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의 자유로움

우기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안다. 그래서 오늘보다 내일 더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
BY 에디터 김경주 | 2023.05.24
우기가 설트리버진의 톱, 천천의 이어링, 노악의 리본 반지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톱 설트리버진, 이어링 천천, 리본 반지 노악.
벌써 (여자)아이들의 여섯 번째 미니 앨범이다. 'I Feel' 을 하나의 키워드로 설명해달라. 자유로움. 우선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춤추는 멤버들부터 정말 자유롭고 즐거웠을 거다. 선공개한 ‘Allergy’에서 타이틀 곡 ‘퀸카(Queencard)’로 이어지는 메시지도 모두 ‘자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3가지로 공개한 콘셉트 포토에서도 잘 드러난다.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은 마음, 스스로에게 취해 자유롭게 표현 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에도 우기의 곡이 두 곡이나 실렸다. 수록곡 ‘AllNight’과 ‘어린 어른’을 썼다. 지금의 우기가 느끼고, 말하고 싶은 걸 충실히 표현하려고 했다. ‘All Night’은 파티에 어울릴 법한 비트가 있는 곡이다. 특별히 어려운 의미를 담기보다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멋져’ ‘밤새 클럽에서 춤추고 놀자’는 단순한 메시지를 담았다. ‘어린 어른’은 또 상반된 무드더라. 엄마, 아빠와 전화통화를 끊자마자 이 노래를 만들었다. 25살이나 됐는데 엄마, 아빠는 아직도 나를 아기처럼 걱정 한다. 늘 밥 잘 챙겨 먹으라고, 아픈 곳은 없냐고 묻는다. 그런 마음을 가사로 썼다. 겉으로는 어른이지만 아이 같은 순수함을 지키고 싶은 바람도 조금 섞었다. 사실 나는 내가 어른스럽기를, 철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곡이 우기 그 자체다. 맞다. 멤버들도 “정말 우기답다” 고 해줬다. 가수로서 (여자)아이들을 봐도 강한 콘셉트를 많이 보여줘서 누군가는 다가가기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진짜 우리는 아직 어리고, 귀엽고, 편안한 사람들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의 진짜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우기가 디젤, 스와로브스키, 락킹에이지를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톱과 카디건, 스커트와 레깅스 모두 디젤, 테니스 체인 네크리스 스와로브스키, 펜던트 네크리스 락킹에이지.
내가 쓴 곡을 멤버들의 목소리로 듣는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혼자 곡을 쓰고 부를 때는 우기의 노래지만 멤버들의 목소리가 입혀지면 (여자)아이들의 노래가 되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다. 녹음 과정에서 가사가 조금씩 바뀌기도 하는데, 내 노래는 멤버들의 능력이 합쳐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 같다. 한 인터뷰에서 ‘우리만큼 자기 길을 잘 개척하는 팀이 없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우기의 음악은 어떤 길을 개척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우기의 음악을 들어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어느 한 장르에 묶여 있지 않다. 공개하지 않은 곡도 많은데 모두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슬플 때, 기쁠 때, 춤추고 싶을 때 언제든지 내 노래가 떠올랐으면 한다. 음악의 영감은 어디에서 찾나. 퇴근길에 마주친 치킨집에서도, 창밖의 야경에서도 온다. 예를 들면 지금 여기 놓여 있는 테이블의 패턴을 바라보다가도 멜로디가 떠오른다. ‘우기는 이런 걸 해야지’라고 하는 틀을 만들어놓지 않아서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스물다섯 살의 우기와 스물일곱 살의 우기, 서른의 우기가 다 다를 거니까 그 순간의 감정을 들여다보려고 하는 편이다.
우기가 설트리버진의 톱과 스커트, 세르지오 로시의 슈즈, 천천의 이어링, 노악의 링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톱과 스커트 모두 설트리버진, 슈즈 세르지오 로시, 이어링 천천, 링 노악.
공개하지 않은 습작 중에 꼭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은 곡이 있다면. 6월부터 서울을 시작으로 월드 투어를 진행한다. 그때 무언가를 기대해보기를 바란다. 더는 이야기할 수 없다.(웃음) 'I Feel' 앨범을 통해서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것이 있나. 올해 세운 목표가 ‘하고 싶은 거 다 하자’였다. 이번 컴백도 내가 원해서 할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우기가 정말 즐기고 있구나’ 하는 게 보였으면 좋겠다. 내가 진짜 하고 싶고 기뻐해야 보는 사람도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자신감도 있어 보인다. 물론이다. 너무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다. 무대에서 분명 신날 거거든. 반응이 어떻든 그 순간 내가 즐겼다면, 재미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우기의 자신감은 믿음에서부터 나오는 것 같다. 작은 것 하나도 열심히 했다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 자기 확신. 고집도 세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도 있다. 하지만 실패는 두렵지 않다. 사실 모든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만약 시험에 떨어지더라도 기회가 한 번 더 생기는 거다. 다음에 더 잘 준비하면 된다. 지나간 일 말고 앞을 바라보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우기가 아이엠지아의 화이트 톱, 무아가의 팬츠, 프리스카베라의 스커트, 커렌트 무드의 슈즈, 천천의 이어링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화이트 톱 아이엠지아, 팬츠 무아가, 스커트 프리스카베라, 슈즈 커렌트 무드, 이어링 천천.
이렇게 단단한 우기는 무엇을 보고, 듣고,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영화에 빠져 있다. 가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영화 속으로 도망친다. 최근엔 <애프터> 시리즈를 보고 또 본다. <트랜스포머>나 <분노의 질주> 그리고 마블 시리즈가 인생 영화였다면 지금 빠져 있는 건 하이틴 영화, 로맨스물이다. 대학 생활을 해본 적 없어서 영화를 보면서 ‘나였다면?’ 하는 상상도 해보고 행복해한다. 영화 말고 혼자 있을 때 하는 일이 있다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일 끝내고 집에 가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춘다. 그러면서 상상한다. 이 노래로 무대를 한다면 어떤 의상을 입고, 어떤 퍼포먼스를 하고, 엔딩은 어떻게 연출할지. 진짜 무대에 있는 것처럼 움직여본다. 최근엔 어떤 노래를 듣나? 비밀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곧 알 수 있을 거다.
우기가 설트리버진의 톱과 스커트, 천천의 이어링, 노악의 링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톱과 스커트 모두 설트리버진, 이어링 천천, 링 노악.
매일 연습하고 녹음하는 게 우기에겐 일인데, 혼자 있을 때도 일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니. 정말 좋아해야만 가능한 것 같다. 컴백 일정이나 콘서트 날짜가 결정되면 무대를 상상해보느라 잠을 못 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빨리 멤버들이랑 얘기하고 싶어서 심장이 두근거리거든. 그래서 가수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직 너무 재미있어서. 이렇게 거침없는 우기에게도 고민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를 더 사랑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나는 내가 너무 좋은데, 나보다 남을 더 챙길 때가 있다. 그래서 가끔 스스로에게 미안해진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내가 아닌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다. 맞다. 그래서 매 순간 ‘너 정말 행복하니, 하고 싶은 일이 맞니’ 하고 세 번을 묻는다. 그러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만큼만 나를 사랑해봐야지. 스스로를 대하는 작은 태도의 변화가 많은 걸 바꿔놓더라.
우기가 설트리버진의 드레스, 솔트워터의 브레이슬릿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드레스 설트리버진, 브레이슬릿 솔트워터.
아티스트는 늘 결과물을 내놓고,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받는 직업이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이 꼭 필요할 것 같다. 매 순간이 그렇다. 오늘 찍은 화보를 보면서 ‘아, 잘했다!’ 하고, 편의점에서 뭔가를 사고 나서도 ‘필요한 것 잘 샀다’ 한다. 이렇게 살아야 나를 보는 사람들도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오늘 대화에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 ‘오늘 우기 인터뷰 너무 잘했다, 재미있었다’ 하고 생각하면 된다.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일도 있나. 원래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는 성격이었다. 늘 주변에 멤버나 가족이 있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기회가 많지 않은 탓도 있다. 하지만 분명히 혼자일 때가 있을텐데, 나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엇이든 혼자서 하는 힘을 좀 길러보려 한다. 혼자서 어떤 것들을 해보면 좋을까? 밥 먹기, 쇼핑하기, 영화 보기, 여행하기! 혼자 여행을 간다면 미국 로스앤젤레스가 어떨까? 마음 가는 대로 걷다가 풍경 좋은 카페 테라스에 앉아서 시간도 보내고, 혼자 밥 먹다가 옆 테이블의 이름 모를 여행자랑 친구가 돼봐도 좋겠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기가 해볼 수 있는 일이 너무 많겠다. 너무 많다. 그래서 앞으로가, 미래가 더 기대된다.
우기가 아이엠지아의 화이트 톱, 천천의 이어링을 착용하고 촬영한 싱글즈 화보
화이트 톱 아이엠지아, 이어링 천천.
우기와의 대화는 막힘이 없다. “잘되는 기준이 뭘까요? 앨범을 몇 장이나 팔면 잘됐다고 할 수 있어요? 멤버들끼리 늘 얘기해요. ‘정말 잘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 다 했다’라고 할 수 있으면 그게 성공이라고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정답은 없어요. 내가 만족하면 돼요.” 이토록 단단한 자기 확신이라니. 어떤 질문에도 유려하게 이야기를 잇는 우기에게 “어떻게 이렇게 거침없이 대답할 수 있어요?” 하고 물었다. “대화하는 걸 좋아해요”라고 별 것 아니라는 듯 웃는 그 말갛고 또렷한 얼굴에서 읽어낸 건 젊음 그리고 자신감 같은 것.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고, 들여다보는 건 우기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포토그래퍼

류경윤

인터뷰

송혜민

스타일리스트

정설

메이크

해민(ALUU)

헤어

전아람(ALUU)

어시스턴드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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