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화 대표에게 듣는 번개장터의 비밀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로 꼽히는 번개장터는 라이프스타일을 타깃으로 삼아 ‘취향 부자’들을 공략했다.
BY 에디터 김예린 | 2023.09.014년 전 마케팅 총괄로 입사해 중고거래 앱을 새로운 형태로 브랜딩한 최재화 대표. 그의 마케팅 전략은 ‘잠재력을 이끌어낼 것’, 브랜드 전략은 ‘라이프스타일을 타깃하라’로 요약할 수 있다.

입사 전엔 번개장터의 존재를 몰랐다고 들었다. 번개장터는 어떤 브랜드인가?
맞다. 입사하고 나서야 평소 좋아하는 LP를 처음 거래해봤다. 먼저, 대표로서 번개장터를 브랜드라고 표현하는 게 반갑다. 번개장터는 소비를 지속 가능하게 해주겠다는 비전을 가진 브랜드다. 환경을 위해 ‘사지 말라’가 답이 아니라 2차, 3차 시장을 활성화해야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 묻는다면 기술을 적극 활용해주는 것이다. 매번 판매 글을 쓰는 게 번거로우니 챗GPT가 대신 해준다든지, 시세 정보를 검색하는 일을 좀 더 자유롭고 투명하게 해준다든지 하는 등 다양한 접점에서 기술이 활용된다.
마케팅 총괄로 입사하며 브랜딩 작업부터 했다. 특정 세대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나?
충성도 높은 유저들과 계속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번개장터의 풍부한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했다. 그래서 생각한 슬로건이 ‘취향을 잇는 거래’다. 특정 연령대를 겨냥한다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타깃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한 것 같다. 이른바 취향 부자들을 타깃한 거다. 결론적으로는 구매력도 있고 나를 위해 투자할 의지가 있는 20~30대가 주가 된 것 같긴 하다.
예상치 않게 성공한 마케팅 전략이 있다면?
중고거래 신을 통틀어 우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 정말 많다. 인기 리셀 스니커즈를 모아 브그즈트랩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한 것만 해도 그렇다. 백화점 입점은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여전히 줄을 서서 방문하는 ‘핫 플레이스’가 됐다. 최근 들어서는 오프라인 플리마켓을 자주 진행하고 있다. 처음에 <데일리 패션 뉴스> 측과 협업해서 진행한 플리마켓 방문객 수가 2000여명이었고, 거래량은 3500여 건에 달했다. 12시 오픈이었는데 9시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더라.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을 이렇게 한데 모아놓고 중고거래에 열중하는 모습이 생경한 광경이었다.
20대는 오프라인 행사에 가장 잘 반응하는 세대다. 중고거래에 대한 20대의 온도는 어떤가?
10대, 20대와 함께 중고거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적 패러다임을 버리게 됐다. 한국에서 중고거래는 아직 주요 거래 방법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1020세대는 중고거래를 중요한 소비 채널로 이용한다. 실제 1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앱에는 1순위가 대규모 이커머스 기업이고 2위가 당근마켓, 3위가 번개장터라는 자료를 본 적 있다.
후르츠패밀리나 콜렉티브처럼 큐레이팅이 잘 되어 있는 ‘힙’한 중고 거래 앱들이 부상하고 있다. 번개장터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소비자들이 새 상품을 사지 않을수록 중고시장의 파이가 커지기 때문에 중고거래 앱은 모두 동지나 마찬가지다. 오히려 신상품을 판매하는 채널이 우리의 경쟁자다. 예를 들면 백화점이다. 굳이 다른 중고거래 앱과 번개장터를 비교하자면 트래픽과 매물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거다. 게다가 중고거래 신은 계속 커질 거라고 본다. 유튜브에서 파리지앵이나 뉴요커들이 운영하는 채널을 보면 소개하는 옷의 8할은 빈티지로 산 것들이더라. 오히려 기성복으로만 코디한 사람이 가장 멋없어 보일 정도다.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고. 그런 취미 활동이 브랜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나?
라이프스타일이지 않나! 음악 들으러 가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가는지도 신경 쓴다. 클럽에서 음악 좋아하면서 서핑 좋아하는 사람도 만나고, 여행 좋아하는 사람도 만난다. 입사 초기에는 번개장터가 멀티 앱이라는 게 너무 힘들었다. 거의 만물상 아닌가! 그런데 지금은 누구를 만나도 할 얘기가 있다는 게 즐겁다.
사진
주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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