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뜨겁게 달군 촌캉스, 인기 요인은?
너도나도 떠나는 여름휴가의 중심에 시골로 떠나는 ‘촌캉스’가 있다. SNS를 달군 촌캉스의 이유 있는 인기 요인.
BY 에디터 김정현 | 2022.08.10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했다. 하지만 마음 놓고 해외여행을 떠나기란 쉽 지 않은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풀리니 신용카드와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 사태가 벌어졌다. 고환율, 고유가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확산되며 최근에는 휴가를 뜻하는 영어 단어 베케이션과의 합성어 ‘베케플레이션’이라는 단어까지 생겼다. 종식되지 않은 코로나19 탓에 출입국 전후 존재하는 번거로운 관문과 변수 역시 K-직장인의 휴가를 머뭇거리게 한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니 모처럼 방만하게 짜려 했던 계획은 해외에서 국내로 회귀한다. 홈캉스, 백캉스, 캠캉스, 몰캉스, 맛캉스, 호캉스 등 지난 2년간 발굴한 여러 휴가 지속 신흥 강자는 촌(村)이다. 산 넘고 물 건너 고생스럽게 찾아가면 펼쳐지는 논과 밭, 자연 속 작은 마을이 바로 요즘 세대에게 각광받는 휴양지다.
여행 전문 플랫폼 트리플에 따르면 6월 1~15일 전국 숙소 예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유명 관광지가 밀집된 강원과 제주를 제외하고 영호남과 충청시 군 지역 예약률이 408% 증가했다는 점이다. 모든 업계의 화두인 초개인화가 여행업에도 영향을 끼쳤다. 차별화된 여행지를 찾아 특별한 경험을 누리려는 이들은 나만 아는 시골집을 휴가지로 선점했다. 인스타그램에 ‘촌캉스’를 검색하면 1만7000여 개의 게시물이 쏟아진다.
사람들은 파자마나 호텔 가운 대신 화려한 꽃무늬 범벅의 헐렁한 ‘몸뻬’를 입고 있다. 배달 앱을 켜니 빽빽한 음식점 상호 대신 ‘텅’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어 당황했다는 후기, 땔감을 구해 불을 지피고 재료를 손질해 저녁 을 차리고 나니 밤 10시가 훌쩍 넘었다는 일화도 있다. 웰컴 선물로 무항생제 자연 방사 유정란, 천연 수세미를 받았다는 자랑도 보인다. 신기한 점은 같은 공간이라도 이용자마다 경험한 패턴과 방법은 제각각이라는 사실이다.
후기의 공통된 단어는 힐링 뿐이다. 촌캉스가 가진 힐링의 힘은 코로나19로 지친 우리의 마음을 저격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부킹닷컴이 2022년 4월 아태(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행 안심도 지수에 따르면 한국인이 여행을 가는 가장 큰 동기는 ‘재충전’(60%)이라고 한다. 한국을 제외한 아태 지역 응답자의 가장 주된 여행 동기가 ‘그냥 떠나고 싶어서’인 것에 비해 확실하고 분명한 목적성을 띤다. 이러한 여행 목적에 촌캉스는 확실하고 분명한 대안이 되어준다. 촌캉스라는 단어에 자발적 유배, 속세 탈출과 같은 단어가 연관 검색어처럼 따라붙는 것만 봐도 그 만족도를 짐작할 수 있다.
촌캉스는 휴가를 통해 일시적으로 경험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안착하기도 했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가 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22>에 언급된 러스틱 라이프의 실천인 셈이다. 도시를 떠나 농촌의 매력을 음미하고,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편안한 삶을 지향한다. 일주일 중 며칠은 도시에서 다른 며칠은 촌에서 지내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하는 5도 2촌, 4도 3촌과 같은 단어도 심심찮게 쓰인다.
촌캉스가 이렇게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데는 관련 서비스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원한다면 손가락 몇 번만 움직여 떠날 수 있다. 시골 여행과 체험을 전문으로 하는 로컬 투어 플랫폼 시골투어를 비롯해 에어비앤비에서는 숙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한적한 시골’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분리했다. 해당 카테고리를 별도의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일부 고택은 대기가 필수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숙박업계도 장기 투숙객의 객실 마련을 위한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최근 예약 가능한 숙소의 연박 기간을 7박 8일에서 최대 30박 31일로 확대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유명 관광지에서는 촌캉스를 테마로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한국민속촌은 일대를 수박밭, 시골 읍내처럼 꾸미는 ‘그해, 시골 여름’ 축제를 진행 중이다. 촌캉스의 인기는 국내여행의 재발견이라는 가치가 새로운 세대에 의해 견인되고 있는 반가운 현상임이 분명하다. 화려한 5성급 호텔이 아닌 흙과 돌로 지은 ‘5석’급 시골집을 선택하는 건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휴가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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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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