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가 지금 전하고 싶은 이야기
레드벨벳 웬디의 계절이 성큼 다가온다. 자신의 시절 앞에 선 웬디가 지금 전하고 싶은 이야기.
BY 에디터 전수연 | 2023.02.06
시스루 드레스 오버듀플레어, 이너 플라워 원피스, 옐로 스커트 모두 졸리레이드, 사슴 펜던트 목걸이 베일리 비즈, 이어링 미우미우, 망사 스타킹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퍼 재킷 미우미우, 티셔츠 가니 by 비이커, 볼드 핑크 링, 오로라 링 모두 뮤세, 핑크 비즈 링 센티멍.
1월 16일 갓 더 비트의 따끈따끈한 미니 앨범 이 나왔다.
드디어 갓 더 비트의 첫 미니 앨범이 발매됐다. 지난 번엔 ‘Step Back’ 한 곡만 음원이 공개돼 아쉬웠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갓 더 비트의 정체성을 확 실히 보여줄 예정이다. 동명의 타이틀곡은 혹독한 무대 경쟁 속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서바이벌에 대한 내 용을 담은 가사와 멤버들의 에너지 넘치는 보컬, 당당한 애티튜드가 어우러진다. 개인적으로는 모두 각기 다른 색채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한데 모이니 조화롭게 어 우러진다는 게 신기하다.
앨범 수록곡 중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곡을 골라달라.
‘가시(Rose)’다. 매혹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노래인 데, 특히 슬기와 보아 언니, 태연 언니가 가진 목소리의 진가가 드러난다. 이번 앨범이 재미있는 게 각 곡마다 돋 보이는 멤버들이 다르다. 처음부터 끝까지 듣다 보면 마 치 회전문처럼 각 멤버의 매력에 돌아가며 빠져들 거라 자신한다.(웃음)
앨범 설명을 슬쩍 훑어봤다. 전체 곡을 관통하는 키워드 는 ‘스스로를 향한 믿음’ ‘외부에 대한 책임감’인 듯하다. 웬디에게 있어 자신을 신뢰하게끔 만드는 건 뭔지 궁금하다.
사실 나는 자존감이 굉장히 높다거나 자신감 넘치 는 타입이 아니다. 근데, 팬들이 그걸 끌어올려준다. 늘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주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나라도 더 하라는 애정 가득한 메시지가 나를 강하게 만든다. 옆에서 격려하고 응원해주는 건 스태프도 마찬가지다. 그들 덕분에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약한 마음을 매 번 뛰어넘을 수 있다.
반대로 웬디가 가지고 있는 책임감은?
나의 자존감을 채워주는 팬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 데뷔한 지 올 해로 벌써 10년 차를 맞았다. ‘어떻게 이렇게 오랜 기간 한결같이 우리를 믿고 좋아해줄 수 있지’란 생각을 자주 하는데, 작년 ‘Birthday’ 활동을 하던 당시 이런 생각이 특히나 크게 피부로 와닿았다. 팬들이 ‘우리와 앞으로도 오래 함께하자’라고 말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거듭 다짐한 한 해였다.
팬들의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을까?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같은 레드벨벳의 멤버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슬기도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더라. 멋지고 재능 있는 후배 들이 계속해서 데뷔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와중 에도 변함없이 우리를 믿고 응원해주는 게 놀랍고 감사 할 따름이다.
인터뷰를 하러 오는 길에 갓 더 비트 콘셉트 포토를 봤 다. 역시 ‘콘셉트 깡패’란 별명답게 이번에도 찰떡같이 소화했더라. 모두 잘 어울리지만 여태까지의 콘셉트 중 웬디의 픽은?
이렇게 말해도 되나? 다 마음에 들어서 못 고른다. 하하. 그리고 앞으로 선보일 콘셉트가 더 기대된 다. 평소 다음 활동에서 시도해보고 싶은 헤어, 메이크 업, 스타일 시안을 발견하면 저장해놓는다. 지금 딱 떠 오르는 건 로커 느낌의 진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한 시안인데, 대신 립도 살짝 번지고 머리도 부스스해서 내추럴함이 약간 가미된 로커라고 할까? 그리고 완전히 반대되는 분위기로 1990년대 해외 하이틴 무비 같은 레트로한 무드도 탐난다.

드레스 듀이듀이, 비즈 네크리스 구슬파세라.

톱, 스커트 모두 미우미우, 이너 톱 마가린핑거스, 라벤더 구슬 네크리스 프루타, 핑크 펜던트 네크리스, 그린 크리스털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뮤세.
로커라니 반전 매력이다. 나에게 웬디란 <웬디의 영스 트리트> 출근길 팬들을 향해 총총 뛰어가는 모습으로 상징되거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늘 달려가던데, 어떤 마음을 안고 향하나?
그곳에 있는 팬들은 최소 30분에 서 1시간씩 내가 나타나길 하염없이 기다린다. 도착하 면 기사 사진 촬영을 비롯해 이것저것을 하고 나서 비로 소 팬들에게 갈 수 있는데, 오랜 시간 기다려준 게 미안 해 조금이라도 빨리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내가 그들을 위해 낼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분이 채 되지 않기에 1초도 소중하다.
오늘 인터뷰에 팬들의 지분이 상당하다. 웬디에게 팬은 어떤 존재인가.
예전에는 ‘친구이자, 가 족이자, 동반자 다’라고 많이 말했다. 그러나 이젠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 으려 한다. 마치 계속 내 곁에 있어달라고 숙제를 주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요즘 팬들에게 자주 하는 말은 “항 상 자신을 1순위로 두고, 우리는 4~5순위쯤으로 두세 요”다. 힘들고 지칠 때 우리 곁을 잠시 떠나도 좋으니 스 스로의 마음을 최우선으로 챙겼음 좋겠다. 다만 위로가 필요할 때, 혹은 행복하지만 더 행복하고 싶어서 우리를 찾아온다면 언제든 두 팔 벌려 맞이할 거다. 레드벨벳을 좋아한 기간이 얼마나 되었는지, 그 마음의 크기가 얼마만큼인지는 상관없다. 아주 조그마한 사랑을 주는 것만 으로도 나는 충분하다. 덕분에 지금의 레드벨벳, 그리고 웬디가 존재할 수 있는 거니까.
마음이 뭉클하다. 역시 ‘손다정’이란 호칭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평소 따뜻한 조언이나 위로를 잘하는 것으로 도 유명하던데, 고민 상담 팁을 알려달라.
누군가 무심 코 던진 말에 상처를 잘 받는 타입이라 ‘내가 상대방이라 면 이 말을 들었을 때 어떨까?’를 늘 염두에 둔다. 보통 고 민은 현실적인 충고보단 마음을 알아주길 원해서 털어 놓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럴 때 너무 날카로운 조언을 들 으면 그 말이 맞는 건 아는데, 알아서 더 싫지 않나? 나는 그렇거든.(웃음) 그래서 최대한 공감에 무게를 두는데, 중요한 건 특정 인물의 편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걔 가 잘못했네, 왜 그랬대?”라는 말보다는 “나도 그랬던 적 이 있는데 마음 상하더라. 너도 정말 속상했겠다”라는 식으로 내 경험에 빗대 공감해주고 위로한다.
반대로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이나 위로는 어디서 얻나?
직업 특성상 가끔 주변 칭찬에 안주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팬들의 편지를 읽으면 잠시 흐트러졌던 마음이 신기하게 싹 정리된다. 특히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삶 속에 내가 나타나줘서 고맙다는 이야 기를 볼 때 울컥한다. 사실 편지라는 게, 설령 간단한 쪽 지라 할지라도 쓰기 굉장히 어렵지 않나. 쓰는 내내 상대 방을 생각하고, 글 안에 진심 어린 애정을 담아야 하니 까. 그 소중한 마음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데뷔 때부터 받은 편지를 한 통도 빼놓지 않고 보관 중이다. 그리고 최 근 들어 더 뭉클하게 느껴지는 말은 “웬디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팬들의 응원이다. 사실 세상을 살아가며 하 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다. 그러나 저 말에 함축된 진짜 의 미는 ‘네가 하고 싶은 무엇을 하든, 얼마든지 네 곁에서 응원하고 사랑해줄게’라는 걸 알기에 감동적인 거다. 너 무 팬 이야기만 계속 하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사실인걸.(웃음)

톱, 스커트 모두 미우미우, 이너 톱 마가린핑거스, 라벤더 구슬 네크리스 프루타, 핑크 펜던트 네크리스, 그린 크리스털 펜던트 네크리스 모두 뮤세.

드레스 민주킴, 하트 이어링 샤넬.
하하, 그렇다면 차라리 판을 깔아주겠다. 팬들에게 보 내고 싶은 메시지를 전해보자.
‘This is Your Year, Do What You Want!’ 물론 2월이지만, 많이들 1월은 적응 기간이라 버리는 셈 치고 2월이 진정한 새해라 말하니 까.(웃음) 그러니 늘 내게 해준 말처럼 러비들도 올 한 해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자신의 해를 만들어나가길 바란다. 두려울 거 하나 없으니, 겁 먹지 말고! 뭐든 저질러봐라. 후회도 저질러보고 하는 게 낫다.
진정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2월에는 웬디의 생일도 있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평소 생일을 신경 써서 챙 기는 타입은 아니지만 올해는 팬들과 함께 특별하게 보 내면 어떨까 생각 중이다. 특히나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 이 가득한 2022년을 보내며 든 생각 중 하나가 ‘함께 생 일을 보낸 적이 없다니, 아쉽다’였다.
실제로 열리면 무척 유쾌한 생일 파티가 될 것 같다. 자 체 콘텐츠에서 보여준 일명 ‘그 조동아리를 싹 닫아’ 제 스처로 웬디에게 엄청난 예능감이 잠재되었을 거라 확신했거든.
하하. 집순이다 보니 유튜브를 많이 본다. 자기 전 유머 콘텐츠를 자주 본 덕에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멤버들이랑 함께 있으면 워낙 친하고 편하다 보니 까 불까불해지기도 하고.
2월부터 시작될 진짜 새해를 위한 다짐도 들려달라.
2023년을 맞이하며 나이의 앞자리가 바뀌었다. 서른 살 이 된다고 뭔가 크게 달라지진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심 경의 변화가 은근히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나이의 영향인지, 이런 마음이 들기 시작할 때 마침 서른이 된 건지는 모르겠다. 지난 2022년은 나를 되돌아보고 많이 배우는 한 해였다. 라디오 진행을 하며 출중한 아티스트를 수없이 만나면서 더 발전해야겠다는 자극도 많이 받 았다. 그래서 올해는 엄청나게 멋진 웬디까지는 바라지 않고, 조금 더 똑똑하고 성숙한 내가 되었으면. 그리고 봄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다가오는 봄 엔 계절처럼 따뜻하고 밝은 목소리를 안고 팬들에게 다가가려 준비 중이다.
변화가 생긴 데엔 데뷔 10년 차에 접어드는 점도 한몫 했을 수 있겠다. 지금까지를 한번 돌아본다면?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 그러나 아직은 만족하기보단 더 열 심히 달려봐야겠다는 마음이 크다.
그럼 앞으로 10년 후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뭐라 답 하고 싶나?
와, 어려운 질문이다. 음…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높은 연차 선배님들의 무대를 보면 항상 감탄 하게 된다. 그리고 물음표가 든다. ‘나중에 내가 저 연차 가 되었을 때 선배님처럼 한결같이 멋질 수 있을까?’ 내 가 선배님들께 자극받고 배우는 것처럼 10년 뒤의 후배 들이 나를 보고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지금보다 엄청나게 발전하길 바라는 건 아니다. 물 흐르듯 한결같을 수 있길, 내 평생의 꿈이기도 하다.

티셔츠 쟈니헤잇재즈, 드레스 사이다, 곰돌이 크리스털 네크리스 뮤세, 리본 네크리스, 진주 링, 양말과 워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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