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의 도가 넘치는 섹스, 어디까지 들어줘야 할까?
롤플레이, 야외 섹스, BDSM 등 영화나 드라마, 웹소설 등으로 접했던 섹스를 남친이 하자고 조른다. 당신의 선택은?
BY 에디터 장은지 | 2023.08.16BDSM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다양한 섹스 스타일과 페티시가 인정받고 존중받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내 주변만 봐도 남자친구와 함께 실제 BDSM 플레이를 즐긴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전히 다정한 전희와 박력 있는 삽입 그리고 진심 어린 교감을 이상적인 섹스의 바이블로 여기는 분위기다. 소개팅으로 만난 그 사람은 관능적인 머스크 향이 잘 어울리는 남자였다. 피부가 하얘 하늘색 셔츠가 잘 어울렸고 운전대를 잡은 손가락은 유독 길었다. 그와 몇 번의 만남 후 잠자리를 가졌다. 그와의 섹스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꾸준한 운동으로 잔근육이 붙은 몸을 그는 느리게 또는 빠르게 움직이며 호흡을 조절했고, 그의 키스와 테크닉은 노련했으나 천박하지 않았다. 첫날밤을 보내고 우린 연인 사이가 됐고 첫날밤만큼이나 좋은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좋았던 밤을 몇 번이나 더 보냈다. 불행은 행복 뒤에 온다고 했던가. 남 일 같던 그 일이 내게도 일어나고야 말았다. 끝내주는 섹스를 마치고 호텔 방에서 샴페인을 한 모금 들이켰을 때 나의 섹스 이상형이던 그가 “BDSM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왔다. 나는 이 남자를 놓치고 싶지 않아 샴페인 잔을 내려놓으며 애써 태연한 척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는 씩 웃더니 조심스럽게 자신은 ‘섭’ 성향이 있다고 말했다. ‘돔(도미넌트), 섭(서브미션). 그래, 그게 뭔지는 안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나에게 채찍이라도 휘두르란 말일까?’ 불안감에 동공이 흔들리던 차 남자친구가 나를 침대에 앉혔다. 그러곤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더니 내 발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나의 명령을 기다리는 듯 보였지만 나는 그 상황을 모면하려 그를 눕혀 강하게 애무하다 속전속결로 삽입으로 이끌었다. 화끈거렸다. 아직 BDSM의 정체를 제대로 파악하진 못했지만 내 정서와는 맞지 않는 게 분명하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이 남자를 꽉 잡으려면 공부라도 해야 하나. 아직 공부가 필요한 A(28세,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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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페티시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연말이 얼마 남지 않은 때. ‘올해도 연애는 실패인가?’ 가슴엔 커다란 구멍이 뻥 뚫린 듯했고 매서운 겨울바람이 그 구멍을 세차게 드나들었다. 어느 날 혼술하는 모습이 담긴 나의 SNS를 본 남자 대학 동기에게 연락이 왔다. “청승 그만 떨고 송년회라도 하자! 너 친구 데려와, 나도 데려갈게.” 청담동의 어느 파티룸에서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남사친’이 데려온 직장 동료는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었고, 우리는 취기를 빌려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모닝섹스를 기대했지만 술기운이 가신 우리 사이엔 묘한 어색함만 흘렀다. 누구도 먼저 이렇다 할 액션을 취하지 못하고 있던 중 남자가 먼저 씻으러 들어갔다. 약간 자존심이 상한 나도 뒤이어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나왔다. 깔끔하게 옷을 다 갖춰 입은 우린 침대에 나란히 앉아 TV를 잠시 보는 척했다.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다가와 입을 맞추더니 옷 위로 나를 만지기 시작했다. 그러곤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옷 입고 할까?” 그 말에 나도 잠깐 흥분이 됐던 건 사실이다. 나는 일어났고 내 뒤에 선 남자는 자신의 바지 지퍼를 내리더니 내 치마를 들추어 올렸다. 그리고 우린 신발까지 다 신은 채 짧고 강렬한 섹스를 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다. 그런데 이후 그는 나를 만날 때마다 옷은 벗지 않고 바지만 내렸다. 옷을 입고 섹스하는 것이 그 남자의 페티시였던 것! 처음 한두 번은 나도 즐겼지만 이제 막 총각딱지를 뗀 스무 살도 아니고, 허겁지겁 바지만 내리고 달려드는 무식한 섹스 스타일에 얼마 안 가 나는 그에게 이별을 고했다. 물론 나 또한 원하는 것에 대해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지만, 그 전에 그의 기괴한 섹스 스타일에 이미 질려버렸달까.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제는 알까? 섹스에도 인문학이 있고, 무식한 섹스는 아주 가끔만 짜릿하다는 걸. 인문학과 자고 싶은 B(32세, 학원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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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롤플레잉
외모도 서로의 이상형과 거리가 멀고 식성, 생활 패턴, 여행 스타일 모두 다르지만 우리가 오랜 연애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속궁합’이다. 침대 위에서 우리는 견우와 직녀, 로미오와 줄리엣, 춘향이와 이도령이 따로 없었다. 가족과 함께 사는 나와 내 남자친구는 관계를 가질 때 꼭 숙박업소를 이용하는데, 매일이 새로운 시공간에서 우리는 조금씩 더 과감해졌고 어느덧 롤플레잉은 우리의 관계에서 없으면 허전한 양념 역할을 했다. 언젠가는 남자친구가 룸넘버를 착각해 내 호텔 방으로 잘못 들어온 낯선 남자 역할을 했고, 우리는 ‘야동’에 나올 법한 뻔한 몇 마디 대사를 주고받다 서로의 옷을 벗겼다. 한번은 성인용품점 사장님과 알바생 관계, 어느 날은 사모님과 수행비서 롤프레잉을 즐기기도 했다. 그런데 데이트를 앞두고 있던 전날 밤, 갑자기 남자친구가 메신저로 오피스 롤플레잉을 제안했다. 오피스는 우리의 단골 소재였기에 별 생각 없이 “내일은 딱 붙는 원피스를 입을까?”라고 물었다. 대화방에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돌아온 남자친구의 대답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러지 말고 약간 남성적인 셔츠랑 슬랙스를 입으면 어때? 타이도 하고.” 나는 눈을 의심하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나보고 남자 직원 역할을 하란 거야?” 그는 답했다. “그냥, 한번 새로운 걸 해보면 어떨까 해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해하지 말라, 나는 동성연애에 아무 거부감이 없다. 모두의 취향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내 남자친구가 나에게 남자 코스튬을 요청하다니? 나는 갑자기 마음이 복잡해져 이런 감정을 남자친구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그날 이후, 남자친구는 내게 다시는 그와 비슷한 어떤 제안도 하지 않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내 애인이 설마 동성에게 끌리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정말 잠깐의 일탈이었을까? 오늘도 의심 중인 E(37세, 회사원)
섹스도 죄가 되나요?
올 초를 강타한 화제의 시리즈 <더 글로리>. 3년 된 남자친구와 반동거를 하고 있던 나는 퇴근 후 남자친구와 매일 밤 <더 글로리>를 시청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몇 회차였을까. 연진이가 남편을 야릇하게 쳐다보며 문제의 그 대사를 친 것이. “혜정이가 호텔 로비 화장실에서 했대 둘이. 호텔 키 받다가 둘이 뜨거워져서는.” “왜, 나는 궁금한데. 좁고 문 밖에 누군가 있고, 대리석은 차갑고 너랑 나는 뜨겁고.” 그 장면을 시청한 뒤 남자친구는 계속해 그 이야기를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장난인가 싶어 적당히 받아주었지만 점점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흘렀다. “XX호텔은 어때? 거기 로비 화장실 좋잖아.” “미쳤어? 거기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런 유의 대화가 이어지다 보니 남자친구는 치밀한 계획을 세우기에 이르렀고 나는 하는 수 없이 동참하기로 했다. 우리는 도심을 피해 지방의 적당한 고급 호텔을 골랐다. 내가 먼저 여자 화장실에 가 있고 키를 받은 남자친구가 따라 들어오는 것이 우리의 계획. 그런데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아차’ 싶었다. 화장실의 청결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던 것이다. 뒤따라온 남자친구는 흥분에 휩싸여 나를 거칠게 변기 칸 안으로 밀어 넣고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애써 눈을 꼭 감고 남자친구의 애무에 집중하려 했다. 그러나 누군가가 배설한 흔적이 있는 곳에서 도무지 몰입이 되지 않았고 결국 남자친구를 뿌리치고 말았다. 대신 방에 올라가 객실 화장실에서 격렬한 섹스로 만회했다. 역시 안전한 섹스가 최고다. 혜정이가 되고 싶은 D(29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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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 엄마가 아니야
우리는 학교 축제 주점에서 만난 뒤 서로 첫눈에 반해 사귀게 됐다. 나는 음대 3학년, 그는 이제 막 복학한 체대 4학년이다. 짧은 머리에 베일 듯 날렵한 턱선을 가진 그는 늘 추리닝이나 스포츠웨어를 즐겨 입는데 같은 음대의 섬세한 남자 동기들에게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건초더미 같은 거친 느낌이 무척이나 좋았다. 그에게서는 늘 향수와 땀 냄새가 섞여 달큰한 세이지 향이 났고 나는 그의 체취를 맡으며 우리의 섹스가 어떨지 상상을 펼치곤 했다. 상상하는 밤이 길어진 건 그가 나를 지나치게 지켜줬기 때문. 어찌 됐건 우리는 만난 지 한 달이 돼서야 첫 섹스를 했다.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그렇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평범한 섹스였다. 처음이라 긴장한 탓이라고 생각했지만 두 번째, 세 번째도 달라진 건 없더라. 우리의 속궁합이 맞지 않아서일까? 속궁합은 체위를 바꾸면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건데 문제는 그는 그런 시도에 적극적인 편이 아니었단 거다. 첫 날밤을 보내고 몇 주 후 그의 생일이 됐다. 나는 이번에야 기필코 그의 성난 피지컬 안에 감춰진 욕정과 잠재력을 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제모, 굳이 벗길 필요도 없는 야릇한 속옷까지, 그를 유혹할 준비는 마쳤다. 데이트가 끝난 뒤 우리는 모텔로 향했고 나는 옷을 벗기 전 그에게 말했다. “오늘 자기 생일이니까, 내가 자기 소원 다 들어줄게. 원하는 걸 말해봐.” 나는 그의 입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아주 야한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뜸들이다 그가 말을 꺼냈다. “그럼 침대에서.” “응!” “같이 누워서.” “응응!” “꼭 안아줄 수 있어?” “응?” 그 유명한 ‘봄 잠바’ 에피소드 같은 일이 나에게 벌어질 줄이야. 그렇게 나는 속에 아주 야한 속옷을 입은 채 그를 껴안고 한참을 누워 있었다. 그는 내 품에 얼굴을 묻고 나의 가슴을 주무르며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밤에만 ‘꼬무룩’해지는 이 남자, 반품은 안 될까? 환불 원정대 찾는 C(24세, 대학생)
일러스트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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