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으로 완성한 동남아 요리
아시아 다이닝의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킨 남준영 셰프. 미식 경험으로 더 나은 삶을 응원하는 그가 소개하는 이국적인 면 요리.
BY 에디터 김정현 | 2022.05.20
11년째 아시아 요리를 하고 있다.
아시아 다이닝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형식이 많다. 하지만 재료와 형태를 조금만 비틀거나 디테일을 더했을 때 경험할 수있는 감동이 꽤 크다. 아직 한국 시장에서는 일부 국가의 특정 요리만 소개되어 앞으로 알릴 수 있는 메뉴가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재미있다. 처음 효뜨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베트남 식당은 끼니를 때우는 밥집의 개념이 강했다. 그 틀을 깨고 싶었다. 베트남 음식 중에도 애피타이저, 안주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요리가 많다. 어느 국가의 음식이든 요리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채 조금씩 변주를 준다.
여러 요리를 관통하는 남준영표 다이닝의 주제는 무엇인가.
위로와 치유. 음식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그래서 과거를 추억할 때 음식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음식을 먹고 기억 속의 향수와 공간을 느껴 위로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음악이나 메뉴판 같은 소소한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는 편이다. 가령 키보는 누군가가 희망을 품는 순간을 맞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한 식당이다. 지친 하루 끝에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피로를 날리고 내일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현재 사랑과 슬픔을 주제로 재미있는 공간을 기획 중에 있다.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셰프라는 일의 기쁨이 있다면.
요리는 노동에 대한 결과를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는 일이다. 조리라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는 누군가 이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 기쁨이 크다. 음식을 대접하는 즐거움이 커서 6년 차 때까지도 양파를 썰고 미장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주방에서 땀으로 샤워를 하고 욕이 튀어나올 정도로 힘들게 일하다가도 맛있게 음식을 먹는 사람의 표정을 보면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
오늘 매장의 모든 직원이 대표가 아닌 셰프라고 칭하는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첫 매장인 효뜨를 열 때부터 고수해온 원칙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기에 외부에서는 대표, 사장이라는 호칭을 주로 듣지만 요리사라는 정체성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에서 만큼은 내가 누구인지를 기억하고 싶었다.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나는 요리를 하는 사람이고 싶다.
요리에 대한 변치 않는 신념이 있나.
반복되는 단순함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리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 정신없이 성장한다. 반복된 훈련으로 실력이 어느 궤도에 오르면 스스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럼 간 보기와 같이 익숙하고 반복되는 과정은 스스로 무시해 버린다. 그때부터 음식 맛이 달라진다. 장인에게서 완벽한 물건이 나오는 것은 주인 의식과 기본의 숭고함을 지키기 때문이라고 믿는 쪽이다.
여러 F&B 브랜드를 성공시켰다. 생각하고 있는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효뜨부터 남박, 꺼거, 키보까지 전략을 세우고 접근하지 않았다. ‘어떤 이들에게 뭐가 필요할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을 뿐이다. 동남아 요리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현재 궁중요리 원에서 궁중 요리를 배우고 있다. 건강식에도 관심이 많아 발효 음식에 대한 수업을 듣기도 했다. 최근 아내가 출산을 했는데, 임신했을 당시 외식을 하려니 마땅히 갈 만한 곳이 없다는걸 경험하고는 요즘 맛있고 건강한 음식에 관심이 생겼다.
지난해 론칭한 브랜드 TTT(Time To Travel)는 무엇인가.
브랜드와 공간 기획, 컨설팅을 하는 회사다. 외식업을 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함께하는 친구들과 더 오래 멀리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런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활동 범위를 확장해야 했다. TTT는 그 꿈을 위한 도전 이다.
동남아 면과 싱그러운 채소로 완성한 이국적인 한 끼.
여행 대신 면식

분보남보
“베트남 스타일의 비빔면이다. 분은 쌀 면, 보는 소고기, 남보는 남부 지방을 뜻한다. 개인적으로 하노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식당의 메뉴다. 요리를 할 때는 여러 재료를 한입에 맛볼 수 있도록 채소와 고기를 비슷한 크기로 써는 것을 추천한다. 젓가락으로 면과 함께 토핑을 집었을 때 모든 재료가 섞여야 제대로 된 맛을 느낄 수 있다.”
재료 버미셀리 130g, 우목심 100g, 양상추 40g, 애플민트 5g, 숙주 100g, 고수 10g, 양파프레이크 40g, 홍고추 1/2개, 통마늘 1개, 설탕 60g, 라임 1개, 피시소스, 식초, 설탕, 간 마늘, 간장
1 버미셀리는 찬물에 미리 담가 불리고 우목심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양상추, 애플민트, 숙주 등 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고 양상추는 얇게 채 썰어 준비한다.
3 홍고추, 통마늘을 다진 뒤 피시소스 1/2큰술, 설탕 2큰술, 물 2큰술, 라임주스 1/2큰술을 섞어 느억짬 소스를 만든다.
4 설탕 1큰술, 피시소스 2큰술, 간마늘 2큰술, 간장 1큰술을 섞어 소고기 양념을 준비한다.
5 불린 버미셀리를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그릇에 담는다.
6 끓는 물에 숙주를 데쳐 찬물에 헹군 뒤 ⑤에 채 썬 양상추와 함께 올린다.
7 예열된 팬에 우목심이 노릇해질 때까지 볶다가 ④의 양념을 붓고 타지 않게 볶는다.
8 ⑥에 볶은 우목심, 양파프레이크, 애플민트, 고수를 올린 뒤 느억짬 소스를 부어 완성한다.
TIP 토핑으로 올라가는 우목심에 집중하자. 별도의 연육 과정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얇은 고기를 선택할 것. 고기를 먼저 익히고 양념은 마지막에 부어야 고기가 코팅되면서 맛을 잡고 캐러멜라이징되어 숯불에 구운 듯한 풍미를 더할 수 있다.

5월의 얌운센
“라임을 베이스로 만든 드레싱을 곁들인 태국식 샐러드다. 컬러만큼이나 상큼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재료 준비부터 완성까지 5분 안에 가능할 정도로 간단하다. 봄의 싱그러움이 느껴질 수 있도록 제철 과일을 더했다.”
재료 멍빈누들 80g, 딸기 4개, 참외 1/4개, 적양파 1/2개, 치커리 20g, 새우 4개, 라임 주스, 황설탕, 피시소스
1 멍빈누들은 찬물에 미리 담가 불리고 새우는 껍질과 내장을 손질한다.
2 채소는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3 딸기와 치커리는 한입 크기로 자르고 적양파와 참외는 채 썰어 준비한다.
4 라임주스 30g, 황설탕 30g, 피시소스 10g을 섞어 라임 드레싱을 만든다.
5 끓는 물에 멍빈누들을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 후 믹싱 볼에 담는다.
6 새우, 치커리, 적양파를 넣고 ⑤와 함께 섞는다.
7 믹싱 볼에 섞인 재료를 접시에 담고 그 위에 딸기와 참외를 올려 완성한다.
TIP 얌운센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건 재료의 신선도다. 좋아하는 채소와 과일이 있다면 뭐든 더해도 좋다. 현지의 맛을 위해 녹두로 만든 멍빈누들을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익숙한 당면을 써도 무방하다.
사진
장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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