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봄나물로 만드는 무국적 요리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1>의 최연소 참가자로 활약했던 윤아름 셰프는 '다양성'이라는 키워드 아래 경계 없는 미식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BY 에디터 송혜민 | 2022.03.23BISTRO ANTHRO
윤아름 셰프

지난해 오너 셰프로 첫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캐나다 토론토로 유학을 떠났다. 학업과 동시에 현지 레스토랑에서 풀타임 근무를 하며 쉴 새 없이 요리를 배웠다. 7년 넘게 토론토에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 지난해 5월 비스트로 앤트로를 열었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여러 나라의 요리를 소개하는 ‘무국적 다이닝’을 지향한다.
무국적 요리라는 콘셉트는 어디에서 출발했나? 오랫동안 요리를 배운 토론토라는 도시는 수많은 나라의 문화가 모인 곳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국가의 요리를 접할 수 있고, 사람들은 그걸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곳에서의 경험이 내 안에 쌓여서 인생의 모토가 됐다. 맛에는 기준이나 정답이 없다는 걸 표현하는 레스토랑이었으면 했다. 같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스펙트럼이 이렇게 다양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실제로 메뉴를 자주 바꾸고, 새롭게 개발 하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레스토랑 이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인문학을 뜻하는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y)의 약자다. 칸트는 ‘인간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을 인문학이라고 정의했다. 식문화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익숙한 것만 즐기기 보다는 새로운 걸 공유하고, 서로 배우는 공간이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
아이디어는 무엇으로부터 얻나. 16살 때부터 나만의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꿈 하나로 수많은 자료를 모았다. 요리 아이디어, 레스토랑 인테리어까지 사진 만 1억 장이 넘는다. 여기에서 끌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궁 무진하다. 또 여행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는다. 여행지의 사람들이 향유하는 음식과 그 문화 자체를 배우려고 노력한다. 일상적으로 그 음식을 먹는 사람, 만드는 사람을 이해해야 진짜 요리가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국의 음식을 한국에서 소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나는 식재료로 어떻게 하면 최상의 맛을 낼수 있을지 고민한다. 와인으로 설명하면 ‘테루아’라고 하는데, 포도가 자라는 데 영향을 주는 기후, 지리, 재배법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예를 들면 똑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토마토 요 리라도 스페인의 토마토를 쓰느냐, 한국산을 쓰느냐에서 맛이 달라진다.
이달의 제철 재료로 세발나물과 달래, 꼬막을 선정했다. 한국은 채소의 종류가 풍성해서 셰프로서 너무 행복하다. 특히 제철 채소가 많이 나는 봄이 되면 늘 신난다. 외국의 허브처럼 한국만의 아로마를 지닌 봄나물을 더 다채롭게 활용해보셨으면 좋겠다. 나물이나 비빔밥, 찌개 재료로만 국한하지 않고, 소스를 만들거나 튀기고 볶아서 그 향을 오롯이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우리나라는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의 어패류가 많이 난다. 꼬막은 해산물이긴 하나 육류의 뉘앙스가 있어서 화이트 와인과 가벼운 레드 와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재료라서 더 매력적이다.
앞으로 어떤 요리 세계를 선보이고 싶은가. 음식은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거라서 만드는 사람이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먹는 사람에게도 기운이 전해진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건강한 마음으로 요리하고 싶다. 또 손님 중 한 분이라도 우리의 음식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요리는 물론이고 공간과 음악, 분위기 등 순간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마련하겠다.
식탁 위 싱그러운 봄의 향연
봄을 상징하는 한국의 제철 식재료, 봄나물. 그 속에서 이국적인 향기를 찾아냈다.

세발나물 판 콘 토마테
“판 콘 토마테는 스페인어로 ‘빵 위에 올린 토마토’라는 의미다. 빵에 마늘을 비비고, 토마토를 올려 먹는 스페인의 대중 음식이다. 손님 초대용 타파스로도, 혼자 즐기는 와인 안주로도 제격이다.”
재료 사워도우(또는 바게트빵) 슬라이스 2개, 방울토마토 20알, 세발나물 10g,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마늘 1쪽, 레몬 웨지 1개, 소금·후추 약간씩
STEP1 깨끗하게 씻은 방울토마토는 물기를 제거한 후 반으로 갈라 150°C로 예열한 에어프라이어 혹은 오븐에서 2시간 정도 말려준다.
STEP2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빵은 팬 또는 오븐에 겉면만 바삭하게 굽는다.
STEP3 구운빵의 거슬한 면에 생마늘을 비벼서 마늘향을 입히고, 1의 말린 방울토마토를 으깨가며 빵 위에 올린다.
STEP4 씻어서 물기를 잘 말린 세발나물과 레몬즙,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넣고 섞어준다.
STEP5 토마토 위에 소금을 조금 뿌리고, 4의 세발나물을 예쁘게 올려 완성한다.
TIP 스페인의 강한 햇볕을 받고 자라 잘 익은 토마토의 맛을 표현하고 싶다면 드라이 방울토마토를 직접 만들어보기를 추천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방울토마토를 에어프라이어, 오븐에 말린 후 올리브유를 잠길 만큼 부어 유리병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달래 치미추리를 곁들인 꼬막찜
“치미추리는 남미 지역에서 즐기는 전통 소스다. 각종 허브, 고추를 다져서 마늘, 향신료, 식초, 올리브유를 넣고 만든다.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에 올려 먹는 것으로 유명한데, 한국의 봄나물을 이용하면 나만의 치미추리를 만들 수 있다.”
재료 꼬막 400g, 화이트 와인 1/2컵, 달래 20g, 파슬리 10g, 마늘 1쪽, 샬롯· 할라피뇨 조금씩,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레드 와인 식초, 드라이 오레가노, 큐민 가루, 스모크 파프리카, 소금 약간
STEP1 꼬막은 해감해 소금기를 잘 씻어낸 후 살짝 달군 냄비에 넣는다.
STEP2 냄비가 뜨거워지면 화이트 와인을 넣고 뚜껑을 덮어 4분간 익혀준다.
STEP3 파슬리, 달래, 마늘, 할라피뇨는 곱게 다진다.
STEP4 3의 다진 재료에 올리브유, 레드 와인 식초, 나머지 향신료를 한 꼬집 넣고 소금으로 간해 치미추리 소스는 완성이다.
STEP5 잘 쪄낸 꼬막은 한쪽 껍데기만 벗겨서 먹기 좋은 모양으로 접시에 담고, 그 위에 치미추리 소스를 만든다.
TIP 레시피 속 향신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대체해도 무관하다. 하지만 스모크 파프리카는 이 레시피만의 특별한 요소이니 꼭 사용해 볼 것. 파슬리도 한국의 다양한 봄나물로 바꿔도좋다.
사진
장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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