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의 머물고 싶은 랜드마크
이제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예술,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난다.
BY 에디터 송혜민 | 2021.10.27
1 임정주 작가의 ‘논엘로퀀트(Noneloquent)’.
거꾸로 매달린 나무 아래에 9개의 우드 스툴이
놓여 있다. 사용하는 사람, 방법에 따라 목적과
기능이 달라짐을 표현한다. 2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외관 파사드는 자연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3 2층에 위치한 롯데 갤러리의 개관 전시 에서 만나볼 수
있는 데미안 허스트의 조형 작품 ‘전설(Legend)’.
롯데백화점이 무려 7년 만에 신규 매장으로 낙점한 곳은 경기 남부의 동탄이다. 계속해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신도시에서 브랜드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겠다는 의도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지역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의 승부수를 던진다. 이곳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 ‘머물고 싶은 복합 문화 공간’이라는 뜻이다. 경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넓은 면적을 예술, 문화, 체험 등 기존의 백화점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
이 밖에 전체 영업 면적의 27.7%를 식음업장으로 구성한 것도 인상적인 전략이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CAFE 아페쎄(A.P.C)’, 국내 첫 입점하는 대만의 ‘베지크릭’, 태국의 3대 시푸드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꽝씨푸드’ 등은 동탄점에서만 만날 수 있다. 또 스타 셰프 조희숙과 협업한 ‘한국인의 밥상’, 60만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 콩콩의 도시락 전문점 ‘콩콩도시락’ 등 취향과 세대를 아우르는 F&B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황범석 대표는 “동탄점은 모든 부분에 있어 기존 백화점의 틀을 깼다. 최근 트렌드와 지역 상권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점포”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소개한다. 쇼핑, 여가의 새로운 공식을 제시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 그중에서도 낯설고 재미있는 예술과 문화 공간을 찾았다.

4 롯데 갤러리에서는 과감한 색채와
패턴을 즐겨 사용하는 아티스트 캐서린 번하트의
대표작 ‘I♥NY’를 비롯한 100여 점이 전시됐다.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5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로 약 8m의 대작
‘In the studio, December 2017’. 6 롯데백화점
동탄점에는 국내 최대 크기의 3D LED 스크린이
있는 에이트 스퀘어(AIT Square)도 있다. 팝업
형태로 다양한 디지털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7 에이트 스퀘어 입구에서 3D
안경을 착용하고 입장한다. 지금은 3D 아티스트
오브시어의 전시가 한창이다. 8 디지털 디자인
기업 디스트릭트가 참여한 미디어 월 아트. 세찬
파도가 끊임없이 들이친다.
뜻밖에 마주한 예술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영감을 발견한다(Discover Inspiration)’는 테마 아래 차별화된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 고객경험부문 아트갤러리팀 정고운 큐레이터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난 예술 작품이 영감을 주길 바란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파도가 방문객을 반긴다. 광장처럼 펼쳐진 복도와 일부 매장 벽면이 모두 각자의 파빌리온의 역할을 한다. 이를 둘러싼 미디어 월 아트는 국내 디지털 디자인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가 참여했다.
매장 내부의 빈 공간을 단순 광고가 아닌 예술을 위한 매개체로 접근한 것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즐길 수 있는 아트 경험의 하이라이트는 쇼핑 동선 곳곳에 숨어 있다. 정고운 큐레이터는 매장 1층 한복판에 위치한 데이비드 호크니의 ‘In the studio, December 2017’을 주목할 작품으로 꼽는다. 가로 약 8m의 대작으로, 호크니 특유의 신선한 색감과 다채로운 기법이 돋보인다. 백화점 안팎에서는 상징적인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1층과 3층의 야외에는 각각 허산의 ‘공든탑 Ⅱ’과 파비앙 머렐의 ‘펜타튜크(Pentateuque)’가 위치해 있다. 두 작품 모두 삶의 무게와 균형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실내 각 층에는 물과 바람, 숲을 상징하는 아트워크도 자리하고 있다. 스치듯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거장급 작품도 있으니 눈여겨보기를 바란다. 한편 2층에 위치한 롯데 갤러리에서는 개관 전시 가 한창이다. 이우환, 박서보, 에드 루샤, 캐서린 번하트 등 국내외 미술계를 이끄는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모두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을 포함한 31개 작품은 아트 앰배서더 배우 이동휘의 목소리로 해설도 들을 수 있다. 백화점에서는 최초로 시도하는 오디오 도슨트 서비스다. 정고은 큐레이터는 “공간과 콘텐츠를 기획할 때 ‘왜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가야 하는가?’를 고민했고, “엄선한 콘텐츠와 양질의 예술 작품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1 위에서 바라본 백화점 중앙 정원.
미디어 아트와 조경을 활용해 호수처럼
표현했다. 내부 공간에 개방감을 더하는
역할을 한다. 2 야외 정원 더 테라스는
자연, 바람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동탄 주민들의 새로운
커뮤니티를 표방한다. 3 야트막한
언덕과 동굴이 있는 잔디정원에서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다.
백화점, 자연을 담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층고가 높고, 모든 공간이 하나로 이어진 듯한 개방감이다.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중심으로 이뤄진 순환형 구조가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한다. 중앙 천장에는 채광창을 택해 실내까지 햇살이 충분히 들어오도록 했다. 백화점 하면 떠오르는 폐쇄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난 공식이다. 이런 뜻밖의 설계는 잠실 롯데월드 타워, 방콕 최대 규모의 쇼핑몰 아이콘시암 등 세계적인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사무소 베노이(BENOY)가 담당했다.
베노이의 선임 부이사 사라 보테는 “새롭게 시작하는 도시이자 여러 가지 산업이 공존하는 동탄의 정체성을 상징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건물을 짓고 싶었다”며 “롯데백화점 동탄점 건축 아이디어의 근간은 자연”이라고 밝혔다. 이런 의도는 외관 파사드의 패턴과 대규모 야외 공간에서 잘 드러난다. 건물을 뒤덮은 패턴은 빛이 나뭇잎을 통과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위로 갈수록 투명도를 높게 해 빛의 산란을 표현하고자 했다.
1층 외부에는 거대한 스크린이 움직이며 완성되는 키네틱 미디어 아트 피스가 위치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비주얼 아티스트레픽 아나돌과 김형기의 작품 ‘네이처 웨이브(Nature Wave)’가 소개된다. 자연이라는 콘셉트는 3층의 ‘디 아이(The Eye)’와 ‘더 테라스(The Terrace)’, 1층에 위치한 야외 스트리트 쇼핑몰 ‘디 애비뉴(D.Avenue)’에서 이어진다. 더 테라스는 약 1000평 규모의 야외 정원이다. 억새풀과 수국, 계절 식물을 가꾼 그라스 가든과 중정을 형상화한 파티오 가든, 놀이공원으로 조성된 잔디언덕으로 나뉜다.
더 테라스 중앙에 위치한 디 아이는 온전한 휴식만을 위한 공간으로, 맑은 날이면 석양 맛집으로도 인기다. 지상 1, 2층에 걸친 디 애비뉴는 2500평 규모의 야외 스트리트몰이다. 백화점보다는 아울렛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구조다. 글로벌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 매장이 야외로 연결되도록 해서 여행과 휴식의 무드도 느끼도록 했다. 사라 보테 선임 부이사는 “백화점은 이제 단순히 상업의 장이 아닌 하나의 사회적 커뮤니티다. 경험이 곧 가치가 될 것”이라고 롯데백화점 동탄점 공간이 가진 가치를 설명했다.

4, 7 몰입형 공간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
다빈치의 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곳이다. 사방 벽면과 천장,
바닥에 그의 예술 세계가 펼쳐진다.
5 한국 도자 브랜드 이도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아카데미, 이도
아카데미에서는 도자 관련 클래스를
마련했다. 6 성수미술관+ 는 비 슬로우의 대표적인
체험 공간이다. 원하는 도안을 고르고,
물감을 색칠해서 나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8 지하 2층, 비 슬로우의
메인 공간. 베이커리, 카페 맛집이
입점해 있다. 9 ‘인체비례도’로 더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의 ‘비트루비안
맨(Vitruvian Man)’을 현대적 언어로
보여주는 전시장.
느리게 체험하는 곳
본격적으로 먹고, 마시고, 체험하기 위해선 지하 2층의 비 슬로우(Be Slow)로 향하자. 누구에게나 열린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예술과 문화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 비 슬로우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첫번째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 공간, 아트 로드(Art Road)다. 대표적으로 입점한 브랜드가 ‘성수미술관+’과 ‘이도 아카데미’다. 성수미술관+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드로잉 카페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으니 네이버에서 미리 예약하면 도움이 된다.
이도 아카데미는 한국 도자 브랜드 ‘이도(Yido)’에서 운영하는 오프라인 체험 공간이다. 도자 수리부터 옻칠 페인팅, 기본적인 도예 클래스까지 다양한 수업이 열린다. 수업은 주중과 주말 정기반과 원데이 클래스로 구성돼 있고, 공식 인스타그램과 전화로 예약 접수할 수 있다. 가격은 별도로 문의할 것. 아트 로드 끝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디어 아트: 다빈치의 꿈>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천재 화가이자 르네상스 시대 예술, 과학의 발전을 이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생애와 업적,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다. 작품을 미디어로 구현해 커다란 방을 모두 채우도록 연출한 몰입형 공간(Immersive Room)은 그의 예술 세계를 또 다른 형태로 만날 수 있게 한다. 전시는 내년 1월 20일까지 계속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라이프스타일랩(Lifestyle Lab)은 비 슬로우의 두번째 파트다.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문화센터 역할을 하지만 더 많은 영감을 위한 스폿으로 변신했다. 라이프스타일랩 설계는 디자인 스튜디오 인테그(intg.)가 맡았다. 소통과 개방을 키워드로 요리, 아트, 영상, 웰니스에 적합한 공간을 구현했다. 공간을 채우는 건 역시 다채로운 콘텐츠다.
개관 기념 클래스를 위해 오은영 박사, 박세리 감독, 이슬아 작가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을 초대했다. 그뿐 아니라 어학부터 예술, 웰니스, 요리, IT,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정기 강좌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 슬로우 경험은 홀리 랜드(Holy Land)에서 마무리된다. 수준급의 브런치와 베이커리, 커피를 선보이는 ‘파리크라상 Neo’와 ‘파롤앤랑그’가 입점해 라운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사진
장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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