의 비결이 필요하다. 함께 진행한 일에 대한 사후 보고를 간략하게 해주는 식이다. 프로젝트를 집행하지 않는 부서에서는 내가 하는 일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피부로 체감할 수 없다. 상대의 의지를 북돋우는 효과까지 있다.
시기에 상관없이 상대의 신변에 변화가 생겼을 때 사용하기 좋은 말. 인사이동 시기에 그에게 승진과 같은 이슈가 있다면 메일에 반드시 반영할 것. 특히 바뀐 그의 직급에 신경 쓰자. 축하 인사와 함께 메일을 시작하면 비행기를 태우는 것과 다름없는 효과가 있다. 그를 향한 관심과 애정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는 거래처나 협력팀의 경우 알게 모르게 서로의 개인적인 일까지 듣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상대에게 화제가 되는 이슈가 있을 때는 무조건 언급해주는 게 미덕이다. 대단히 가까운 사이가 아닌 이상 직접 축하하거나 행동을 보이지 않아도 괜찮지만 인사말에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단, 재혼과 같이 상대가 알리지 않으려고 하는 소식인 경우 조용히 지나가는 것 정도의 눈치는 지키자. 필요한 건 의존도 높은 애착 대상과 떨어지는 연습이다.
연말에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아쉬움과 새해를 시작하는 붕 뜬 설렘이 사무실 공기에 섞인다. 휴일이라도 있으면 남은 연차를 쓰기 위한 몸부림으로 장기 휴가를 떠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래서 연말에 업무 협조 메일을 보낼 때는 상대의 휴가 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예상 기간보다 일주일 정도 먼저 발송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전형적인 연말 인사처럼 다가가지 말고 올해 도움을 받은 일과 상대와의 인연을 1~2건 정도 적으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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