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라는 운동법

감정과 몸을 나누는 섹스가 운동 효과도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BY 에디터 류창희 | 2022.03.09
섹스, 정말 운동이 될까?
‘섹서사이즈’. 즐거운 섹스 생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단어다. 섹스와 운동 (exercise)을 결합한 단어인 섹서사이즈는 섹스의 운동 효과를 강조한다. 최근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운동하며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로운 조언을 내놓았다. 섹서사이즈야말로 다른 어떤 운동보다 심근경색 위험을 줄여주고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에 따르면 오르가슴 상태에서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주름 억제 등 심미적인 효과는 물론 암과 같은 주요 질병 역시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오르가슴은 혈류에 진통 물질을 분비하고, 감기처럼 가벼운 질환은 조기에 차단한다는 설명과 함께 에스트로겐(여성호르문)과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의 추가적인 분비는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침대에서 잠자는 것 이상을 얻어라’라는 제목의 자료에서는 섹스가 운동선수가 하는 운동에 상응하는 운동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깅을 하거나 윗몸일으키기를 하느라 애쓰는 것보다 섹스가 훨씬 유의미하다는 것이다. 캐나다 퀘백 대학의 연구에서는 섹스를 통해 남성은 평균 101kcal, 여성은 평균 69kcal를 태운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오르가슴을 느끼면 옥시토신이 분비돼 칼로리 소모가 평소보다 2배쯤 증가한다는 것인데 진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보다 느끼는 척하는 게 칼로리 소모가 더 높다는 주장이 꽤 흥미롭다. 물론 이 연구 결과를 어디까지 믿을 것인지는 개인의 자유다. 섹스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칼로리 소모가 많다 등 속설의 진실과는 별개로 섹스가 다이어트의 비결이라는 실제 후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보기 드물기 때문. 물론 유교걸, 유교보이가 넘쳐 나는 우리나라에서 ‘나 섹스로 살 뺐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주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사람은 있어도 잦은 섹스로 살을 뺐다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성욕이 넘치는 남친 혹은 여친 때문에 기력이 달려서 보약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사람은 많았지만. 연인의 성욕을 따라가느라 점점 눈 밑이 퀭해지고, 다크서클이 턱 끝까지 내려오는 경우도 꽤 많이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섹스의 운동 효과는 꾸준히 검증되어 왔다. 올림픽 기간, 기량 향상에 가장 집중해야 할 시기의 선수촌에 ‘섹스 금지’를 선포하는 것이 아니라 콘돔을 10만 개 이상 배포할 정도. 그만큼 섹스가 운동 능력 향상은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심폐 기능, 근력 강화는 물론 극단적으로 많은 운동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섹스는 또 하나의 운동이다
전문가들은 섹스는 모든 근육을 사용하고, 심장과 폐를 활발히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물론 시간당 약 300kcal 이상을 소모하게 하는 ‘운동’이라고 강조한다. 영국 온라인 미디어 ‘데일리메일’에서는 ‘올겨울 정기적인 섹스는 다가오는 봄, 더 훌륭한 몸매와 더 젊어 보이는 용모로 이어질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발행했을 정도다. 섹스를 통해 상대방에게 더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몸매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섹스는 코어 근육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도 하고, 건강도 챙길 겸 PT에 등록한 A는 트레이너에게서 코어 근육 강화를 미션으로 받았다. 윗몸일으키기를 꾸준히 하면서 전신 근육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평소 안 쓰던 근육을 갑자기 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런데 다양한 체위에 도전 의식이 있는 남친과 연애를 시작한 후 트레이너에게서 코어 힘이 좋아졌다는 말을 듣게 됐다. 처음에는 코어 힘이 좋아졌다는 말이 와닿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왜 코어 힘이 좋아졌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3개월 전 만남을 시작한 남친과의 섹스 라이프가 도움이 됐던 것. 그는 늘 하던 방식의 체위가 아니라 조금 더 즐겁고, 조금 더 생소한 섹스 라이프를 즐기고자 다양한 체위를 시도했다. 그동안 뻔한 섹스에 지겨웠던 차에 그와의 섹스는 새롭고 강렬했으며 짜릿했다. 그저 열심히 섹스를 했을 뿐인데 평소 전혀 사용하지 않던 소근육이 자연스럽게 발달했고, PT에 가서도 끙끙 앓는 소리 한 번 없이 척척 런지, 스쿼트 자세를 해낼 수 있었다. 운동을 하면서 더욱 활기가 넘쳤고, 남친과의 섹스 탐구는 더욱 불이 붙었다. 실제로 만족스러운 섹스를 하고 난 후 온몸, 특히 다리 힘이 풀리는 경험을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열심히 다리 운동을 한 후 다음날 다리가 후들거려 걷는 것도 어려운 것처럼 격렬한 섹스 후에는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로 운동 효과가 크다. 심지어 물컹물컹한 침대 위에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다. 평평한 바닥에서 요가 동작을 해도 앓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데 균형을 잡기 어려운 침대 위에서의 섹스는 코어에 힘이 없으면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차에서 하는 섹스는 말할 것도 없다. 운신의 폭이 좁은 차 안에서 두 사람 모두 만족하는 섹스를 하기 위해서는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 오직 팔로 자세를 유지하면 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팔로 몸의 하중을 버티면서 섹스에도 집중하려면 코어의 힘이 받쳐줘야 한다. 카섹스를 즐기려면 팔 운동을 기본으로, 전신 운동이 수반되어야 하는 이유다.
더 나은 섹스를 위한 운동은 필수
섹스의 운동 효과는 유산소 운동을 한 후에 더욱 배가 된다. 운동 후 섹스는 각 신체 기관으로 보다 많은 혈액을 보내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섹스 도중 분비되는 엔도르핀은 단순히 기분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 식욕 억제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섹스 자체에 엄청난 운동 효과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섹스의 운동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섹스를 좀 더 즐겁게 하기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섹스로 운동을 대신하는 것보다는 평소 열심히 운동해서 섹스를 더 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식스팩이 탄탄하게 보이는 복근, 한층 업된 엉덩이가 섹시해 보이는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인 매력과 긴장감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운동을 꾸준히, 열심히 하면 남성의 경우에는 약의 도움을 받을 필요 없는 정력(발기력)과 오랜 지속력을 얻을 수 있고 여성의 경우에는 성욕 증강과 오르가슴의 정점에서 느끼는 황홀감이 훨씬 배가 된다. 연인이 함께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그 운동의 결실을 침대 위에서 함께 맛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짜릿한 경험은 없을 것이다. 좀 더 나은 섹스 생활을 위한 운동에는 대표적으로 ‘스쿼트’가 있다. 스쿼트는 대퇴사두근, 햄스트링, 둔근, 척추기립근 등을 단련시키는 전신 운동으로 장시간 섹스를 해도 지치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균형 감각이 상승해 각종 체위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여성의 경우에는 울퉁불퉁한 근육이 아닌 전신에 탄력이 생기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속궁합이 중요한 커플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균형 감각은 섹스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 중 하나다. 흥분감을 조금이라도 오래 유지하려면 균형 감각이 반드시 받쳐줘야 한다. 잠깐 좋고 말 것 인지 오래 좋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균형 감각이다. 짧은 시간에 큰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도 섹스 라이프에 긍정적인 도움이 된다. 섹스에서 남녀 모두에게 중요한 지점은 지구력을 키울 수 있고, 체지방도 효과적으로 제거된다는 것. 체지방이 줄어들면 섹스의 지속력 역시 높아지기 때문에 한 가지 운동으로 여러 효과를 볼 수 있다. 여성에게는 바닥에 팔과 다리를 붙이고 누워 허리와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브릿지’ 운동이 골반 강화에 좋다. 엉덩이, 허벅지 안쪽, 골반 기저 근육을 강화해 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쉬워진다.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은 섹스의 운동 효과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카마수트라>에 나온 대표 체위별 칼로리 소모량을 정리한 일러스트가 별도로 있을 정도. 물론 그 일러스트를 보면서 ‘자기야, 이 체위를 하면 전신 운동이 가능해’라는 말을 하면서 섹스를 하는 커플은 없겠지만 말이다. 단순히 호기심이라 해도 섹스를 운동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꽤 예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예다. <섹스 다이어트 - 사랑하면 빠진다>라는 책을 출간한 비뇨기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은 책에서 ‘섹스는 육체, 호르몬, 멘탈 세 부분에서 완벽한 운동’이라고 밝혔다. 성적으로 개방된 해외에서도 드문 소재지만 섹스가 정서적, 육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책을 완성했다.

일러스트

김가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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