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 레오의 무대

막이 내렸다. 레오의 무대가 다시 시작된다. 분명 다른 세계를 보여줄 테니 그저 기다리면 된다.
BY 에디터 류창희 | 2020.06.21
빅스 레오의 싱글즈 인터뷰  화보 사진
재킷 닐바렛.
빅스 레오의 싱글즈 인터뷰  화보 사진
니트, 쇼츠 모두 오디너리 피플.
‘좋다’는 말 외에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더할 나위 없이 날씨가 좋다. 이 좋은 계절에 빅스의 메인 보컬 레오가 두 번째 솔로 앨범 [MUSE]로 컴백했다. 낮에는 뜨겁지만 해가 지고 나면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는 계절에 그가 가지고 나온 앨범에는 레오이자 정택운의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다. 여러 뮤지컬 무대에 섰지만 혼자 무대에 서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러우면서 설렌다. “혼자서 좋은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강해요. 그 중압감 덕분에 더욱 노력하게 되고요. 완벽하진 않지만 제 안에 완벽주의자 기질이 있어요. 뮤지컬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극단적으로 표현해봤고, 빅스 활동으로 점차 능숙해졌는데도 혼자는 낯설어요.” 첫 번째 솔로 앨범에 이어 두 번째 앨범에서도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전곡을 작사했고, 그중 4곡은 멜로디까지 완성했다. 한두 곡의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기획하고 구성해서 프로듀싱까지 한다는 것은 제법 큰 일이다.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친구와 함께 즐겁게 작업했어요. 저를 위한 음악이기도 하지만 팬들이 무대에서 나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을 음악을 만들고 싶었고, 그래야만 했어요. 팬들이 언제나 내 자부심이 되어주듯 저도 팬들에게 자부심으로 남아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 해요.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이 곡이 정말 ‘좋은’ 곡인지를 직접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녹록지 않았죠. 작업하면서 끊임없이 ‘팬들이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던 것 같아요.” 팬을 향한 마음을 속사포로 털어놓았을 때 처음엔 솔직히 ‘아이돌의 정석’ 같은 멘트라고 느꼈다. 하지만 앨범 타이틀인 [MUSE]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자 그의 진심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솔로 콘서트 때 ‘뮤즈는 팬들이다’라는 말을 했어요. 첫 솔로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저는 물론이고 댄서들과 회사 직원들도 정말 힘들어했어요. 자연스럽게 ‘대체 무엇을 위해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생겼죠. 그러다 결국엔 더 좋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함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너무 교과서적인 답변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진짜예요, 하하.”
빅스 레오의 싱글즈 인터뷰  화보 사진
티셔츠 자라, 재킷 닐바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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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수트 모두 휴고 보스.
날카로운 눈매와 하얀 피부, 백발에 가까울 정도로 노란 헤어 덕분에 레오에게는 늘 섹시함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치명적이면서도 가냘프고, 강하면서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유약한 매력이 동시에 보인다. 하지만 팬들이 그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역시 ‘귀여워’. 앨범 발매 전 열린 솔로 콘서트에서 혼자 무대에 서 있는 그에게 팬들은 여기저기서 “귀여워요”를 외쳤다. “팬들과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생각하는데도 귀엽다는 말을 들으면 여전히 그 이유가 궁금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 저보다 저를 더 잘 아는 존재가 주변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주변 사람들을 통해 발견하게 될 때가 있잖아요. ‘난 이런 모습이었구나’라는 것을 팬들을 통해 많이 봐요. 그런데도 제가 뭘 할 때 귀여운지는 잘 모르겠어요.” 앨범을 준비하면서는 갑자기 인스타그램에 지하철 탑승 인증샷을 올렸다. 꽤 오랜만의 경험인데 불편함보다는 그리움이 훨씬 컸다. 가수의 꿈을 키우다 연습생이 된 후로도 지하철로 집에 오가며 들었던 음악들과 그날의 공기, 분위기는 지금도 선명하게 마음에 남아 있다. “제가 워낙 향수병이 심해요. 냄새나 계절, 바람으로 그 순간을 기억하는 편이죠. 팬들에게 제가 쓰는 향수 브랜드를 말하지 않는 이유는 향수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지 않아서예요. 그저 어떤 향기로 나를 떠올렸으면 하거든요.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들었던 음악과 그날의 느낌, 연습생 때 혼자 집에 가던 길이 떠올라요. 이어폰을 꽂고 지하철 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서 혼자 속으로 댄스를 엄청 췄어요. 그것만으로 즐거웠죠. 향수병이라는 것 자체가 결국 그리움이잖아요. 그리운 순간, 그 계절을 떠올리면서 만든 노래가 이번 앨범에 수록된 ‘향수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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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 쇼츠, 슈즈 모두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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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 자라.
때는 주로 집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혼자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는, 물리적으로 혼자인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혼술을 참 좋아해요. 혼자 와인 3~4잔 정도나 사케를 마셔요.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음악만 틀어놔요. 심심할 때도 있지만 그 시간에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많은 것을 얻게 돼요. 저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정리하거나 생각할 것이 많고, 그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야 변함없이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막은 올랐고, 무대에서 놀 준비는 끝났다. 이제 우리는 레오가 만든 세계 속에서 흠뻑 취할 차례다.

사진

신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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