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변화시키는 구독의 미래
오늘날 우리는 구독을 얼마나 활용하고 있을까? 구독의 끝없는 진화는 또 어떤 방향으로 우리 삶을 이끌까?
BY 에디터 류현경 | 2022.02.24
세상은 넓고 구독은 많다. 자잘한 생필품부터 취미 활동까지 이미 일상의 무엇 하나 구독으로 누리지 못할 것이 없지만, 그럼에도 구독시장은 나날이 팽창하는 중이다. 이 시기에 막 등장한 통합형 구독 서비스는 그래서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구독경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통합형 서비스를 체험 중인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떨까?

<싱글즈> 독자 224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통합 구독 이용자 중 과반이 넘는 59%가 네이버, 쿠팡 같은 이커머스발 구독 패스 가입자였다. SKT의 T우주, LG유플러스의 구독콕 등 이동통신사 서비스가 22%로 그 뒤를 이었고, 두 가지 이상을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도 13%에 달했다. 해당 서비스를 택한 가장 큰 이유는 할인, 이벤트, 프로모션 등의 추가 혜택. 그러니까 이제 막 구독경제에 뛰어든 여러 기업들의 화끈한 신규 가입자 유치전략이 어느 정도는 시장과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단, 개별 서비스의 면면을 꼼꼼히 확인하고 고민한 결과가 아닌 이상, 과연 이 구독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사실 서비스를 고를 때 어떤 세부 구독이 중요한 고려 요소인지를 살피면 구독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패턴을 대략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는 식품, 의류, 화장품, 면도기 등의 생활용품과 동영상 콘텐츠, 그리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순이었다.

혜택은 계속되어야 한다
이커머스가 선도한 구독 통합이 다른 업계로 번지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게다가 네이버 플러스나 쿠팡 와우 멤버십처럼 이미 구독층이 꽤 탄탄해진 서비스들이 여전히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는 걸 보면, 당장 이커머스 구독만 해도 아직 올라갈 계단이 많이 남은 듯하다. 그러니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이동통신이나 카드업계야 당장 내일 일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즉, 민첩하게 움직인 것만으로 이들 업계 모두가 구독시장 점유에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다. 통합형 구독 모델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려면 큐레이션과 맞춤, 경험 등 이미 개별 서비스 시장이 이런저런 시도 끝에 찾아낸 최신 구독의 가치가 적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싱글즈> 설문조사로 돌아가보면, 많은 이들이 직접 사용하며 느낀 통합 구독의 단점으로 ‘모든 서비스를 알차게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체감하는 혜택이 점점 줄어드는 느낌을 받거나 중간에 해지하기가 번거롭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패키지 안에서 충분히 활용 중인 세부 구독의 수는 고작 1~2개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더불어 무려 47%가 현재의 구독을 해지하고 다른 서비스로 갈아탈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 선택에서 눈에 띈 기준은 바로 ‘혜택’. 각각의 입장에서 좀 더 살피니, 해지하려는 건 혜택에 대한 만족감이 낮기 때문이고 유지하려는 건 특별히 대체할 만한 서비스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지금 쓰는 것보다 더 크고 묵직해 보이는 구독 상품이 등장한다면 언제든 미련 없이 떠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결국 서비스 초창기에 주머니 탈탈 털어 꾸려낸 혜택 보따리를 얼마나 유지하고 또 꾸준히 추가시킬 수 있을지가 구독자의 유출을 막는 핵심이 될 터. 단발성으로 끝날 이벤트나 프로모션보다는 세부 구독의 카테고리와 전문성, 협력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아우르는 장기적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가 꿈꾸는 구독의 미래
이미 구독경제는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해 일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그러니 향후 구독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는 결국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싱글즈> 독자들은 어떤 새로운 구독 세상을 꿈꿀까?

가장 높은 비율로 등장한 키워드는 ‘추천’이다. 옷이든 공연이든 웹툰이든 ‘내 취향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해’ 적극적으로 추천해달라는 것. ‘원하는 재료로 만든 나만의 음식’이라든지 ‘원하는 구독만 골라 담는 패키지’ 등 개인화를 넘어 이용자가 직접 구성품을 조합하는 DIY형 통합 구독에 대한 기대도 엿보였다.


한편, 구독경제의 진화 속도가 빠른 미국의 시장 변화 역시 우리에겐 좋은 지표다. 아마존 프라임에 이어 애플이 2년 전, 월 15달러에 통합 구독 서비스인 애플원을 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보다 최신 사례는 지난해 10월 구글이 출시한 픽셀 패스다. 월 45달러로 구글의 신상 스마트폰인 픽셀6와 연계한 이 통합 구독 상품은 각종 서비스와 하드웨어 분야를 아우른다.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구독 통합은 ‘소비자를 묶어두기 위함’이고, 우리의 소비 생활은 점점 더 ‘취향’과 ‘가치’에 집결되고 있다. 초기 모델의 승부수가 ‘양’이라면 앞으로는 ‘질’에 집중한 통합 관리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이유다.

구독자 한 명 한 명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개인화’ ‘맞춤화’가 여기 속한다. 사실 구독의 미래는 여전히 예측 불가한 면이 많지만, SKT가 2025년 3000조원 규모로 내다본 글로벌 시장에서 지금이 중요한 분기점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과연 통합이 구독의 미래를 어디로 데려갈지, 우리는 머지않아 삶으로 확인할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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