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표의 행복지수

데뷔 10년차 배우 고경표는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계기로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교훈을 얻었다. 그는 이제 건강하게 걷고, 양손으로 씻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선택할 수 있는 여건과 눈부신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는 일상에 행복지수를 더한다.
BY 에디터 임준연 | 2020.08.06
멜빵바지 위캔더스, 슈즈 닥터마틴.
패턴 반팔 셔츠 산드로 옴므, 브레이슬릿 이에르 로르.
고경표의 사복 룩이 궁금하다. 몸에 불편함이 없는 편하고 루스한 룩을 즐긴다. 패턴 없는 무지의 미니멀하고 깔끔한 스타일을 선호한다. 여름에는 반바지와 티셔츠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몇 개월 전 공개된 화보의 보랏빛 그레이 염색 머리가 인상적이었다. 화보 촬영 당일 아침에 문득 염색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화보 스태프들께 양해를 구한 뒤 충동적으로 하게 됐는데, 바로 후회했다(웃음). 다시 블랙으로 염색을 해야 하는데 머리카락이 녹아서 헤어 펌이 안 된다고 하더라. 모발 자체가 가늘어지고 푸석푸석해져서 복구하는 데 고생 좀 했다. 이번 작품 캐릭터의 헤어를 연출할 때 다행히도 정리가 잘 되어서 무리 없이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예전에 드라마 캐릭터상 노랗게 탈색을 한 적이 있었는데, 원래 백발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예전에 실버로 염색한 후 한 번에 삭발을 한 적도 있다. 제대 후 선택한 첫 작품 <사생활>에서 힌트를 얻어 평소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고경표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보는 느낌으로 화보를 진행했다. 공개할 수 있는 사생활이 있을까? 생각보다 내 사생활이 자주 비춰지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의 시선을 받는 직업이긴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내 삶을 존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시선을 의식해서 숨어 다니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생활을 지향한다. 괜한 두려움에 피하다 보면 점점 더 고립되는 것 같아서 보이지 않는 벽을 깨기 위해 계속 사람들을 마주하는 것 같다. 고경표의 하루의 시작, 일상적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는지 공유해 준다면? 보통 스케줄이 없는 날은 전날 새벽에 촬영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음 날 오전 11시 정도에 일어난다. 늦게 일어나면 반나절을 허비하게 되지만 최대한 숙면을 해서 피로를 없애려고 한다. 집에서 빈둥거리는 시간을 좋아하는데, 주로 밀린 영화를 본 후 어스름한 저녁 무렵에 산책을 하기도 한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혼자 두는 일이 많아질 것 같아 책임감 때문에 키우진 못한다. 그래서 그 한을 종종 친구들의 강아지 산책시켜주는 것으로 해소한다. 여행과 그림 그리는 것을 즐긴다고 했는데 여행은 지금 코로나19의 여파로 쉽지 않다. ‘슬기로운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고경표는 어떻게 생활하고 있나? 개인 손세정제를 어디든지 꼭 들고 다닌다. 무엇을 마시거나 먹을 때 외엔 마스크를 벗지 않으려 한다. 불가피하게 마스크를 쓴 모습을 알아보고 사진 요청이 들어오면 그때만 살짝 벗고 찍은 후 다시 착용한다. 마스크를 일상 생활에서 80%만 쓰고 있어도 안전한 것 같다. 밀집, 밀폐된 공간엔 가지 않는다. 트인 공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무증상 감염자도 많고 또 늘어나는 추세라 백신이 나오기까진 안심할 수 없을 것 같다. 제일 안타까운 것은 방역진과 의료진들의 상상할 수 조차 없는 노고가 반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어서 그분들의 건강이 더욱 염려된다는 것이다. 모두의 인식이 다시 초기처럼 긴장하면서 빨리 극복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 최근 그림 그리는 셀럽들이 많이 늘었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스스로 멘탈 케어하기에 더없이 좋은 취미이자 결과물을 창조해 낸다는 점에서 각광 받고 있는데,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 얼마 전까지 오른손을 크게 다쳐 두 달 동안 연필을 쥘 수도 없을 정도로 전혀 사용하지 못했다. 요즘엔 촬영이 들어가서 자주 그림을 그리진 못했고,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실력이긴 하다. 낙서처럼 가볍게 끄적거리는 정도라… 그래도 미술을 전공한 어머니의 영향 덕분인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가 찢어 주는 달력 뒷면에 사인펜으로 그림을 잘 그렸다고 한다. 잘한다, 잘한다 칭찬을 받으니 신이 나서 계속 그린 것 같다. 그렇게 취미로 하다가 아예 직업이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직업이 평생 직업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 배우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 취미로 하고 있던 것들을 업으로 삼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습관처럼 조금씩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연기 변신을 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사람이 하나로 정의 내려질 순 없겠지만, 좀 아이같은 모습도 있다. 내가 그동안 해왔던 연기가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군대에서 한번 몰아 보기를 했다. 친구들은 신기해하지만, 나는 가슴이 아팠다. ‘왜 저런 식으로밖에 연기할 수 없었을까?’ 하면서. 내가 어릴 때 보고 자랐던 선배들의 연기만큼 임팩트를 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시대가 변했기에 연령대에 따른 감성의 차이는 무시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에서 느껴지는 게 아닐까? 그런 것 같다. 예전 선배들은 이미 20대부터 어른으로서 존중을 받으면서 가정도 꾸리고 일을 해오셨던 분들이라 그 무게의 차이가 다르다. 지금의 30, 40대는 어디를 가도 아직은 젊고 창창하다. 인식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진다. 아직까지도 ‘40대는 청년이다’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선배들이 지금 내 나이였을 때는 훨씬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니 비교하기 어렵다. 그래서 항상 고민 중이다. 요즘에는 스스로 답을 내리기보다는 많은 것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의 경우도 당시 치기 어린 마음에, 이걸 하더라도 정극으로 잘 넘어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고 유명 감독님들이 나를 찾아주시는 것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내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씩 차기 작품을 하고 있을 때 나만 도태되는 느낌이 있었고 좀 무서웠다. 그분들의 선택이 아니더라도 나와 함께해주셨던 모든 감독님과 좋은 추억을 쌓았고, 앞으로 만들어 나갈 것 들이 훨씬 많으니까. 내 몫의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패턴 셔츠 피안, 팬츠 비욘드클로젯, 슈즈 버켄스탁 1774 컬렉션.
베스트 캘빈클라인 진, 네크리스 트렌카디즘, 슬리브리스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베스트, 팬츠 모두 캘빈클라인 진, 슈즈 버켄스탁 1774 컬렉션, 네크리스 트렌카디즘, 브레이슬릿헤이, 슬리브리스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고경표의 감성을 이루어내는 아이템들이 있다면? 어릴 때 만화책을 자주 읽었고, <슬램덩크>는 소장하고 있다. 요즘 친구들은 문명의 발전과 혜택으로 인해 활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 디지털 미디어를 많이 접해 은유법이나 노래 가사만 하더라도 감성 자체가 달라 메시지보다는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래서 자꾸만 동떨어지는 감성을 잡아두기 위해서 요즘 H.O.T의 ‘빛’을 다시 듣고 있다. 어린 친구들에겐 손발이 좀 오그라들 수 있 는 내용이지만, 가사 하나하나가 참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유재하, 이문세, 김광석, 공일오비, 동물원 등 이런 아티스트의 노래 가사들이 다양한 세대를 거쳐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연기 욕심이 참 많은 배우라고 얘기들을 한다.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있나? 연기란 것이 숫자로 표현되거나 명시 될 수 있는 장르가 아니다 보니, 매번 어렵고 후회도 많이 했다. ‘후회하지 않아요’라며 밝은 척만 하고 지냈지만 매번 어렵고 후회투성이였다. 지금은 후회가 아닌 ‘이거라도 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지낸다. 예전에는 정말 일하기 싫어했고 얼마만큼 많은 것을 누리면서 사는지 깨닫지 못한 채 배부른 소리를 많이 했다. 지금은 그냥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감사한다. 건강하게 걷고, 양손으로 씻고, 이런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 등이 행복하다. 지금은 연기에 대한 욕심은 물론, 내 일 자체에 대한 욕심도 생겼다. 지난 몇 년 동안 겪었던 일들이 생각을 많이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꼭 출연하고 싶은 장르, 작품이 있을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보면 주연, 조연, 단역 할 것 없이 너무나 일상처럼 드라마 속에 녹아들어 있고 배우들이 모두 즐거워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 제작진, 스태프분들과 함께 작업을 해봤던 사람으로서 배우들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큼 높고 존중을 해주시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다시 한번 그 제작진분들과 함께하게 된다면 정말 큰 축복이 아닐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한 조정석 배우와 작업한 적이 있지않나? 작업할 때도 정말 멋진 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완전 팬심 모드다. 조정석이란 배우는 나에게 꾸준히 영감을 주는 배우다. 항상 밝은 영향력을 선사한다. 주변 친구들에게 고경표의 이미지는 진지함의 정석이라고. 많은 트러블이 침묵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서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표현을 자주 하고 사랑한다는 애정 표현도 많이 한다. 가족과 친구들, 연인에게는 그런 표현들이 솔직했으면 좋겠다. 원래 친구들이 힘들어하거나 고민 상담을 하면 진지하게 들어주는 편이고 평소에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것이 좋다. 내 친구들은 이제 적응이 돼서 즐겁다고들 얘기한다(웃음). 작품이 끝난 후, 본인이 맡았던 캐릭터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금방이다. 마지막 촬영 끝나고 나면 바로 탈출한다. 악역의 경우 성격이 예민해진다. 말투부터 일상에 살짝 녹아 있어야 연기할 때 어색함 없이 편하니까. 그 캐릭터의 감정과 말투로 몇 개월 지내다 보면 쏘아대고 비꼬는 말투 때문에 트러블도 생긴다. 그래서 끝나고 나면 감정의 여운이 남지 않도록 얼른 캐릭터의 껍데기를 벗어버린다. 종방연을 한 후 고경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 해장! 종방연 때는 몇 개월 동안 동고동락했던 사람들과 이별하니까 정말 술을 많이 마신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하는 해장은 정말 천국 같은 기분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 결정에 대한 기준이 있나? 예전에는 내가 과연 무엇을 좋아하는지 막연하게 찾으려고만 했었다. 하지만 결국 느낌으로 선택하게 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작품의 주 장르, 콘셉트와 시기가 제대로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면 와닿게 된다. 그래서 전역 후 작품을 고를 때도 더 좋은 조건의 작품들을 제쳐두고,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사생활>을 선택하게 됐다. 드라마 <사생활>, 어떤 내용인가? 쉽게 얘기하면 국정농단의 뒷이야기라고 보면 된다. 그들이 어떤 상황들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나에 관련된 내용이다. 특수 임무를 맡은 공작원 캐릭터도 있고, 정말 일상에서 사기를 치다가 그런 사람들과 얽히고설켜서 한가지 공동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협업과 배신을 한다. 장르로 구분 짓기 애매한데,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나오기 때문에 비중이 한쪽으로 쏠려 있진 않아서 컴백작으로 선택할 때 중요한 메리트로 다가왔다. 너무 부담을 짊어지는 캐릭터가 아니라 한숨 내려놨고, 이렇게 여러 캐릭터가 빛날 수 있는 작품은 오랜만인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화이트 슬리브리스 티셔츠 디그낙, 로브 얼반 에디션, 팬츠 캘빈클라인 진, 슈즈 앤더슨벨 브레이슬릿 이에르 로르.
셔츠 로브, 팬츠 모두 르메테크, 네크리스 마니에피에디.
니트 로이나인, 쇼츠 페이브먼트, 슈즈 앤더슨벨, 네크리스 마니에피에디, 링 헤이.
<사생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과의 케미는 어떠한가? 김효진, 서주현(서현) 배우와 함께 찍고 있는데, 너무 좋다. 건강하게 촬영하고 있다. 확실히 이 생활을 오래 하신 선배님들이고, 효진 누나의 경우, 육아로 오랫동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너무 열정적이라 몸을 사리지 않으신다. 서현 역시 성격도 너무나 좋고 성실하게 임하고 있어 이 작품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고경표의 캐릭터 분석 방법은? 일단 텍스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글자, 활자에 다 녹아져 있다. 인물들 간의 대화에서 관계성이 드러나고, 처해진 상황에서 감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텍스트에 항상 집중하려 한다. 말투와 목소리 톤, 애티튜드 등의 부수적인 사항을 정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텍스트가 결국 가장 기본 골자이기 때문에 많이 벗어나면 안 된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에서 고경표란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가장 확실하게 드러났던 인물이 있을까? 그런 캐릭터는 없다. 나는 작품에서 연기를 하고 나면 그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받아들이는지 배운다. 그런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실전에 대입시키는 거다. 내가 캐릭터와 닮은 것이 아닌, 내가 연기한 캐릭터의 성격이 나에게 하나씩 입혀지는 것 같다. 일상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는 공간이 SNS인데 인스타그램의 경우, 피드를 관리하는 룰이 있나? 아…(웃음). 그런 것이 전혀 없다고 예전에 한소리 들었다. 보통 다른 연예인분들, 셀럽들은 콘셉트를 미리 잡고 시작하면서 팬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데, 나는 그냥 내가 좋은 대로 중구난방 올린다. 아기자기하게 그날의 감성들을 일기처럼 기록으로 남겨놓는 것이 나만의 스타일인 것 같다. 어제 싸이월드가 없어졌다. 두 달 전부터 그 소식을 듣고 20대부터의 나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사진들을 다운 받아 놓았다. 내 손때 묻은 추억들이 하나씩 사라져간다는 것에 기분이 좀 울적해졌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뉴미디어가 급격하게 성장했다. 이런 쪽으로 관심이 있나? 유튜브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일단 내가 부지런하지 않아서 포기했다. 프로 유튜버들, 굉장히 부지런하고 대단한 분들이다. 노는 것 같아 보이는 콘텐츠지만, 그 안에 콘셉트, 구성 등이 짜임새 있고 고민을 정말 많이 한 것이 느껴진다. 내가 만일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고, 지금 내 삶의 책임감을 덧씌우는 게 버겁다고 느낀다. 음악 작업은 꼭 해보고 싶은데 아직 그것에 할애할 시간적·심적 여유가 없다. 내년에 한 번 도전해보려 한다. 최근 고경표의 마음을 빼앗고 있는 플레이 리스트가 있다면? 90년대 흑인 음악을 즐겨 듣는다. 보이즈 투맨(Boyz II Men), 브라이언 맥나이트(Brian McKnight), 힙합도 좋아한다. 그리고 N.W.A. 한국 아티스트씬에선 지금 <고등래퍼3>와 에 출연 중인 이영지, ‘너의 기억과 함께 난 마셔’를 부른 키밤, 비비, 소금, 그리고 지소울이었던 골든. 원래 골든 형의 엄청난 팬이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친해졌다. 가진 것에 비해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음악성이 뛰어나 많은 아티스트들이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언젠가 나와 같이 음악을 해준다면 너무 영광일 것 같다. 고경표를 좀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일어나지 않은 안 좋은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만 집중하려고 한다. 불안감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도 어차피 해결은 되지 않으니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몸을 최대한 바쁘게 움직인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봤을 때 결국 지금의 고경표를 완성해낸 것은 어떤 끼와 장단점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더욱 그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 개인 예술이 아니기에 많은 이들의 노력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연기만 잘한다고 해서 그걸 연출하고 담아내는 사람들의 작업이 덧붙여지지 않는다면 결코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거다. 심지어 운도 좋았다. 항상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살고 있고 내 덕분에 뭔가 잘됐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모든 사람이 열심히 해야 시너지가 크게 난다. 내가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 항상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가장 소중하게 끌어안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있나? 건강. 제일 중요하다. 요즘 같은 시기엔 더더욱. 사회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건강하게 돌보는 것이야말로 나와 내 가족, 친구들을 위한 슬기로운 사회생활의 포인트다. 우리 모두 건강해지자!
청 재킷 얼반 에디션, 네크리스 마니에피에디.

사진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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