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의 찬란한 요즘
세상을 알아야 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하는 김도연의 나이는 스물둘이다. 우아하고도 천진난만하게 빛나는 그녀의 나날.
BY 에디터 박소현 | 2020.06.05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그녀는 돋보였다. 무엇이든 내 것으로 소화하는 늘씬한 프로포션과 온과 냉을 오가는 미소, 또래들과 있을 때 돋보이는 친밀한 관계성에 더해진 ‘비글미’, 예쁘게 박힌 주근깨 하나까지. 옆에서 누군가 말했다. 김도연을 보고 있노라면, 나의 소녀 시절도 그녀처럼 상큼하고, 찬란하고, 씩씩하게 빛났는지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이다. 이제 스물둘. 연기에 도전하는 김도연은 변화하는 봄을 맞이한다. 우아하게, 또 여전히 싱그럽게.

드레스와 초커, 벨트, 힐 모두 랭앤루, 이어링 더 크레연, 장갑 엔틱 반, 타이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원피스 듀이듀이, 톱 시눈, 스커트 몽클레르 시몬 로샤, 이어링 밀리미터.
웹드라마 <만찢남녀>에 캐스팅되었다. 제목부터 흥미롭다. 웹툰 <만찢남녀>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말 그대로 만화 속 캐릭터인 천남욱이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면서 이야기가 벌어진다.
처음 대본을 받고 느낌이 어땠나? 맡은 역할은 한선녀란 캐릭터다. 오글거리는 걸 싫어하는 시크한 성격의 친구다. 어디서나 당당하고 논리적이라 어떻게 보면 이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당찬 캐릭터인데 어느 정도 나와 성격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 나도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이거든(웃음). 캐릭터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라 호감이 갔다.
자신과 결이 맞는 캐릭터를 만나면 연기할 때 좀더 편안한가? 편하진 않았다. 연기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마음이 편할 리가(웃음). 내 나이에 맞는 역할이고, 내용이 재미있고, 또 내가 원했던 학원물이라서 즐겁게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단면적으로 봤을 땐 그녀가 무뚝뚝하고 시크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람에겐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니까. 요즘은 어떻게 하면 한선녀에게 입체적인 생동감을 입힐 수 있을까 고민하는 중이다.
김민규, 최현욱, 한지효, 임보라 등 또래들이 모인 대본 리딩 현장은 어땠나? 여기선 내가 누나 라인에 속한다. 보라 언니 다음으로 연장자다! 나머지 친구들이 나보다 어려서 놀랐다(웃음). 그러다 보니 의식적으로 먼저 다가가려 노력했고, 다행히 금새 친해졌다.
조직에서 연장자가 된 기분은 낯설었겠다.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담스럽진 않았다. 대신 내가 이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민낯에 머리를 질끈 똬리 틀어 묶고 침대에서 뒹굴며 만화책을 집어 든 김도연을 상상했다. 그 모습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웹툰은 중학교 때 많이 봤다. 그땐 <연애혁명>을 즐겨 보곤 했다. <만찢남녀>를 준비하며 최근 <유미의 세포들>을 발견해서 너무나 재미있게 보고 있다.
세 작품의 공통점은 연애물인데, 대리만족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웃음).
OCN에서 방영한 <쇼트>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다. 처음과 두 번째는 엄연히 다를 테다. 그땐 처음 마주하는 연기가 많이 어려웠고, 부담이 컸다. 그러다 보니 즐길 여력이 없었고, 그 모습이 그대로 연기에 표현된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심적으로 여유로워져서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임하고 있다.

원피스와 펌프스 모두 몽클레르 리차드 퀸.

드레스 블루마린, 장갑 엔틱 반, 링 모두 스윙셋, 이어링 프루타, 헤어핀 더 크레연.
연기하는 김도연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있다면? 아직은 너무나 서툴기 때문에 내 연기를 객관적으로 볼 줄 모른다. 다양한 얼굴을 지닌 연기자를 꿈꾸면서 급하지 않게 천천히 다가가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김도연은 여자가 좋아하는 여자로 꼽힌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내가 지닌 감성을 좋아해주신다. ‘언니 오늘 바른 립스틱은 뭔가요?’ ‘오늘 입은 옷은 어디 거예요?’ SNS에서 패션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기대에 부응하고 또 보답하고 싶어 이것저것 찾아보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취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해 공부하곤 한다.
인간 인스타그램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도연에게 SNS란 어떤 의미일까? SNS에 올린 게시물을 쭉 살펴보고 나면 ‘이게 나인가, 내가 이런 느낌을 좋아하는구나’ 새삼 깨닫곤 한다. SNS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또 자기를 PR하는 창구라고 여겨서 내 일상을 신경 써서 올리는 편이다.
김도연을 보고 있노라면, 다들 자신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고 하더라. 다시 과거로 돌아가보면 어떨지 상상해본 적 있나? 과거로 돌아가서 무언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진 않았다. 아쉬운 부분 없이 정말 즐겁고 행복했거든. 나름 잘 살았던 것 같다. 물론 어려운 순간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잘 이겨냈고 한 단계씩 성장했다고 믿는다.
누구나 성장통은 거치기 마련이니까. 맞다. 열아홉과 스무 살 즈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어른이 된 내게 적응하는 시간 말이다.

드레스 시눈, 헤어핀 더 크레연, 이어링 밀리미터.

재킷과 스커트 모두 시눈, 장갑 엔틱 반, 이어링 더 크레연, 힐 8 by YOOX, 타이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당신은 현실주의자인가? 이상주의자인가? 현실주의자다. 세상을 알아야 더 현명하고 슬기롭게 살 수 있을 테니까.
2년 전 인터뷰에서는 일기에 ‘시간이 빨리 지나가서 성숙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고 밝혔는데. 요즘도 일기를 쓰나? 사실 힘들 때 일기장을 편다. 고민이 생기면 일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곤 하니까. 요즘은 일기를 안 쓴 지 오래됐다. 행복하다는 증거다(웃음).
‘성숙하다’는 건 여러 가지 뜻을 내포한다. 당신이 그리는 성숙함은 어떤 모습인가? 심적으로 여유로운 것과 건강한 생각을 하는 거다.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멀었다. 이건 내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 같다. 사람의 조급한 마음이란 쉽게 다스려질 순 없는 것 같거든. 현재가 중요한 것 같다. 내가 지금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처럼 말이다.
스스로 유리멘탈이라고 지칭했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싶을 땐 주로 무엇을 하나? 좋아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최근에는 아빠와 데이트를 자주 했다
3초 만에 김도연을 기분 좋게 만들 수 있는 게 있다면? 맛있는 음식을 좋아한다. 특히 야식! 매일 밤 배달 어플을 켜는 VIP다. 까르보나라 붉같처럼 자극적인 메뉴를 좋아한다. 조카들은 내 힐링의 원천이다. 육아하는 언니를 도와주러 가고 싶어도 거리가 멀어서 쉽게 가진 못하지만, 조카들과 매일매일 영상통화를 한다.
김도연에게 가장 이상적인 하루의 형태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 혼자서 사부작거리는 걸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하루의 풍경이 있다. 코엑스 메가박스의 심야 영화 한 편을 예약해놓고, 버스를 타고 그곳으로 간다. 두세 시간 전에 도착해 별마당에 가서 책을 읽고, 홀로 영화를 본 뒤 집에 돌아오는 코스다.
책을 좋아한다고 밝힌 인터뷰도 기억난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궁금해서 에세이를 즐겨 본다. 이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사나, 다들 어떻게 살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집는다. 김영하 작가의 <보다> <말하다> <읽다> 시리즈를 최근에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들은 잘 모르는 김도연의 어떤 한 조각이 있을까? 난 솔직한 편이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숨김이 없다. 음… 아! 춤에 대한 열정!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나다(웃음). 춤을 장르별로 파보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무용을 꾸준히 배우는 중이고, 얼마 전에는 소울 댄스를 배웠고, 곧 로킹과 하우스, 힙합을 차례대로 배울 생각이다.
누군가 김도연을 멋진 언니로 꿈꾸는 것처럼 당신도 좋아하는 언니가 있나? 임수정 선배님을 좋아한다. SNS 계정도 팔로우하고, 인터뷰도 찾아서 읽는 정도다. 실제 만나뵙지 못했지만, 그분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너무 조급하거나 치열하게 살지 않고,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이 내가 꿈꾸는 멋진 어른의 모습이다.
최근 무슨 생각을 자주 하나. 지금까지 내가 주도적으로 살았다기보다는 운이 좋은 삶을 살아온 것 같다. 감사한 일이다. 올해부터는 스스로 삶을 잘 개척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단어는 뭘까? 솔직함, 다정함 그리고 공감. 특히 공감을 잘하는 편이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 듣는 걸 좋아하고 또 잘한다.
10년 뒤에는 어떤 단어가 어울리길 바라나? 지금처럼 솔직하고, 다정하고, 당당하길. 이런 나를 사랑하는 내가 변치 않았으면 한다. 이런 그대로의 나를 잊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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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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