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하고 싶은 날
섹스하고 싶은 날, 남녀의 행동과 말이 다르다. 직접적이지 않으면서도 상대에게 내 의사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시그널은 무엇일까?
BY 에디터 류창희 | 2022.04.25
오늘 밤 그 혹은 그녀와 전에 없던 격정적인 밤을 보내고 싶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 하다. 오래된 연인일수록 평소처럼 시간도 때울 겸 모텔로 직행할 것이 아니라 더 재미 있고 짜릿하게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야 한다. 체위를 바꾸고, 장소를 바꾸는 것만큼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도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밤을 위한 중요한 요소다. ‘시작이 반이다’ 라는 말처럼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을 가능성이 크다. 마음이 식은 건 아니지만 어쩐지 애인과의 섹스가 어느 순간 특별히 기대되지 않는 뜨뜻미지근한 온도라면 상대에게 색다른 시그널을 보내보자. 시그널이 달라지면 상대방의 스위치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woman's SIGNAL 넷플릭스 볼까?
“라면 먹고 갈래요?”는 이제 지겹다. 이제는 ‘넷플릭스 볼까?’로 오늘 밤 함께 있자는 말을 대신한다. 함께 넷플릭스를 보자는 말로 그를 집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면 절반 이상은 성공이다. 이럴 때는 영화 선정이 중요하다. 클래식하게 공포 영화를 보며 그의 품에 안겨도 좋고, 그동안 혼자 은밀히 보았던 25금 영화를 함께 보면서 두 사람만의 영화를 찍어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집중할 수밖에 없는 영화를 보는 것은 금물이다. 그와의 색다른 밤을 위한 수단일 뿐인 넷플릭스에 너와 내가 모두 흠뻑 빠져버 리면 안 되니 말이다. 그렇다고 지루하고 철학적인 영화도 지양해야 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통으로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호러로 시작해 에로를 찍어보거나 에로로 시작해 에로로 끝내는 것을 추천한다.
man's SIGNAL 오늘 왜 이렇게 멋있어??
남자들은 꾸미는 것에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여자처럼 눈 화장을 하기도 어렵고, 입술에 색을 주는 것도 부끄러워하는 남자들이 많기 때문. 사내 연애를 하고 있는 R에게는 선크림이나 바르면 다행일 정도로 외모에 무신경한 남자친구가 있다. 직전 연애에서 그루밍족인 남친에게 크게 데었던 R은 수더분한 그의 모습이 좋았다. 하지만 연애가 지속될수록 너무 안 꾸미는 그를 보면서 점점 성적 매력도 반감되었다. 그를 보며 가슴이 뛰기는커녕 어떤 스킨십을 해도 별 느낌이 없었고, 섹스에서도 그는 열정 만수르 노력파이기만 했다. 스킬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저 밀어붙이 기만 하는 성실한 모범생 스타일 말이다. 이대로 이별을 해야 하나 싶었던 며칠 전, 그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다. 마치 나를 긴장시키겠다는 다짐을 한 것처럼 작정하고 꾸미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웬걸, ‘이 남자가 이렇게 잘생겼었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여성호르몬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돌기 시작했다. 이렇게 꾸미고 올 거였으면 미리 언질이라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적어도 오늘 입은 속옷이 세트여서 다행이었다. 순간 내가 너무 밝히는 여자처럼 느껴졌지만 그러면 어떤가, 어제와 다른 저남자가 나를 이렇게 가슴 뛰게 하는 것을.
woman's SIGNAL 은밀한 터치를 한다
평소엔 마주 보고 앉던 카페에서 오늘따라 그녀가 내 옆으로 다가온다면? 이미 거기서 남자의 마음은 요동치기 시작한다. 평소와 다른 행동만으로 그는 이미 다른 어떤 것을 기대하고 있다.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그를 터치한다면 그는 더욱 달아오를 것이다. 특히 그의 허벅지 안쪽을 가볍게 쓸어준다면 첫 경험처럼 얼굴이 발개지는 그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둘만의 장소가 아닌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의 은밀한 스킨십은 그를 미치게 만든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노골적으로 그곳에 손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것. 허벅지를 쓰다듬다가 슬쩍 닫게 되는 것 정도는 오케이지만 처음부터 그곳을 목적으로 달리지는 말자. 노골적인 행동으로 산통을 깨는 것보다는 은밀하고, 천천히 그를 자극하는 것이 훨씬 그의 애간장을 녹게 하는 방법이다.
man's SIGNAL 직구가 특효
“나 너랑 섹스하고 싶어.” 이렇게 돌리고, 저렇게 돌려서 말하는 것보다 대놓고 말하는 것이 훨씬 나을 때가 있다. 애써 분위기를 잡고, 이런저런 어설픈 밑밥을 까는 것보다 지금 몸이 달아올랐 다고 그가 솔직하게 고백하면 순간은 당황스럽겠지만 의외로 마음의 빗장이 빨리 열리기도 한다. 자칭 유교 걸 B는 최근 썸남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가 썸남에서 남친이 됐기 때문. 둘 다 소심한 성격이라 ‘오늘부터 1일’을 하지 못해 2개월째 어정쩡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며칠 전 그가 불쑥 “나 너랑 하고 싶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게 그 말이 무례하지 않고 귀엽게 느껴졌다. 그때부터 28년을 유교 걸로 살아온 B는 죽고,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B만이 남았다. 하고 싶을 땐 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하자. 물론 누울 자리를 제대로 보고 발을 뻗어야겠지만.
man's SIGNAL 얘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그와 나. 둘 다 술을 좋아해서 데이트할 때 가볍게 반주 한 잔씩은 꼭 하는 편이다. 데이트 후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날 집으로 데려다줬다. 바래다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그는 늘 술을 과하지 않게 마셨고, 함께 택시를 타거나 걸어서 안전하게 집 앞까지 도착했다. 그런데 며칠 전, 한 번도 이런 적 없던 그가 갑자기 술을 과하게 마시기 시작했다. 마침 다음 날이 토요일이라 출근 걱정은 없었지만 내가 감당하기엔 그의 덩치가 너무 커 도저히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취 남이라 그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할 수도 없고, 부모님과 함께 사는 우리 집에 데려갈 수도 없었다. 아직 그의 집에 간 적은 없어서 망설이다 어쩔 수 없이 그를 부축해서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했고, 비밀번호를 누르라고 그를 깨우는데 그가 갑자기 너무나 멀쩡해져서는 비밀번호를 누르는 게 아닌가. 그제야 그가 오늘 나와 함께 있고 싶어서 깜찍한 연극을 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약간의 알코올이 섞인 상태로 그와의 처음을 보냈다.
woman's SIGNAL 오래 눈을 마주친다
캠퍼스 커플인 A와 C는 오래 만난 시간만큼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졌다. 평소에는 만나면 장난치느라 바쁜 사이다. 시작하는 커플처럼 꽁냥거리는 장난이 아니라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투닥거리느라 바쁜 그런 사이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평소와 달리 오늘따라 A가 눈을 오래 마주한다면? 이건 오늘 밤 함께 있고 싶거나 지금 너와 함께 (소소하게) 키스라도 하고 싶다는 신호다. 눈이 마주치면 장난치는 게 일상이었던 어제와 달리 A가 지그시 바라보자 C도 갑자기 A가 어제와 다르게 보였다. 어제까지는 많이 가까운 여사친 같았다면 오늘은둘 다 서툴러 어쩔 줄 몰랐던 첫 경험의 그날처럼 느껴졌다. 요즘 서로에게 부쩍 이성으로의 매력과 텐션은 잃어버린 상태였는데 오랜만에 보내는 A의 이런 도발이 너무나 반갑다. 이건 잡아야 하는 신호다.
man's SIGNAL 전전긍긍, 안절부절
그는 모든 행동에 거침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와의 첫 키스, 첫 섹스 모두 ‘이 남자 선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그저 따라가기만 했을 뿐인데 나는 그에게 푹 빠진 여자가 되어 있었다. 언뜻 마초처럼 보이는 이 남자에게도 귀여운 순간이 있는 데, 바로 대낮에 몸이 달아올랐을 때다. 밤에 섹스를 할 때는 망설임 없이 나를 리드하면서 낮에 갑자기 흥분이 되면 내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한다. 혹시 내가 싫다고 할까 봐 안절 부절하는 모습이 귀엽기까지 한 걸 보니 이 남자에게 중독된 것임에 틀림없다. 평소에는 모든 방면에서 리드하는 그가 한낮의 섹스에서는 수줍은 양이 되어버리니 나도 숨겨왔던 걸크러시를 맘껏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밤이 되면 그가 다시 야수로 변할 테니 낮은 내가 책임져야겠다.
woman's SIGNAL 지금? 여기서?
여전히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부캐’가 활약하고 있다. 이건 결국 사람들이 색다른 상황을 즐긴다는 말과 같다. 우리가 매일 봐오던 유재석이 다른 모습을 하고 ‘유산슬’이라고 말할 때도 우린 모두 알면서 그의 부캐를 환영했다. 이처럼 익숙한 대상이라고 해도 상황의 설정값을 어떻게 입력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성적 자극에 민감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턱대고 그 스위치가 켜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침대는 너무 뻔하다. 침대라는 설정이 주는 뻔함과 그 위에서할 수 있는 체위 역시 상상 가능한 수준이다. 침대까지 꼭 그를 이끌지 않아도 소파에서 함께 TV를 보거나 대화를 나누다가도 충분히 관계가 시작될 수 있다. 슬쩍 쿠션을 치우고 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워보자. TV를 향해 누웠다가 조금씩 그를 바라보는 각도로 몸을 틀어볼 것. <무한도전>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도 그는 당신과 눈과 입, 몸을 맞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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