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의 탐구
모델과 배우, 보석 디자이너에서 작가까지 영역을 넓힌 안재현이 팽창하는 세계.
BY 에디터 김정현 | 2022.06.23
수트 셋업 베르사체, 샌들 처치스, 펀칭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저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배우라는 직업 외 나의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골몰했어요. 그러던 중 한 친구가 <내 어깨 위 고양이, 밥>이라는 영화를 추천해줬는데 주인공 제임스의 모습이 딱 저와 같았죠. 한없이 절망하며 자신을 파괴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밥이라는 고양이를 만나 위로받고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내용인데 누군가는 저를 통해 그런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발전하고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것을 깨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일을 할 때 늘 손에 쥐고 있던 대본, 스무 살 무렵 친구들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치기 어린 마음에 파고들었던 고전 문학 등 책과 글이 늘 그의 가까이 존재했던 터였다. 절망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안재현의 기록은 지난 6월 2일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셔츠 MSGM, 재킷 인스턴트펑크, 샌들 처치스, 실버 링 에스실, 브레이슬릿 이에르, 볼캡 이자벨마랑 옴므.
책의 시작은 안재현의 투고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직업 등을 밝히지 않은 채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출판사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몇 번의 메일을 주고받은 뒤 본격적인 책 작업에 돌입했다. 1년 반 동안 약 700편의 글을 썼고 이 중 226편을 모아 촬영한 사진과 함께 어엿한 한 권의 책을 완성했다. 서점에 깔린 책을 마주하며 출간을 실감한 그는 ‘무거운 책가방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안재현은 책 속에 자기 자신을 거침없이 내던졌다. 700편에 달하는 글은 모두 펜으로 종이에 직접 작성했고, 집필 과정 내내 함께한 사진기와 두꺼운 노트는 그가 한 몸처럼 달고 다닌 가방의 무게를 짐작하게 했다.
때로는 실체보다 이미지가 중요한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개인의 내면을 과감하게 풀어놓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안재현은 ‘성장’에 추를 뒀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에세이를 쓰는 것 자체가 성장의 밑거름이 될 거로 생각했어요. 시기를 놓치면 오히려 저에게 실망할 것 같았죠. 저를 향한 이미지가 있으니 물론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는 또 발전할 것이고 더 겸손해질 거예요.”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이 온기를 띤 위로로 다가오는 건 어쩌면 그의 간절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수트 셋업과 부츠 모두 알렉산더 맥퀸, 티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스탠드 라문.
모델에서 배우, 보석 디자이너에서 작가로 그가 하나씩 깨고 나온 알은 장르와 경계를 오간다. 예능 프로그램 <운동천재 안재현>을 통해서는 무려 6가지 운동에 도전했다. 이쯤 되면 ‘프로 도전러’인 안재현에게 또 도전하고 싶은 분야를 물었다. 긴 침묵이 이어졌고 그는 결국 답을 내리지 못했다. “제가 말을 하면 지켜야 하는 몹쓸 병이 있어요(웃음). 그래서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질문을 바꿔 도전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묻자 그의 말에 속도가 붙고 목소리가 커졌다. “‘오늘 정말 재미있게 잘 봤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유쾌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인상 찌푸리지 않고 편안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어요.”
그는 화보 촬영 현장에 인터뷰를 위해 다양한 책을 바리바리 싸 오고, 약속된 시간보다 일찍 출발해 백화점에서 스태프를 위한 간식을 사 왔다. 안재현과 함께 등장한 친절과 배려, 열정은 현장의 흥과 분위기를 높이며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그가 살아가는 충실한 오늘은 뭐든 직접 경험하고 부딪히려는 성향에서 비롯되는 듯하다.
더 자세한 인터뷰는 <싱글즈 7월호>에서 확인하세요!
사진
박자욱
스타일리스트
윤현지
메이크업
박주연
헤어
이정현
어시스턴트
권소희
스타
기억할수있는것들의목록
스타화보
화보
안재현
스타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