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성훈의 유쾌한 컬러 플레이
박성훈은 내내 유쾌하고 호방하게 웃었다. 반듯하고 차분할 것만 같던 그의 뒤엔 이런 얼굴이 숨겨져 있었다.
BY 에디터 조영아 | 2020.09.04
셔츠 10만5000원, 이너로 입은 터틀넥 톱 7만9000원 모두 코스, 팬츠 유저 36만9000원, 스니커즈 오프화이트 86만원, 브레이슬릿 각각 10만8000원 모두 이에르로르.

재킷 49만9000원, 팬츠 29만9000원 모두 대중소, 티셔츠 자라 4만5000원, 스니커즈 반스 5만9000원
오늘 촬영은 어땠나. 진중한 박성훈에게서 이런 모습을 발견할 줄은 정말 몰랐다. 무척 새롭고 재미있었다. 가까 운 사람들과 함께일 때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화면에 담을 수 있어서 감회가 남다르다.
드라마 <출사표> 첫 방송이 공개됐다. 작품의 어떤 점에 끌렸나. 구청과 구의회, 생활 밀착형 정치라는 소재가 굉장히 신선했다. 생소한 소재에 대한호기심과 함께 젊은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박성훈을 떠올리면 격식 있고 차분하며 때론 차갑기도 한 이미지가 지배적이다. ‘로코’를 선택한 건 이미지 변신에 목적을 둔 결정인가. 공교롭게도 앞선 작품에서 연이어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인물을 연기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일상에 좀 더 밀접한 인물에 대한 열망이 차올랐다. 로맨스가 가미된 역할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던 차에 때마침 기회가 왔다.
<출사표>에서 까칠한 원칙주의자 5급 사무관 ‘서공명’을 연기한다. 실제 본인 모습 중에서 문득 ‘서공명’이 나타나는 순간이 있는가. 정해놓은 나름의 기준을 지키면서 살아가려 노력하는 편이고,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단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는 점이 비슷하다. 다 만나는 융통성이 있다는 걸 알아줬음 좋겠다. 하하.
드라마 첫 주연이라 부담도 크겠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보단 괜찮다. 현장 분위기가 좋은 덕분이다. 낯을 가리는 편이라 현장이 편해지기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는데, 상대역인 나나를 비롯해 전체 스태프의 3분의 2가량이 드라마 <저스티스>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이다. 다른 길을 간다면 그들이 바르게 잡아줄 거라 믿는다.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박성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건 2018년 개봉한 영화 <곤지암>이지만, 2011년을 기점으로 쉼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지치지 않고 연기하는 동력이 무엇인가. 2008년 데뷔직후 3년 반 정도 일이 없었다. ‘내가 과연 배우로서 가능성과 자질이 있는가’ ‘내가 배우가 맞는가’ 내내 괴로워했다. 경제적인 것도 물론이고. 그때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이끄는 자양분이다. 지금도 작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기회만 된다면 끊임없이 일할 거다.
때론 좌절이 사람을 성장시킨다. 그 고민의 시간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나. 그땐 극단 소속이었는데 일이 없어도 무작정 극단에 나갔다. 선배들 연습하는 것 돕고, 청소하고 궂은 일은 다 했다. 소득이 없으니까 아르바이트도 엄청 많이 했다. 나도 모르게 차곡차곡 내공이 쌓이지 않았을까 싶다.

레더 소재 톱과 이너로 입은 하프넥 톱 모두 코스 가격미정, 팬츠 라코스테 패션쇼 컬렉션 55만9000원.

스웨터 뮌 199만8000원,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니커즈 컨버스 9만5000원.
배우로서 좀 더 갖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 작품 보는 눈도 중요하더라. 예전에는 나름의 기준으로 성패를 예상했던 것 같은데 요즘엔 도통 모르겠다. 좋은 작품을 발견하는 탁월한 안목을 키우고 싶다.
판단이 모호할 땐 주변에 의견을 구하는가. 아니면 여전히 자신의 감을 믿는가. 나의 직감. 하하. 주변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듣지만 흔들리지 않는 줏대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성훈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 SNS도 반려견 외엔 온통 연기와 관련된 것뿐이다. 남들이 보는 화면 밖의 모습은 어떤가. 본연의 기질은 차분하고 진중하지만 장난도 좋아한다. 특히 몰두하는 건 음식을 즐기는 것. 틈만 나면 맛집을 찾아다니고 엄선한 맛집 리스트도 있다. SNS에 공유하고 싶다가도, 나만 알고 싶은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평소 모습을 드러내는데 아직 미숙하다.
그만큼 요리 실력도 탁월한가. 웬만한 한식은 다 할 수 있다. 먹는 것도 좋아하지만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니까. 집에 있을 땐 거의 해먹는다.
요즘은 어떤 고민을 하나. 멀티태스킹에 약하다. 경주마처럼 하나에 집중하면 오로지 머릿속이 하나의 생각으로 꽉찬다. 주어진 배역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사람으로서, 현장 분위기도 유연하게 만들고 후배들도 다독이는 여유가 있으면 좋은데 아직은 조금 벅차다.
기분 전환은 어떻게 하나. 앞서 이야기했듯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10초 달리기’라고 들어봤나. 10초동안 전속력으로 뛰는 건데 매운 음식 먹는 것처럼 속이 뻥뚫린다.
연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매 순간. 일이 없었던 때도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나와 잘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몰두할 수 있는 작품이 있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항상 감사하다.
다음엔 어떤 얼굴의 박성훈을 만나게 될까. 딱딱하게 각이 잡힌 인물들을 주로 연기한 탓인지 느슨한 역할에 대한 욕심이 있다. 사기꾼이나 바람둥이 같은, 힘을 한껏 풀어내는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연기를 시작하던 때, 그리고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목표가 있는가. 일을 쉬던 시절, 압구정 로데오거리의 신발 매장에서 일을 했던 적이 있다. 집과 무척 멀었는데도 엔터테인먼트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받고 싶어서. 그래서 그곳에 랜드마크처럼 자리한 영화관의 포스터를 매일같이 마주했다. 거기에 내 얼굴을 크게 새길 거라는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다.

스웨터 오프화이트 163만원, 팬츠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가격미정.

재킷 가격미정, 셔츠 43만8000원, 쇼츠 가격미정 모두 네이비 by 비욘드 클로젯, 스니커즈 반스 5만9000원.
사진
채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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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출사표
서공명
원칙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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