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남자, 진영과의 데이트
손 꼭 잡고 데이트하고 싶은 찬 바람 부는 어느 날, 진영과의 데이트.
BY 에디터 류창희 | 2020.08.14
니트와 셔츠 모두 랄프로렌.
마주 앉아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진영이 가장 힘주어서 말했던 단어는 ‘괜찮은’ 이었다. 여러모로 괜찮은 사람이 되어 ‘좋은’ 곡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괜찮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 줄 아냐”며 대꾸했지만 화보 촬영장에서 단 몇 시간 본 그가 꽤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채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촬영을 위해 대관한 카페에서의 모습, 지연되는 촬영에 양해를 구할 때 보여준 그의 모습은 해가 지고서야 끝난 촬영 현장에 따뜻함을 남겼다. 화보 촬영 후 계획된 영상 촬영을 위해 많은 팬들이 진영에게 사연을 보내왔다. 이어진 영상 촬영에서 팬들의 고민을 읽고 생각에 빠진 진영의 모습을 보면서 짧은 시간 각국의 팬들이 이렇게 많은 자신의 이야기를 보낼 수 있었던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됐다.
영상 촬영을 앞두고 진영은 “팬들이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를 털어놔서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된다. 실제로 도움이 되면서도 감정적으로 토닥여줄 수 있는 말을 하고 싶다”며 고민들을 천천히 곱씹었다. 사실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팬들이 보낸 사연을 그보다 먼저 읽으면서 이미 알 수 있었다. 팬들에게 진영은 진로를 상담하고, 친구 문제를 털어넣고, 짝사랑하는 남자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여러모로 그의 바람대로 괜찮은 사람인 진영과 날씨가 꽤나 좋은 날 만나 대화를 나눴다.

코트 클럽 모나코, 터틀넥 토니웩, 목도리 H&M, 팬츠 BHM, 슈즈 손신발.
요즘 한창 촬영 중이다. 넷플렉스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촬영하고 있다. 실제 캠퍼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그린 드라마다. 남사친과 여사친, 그리고 또 한 명의 남자가 등장하는데 세 명의 썸타는 과정이 간질간질하고 재미있다. 연애를 판타지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뤄서 연기하면서도 신난다.
실제로 여사친이 있나. [수상한 그녀] 때 슬기, [구르미 그린 달빛] 때 해성이와 지금도 잘 지낸다. 학교 다닐 때부터 편하게 지냈던 친구도 있다. 데뷔하면서 환경이 달라지다 보니 만난다거나 연락을 자주 하진 못하지만 서로의 근황은 알고 있다. 그 친구는 경찰이 됐는데 서로 많이 응원하고 있다.
소속사 이적 후 첫 일정이 광주비엔날레 홍보대사였다. 의외의 행보였다. 미술을 굉장히 좋아한다. 전시도 가끔씩 보러 다닌다.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나도 많이 놀랐다. 무려 광주비엔날레라서 더더욱. 좋아하는 분야라서 더 잘해내고 싶었다. 어깨도 무거웠고 세계적으로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스타그램에 간혹 내가 그린 그림을 올리곤 했는데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최근엔 [백일의 낭군님] OST에도 참여했다. 굉장히 오랜만에 혼자 노래를 불러서 많이 떨렸다. 작곡가의 입장이 아닌 가수의 입장에서 노래를 불러보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덥석 잡았다. 녹음할 때 빨리 작곡가가 원하는 것을 캐치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작곡을 하기 때문에 그 마음을 잘 안다. 작곡가가 원하는 것은 노래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 작곡가의 마음을 읽고, 원하는 감정으로 노래를 부르려고 애썼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
추석에는 소속사 전직원에게 선물을 돌렸더라. 직접 백화점에 가서 고르고, 차에 옮겼다. 한과 세트를 골랐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하하. 요즘 한과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돈보다 감사한 마음이 정말 컸다.
박성웅과 함께한 영화 [내 안의 그놈]도 촬영을 마쳤다. 내년 1월에 개봉 예정이다. 나는 아직 편집본을 못 봤는데 블라인드 시사회에서 점수가 잘 나와서 엄청 기대 중이다. 깜짝 놀랄 정도로 내 분량이 많은 영화다. 영화를 혼자 이끌어가 본 경험도 없고, 어려운 역할이라 고민이 많았다. 40대 조폭 아저씨와 몸이 바뀌는 캐릭터라 연구하느라 박성웅 선배님을 많이 관찰했다. 하하. [신세계]를 열 번도 넘게 봤다. 걸음걸이, 습관, 말투를 많이 연구했다. 꼭 말끝에 “응?” 이 말을 붙이신다. “안 그래? 응? 그렇지 않아? 응?” 이런 식으로.

코트 쇼앤텔, 재킷 맨온더분, 니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팬츠 비욘드 클로젯. 그림협찬 원오디너리맨션

니트 토즈.
[풍경]이라는 드라마 촬영도 했던데, 이렇게 바빴을 줄은 몰랐다. 9월에 촬영을 마쳤다. 아직 공개가 안 된 것뿐 나올 작품이 많다. 그동안 엄청 바쁘게 지냈다는 걸 곧 알게 될 것이다. 하하. [풍경]은 서울시와 함께 만든 작품이다. 서울의 좋은 곳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예쁜 것도 많이 봤다. 데뷔 후에 관광지를 돌아다닐 기회는 없었는데 날씨가 좋아서 관광하면서 즐겁게 촬영한 것 같다. 북촌이 그렇게까지 예쁜 줄은 몰랐고, TV에서만 보던 한복 체험하는 분들도 많이 봐서 신기했다. 예쁜 배경과는 달리 엄마를 찾아온 입양아 캐릭터라 정말 많이 울면서 촬영했다. 어머니 역할이 박현숙 선배님이셨는데 진짜 엄마 같아서 감정 이입이 많이 됐다.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팬들 사이에서 ‘정긍정’으로 통한다. 긍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지 못 한 일들이 정말 많은데 그럴 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더 힘들어지지 않나. 오히려 더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내 안의 그놈] 캐릭터도 할 수 있어서 선택한 게 아니라 ‘어떻게든 될 거야. 한 번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도전했다. 어려웠지만 현장에서 촬영하다 보면 신나서 또 걱정을 잊게 된다.
진영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넌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말이다. 최고보다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죽도록 노력하면 최고는 될 수 있지만 호감은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닌 것 같다. 사람 자체가 괜찮은, 호감인 사람이 되고 싶다.
몰랐나? 호감이다. 고맙다. 하하. 나는 콤플렉스도 딱히 없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콤플렉스에 갇히니까 자신감으로 살아간다. 안 좋은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도 ‘큰일이다, 망했다’ 생각하면 일이 틀어지더라. 어지간하면 후회도 잘 안 한다. 내가 신중히 고민하고 결정한 일이면 설사 안 좋을 일이 생겨도 ‘다 지나가겠지’라고 편하게 생각한다.
아무 일도 안 할 때 남자 사람 정진영은 무얼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집에서 VOD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 맛있는 음식을 해 먹기도 하고. 정말 평범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데 최근엔 촬영 중에 대기 시간이 길어져서 스태프들과 [베놈]을 보러 갔다. 너무 평범한가? 하하.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나? 혼자 행동하는 것에 익숙치 않고, 그러다 보니 습관이 됐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혼밥을 즐기지만 나는 혼자 밥 먹는 것도 가능하면 피한다. 어떻게든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누나랑 같이 살고 있어서 혼자 있을 시간도 별로 없고, 내가 생각해도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라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 계획은? 솔직히 내가 엄청 웃긴 스타일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예능을 피해왔다. 많이 보여드리고 싶긴 한데 잘 웃길 자신이 없다. 하하. 평소에는 되게 웃긴데 방송은 또 다르니까. [크라임씬]에 출연한 적이 있는데 웃기지 않아도 되서 오히려 즐거웠다.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도 재미있을 것 같다.
곡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인가. 색다른 장르의 작업을 계속 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된 계획은 없지만 좋은 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할 일이 너무 많고, 이제 시작해야 할 일도 많아서 설렌다. 일을 안 하면 처지고, 쉴 때보다 일할 때 더 행복하다. 주변에서 워커홀릭이라고 하는 편이지만 일할 때 설렘과 재미가 동시에 느껴져서 행복하다.

재킷 H&M, 니트 YMC, 셔츠 라르디니 by 신세계인터내셔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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