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이라는 장르

6월의 어느 한적한 와인바에서, 김재환이 전하지 못한 [Change]의 후일담이 펼쳐졌다.
BY 에디터 임준연 | 2021.07.03
재킷 배리, 티셔츠 아더에러.
<싱글즈>와는 두 번째 만남이다.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파격적인 다크한 콘셉트로 꽤 이슈가 됐다. 그동안 어떤 시간을 가졌나? 지금도 가끔 신기해서 그 사진을 본다. 스모키 메이크업이 너무 강렬해서 아직도 기억난다. 코로나19에 적응하느라 노력했고, 나의 애티튜드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편하게 지금의 소속사와 소통하면서 일하고 있다. 음악 작업에 집중하는 것도 여전하다. 대신 인간적인 김재환의 삶과 마음가짐은 좀 변했다. 예를 들어 심각한 상황에 놓였을 때, 예전 같았으면 빠져나오기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텐데 이젠 그런 괴로움에서 빠르게 수면 위로 올라오는 방법을 터득했다. 사실 하고 싶은 것에만 집중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하지 않나. 첫 번째 화보 콘셉트 덕에 순얼(순진한 얼굴), 방얼(방탕한 얼굴)파로 나뉘었는데, 본인의 지금 모습은 어느 쪽에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순얼쪽으로 노선을 정리한 것 같다. 의도적으로 노린 것은 아니지만, 눈꼬리가 처져서 순한 인상을 주지 않나? 대신 무대 위에서는 어떤 얼굴이든 신경 쓰지 않는다. 무대에 있으면 날카롭기도 하고, 예민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이 콘셉추얼하고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돋보이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좋은 의미로 무대 위에서는 미쳐도 상관없다는 얘기다(웃음). 물론 무대 아래에서는 올바른 태도로 임해야 하겠지.
피케 셔츠와 카디건 모두 폴로 랄프로렌.
금발 헤어스타일을 <싱글즈>에 박제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번 활동에서 난생처음으로 가장 긴 장발을 시도했다. 물론 이 역시 순얼, 방얼처럼 괜찮다, 별로다라는 반응으로 나뉘었지만, 일단 그걸 떠나 이제는 다양한 헤어 컬러를 시도하면서 이미지와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었다. 그래서 활동 도중이지만 ‘에라 모르겠다, 커트도 하고 염색도 하자!’라며 나로서는 용감한 도전을 한 것이다. 변화는 다양할수록 좋지 않은가.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호감을 표현하는 주기도 짧아졌다. 나도 그에 맞춰 발 빠르게 행동했다. 물론 블랙으로 염색했던 전적이 있어, 탈색을 3번 정도 한 것 같다. 엄청 고생은 했지만, 잘 나온 것 같고 견디어준 내 머리카락에 감사를 표한다(웃음). 지금보다 컬러가 좀 더 빠진 백금발로 변신해도 멋있을 것 같다. 본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헤어 컬러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탈색을 계속하면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등 추후 머리 상태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지만, 이다음 콘셉트로 백금발을 준비 중이다. 물론 꾸안꾸 스타일을 선호하는 나에겐 브라운 계열이 차분해 보이면서도 가장 잘 어울리는 댄디한 컬러가 아닌가 생각한다.
티셔츠 산드로 옴므, 데님 팬츠 캘빈클라인 진.
이런 헤어 컬러의 무드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이번에는 좀 더 특별한, 자유로운 영혼을 탑재한 채 날것의 내추럴함을 주제로 한 콘셉트를 제안했다. 촬영 장소가 이태원에 위치한 포르투갈 콘셉트의 와인바다. 분위기와 전체적인 톤, 자유로운 컬러와 의상을 비롯한 헤어 메이크업 등 모든 것이 완벽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기타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이국적인 배경이 마치 포르투갈에서 버스킹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요즘 운동을 해서 그런지, 컷마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실루엣과 핏이 예전 사진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상당히 만족스러운 포인트다(웃음). 이 근처는 나에게 어린 시절 음악을 같이 하는 멤버들과 함께 자주 놀던 추억의 장소다. 그런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 같아서 조금 설레고, 감동이었다. 해외에서 버스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외국행이 어려워지면서 그런 생각은 더 절절해지는 것 같다. 외국이면 어디든 좋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을 중심으로 한 버스킹 투어를 하면 낭만적일 것이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난 겁이 많은 편이라 주위를 항상 조심스럽게 살피고 경계하는 편이다. 혼자 떠나는 것은 좀 더 용기가 꽉 찼을 때 하고 싶다.
오버사이즈 셔츠 아더에러, 데님 팬츠 이자벨 마랑 옴므.
최근 가장 밀고 있는 닉네임이 ‘배춘호’라고. 크리스토퍼의 ‘Bad’ 커버곡을 불렀을 때 생긴 별명이다. 가사 중 ‘My Baby’s Bad You Know’ 부분을 ‘배춘호’라고 발음한 것에서 비롯됐다. 목소리를 더 허스키하게, 표정도 멋지게 짓고, 기타도 너무 열심히 했는데, 댓글은 전부 ‘오케이, 내 이름 이제부터 배춘호, 배유노’라고… 아, 너무 웃기고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에서 한참을 빵빵 터졌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 발음이 나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팬들이 재미있게 밈처럼 쓰니까 나도 기분이 좋아져서 요즘 그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웃음). 첫 앨범 작업 때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강릉에 다녀왔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디를 다녀왔나? 중학교 때 축구를 같이 했던 친구 집. 친구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 먹고, 강아지와 놀면서, 유튜브 보다가 한잔하고. 그렇게 편하게 지내다가 왔다. 사실 술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는 거 아니면 친구 만날 시간이 뜸하긴 하다. 술을 잘 마신다기보단 즐기는 편이다. 맥주 한 잔 정도, 누구나 가볍게 하지 않나? 정말 딱 한 잔만 해야 한다. 맥주를 많이 마시면 위로 쏠리는 단점이 있더라. 기분 좋게 리듬탈 수 있는 술은 위스키와 위스키 베이스의 하이볼인 것 같다. [Change]는 지금까지 변화해온 모습을 의미하는 ‘ed’ 버전과 앞으로 변화할 모습을 의미하는 ‘ing’ 버전으로 나누어 ‘변화’에 대한 김재환의 애티튜드를 담아냈다고 했다. 김재환에게 어떤 변화를 부여하고 싶은가? 실력을 계속 향상시킬 거다. 물론 세월과 시간이 해결해주는 부분이겠지만, 그 흐름 속에서 더욱 노력하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스며든다면 정말 독보적인 가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다.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경험을 토대로 감을 잡아가면서 방향성을 찾고 있다.
재킷과 셔츠 모두 폴로 랄프로렌, 쇼츠 산드로 옴므.
브리티시 팝, 라틴 팝, 발라드, R&B, 댄스 등 다양한 장르와 사운드가 담겨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듣는 재미도 있었다. 이런 다양한 장르를 챌린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 그렇지만 장르를 의도하고 곡을 쓴 건 아니다. 재미있게 작업하다 보니 여러 장르로 표현된 거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만들고 소화하며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한다. 나는 좀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해 열심히 즐기면 될 것 같다. ‘찾지 않을게’는 라틴음악을 기본 베이스로 한 리듬 기타의 다이내믹한 사운드가 인상적이었다. 라틴어 가사로 번역을 하거나 영어 버전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부각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좋은 아이디어다! 콘서트에서 당장 해도 멋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후렴구가 귓가에 맴돌기 때문에 새로운 수능금지곡의 등극을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웃음). ‘Pray’는 피아노와 화려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풍성하게 돋보이는 곡이다. 미사곡과 가스펠송 느낌이 강했다. 본인의 세례명, 마리오의 캐릭터가 이입된 걸까? 일주일에 한 번씩 종교 활동을 한다. 이 곡을 쓸 때 감이 잡히지 않아서 기도를 더욱 열심히 드리려고 성당에 갔다. 그런데 신부님께서 하시는 강론 내용 중 “우리의 예수님이 항상 십자가 위에서 두 팔 벌려 하늘 위에 계십니다”라는 문장에 필이 꽂혔다. ‘하늘 위에 두 팔 벌려… 거친 파도 위를…’이란 문구에 머리를 조아려 감사합니다를 수백 번 마음속으로 외쳤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메모하면서 도착하자마자 성경책을 펼쳤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다. ‘세상은 매일이 매일이 매일이 매일이 위험해’라는 가사가 나온다. 지금 김재환에게 매일 가장 위험한 것은 무엇인가? 복근. 복근이 빠지면 위험하다. 근손실이 두려워서 매일 체크 중이다. 조금 전, 꽈배기 한 입 먹었는데 바로 지방이 붙은 느낌이라 빨리 헬스장에 가고 싶다. 초조하다(웃음).
셔츠, 팬츠 모두 산드로 옴므.
노래 가사처럼 지친 하루 끝에 나를 위로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침대가 나를 위로한다. 아, 뭔가 지금 대답하면서 좀 그럴듯한 감성적인 가사처럼 들린다. 안정감 있게 침대에 누워서 듣는 재즈곡 하나면 충분하다. ‘그대가 없어도 난 살겠지’는 듀엣곡으로 HYNN과 작업했다. 서로 스케줄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따로 녹음을 해서 온전한 의미의 듀엣곡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시기에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으로 녹음한 곡이다. 상업적인 반응을 기대하고 이 곡을 수록했는데, 대중적인 면이 좀 더 부각되더라. ‘찾지 않을게’보다 이 곡을 더 좋아하는 친구도 많다. 장면 연출이 연상되는 고음 전개가 꽤 드라마틱하다. 김재환의 노래에는 이별에 대한 가사가 참 많다. 나의 베이스는 슬픔과 분노인 것 같다. 애절한 노래와 가사가 목소리 톤과도 잘 맞고, 표현력이 훨씬 좋아지는 것 같다. 감성적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테크닉적으로 이입이 잘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초반에는 후자였다. 한두 살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요즘에는 노래 부를 때 감정 표현이 더 깊어진 느낌이 들어 좋다. 매일이 우리에겐 다르고, 또 새롭기 때문에 내일은 오늘보다 깊어진 감정 표현을 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김재환에게 ‘추억’이란 어떤 힘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까? 나에게 추억이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술안주다. 친구들과 만날 때 추억 이야기로 시간을 보내니까. 추억을 떠올리면 장소와 같이 있던 사람들, 그리고 그때 했던 여러 가지 행동, 일들이 연결된다. 추억에 잠기는 순간이 선물 같다.
티셔츠, 데님 팬츠, 버킷햇 모두 이자벨 마랑 옴므.
‘Blue Moon’은 Urban R&B 곡이다. 푸른 달, 붉은 달, 하얀 달, 보름달, 초승달, 반달 등 다양한 달의 모습이다. 푸른 달을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달의 모습은? 보름달. 옛말에 보름달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했다. 초등학생 때 할머니 집에서 보름달을 보면서 ‘탑 블레이드’(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소품 팽이)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다다음날 기적처럼 ‘탑 블레이드’가 생긴 거다. 그때 진심으로 믿었다. 지금은 사느라 바빠서 보름달 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 아마 지금 보름달을 보면 오로지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노른자밖에 생각나지 않을 거다. ‘꽃인가요’는 댄스팝 장르의 경쾌한 곡으로 프러포즈 같은 가사 내용이 인상적이다. 김재환과 윈드를 꽃에 비유한다면? 팬송으로 만든 곡인데, 구성이 참 좋다. 나는 우리 윈드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 봄 같은 윈드는 노랗게 봄의 풍경을 물들이는 개나리로 표현하고 싶다. ‘애가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느끼는 간절한 마음을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애가 타는 것처럼 전전긍긍하는 스타일인가? 예전에는 컨트롤을 전혀 하지 못해서, 쓴 곡이다. 요즘은 스스로 컨트롤을 하기 위해 어떤 상황, 순간, 마음을 메모장에 적어놓는 형식으로 풀면서 연습을 하는 중이다. ‘신이나’는 다가오는 계절에 대한 설렘을 노래했는데,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언제인가? 여름. 물에 빠지는 맛에. 친구들과 가서 바비큐 구워 먹고 오는 것을 연례행사처럼 즐긴다. 캠핑을 해볼까 싶어 텐트를 구입했는데, 혼자서는 좀 겁이 나더라. 친구들이 텐트 치고, 내가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면 올해 안에 캠핑도 가능하겠다. 신이 날 정도로 좋았던 최근 이슈는? ‘오늘 <싱글즈> 화보 찍는다!’ 오랜만에 레전드 사진 남겨서 SNS에 올릴 수 있으니 잘난 척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정말이다(웃음).
피케 셔츠, 카디건 모두 폴로 랄프로렌.
‘손편지’는 아카펠라로 시작되는 R&B 장르의 곡이다. 손편지를 써본 추억이 있을까? 팬들에게 많이 써봤다. 항상 진심을 담아서 정성스럽게 쓴다. 양은 중요하지 않다. 양보다는 퀄리티다. [Change] 앨범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 SBS <인기가요>에 출연했을 때, 사장님께서 팬이라고 유명한 ‘인기가요 샌드위치’를 주셨다. CD로 감사 인사까지 드리면서 정말 기뻐했는데, (윤)지성이 형과 (이)진혁이도 받았더라(웃음). 나만 준 게 아니었지만 그래도 인기가요 샌드위치 먹어봐서 좋았다. 최근 팬과 소통하는 ‘버블’ 메신저가 화제다. 남친보다 더 연락이 자주 온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집 사진도 찍어서 보내준다고. 이렇게 필터 없이 팬들에게 직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다수의 팬들이라기보단 특정 윈드와 채팅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편하고 스스럼없이 친구처럼 하는 거다. 내가 훨씬 말이 많아서 메시지를 자주 보낸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전부 다. 자문자답하기도 하고, 친구처럼 ‘야, 뭐 하냐’ 이러기도 하고. 이건 내가 즐기는 방식이다. 내가 말이 많은 건 심심하고 궁금하니까 그런 거다. 윈드, 오해하지 않기를. 정말 편해서 하는 거니까 있는 그대로의 날 받아들여주면 좋겠다(웃음). 최근 내 안의 ‘힙’한 트렌드는 무엇인가? 브루노 마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무대에서의 바이브, 팝스타 무브를 이전부터 계속 관찰하고 연구 중이다. 공연을 하면서 관객을 대할 때의 당당한 애티튜드가 너무 멋지다. 매일 라이브 영상은 무조건 본다. 공부처럼 하는 게 아닌, 그냥 일상의 루틴이다. 수십 수백 번을 보면서 동작 하나하나, 표정, 제스처 등 어느 것 하나 외우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 몸에 겨우 붙는 것 같은 느낌이다. 공연을 할 수 있을 즈음 완성되어 있지 않을까. 김재환의 미래는 어떤 컬러가 예상되나? 레드. 굉장히 단단하고 진한 레드 컬러가 될 것 같다. 성장한 것들을 한꺼번에 터트리는 열정적인 불꽃처럼.

사진

주용균

화보
스타
인터뷰
김재환
change
체인지
새까맣게
0
SINGLES OFFICIAL YOUTUBESINGLES OFFICIAL YOUTUBE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