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의의 이야기

배우 노정의는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집중하기보다 분명한 목소리로 자신의 지금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연기는 매일의 활력소이자 소울 메이트다.
BY 에디터 전수연 | 2021.05.07
화이트 셔츠와 뷔스티에 스커트 모두 로맨시크, 진주 이어링 빈티지 헐리우드. 테이블 웨어 모두 로얄코펜하겐.
11년 동안의 연기 생활이란
6살 무렵 TV를 보면서 나도 저기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족들에게 내 뜻을 밝혔지만 어린 나이 때문인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연예인이 꿈이던 9살 터울의 언니가 적극 지지해줬다. 언니도 부모님의 반대로 배우라는 직업에 도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생만큼은 그 꿈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더라. 언니가 발 벗고 나서서 직접 오디션을 알아봐줬다. 그렇게 처음 키즈 모델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그 후 2010년 드라마 <신의 퀴즈>로 데뷔해 벌써 11년 차다. 내가 이만큼 연기 생활을 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 활동을 하다 보니 스무 살이 되기 전에는 부족한 점을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가장 다양한 작품을 찍었던 2017년쯤부터 연기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그때를 기점으로 하면 아직 5년 차 정도밖에 안 된 느낌이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했다. 그래서 오로지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배우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학교 갈 때는 아침 7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는데, 촬영 때문에 새벽 2시, 4시에 일어나는 건 이상하게 행복했다.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 연기였나 보다. 그때 이후로 배우는 하늘이 나에게 선물해준 직업이라 생각하고 더 연기에 몰두했다. 다시 직업을 고르는 기회가 생겨도 배우를 택할 것 같다. 이미 한 번 걸었던 길이니까 다시 해보면 더 완벽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레이스 드레스 구카.
화이트 셔츠와 뷔스티에 스커트 모두 로맨시크, 진주 이어링 빈티지 헐리우드. 테이블 웨어 모두 로얄코펜하겐.
캐릭터에 빠져드는 방법
어린 나이임에도 인상적인 역을 여러 번 맡았다. 심장병을 앓았던 적도 있고, 자살을 하기도 했다.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힘들지 않았다. 해피엔딩이 되는 경우도 있고, 희망을 주는 내용이 많아서 그런 메시지를 찾아나가며 대본을 해석하는 과정을 오히려 즐겼다. 감수성이 풍부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된다.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내가 죽던 날>이다. 나와 같은 나이였던 19살 세진이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다. 가족과 세상을 한 번에 잃은 아픔이 엄청났을 텐데 내가 겪어본 것들이 아니라 그 감정이 쉽게 와닿진 않았다. 그런데 계속해서 대본을 읽고 집중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세진이가 되어 있더라. 나도 그 당시 일을 하면서 대학교 입시 준비를 해야 했던 때라 생각도 많았고 가장 쓸쓸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내가 세진이의 영향을 받은 건지, 세진이가 나의 영향을 받은 건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쓰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감독님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성격도 감정이입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대본에 쓰인 캐릭터가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이해한 것과 감독님이 생각하는 것의 중간 지점을 찾으면서 그 역할을 만들어나간다. 그리고 나서, 깊은 감정 신을 연기해야 할 때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트위드 재킷과 레이어드한 슬립 모두 블루마린.
꾸준히 오래도록 달리기
일하는 시간 외에는 밖에 잘 나가지 않는 집순이다. 그래서 생각이 많다. 그 생각을 줄이려면 어딘가를 돌아다녀야 하는데 마냥 노는 것에 헛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나 자신을 가꾸는 데 투자하는 편이다.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들이니 뭘 해도 후회가 없다. 스케줄이 없을 때는 대부분 운동을 하거나 연습실에 가서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한다. 한동안은 바빠서 이런 시간조차 없었는데 이제 여유가 좀 생겼으니 잠도 마음껏 자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 잠깐의 충전을 한 후 화보도 더 많이 찍고 싶다. 다크한 느낌도 표현해보고 싶고 반대로 개구쟁이 같은 사진도 찍어보고 싶다. 사진으로 나를 보여주는 것과 영상으로 나를 표현하는 것은 천양지차의 매력이 있지 않나. 그래서 평소 해보지 못했던 콘셉트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화보 촬영은 늘 욕심이 난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아직 예능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내 모습이 어떻게 담길지 상상이 안 가지만, 먹는 걸 좋아하니까 푸드 예능이나 몸을 쓰는 운동 예능을 해보고 싶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연기는 꾸준히 병행할 생각이다.
드레스 리리.
일을 하다 보면 쉬고 싶기 마련인데 나는 발전된 모습을 더 빨리 보여주고 싶어서 하루만 쉬어도 연기가 그립다. 내가 생각해도 욕심이 많은 편인 것 같다. 롤모델을 따로 정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존경하는 선배들은 많지만 모든 사람들의 장점을 다 배우고 싶어서 선택한 결과다. 지금까지 달려온 11년의 배우 생활을 밑거름으로 앞으로도 꾸준히 나만의 연기를 보여줄 생각이다. 연기는 말로 감정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눈빛으로 수많은 것들을 표현하지 않나. 긴 대사 없이도 눈으로 감정을 말할 수 있는 배우 노정의의 시간들과 함께하길 기대한다.

사진

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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