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피는 향수
서늘한 공기마저 포근하게 감싸는 겨울 향수.
BY 에디터 이슬 | 2023.01.26
1 Frapin
기품 있는 잔향을 남기며 매일 써도 좋은 겨울 향수를 찾고 있다면 주목. 양조자가 기후, 보관 방법 등을 고려해 숙성시킨 술이 깊은 맛을 내듯 숙련된 조향사가 최고급 향료로 만들어낸 향수도 한층 깊은 향으로 발향한다. 코냑 명가로 알려진 프라팡이 지금의 니치 향수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도 대대로 내려온 장인 정신을 향수 개발에 적용한 덕분. 아일 오브 맨 오드퍼퓸은 우디, 베티버, 머스크를 조합한 베이스 노트에 그레이프프루트, 프리지어 등 가볍고 에너제틱한 향을 더해 강렬한 느낌의 프레시 우디 향을 구현했다. 발향 즉시 모든 노트가 한데 모여 존재감을 드러내기 때문에 프라팡이 자동차 경주에서 영감 받은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아일 오브 맨 오드퍼퓸 100ml 23만9000원.
2 Grafen
베이스 노트가 머스크와 우디, 앰버의 조합일 경우 따뜻하고 깊은 잔향을 남긴다. 여기에 톱 노트와 하트 노트로 베르가모트나 레몬, 플로럴을 더하면 상큼하면서도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는 포근한 향으로 표현된다. 그라펜의 레몬향수가 그렇다. 가장 먼저 싱그러운 베르가모트와 레몬이 후각을 깨운 다음 로즈와 네롤리를 더한 은은한 플로럴이 코끝을 맴돌다 머스크와 우디,앰버가 따스하게 맞이한다. ‘나를 위한 향수’ ‘다음 라운드를 위해 나를 기분 좋게 하는 향수’라는 핵심 메시지처럼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는 독창적이고 섬세한 향의 조화가 돋보인다. 한정 수량으로 제작된 타투 퍼퓸은 팝업 스토어를 통해 전량 판매된 이후 타투 레몬 퍼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레몬 50ml 8만원.
3 Creed
무거운 향은 겨울에, 가벼운 향은 여름에 사용해야 한다는 공식을 지킬 필요는 없다. 특히 밖은 춥고 실내는 더운 겨울철에 오히려 가벼운 향을 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다른 향에 비해 가볍고, 온도가 높을수록 향이 빨리 날아가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수는 건조하고 더운 공간에서 뿌리면 향 지속력이 더욱 낮아진다. 이때 텁텁한 공기는 환기시키고 따뜻한 잔향을 남기는 시트러스와 머스크 조합의 홈 퍼퓸을 사용해볼 것. 크리드 씨 아일랜드는 시트러스와 네롤리, 머스크의 섬세한 레이어링을 통해 휴양지 특유의 산뜻하고 활기차면서 동시에 평온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담아냈다. 씨 아일랜드 홈 퍼퓸 150ml 18만원.
4 Ex Nihilo
니치 향수를 찾는 이유는 최상급 재료와 조향사의 독창적인 방법을 통해 탄생한, 어디에서도 경험해본 적 없는 특별한 향을 원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향수 제조 방식이나 관습 대신 독창성을 강조한 럭셔리 니치 향수 브랜드 엑스니힐로에서 새롭게 선보인 샹탈 콜링이 좋은 예다. 샹탈 콜링은 첫 향부터 톱 노트의 밀키 어코드와 베이스 노트인 샌들우드, 머스크, 바닐라의 미묘한 조합으로 시작한다. 상상했던 우디 플로럴과는 사뭇 다르게 신비롭고 관능적인 이미지 를 풍긴다. 하이 퍼퓨머리의 상징적인 재료 중 하나인 샌들우드 알봄을 중심으로 샌들우드와 머스크, 바닐라가 어우러진 베이스 노트가 가장 돋보이는 향수라 겨울철 스웨터나 머플러에 은은하게 남아 있는 중독적인 잔향을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샹탈 콜링 100ml 40만원.

5 Jo Malone London
향을 맡는 순간 머릿속에 특정 이미지가 떠오르는 향수가 있다. 대개 이런 향수는 보틀 디자인부터 그 향수가 표현하고자 한 향기를 형상화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미지가 연상되는 경우가 많다. 눈송이를 형상화한 둥근 보틀에 서리가 내린 듯 불투명하게 디자인된 조 말론 런던의 화이트 모스 앤 스노우 드롭 역시 시향 전부터 겨울의 향임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짙고 풍성한 카르다몸 뒤 로 앰버와 머스크가 퍼지는 향을 맡고 있다보면 눈 내린 숲 속에서 따뜻한 겨울 햇살이 반짝이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화이트 모스 앤 스노우드롭 100ml 22만원.
6 Tamburins
추운 계절에는 역시 상쾌하고 가벼운 향수 보다 온몸을 감싸는 포근한 향수에 더 손이 간다면? 이번 겨울에는 허브향과 우드, 머스크의 오묘한 조합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감각적인 향과 패키지를 뽐내는 브랜드답게 탬버린즈의 향수 라인 중 대표로 꼽히는 카모는 진득한 캐모마일과 차갑고 촉촉한 이끼 향에 부드러운 블론드 우드와 머스크로 감싸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특히 긴장 완화에 효능이 있는 허브와 부드러운 머스크는 지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파우치나 사무실에 구비해놓고 틈틈이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모 50ml 13만9000원.
7 Narciso
'프라팡 퍼퓸' 하면 '코냑'이 떠오르는 것처 럼 나르시소는 머스크가 가장 먼저 생각난다. 주로 베이스 노트로 사용하는 머스크를 키 노트로 사용하는 만큼 나르시소의 아이코닉한 머스크는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너무 무겁지도 그리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향을 구현한다. 하지만 머스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역시 추운 겨울! 특히 로드리게즈 퓨어 마스크 포 허 오드 퍼퓸과 같은 화이트 플로럴 부케가 가미된 머스크는 단연 여름보다 겨울과 어울리는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순수한 머스크 본연의 매력을 담아 풍부하게 퍼지는 향이 따뜻한 울 캐시 미어코트를 입은 듯 오래 지속된다. 로드리게즈 퓨어 마스크 포 허 오드퍼퓸 90ml 17만9000원대.
8 Byredo
사람의 감각 중 시각적 자극이 사라진다면? 바이레도의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벤 고헴은 눈을 감아야 비로소 가장 본능적이고 순수한 감정을 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새롭게 출시한 아이즈 클로즈드 오드퍼퓸을 통해 눈을 감을 때 열리는 완전히 다른 상상과 감정의 세상을 후각적인 경험으로 선사하고자 한 이유다. 앤티크한 시나몬과 카르다몸을 시작으로 고풍스러운 생강, 당근, 오리스 버터가 지나가고 파촐리와 파피루스가 신비로우면서도 강렬한 흔적으로 고대의 앤티크함과 현대의 모던함을 모두 담아냈다. 조용히 눈을 감고 시대와 감정을 초월한 향수 세계의 독특한 공감각을 한 번쯤 경험해보길 바란다. 아이즈 클로즈드 오드퍼퓸 100ml 35만원.
9 Santa Maria Novella
겨울에 유독 손이 가는 향수의 공통점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적당히 따뜻하고 편안하면서 흔하지 않은 향수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 시키는 향수 중 하나가 바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타바코 토스카노 오드코롱. 우디 오리엔탈 노트와 스모키 바닐라 노트의 조합이 금빛 패키지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가죽과 시더우드의 스모키한 향은 기분을 편안하게 하는 허브의 일종인 타바코 향과 베르가모트를 시작으로 부드러운 머스크와 바닐라가 감싸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기분 좋은 잔향을 남긴다. 타바코 토스 카노 오드코롱 100ml 18만원대.
사진
이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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