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고도 낯선 성준

'연애의 발견'의 하진,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의 주완... 지금도 자꾸만 꺼내보는 드라마에는 배우 성준이 있다. 군 복무로 잠시 우리 곁을 떠나 있던 그가 전역 후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3년 만의 화보 촬영이 낯설다는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배우 성준으로 로그인해 다양한 모습을 담는다.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성준의 발견.
BY 에디터 김희성 | 2020.11.03
셔츠 8 by 육스, 재킷 오디너리 피플.
재킷, 셔츠, 팬츠 모두 던힐, 부츠 토즈.
“예전에는 자신감이 부족해 모델 출신 배우보다 그냥 배우로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었겠죠. 연기 잘하는 배우로 기억에 남고싶은데 쉽지 않네요. 잘해야죠.인상 찌푸리게 되는 싫은 사람도 있잖아요. 최소한 저를 볼 때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으면 해요. 사람들이 저를 엄청 좋아하진 않아도 싫어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근 성준은 인생에서 가장 큰 일 중 하나를 마쳤다. ‘모난 성격 탓에 제대로 인사도 못 드리고 입대해버려서 죄송합니다. 전역 후에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충-성!’이라는 인사를 남기고 떠난 성준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돌아와 현실에 로그인하는 중이다. 전역한 지는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입대 전과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삼시세끼를 챙겨 먹다 보니 저절로 늘어난 식사량이다. “처음에는 무척 불안했어요. 규칙적인 시간에 자본 적이 없어 힘들었죠. 세 달 정도 지나니까 잠이 오더라고요. 보통 하루를 24시간으로 살잖아요. 그동안 28시간 사이클로 살다 보니 매일매일 일어나는 시간이 달라 일주일 주기로 텀을 맞춰야 했어요. 그래서 더 불규칙했죠.”
셔츠 펜디, 재킷과 팬츠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부츠 오디너리 피플.
2011년 모델로 데뷔해 우영미, 장광효, 곽현주, 강동준, 정욱준 등 수많은 디자이너의 컬렉션 무대에 오른 성준은 KBS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통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습지생태보고서'로 2012년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연작 단막극상을 수상하고 '닥치고 꽃미남 밴드'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구가의 서'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3' 등에 출연하며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갔다. 28시간을 하루로 살 정도로 성실하게 연기하고 또 연기했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손꼽는 역할은 '연애의 발견'의 남하진이다. 종영한지 6년이 지났지만 명작에는 유통기한이 없는 법. 몽글몽글한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주기적으로 꺼내 보는 N회차 관람 드라마로 유명하다. 군 복무를 하느라 잠시 브라운관을 떠난 사이에도 그는 누군가의 하진으로 많은 이들을 웃기고 울렸다. '연애의 발견'은 그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늘 배역 자체보다는 현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 중에서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현장은 '연애의 발견'이에요.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촬영도 기억에 남아요.”
니트와 팬츠 지방시, 스니커즈 뉴발란스.
그동안 맡았던 배역은 의외로 자신과 정반대의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결국 캐릭터를 해석해 연기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조금씩 비슷한 구석이 있다. “저를 포장하는 것을 싫어해요. 늘 솔직하려 하고 꾸미지 않으려고 해요. ‘그건 나답지 않아’라는 생각이 늘 강박처럼 따라다니죠.”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조금 전 화보 촬영을 마치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영상을 촬영할 때 유독 쑥스러워하며 몇 번 NG를 낸 모습이 그제야 이해가 됐다. 형식적인 미소나 기계적인 멘트 같은 건 못하는 사람.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질문을 던지면 잠시 정적이 흐르고 나서야 신중하게 말을 골라 답하곤 했다. 차기작도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족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성준은 요즘 반복되는 시간대에 갇힌 주인공이 등장하는 SF 소설 '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 마니악한 기질이 있어 유튜브는 도검 만들기, 집 짓기, 자동차 콘텐츠 등을 즐겨 본다. “지금 생각하니 웃기지만 군대에 있을 때 버킷 리스트를 써놨어요. 그중 하나가 ‘좋은 호텔 로비에 앉아 캔디 크러쉬 하고 싶다’(웃음). ‘좋은 침대에서 자고 싶다’ ‘매운 짬뽕 먹고 싶다’도 있었어요.” 삶의 여유보다는 커리어를 훨씬 더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라 빨리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생각이 많아 불안한 감정도 자주 느끼는 그에게 규칙적인 생활은 도움이 되기도 했다. “잡생각을 하는 게 제 원동력이라 막상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지 않으니 내가 나인 것 같지 않더라고요. 정신 건강에는 더 좋겠지만요.” SF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원하는 인물 한 명과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르겠냐고 묻자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나이든 제 자신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그리고 이 질문을 던지고 싶어요.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요?””
셔츠 닐바렛.
재킷 오프화이트, 셔츠 폴로 랄프로렌, 팬츠 토즈, 슈즈 지미추.
자신의 미래가 늘 궁금한 성준은 요즘 창작의 불씨를 태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림 그리기에도 몰두하고 사진도 찍고, 더 생산적으로 살고 싶다. 우리는 성준의 전역을 축하하고 배우로서 또 다른 출발점에 선 그를 응원하기 위해 레드 카펫을 모티프로 스튜디오 곳곳을 꾸몄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갔을 때가 떠올라요. 시상식은 난생처음이었거든요. 레드 카펫 위를 걸어가야 되는데 너무 떨려서 바닥이 위아래로 막 흔들리더라고요! 사람들이 저만 쳐다보잖아요. 태어나서 그렇게 긴장을 해본 적이 처음이었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숨이 막힐 정도로 긴장되고 떨리는 순간, 성준은 어떻게 마음을 다잡을까? “그냥 목적에 충실해요. 저기 가서 사진 찍고 내려온다고 생각하죠. 그래도 떨리긴 하지만 어째 됐든 해야 하니까요(웃음). 뒤로 갈 순 없잖아요.”
니트, 팬츠 골든구스.

사진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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