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과 이성경이 사랑이라 말하는 것

복수와 연민이 뒤섞인 감정을 천천히 바라보는 작품, <사랑이라 말해요>는 새로운 방식의 사랑에 대한 서술문이자 그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의문문이다. 동진과 우주는 서로의 시선 안에 사랑의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BY 에디터 송혜민 | 2023.04.07
이성경이 발렌티노의 셔츠와 팬츠, 김영광이 시스템 옴므의 니트, 진샌더 by 분더샵의 쇼츠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이성경 셔츠와 팬츠 모두 발렌티노. 김영광 니트 시스템 옴므, 쇼츠 질샌더 by 분더샵.
닳을 대로 닳아 통증마저 잃어버린 마음과 어떤 상처든 내고 싶은 거친 마음.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에서는 전혀 다른 질감의 두 마음이 맞부딪는다. 심우주는 모든 것을 무력화시키고야 마는 복수의 상대를 만나 속수무책으로 깊어지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고, 어떤 것도 특별하게 느끼지 못하던 한동진은 놓치고 살던 희미한 감정을 우주로 인해 발견한다. 스스로도 모르던 복수나 미움, 연민의 마음을 서로에 의해 찾아내는 두 사람. 이들이 느끼는 모든 감각도 결국에는 모두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까?
이성경이 막스마라, 김영광이 렉토의 슬리브리스 톱, 아크네 스튜디오의 카디건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이성경 이너 톱과 자켓, 쇼츠와 슈즈 모두 막스마라. 김영광 슬리브리스 톱 렉토, 카디건 아크네 스튜디오.
오늘 각자의 프레임 속에 서로를 담아봤다. 이성경 실제로 영광 오빠가 <사랑이라 말해요> 촬영장에서 직접 스태프들의 사진을 찍어줬다. 카메라도 오늘 사용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랑 똑같은 거였다. 덕분에 오늘 촬영하면서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서 더욱 좋았다. 김영광 배우로 적지 않은 작품을 했는데 지나고 나면 잊어버리는 게 아쉽더라. 그래서 우리가 함께 했었다는 걸 기억하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촬영이 봄에 시작해 쌀쌀해질 즈음 끝났는데, 예쁜 계절이라 그런지 사진도 예뻤다. 반응이 좋아서 더 뿌듯했다. 공개된 <사랑이라 말해요>의 장면들도 사진을 찍듯 느릿한 호흡이던데. 이성경 여백이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하고 싶다. 동진과 우주 두 사람 사이의 거리일 수도 있고, 대화 사이의 비어 있는 시간, 인물을 둘러싼 공기의 여백일 수도 있겠다. 너무 많은 걸 채우지 않고, 비워둔 공간에서 보는 사람이 감정을 충분히 느끼도록 하고 싶은 이광영 감독의 의도가 잘 드러났다고 본다.
이성경이 알리이아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셔츠와 팬츠 모두 알라이아.
동진과 우주로 분한 영광과 성경은 서로의 시선에 어떻게 비쳤나? 김영광 처음엔 성경이에게 우주라는 인물이 많이 버거운 듯 보였다. 우린 아주 어린 나이부터 친한 사이였으니까 성경이의 말괄량이 같은 모습을 알거든. 우주처럼 가라앉은 모습이 걱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성경이가 우주에 완전히 몰입했다는 게 보였을 즈음 나도 동진으로서 ‘심우주라는 여자를 사랑하고 깊이 빠지겠구나’라고 직감적으로 느꼈던 것 같다. 이성경 나야말로 정말 놀랐다. 오빠는 배우로서 캐릭터를 고민하는 깊이가 남다르더라.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서 작품에 진심인 게 보였다. 현장에서도 늘 동진의 모습 그대로 있더라. 외로워 보이는 등과 어깨, 표정까지 신기할 만큼 동진으로 느껴져서 가끔 진짜 김영광을 잊어버리곤 했다. 공개된 작품 속 비주얼이 지금껏 본 적 없는 푸석한 얼굴이라 더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알던 김영광, 이성경이 아닌 다른 사람 같았다. 김영광 동진의 외모, 행동, 시선까지 신경썼다. 슈트 몇 벌에 구두 두 켤레, 티셔츠도 계속 같은 것만 입었다. 살도 많이 뺐다. 한동진은 타인과 시선을 맞추기보다는 듣는 데 익숙한 편이라 한동안은 시선도 내리고 땅만 보고 걸었다. 이성경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 중 가장 정적이고 어두워서 오히려 욕심이 났다. 우주를 만날 수 있어서 반갑기도 했고. 원래 나는 자세가 굉장히 곧은 편인데 우주는 어깨도 축 처지고, 발걸음도 투박한 게 어울리는 사람이다. 그게 얼마나 나쁜 자세였는지, 촬영 내내 몸이 아팠다. 또 우주처럼 표정도, 말의 높낮이도 단조롭게 하려고 했다. 몇 달을 그렇게 지냈더니 현실에서도 잘 웃어지지 않더라.
김영광이 렉토의 슬리브리스 톱, 아크네 스튜디오의 카디건, 아미의 팬츠, 더블알엘의 벨트, 아워레가시의 슈즈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슬리브리스 톱 렉토, 카디건 아크네 스튜디오, 팬츠 아미, 벨트 더블알엘, 슈즈 아워레가시.
그런 디테일이 시청자로 하여금 더 몰입하게 했다. 이성경 ‘플레이어’로서도 그렇다. 엄청나게 많은 걸 염두에 두고 있더라도 막상 연기를 할 때 모두 의식할 순 없다. 내 ‘하드웨어’가 잘 조율된 악기처럼 준비돼 있어야 원하는 감정과 소리로 연주할 수 있으니까.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온전히 우주일 수 있었다. 김영광 현장에서도 실제로 그랬다. 촬영 초반에는 일부러 서로 거리를 뒀다. 이성경이란 사람은 현장에 나타나기만 해도 분위기가 밝아져서 함께 있으면 자꾸만 장난치고 웃게 됐거든. 얼굴에 남은 웃음기가 자연스레 화면 속에서도 보였다. 밝은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라서 어쩔 수 없이 거리 두기를 선택해야만 했다. 이성경 그런 면에서 김영광이란 배우가 밸런스를 잘 맞춰줬던 것 같다. 감정을 준비해야 할 때와 에너지가 필요한 때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해줘서 의지가 많이 됐다. 연기자로서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 같다. 김영광 맞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아직도 작품을 하면서 배울 게 많다는 걸 실감한다. 동진에게는 연기하기 위한 상태로 만들어놓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배웠다. 이를테면 성경이와 거리를 두는 것, 시선을 아래로 두는 것처럼. 이성경 <사랑이라 말해요> 그리고 우주를 통해서 자유로움을 배웠다. 내 마음대로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품 안에서 감정을 보여주는 방식이 매우 자유로웠다. 오롯이 내 눈빛과 호흡으로, 나를 둘러싼 공기만으로도 표현이 가능하다니! 우주를 연기하면서 오히려 내 감정, 마음의 소리를 더 깊이깊이 들여다보는 훈련이 됐다. 촬영 막바지에는 우주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웠다.
김영광이 질샌더 by 분더샵의 슬리브리스 니트,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의 팬츠, 발렌시아가의 슈즈, 이성경이 미우미우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김영광 슬리브리스 니트 질샌더 by 분더샵, 팬츠 드리스 반 노튼 by 분더샵, 슈즈 발렌시아가. 이성경 레더 재킷과 드레스, 슈즈 모두 미우미우.
인터뷰가 <싱글즈> 지면을 통해 공개될 때면 작품이 중반을 달리고 있을 거다. 이 즈음에서 주목하면 좋을 포인트는? 김영광 두 사람의 비언어적 표현에 집중해보면 좋을 것 같다. 정보 전달 못지않게 눈빛을 주고받는다거나 잠깐 스치는 중에도 감정을 내비치는 연출이 숨어 있다. 우주와 동진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표현 방법이 미묘하게 달라지는 걸 포착해보는 재미가 있을 거다. 이성경 우주의 목소리 톤도 감정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사소하고 희미한 표현을 보는 사람들도 느끼게 하기 위해서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했다. 이광영 감독은 <사랑이라 말해요>를 해가 질 무렵의 노을빛으로 표현했다. 두 사람은 작품을 어떤 키워드로 설명하고 싶나? 이성경 여백의 미? 사실은 숨통 트일 일이 없는 두 사람인데, 그들 사이에 묘한 긴장감과 거리감이 있어서다. 작품 안에서도 동진과 우주가 적당히 거리를 둔 채 나란히 걷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그 장면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김영광 건조하고 처연한 공기가 떠오른다. 달지도 쓰지도 않고 오히려 텁텁한 초콜릿 같다고 할까? 이성경 화면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기분도 들더라. 시청자가 너무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게끔 속도 조절을 잘한 작품이기도 하거든. 같이 책장을 넘기는 기분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김영광이 피어오브갓 by 부이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재킷과 셔츠 모두 피어오브갓 by 부이.
<사랑이라 말해요>를 통해 듣고 싶은 감상은? 김영광 동진은 늘 혼자 있는 사람이다. 누구나 선뜻 이야기할 수 없는, 정말 마지막의 위태로움 같은 게 있지 않나. 그 어둠에 공감까진 어려워도 꺼내놓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치유가 된다는 걸 동진을 통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성경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하는 말을 듣는다면 성공적이지 않을까. 두 사람의 사랑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설명하기 어렵다. 새로운 영역의 감성을 대변하는 로맨스 작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김영광과 이성경은 어떤 감정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나. 이성경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표현하고 싶어질 때. 김영광 같은 마음이다. 사랑에 빠졌을 땐 표현하지 않는 게 더 어렵다.
김영광의 에스티유의 니트 톱,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 이성경이 알렉산더 맥퀸의 데님 재킷과 이어링, 젠틀몬스터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김영광 니트 톱 에스티유,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이성경 데님 재킷과 이어링 모두 알렉산더 맥퀸,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아주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던 두 개의 시선이 중간 지점 어딘가에서 만난다. 동진과 우주가 서로 시선을 맞추는 순간, 이들이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될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런 형태의 사랑도 있다는, 이런 식의 위로도 존재한다는 걸 가까워지는 두 사람의 세계를 통해 그저 발견할 수만 있다면.

사진

KIM YEONG JUN

스타일리스트

임혜림(김영광), 이윤경(이성경)

헤어

임안나(김영광), 이혜영(이성경)

메이크업

이봄(김영광), 강예원(이성경)

사랑이라 말해요
스타
이성경
드라마
김영광
스타 인터뷰
스타화보
디즈니+
0
SINGLES OFFICIAL YOUTUBESINGLES OFFICIAL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