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준은 여전히

자신을 부풀려 말하지도 않고 그간의 성과를 굳이 낮추지도 않는다. 지난 12년간 그는 견고한 시선으로 윤두준의 몫을 해냈다.
BY 에디터 김정현 | 2020.10.06
무통 코트 산드로 옴므, 링 비터스윗 by 무이.
지난 7월 27일 솔로 앨범 'Daybreak'가 발매된 후 윤두준은 자신의 SNS에 긴 소회를 적었다. 민낯을 드러내고 진심을 꾹꾹 눌러 쓴 글은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담담하게 자신을 고백한 글은 지난 12년간 우리가 보아온 윤두준의 모습과 닮았다. 실체보다 우위에 있는 이미지,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미디어 속에서 윤두준은 딱 윤두준만큼이었다. 인터뷰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질문을 받으면 명확한 대답을 위해 생각에 빠진다. 그렇게 나온 대답은 솔직하고 담백하다. 윤두준은 자신의 무게와 속도로 꾸준히 달려왔다. 제대 후 다시 돌아온 뒤에도 그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속도를 유지한다. 데뷔 후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고 예능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의 지구력은 흔들리지 않는다.
티셔츠 하이더 아크만 by 무이, 팬츠 세퍼, 부츠 토즈, 네크리스 메종 마르지엘라, 브레이슬릿 이에르로르.
니트 보테가 베네타.
첫 솔로 앨범이 나왔다. 데뷔 12년 만의 일이다. 주변 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다. 가족, 팬, 멤버, 친구, 회사 식구들 모두 저보다 훨씬 더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12년 차인데 솔로 앨범을 냈다는 걸 신기해하는 분도 계셨고. 막상 앨범이 나왔을 때 나는 좀 덤덤했다. 팀으로 앨범을 만들다 혼자 해보니 어땠나? 내 목소리 하나로 앨범 전체를 채운다는 게 어떤 의미에서는 신선하면서도 외롭더라. 앨범 분위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어떤 곡을 넣을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 수록곡 곳곳에 새벽에 누구나 할 법한 고민이 담겨 있다. 그 시간에 당신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던 고민은? 당시에는 군대에 있었으니 ‘전역 후에도 그전과 똑같이 활동할 수 있을까?’ 이런 종류의 고민을 주로 했던 것 같다. 입대 전까지는 바쁘게 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전역 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열일’ 중이다. 방송도 그렇지만 V앱으로 활발히 소통하더라.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될 때 자꾸 방송을 켠다. 주야장천 내 얘기만 할 수 있는 시간은 처음인 것 같다. 좋아하는 주제로 수다를 떨 수 있으니 확실히 부담도 덜하다. 그래서 정말 기분 좋은 텐션으로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 것 같고, 그 에너지가 보는 사람한테도 전달될 수 있는 것 같다. 팬들도 다행히 좋아해주신다. ‘윤두준 씨, 그룹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되게 수다쟁이다’라는 반응도 있더라. 나도 몰랐는데 자꾸 말이 많아진다(웃음). 실시간으로 댓글을 보고 수다를 떠는 게 너무 재미있다. '방랑자 윤두준'도 언제 한번 그렇게 시도해보려고 한다. '방랑자 윤두준' 채널 개국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여행을 주제로 한 콘텐츠인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잠정적 보류 상태다. 은근히 뉴미디어 체질이다. 여행을 많이 가보지 못해서 여기저기 다니고 싶었는데, 그냥 놀러 다니는 것보다 이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방랑자 윤두준'을 기획하게 됐다. 예전에는 연예인이 TV에만 나오는 인물이었지만 지금은 플랫폼이 워낙 다양해져 유튜버, 인플루언서, 연예인의 경계가 모호해졌다. 나도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러고 보면 스물한 살에 데뷔한 이후 쉼 없이 일하고 있다. 아마 한 달도 쉰 적이 없었을 거다. 일을 해야 살아 있음을 느끼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아이돌 그룹은 정말 빠르게 흐름이 바뀐다. 인기가 정점을 찍었을 때와 달라지는 것들이 몸소 느껴지고 자각되면서 이런 흐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심을 했고, 그때부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면 이제는 재미있게 하자. 내가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하다.
재킷 알렉산더 맥퀸 by 무이, 팬츠 시스템 옴므.
베스트 마르니 by 무이,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대 후 한 인터뷰에서 ‘나를 지키면서 오래 일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일을 하면서 나를 지킨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여러 의미가 있는데, 온전한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는 것. 잡생각이 많은 편이다. 만약 나를 로봇처럼 조종할 수 있다면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이런 생각도 하지 못하게 아예 전원을 끄고 싶다. 어떻게 쉬는 걸 가장 좋아하나. 군인들은 휴가를 나오면 정해진 시간 때문에 휴가 기간엔 잠도 줄이면서 알차게 보내야 하는 강박감이 있는데 아직도 그게 몸에 밴 것 같다.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쉬는 날에도 9시에 알람 맞추고 일어난다. 일어나서는 친구들과 축구나 게임을 하고, 넷플릭스도 본다. 넷플릭스는 주로 어떤 콘텐츠를 감상하나. 최근에 영화 '올드 가드'를 정말 재미있게 봤고, 다큐멘터리도 자주 본다. 어릴 때부터 다큐멘터리를 좋아했다. 축구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찾아 보고, 범죄장르도 좋아한다. 최근에 본 작품 중에서는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 3부작인데 진짜 기가 막힌다. 7년 차 자취인으로서 잘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일단 건강해야 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두. 그래서 적당한 운동과 문화생활, 사회적 교류가 필요하다. 이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갖춰진 상태에 도달했다면 내가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고 그걸 더 자주, 많이 해서 성취와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행복, 평화, 안정이라는 단어를 유독 자주 사용한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이자 존재 이유다. 나와 이 세계가 평화롭고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그런데 불가능한 상황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 더 열망하는 것 같다. 지금의 삶은 그 기준에 얼마나 도달했나? 아직은 좀 거리가 있다. 열심히 만들어가야 한다. 요즘 윤두준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친구들과 만나서 축구와 게임을 하는 것. 초·중·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들이다. 게임 자체도 재미있지만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크다. 그 시간이 사실 완전히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몇 안 되는 시간 중 하나다. 내가 느낄 수 있는 행복의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아마 내 인생에서 그 두 가지를 빼앗아간다면, 못 살 것 같다.

사진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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