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김영광의 판타지 성장 로맨스
꿈도 희망도 사라져버린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로코’의 대명사 최강희, 김영광이 KBS2드라마 <안녕? 나야!>로
난생처음 호흡을 맞춘다. 찰떡같은 케미는 물론 드라마 안에서도 밖에서도 함께 성장하는 중이다.
BY 에디터 김희성 | 2021.04.02
김영광 재킷, 셔츠, 팬츠, 샌들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최강희 헤어핀 미우미우, 블라우스 이자벨 마랑, 베스트, 청바지 모두 푸시버튼, 슬링백 슈즈 지미추. 티포트, 접시 모두 이딸라.

톱, 스커트 모두 미우미우.
둘 다 내향인으로 유명하다.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
김영광 7, 8화 촬영할 때쯤 조금씩 친분이 쌓이기 시작했다. 요즘에야 좀 친해졌다. 지금은 현장 가면 떠들고 장난치지만 처음 미팅할 땐 몇 마디 나누지도 못했다.
최강희 정점을 찍은 건 위기를 같이 겪고 나서부터다(웃음). <아는 형님>에 한번 나갔다가 많이 친해졌다. 감독님이 <아는 형님>에 더 빨리 나갈 걸 그랬다고 할 정도로.
<아는 형님>에서 예능을 어려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영광 <아는 형님> 처음 시작할 때는 입술이 하얘질 정도였다. (음)문석이 형 빼고는 다들 예능을 어려워했다. 특히 이레는 예능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나도 그렇고 강희 누나도 힘들어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안녕? 나야!>는 연애도 일도 뜨뜻미지근해진 37세의 반하니(최강희)가 17세의 나(이레)를 만나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실제 최강희의 37세는 어땠나.
최강희 이 드라마와 같았다.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더라.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그런 대사를 한 적이 있다. “누가 불 끄고 도망가버린 것 같다”고. 사방이 빛이었던 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어두워졌다. ‘어떻게 살아야 되지?’ 하면서 방황도 많이 했다. 대본 들어오는 것도 달라지고 굉장히 불안했던 시기였다.
30대 중반을 지나고 있는 김영광의 현재는 어떤가.
김영광 코로나19로 영화나 드라마 일정이 밀려 지난해 많이 쉬었다. 그러다 작년 말부터 <안녕? 나야!>를 찍기 시작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앞으로 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시기다. 최강희 하고 싶은 것이 무척 많은 영광 씨를 보며 ‘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선배로서 조언을 많이 해주는 편인가?
최강희 아니다. 속으로만 말한다(웃음). 촬영이 몇 회 남지 않은 이 시간을 소중히 보내자고 생각한다.
자신의 17세는 어떤 시절이었나.
김영광 키가 엄청 크기 시작한 시기다.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알바를 많이 했는데 엄마가 그만두라고 해서 잠깐 쉬던 때다. 엄마는 공부하라는 소리는 잘 안 했는데 내가 일하는 게 미안했는지 학원에 보내주셨는데 다시 알바를 했다(웃음).
최강희 조심성이 많아져서 지금이 제일 소심한 것 같고 어릴 때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았다. 그땐 무서울 게 없는 시절이었다. 또 많은 것이 처음 시작되던 시기다. 첫사랑도 시작되고 나를 꾸미는 데도 관심이 생겼다.

카디건, 팬츠 모두 보테가 베네타.
드라마에서처럼 17세의 나를 만난다면 꼭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나.
최강희 고등학교 때 하고 싶은 대로 살았을 뿐이지 놀지는 못했다. 더 놀라고 말해주고 싶다. 김영광 나는 반대로 “네가 그렇게 놀고 있을 때가 아니야. 공부 좀 하란 말이야”라고 말할 것 같다. 이제 시험 볼 일도 없지만 무언가를 더 알고 싶은 나만의 욕심이 있다.
처음 <안녕? 나야!> 대본을 보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하다.
최강희 재미있었다. “지금의 나도 괜찮다”는 말을 나 자신에게도 해주고 싶고 듣고 싶은 시기라 더 와닿았다. 이 드라마가 어떻게 될지, 나에게 어떤 꿈을 줄지, 어떤 위로를 줄지 궁금했다.
김영광 웃겼다. 유현이라는 인물 자체가 굉장한 철부지다. 나와 비슷한 색깔의 캐릭터 같아 가깝게 느껴졌고 더 입체적으로 만들면 좋겠다 싶어서 하게 됐다. 드라마에 첫 번째로 캐스팅됐는데 강희 누나와 문석이 형까지 캐스팅되면서 정말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하니, 한유현은 각각 어떤 인물인가?
최강희 반하니는 어떤 사건을 겪고 나서 자신감이 없어졌다. 자기 자신을 민폐라고 생각한다. 별로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계획인 사람이다. 그 흔한 드라마 속 주인공 친구도 하나 없다.
김영광 유현이는 자기 멋대로 살아온 철이 없는 아이다. 내 원래 성격과는 달리 굉장히 뻔뻔하다(웃음). 잘 뛰어다니고 넉살스러운 캐릭터다.
촬영하면서 위로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최강희 오히려 ‘얘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크다. 옛날에는 그런 캐릭터가 있을 때 “감독님, 얘 별로예요. 안 이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 아이를 싫어하고 싶지 않다. 성장 드라마라서 그런지 나까지 그렇게 재단하고 싶지 않은 거다.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에서는 여주인공이 가난하거나 못생긴 아이로 나와도 실제로는 예뻐야 한다고 말한다. <안녕? 나야!>에서는 주인공이 정말로 찌질하게 나오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줄지 궁금하다.

이어링과 링 모두 빈티지 헐리우드, 드레스 블루마린, 슈즈 레이첼콕스.

김영광 재킷, 셔츠, 팬츠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최강희 헤어핀 미우미우, 블라우스 이자벨 마랑, 베스트, 청바지 모두 푸시버튼.
극중 하니는 인생의 비수기를 보내고 있는 걸로 나온다. 내 인생의 비수기를 꼽아본다면?
김영광 <너의 결혼식> 마지막 촬영 날 새벽에 1년간 키우던 강아지 스콘이 갑자기 떠났다. 선천적으로 염증을 스스로 해결 못하는 강아지들이 있는데 그 아이가 그랬던 거다. 전날까지 잘 뛰어놀다 갑자기 쓰러졌는데 응급실에 갔지만 의사도 원인을 모르겠다더라. 내가 다 잘못한 것 같아 이후 1년 정도는 무척 우울하고 힘들었다. 팬들 중에는 아직 살아 있는 줄 아는 분도 많다.
최강희 예전에는 4차원 같았는데 37세쯤에 갑자기 철이 드는 것처럼 뭔가가 깨달아지고 미안한 것도 알게 됐다. 그때 친구 한 명과 이유 없이 연락이 끊어졌다. 날 정말 좋아하던 친구였는데 말이다. 왜 그런지 알려달라고 했고 주위 사람들한테도 물어봤지만 결국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이후 스크루지처럼 주변 사람들에 게 잘못했던 것을 깨닫게 됐다. 그때부터 연기가 잘 되지 않아 너무 힘들었다. 나는 연기를 배운 적도 없고 잘하진 못하지만 타고났다고 생각했다. ‘마음으로 표현하는 게 뭐가 힘들어?’라고 여겼는데 그때부터 그게 안 되니 대본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어떤 감정인지 모르겠고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졌다. 천재가 아니라는 걸 스스로 알게 되는 시기인 것도 같다. 누구나 다 한 번씩은 자기가 천재라고 생각할걸?
김영광극중 유현이는 아직도 자기가 천재라고 생각한다.
최강희 그 시기를 겪은 이후 무서운 것과 대면하는 재미가 생겼다. 무서운 것들을 뚫고 가는 걸 좋아한다. 예를 들어 화상 대화에 참여한다든가 (웃음).
김영광 누나한테 줌 그룹회의 초대 링크를 보냈는데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그걸로 대본 리딩 피드백을 하기도 한다.

셔츠, 팬츠, 커머번드 모두 지방시.
반대로 진짜 힘든 순간 손 내밀어준 사람이 있을까?
김영광 모델을 하다가 연기를 하는 건 직장을 옮긴 것과 마찬가지이지 않나. 그때는 맨날 혼나서 얼굴이 시커메질 정도로 피폐해지고 위경련도 왔다. 그러던 중 <디데이> 대본을 보고 하고 싶다며 장용우 감독님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감독님이 다른 얘기를 2~3분 하다 “너 이게 하고 싶어?” 하시더라. “하고 싶죠” 그랬더니 “네가 해” 해서 주인공이 됐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고 계셨을 텐데…. 캐스팅된 다음 주부터 불러 대본 연습을 시키셨다. 주인공으로 연기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 분이다.
최강희 고등학교 때 꿈이 없었는데 졸업하고 우연히 연기를 하게 됐다. 데뷔작 <가을날의 동화>에서 갑자기 주인공을 맡게 됐는데 공부를 잘해본 적도 없고 잘하는 게 하나도 없었으니 연기하는 게 얼마나 무섭겠나. 똑바로 걷지도 못했다. 자판기 뒤에 숨어 있다 도둑고양이처럼 나오는 신을 촬영하는데 감독님이 “컷!”을 외치고 아무 말씀도 안 하는 거다. 그래서 ‘나는 이제 죽었다. 이거 끝나면 잠수 타버려야지’ 생각했는데 한 3초 정적이 흐른 후 “기가 막혀!” 하시는 거다. 그때 내가 너무 안쓰러웠는지 스태프들이 모두 박수를 쳐줬다. 그때 느낀 전율, 그 소리를 한 번 더 듣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그분이 박찬홍 감독님이다. 내 인생을 바꿔준 은인이다.
<안녕? 나야!>를 재미있게 보고 있을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강희 내가 겪을지도 모르고 아끼는 사람이 겪었을 수도 있는 시기를 그린 드라마다. 누구에게나 성장기는 있으니까. 캐릭터들의 성장을 끝까지 지켜봐줬으면 좋겠다.
김영광 인생을 살다 보면 지나고 나서야 ‘내가 이만큼 성장했구나’ 하고 느끼는 것처럼 보는 내내 즐겁지만 나중에는 어떤 면에서 성장해 있는 드라마일 것 같다. 있는 그대로 즐기다 ‘아 이런 드라마였구나’를 알게 되면 좋겠다.

김영광 재킷, 슬리브리스 톱 모두 엠포리오 아르마니,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최강희 드레스 프라다.

최강희 초커 미우미우, 드레스 앤아더스토리즈, 부츠 렉켄. 김영광 니트 톱과 팬츠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로퍼 에르메네질도 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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