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혁의 숨바꼭질

성실의 나라에 사는 이준혁은 작품과 작품 사이, 캐릭터를 오가며 늘 우리 곁에 존재한다.
BY 에디터 김정현 | 2020.11.05
배우 이준혁 싱글즈 화보, 이준혁, 싱글즈 이준혁, 서동재, 좋거나 나쁜 동재, 이준혁 동재, 서동재, 비밀의 숲, 비밀의 숲2, 비숲
셔츠 우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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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팬츠와 벨트 모두 세비지, 슈즈 손신발.
드라마 '비밀의 숲'은 많은 사람의 ‛인생작’으로 꼽힌다. 엎치락뒤치락 흩어지고 좁혀지는 쫄깃한 전개는 숏폼에 익숙해진 사람도 60분씩 붙잡아놓았다. 방영 도중 잠시 한눈을 팔면 증거와 실마리를 놓칠까 가슴을 졸였다.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은 서동재가 등장할 때다. 정의를 구현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무지 쓸모가 없는 인물. 커다란 눈알을 또르르 굴리며 비릿한 웃음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풍문을 좇아 동분서주하는 서동재는 유일하게 현실적인 캐릭터다. 드라마를 걷어내면 사실 그는 세상 누구보다 열심히 살며, 규정된 시스템 안에서 조금이라도 더 성장하려는 이 시대의 직장인이다. “동재는 곁에 있으면 진짜 밉고 짜증나는 인물이지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에요. 동재처럼 사는 사람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했으면 더 잘됐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람들의 한계가 동재에게도 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간씩 선과 악을 왔다 갔다 하는 부분이 있잖아요. 동재를 보면서 ‘그래도 내가 조금 낫지’라는 감정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황시목과 한여진의 활약에 카타르시스를 부여하고, 그 가운데서 서동재는 또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만 굴하지 않는다. 이마를 찰싹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그는 ‘느그 동재’에서 ‘우리 동재’로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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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 재킷과 셔츠 올세인츠,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 손신발.
말이 너무 많아져 이준혁을 깜짝 놀라게 했던 '비밀의 숲2'를 촬영하며 서동재의 바쁨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준혁은 올해만 벌써 영화 '야구소녀'와 드라마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을 통해 수차례 관객을 만났다. 최근에는 영화 '소방관' 촬영을 마무리했다. 2001년 홍제동 화재 사건을 바탕으로 '친구' '극비수사'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에서 인물들의 서사를 솜씨 좋게 풀어낸 곽경택 감독의 작품이다. 이준혁에게는 드라마 '맨몸의 소방관'에 이은 두 번째 소방관 역할이다. “개인적으로 뜨거운 걸 좀 무서워해요. 어릴 때 화상 치료를 7년 정도 받았거든요. 사우나도 안 좋아해요. 그래서 소방관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돼요. 우리 곁에 늘 있지만 더 주목받아야 되는 사람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소방관'은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장르이기보다 개인의 서사에 더 집중한 따뜻한 영화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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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닐바렛.
이준혁의 필모그래피에는 일관된 성실함이 숨어 있다.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속 무사안일을 꿈꾸는 형사 지형주, '60일, 지정생존자' 속 권력 중독자 국회의원 오영석, '너도 인간이니?' 속 냉철하고 속 깊은 비서 지영훈, '시를 잊은 그대에게' 속 메마른 감정의 물리치료사 예재욱, '비밀의 숲' 서동재까지 그 누구보다 자신의 일상을 충실히 꾸리는 인물이다. 그가 맡은 캐릭터의 성실함은 군복무를 제외하고 1년에 한 편 이상 꾸준히 작품에 이름을 올린 이준혁의 삶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무늘보를 꿈꾸지만 정작 일은 소처럼 하는 이유를 물으니 사뭇 진지한 목소리로 ‘완성형 나무늘보가 되기 위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는 완전! 퍼지고 싶거든요(웃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시간을 낭비하는 거죠. 누군가는 일도 하면서 쉬는 시간에는 더 잘 쉬면 되지 않느냐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건 제가 느끼기에 계획적인 쉼이지 나무늘보가 아니에요. 그렇게 퍼지는 시간이 물론 너무 길 수는 없겠죠. 삶이라는 건 책임져야 할 무게가 있으니까.” 책임감은 이준혁을 움직이게 하는 또 다른 동력이 되기도 한다. “제가 활동을 하면 팬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게 정말 고마워요. 제가 뭐라고. 누군가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건 참 좋은 일이잖아요. 저도 제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고, 그들의 블루레이도 다 샀고, 그 배우들이 많은 작품에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마음과 같은 거잖아요.” 드라마와 영화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엄청난 몰입과 노력을 발휘하는 그 과정에서 이준혁은 희열을 느끼고 자신의 쓰임을 고민한다. 그리고 그 보상은 함께 고생한 동료들의 표정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어떤 성과나 결과를 SNS나 각종 매체를 통해 비교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만, 저는 주변 사람들의 일이 잘됐을 때 충만한 표정을 보는 게 더 진실되다고 느껴요. 그 정도면 충분한 보상이 돼요. 힘을 합쳐서 만든 결과물이 생각보다 괜찮았을 때 그 표정을 보는 게 되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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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토즈.
배우 이준혁에서 나무늘보 이준혁이 되면 가장 많이 하는 건 영화를 보는 일이다. 요즘 그가 찾는 건 재미있는 콘텐츠다. 장르의 편식 없이 수많은 영화를 본 이준혁이지만 요즘은 좀 다르다. “메시지가 풍부한 작품도 좋지만 지금은 재미있는 콘텐츠가 좋아요. 원래는 장르와 깊이를 따지지 않고 보는 편인데 지금은 딥해질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딥하다’는 감정은 보편적인 가치가 정확히 성립되었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건데 지금이 그런 시대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요. 개개인의 가치가 더 중요하잖아요. 재미는 그래도 좀 보편적인 가치이지 않을까요?” 일상의 가치가 무엇보다 소중해진 시대에서 ‘재미’는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위로일지도 모른다. 촬영 중간중간 그는 오랜 시간 함께한 스태프에게 묻는다. “요즘 뭐 재미있는 일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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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와 셔츠와 팬츠와 벨트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사진

김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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