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플러의 매직 모먼트
케플러가 미니 5집 <Magic Hour>로 돌아왔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달콤하던 어느 멋진 날, 운명과 우연이란 부싯돌이 마주쳐 점화해낸 소녀들의 마법 같은 시간, 마법 같은 지금. 마시로, 김채현, 김다연, 휴닝바히에, 히카루와 무대 위로 올랐다.
BY 에디터 전수연 | 2023.09.20
(왼쪽부터) 채현 스커트 나체, 슈즈 호간,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마시로 슈즈 레페토, 드레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히카루 톱 액트넘버원 by 엠프티, 슈즈 지미추, 스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연 셔츠 H&M, 팬츠 제이청, 슈즈 닥터마틴, 휴닝바히에 드레스 아크리스, 슈즈 닥터마틴.
소녀들은 전부 태워서라도 빛나고 싶다고 말했지만 남김없이 타들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빛을 낼수록 우물처럼 다시 차오르는 그들의 역설은 뭐랄까, 마법 같다. 케플러는 지칠 줄 모르고 달려 어느덧 미니 5집 로 돌아왔고, 이번 앨범에 수록된 유닛곡 중 ‘TAPE’에는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케플러라는 찬란한 시간을 유리알 쥐듯 어여삐, 그리고 축제처럼 즐기자고. 소녀들의 ‘Magic Hour’는 그들이 같은 마음으로 찬란히 빛나는 바로 지금.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한 마법 역시 지금 이 순간뿐이다.

니트 톱 에센셜.

드레스 키카 바르가스 by 엠프티, 슈즈 레페토, 네크리스 로아주.
미니 5집 로 돌아온다. 이번 앨범에는 어떤 이야기를 담았나.
채현 세상의 모든 순간들이 사랑 가득한 마법 같은 시간이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갈릴레오’는 사랑에 빠진 소녀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관찰하고 사랑이 뭔지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디스코 펑크 장르의 노래다.
다연 아까 챌린지할 때 틀었던 곡이다. 밝고 사랑스러운데 리듬감이 있어 듣는 재미가 있고 포인트 안무가 매력적이다.
타이틀곡을 비롯해 수록곡을 통틀어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들이 궁금하다.
채현 나는 ‘Love on Lock’이라는 수록곡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녹음하고 마스터링 되기 전 버전을 내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하고 쉴 새 없이 재생했을 정도다. 멤버들이 가진 서로 다른 매력의 보컬이 빛날 수 있는 장르인 것 같다.
히카루 나도 ‘Love on Lock’이 내 ‘최애’ 곡이다. 처음에는 유닛곡인 ‘TAPE’가 제일 좋다고 생각했는데 ‘Love on Lock’은 들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진다.
그때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걸까?
히카루 신기한 게 들을 때마다 계속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에 몰입하게 된다. 어떤 날은 마시로 언니의 목소리에 마음이 말랑해지고, 또 다른 날에는 채현 언니의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워 집중하게 된다.
다른 멤버들은 어떤가?
휴닝바히에 ‘갈릴레오’가 지금껏 우리의 타이틀곡 중 가장 좋은 것 같다. 케플러의 타이틀곡이 대체로 리듬이 빠르다 보니 멤버 개개인의 매력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 곡은 각자의 매력이 캡처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시로 나도 ‘Love on Lock’. 우리의 데뷔 앨범 중 ‘마스크’라는 수록곡을 좋아해준 팬들이 많았는데 그것과 흡사한 시크하고 트렌디한 곡이다.

왼쪽부터) 마시로 드레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채현 스커트 나체,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연 셔츠 H&M, 팬츠 제이청.
오늘 모인 다섯 명은 이번 앨범에 수록된 두 개의 유닛곡 중 ‘TAPE’로 함께한 멤버들이다. ‘TAPE’는 어떤 노래인가.
마시로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고 간직하자는 내용이다. 랩도 있어 전체적인 무드는 힙하다. 드라이브할 때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채현 이 곡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다른 뭐가 중요하겠어. 지금 우리의 시간이 제일 중요하지. 그냥 즐겨’다.(웃음)
9명이서 녹음을 하다 5명이서 하는 건 또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다.
다연 멤버들이 각자 자신에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분위기의 곡을 고르며 유닛이 나뉘게 됐다. 두 유닛곡의 느낌이 완전 다르다. ‘Tropical Light’는 청량하고 발랄한 느낌이라면 우리가 부른 ‘TAPE’는 그루비하고 시크한 분위기다.
히카루 ‘Tropical Light’ 팀이 부드럽고 따스한 ‘낮’이라면 우리는 쿨한 ‘밤’ 감성이라 할 수 있다. 단체 곡에서는 아홉 멤버들의 서로 다른 매력이 한 곡에 어우러졌다면 유닛곡에서는 멤버 개개인의 색채가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낮과 밤이라는 비유가 흥미롭다. 케플러는 ‘칼군무’와 퍼포먼스로도 정말 유명하다. 역대 케플러 무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가 있을까? 팬들이 계속 돌려봐주었으면 하는 퍼포먼스 영상을 꼽는다면?
다연에 케플러의 등장을 알리는 오프닝 영상이다. 흰색 제복 느낌의 유니폼을 맞춰 입고 ‘See The Light’라는 인트로 곡에 칼군무를 선보였다. 그걸 보며 ‘와, 우리 진짜 멋있다!’라고 생각했다.(웃음)
휴닝바히에 <퀸덤2> 3차에서 소녀시대 선배님들의 ‘The Boys’를 커버했다. 무대도 잘 나왔지만 우리의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집중해서 볼 수 있는 연습 영상이 정말 마음에 든다. 우리의 의도가 군더더기 없이 잘 표현된 것 같다.
마시로 내가 좋아하는 건 일본 콘서트에서 했던 ‘Back to the City’ 무대 영상이다. 안무가 딱딱 맞는 칼군무는 아니지만 우리가 무대 위에서 정말 행복해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 볼 때마다 흐뭇하다. 가장 우리다운, 역시 케플러스러운 무대였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멤버마다 ‘이건 내가 찢었다’ 하는 무대도 있을까?
채현 있다.(웃음) 데뷔 초 나랑 다연이, 영은이와 태연 선배님의 ‘The Christmas’ 곡을 커버한 무대!
다연 나는 아무래도 모든 ‘WA DA DA’ 무대의 도입부를 찢지 않았나 싶다.(웃음)
휴닝바히에 인정한다.(웃음) 나는 개인적으로 ‘Back to the City’ 무대에서 내 음색과 표정 좀 괜찮았던 것 같다.
마시로 나는 아마도 ‘Giddy’? 짧은 파트 안에 어떻게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표정과 제스처 연구를 많이 했는데 그게 잘 보여졌던 것 같다.(웃음)
히카루 음, 나는 잘 모르겠다.(웃음)
휴닝바히에 오 마이???.
채연 히카루는 손에 꼽을 퍼포먼스 영상이 너무 많다.
다연 히카루는 모든 무대를 찢어!
멤버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다. 그럼 다른 멤버가 히카루가 찢은 무대를 얘기해볼까?
마시로 (손을 번쩍 들며) 일본 콘서트에서 ‘The Girls’ 무대를 할 때 히카루의 솔로 댄스 브레이크 구간이 있었는데, 마지막 콘서트 때 히카루가 그 부분에서 ‘씩’ 웃었다. 그때 모니터를 보면서 너무 멋져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휴닝바히에 나도 히카루의 ‘The Girls’. 콘서트 버전도 좋은데 <퀸덤2> 경연에서 정말 신들린 것처럼 히카루가 무대를 찢어놨다.

(왼쪽부터) 히카루 톱 액트넘버원 by 엠프티, 슈즈 지미추, 스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휴닝바히에 드레스 아크리스, 슈즈 닥터마틴.
히카루는 댄싱도 잘하지만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정확한 한국어 발음과 빠른 래핑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어 랩을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소화하기 위한 자기만의 연습 비법이 있나?
히카루 연습생 때부터 한국의 힙합과 R&B를 좋아해 곡 커버를 많이 했다. 그때는 한국어를 아예 못할 때라서 듣고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하며 익혔는데 그때의 습관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의미도 알고 어떤 발음에 강약을 주었을 때 더 효과적으로 표현될지도 안다. 또 옆에서 발음을 교정해주며 도움을 주는 멤버들이 있어 더 잘할 수 있다.
같은 일본인 멤버인 마시로는 케플러 멤버들이 직접 뽑은 부리더로 알고 있다. 자신의 어떤 모습에 멤버들이 지지를 해준 것 같나?
마시로 글쎄, 언니 같은 이미지 때문일까? 멤버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
휴닝바히에 마시로 언니는 정말 단점이라고는 없는 사람이다. 만약 멤버들 사이에 사소한 갈등이 생기면 두 입장에 모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절충해 해결점을 찾는데 탁월하다. 어떤 일이든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다.
다연 뭐든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려는 언니의 모습에 많이 배운다. 음식 솜씨도 정말 좋다. 닭볶음탕, 김치찌개 등 언니가 한 건 다 맛있다.
멤버들끼리 정말 사이가 좋은 것 같다. 카메라가 있든 없든, 누가 보든 아니든 ‘찐친’처럼 계속 장난을 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채현 5명이 있어도 이렇게 시끄러운데 9명이 함께할 땐 정말 난리가 난다. 나는 케플러 사이에서는 그나마 텐션이 낮은 편에 속한다. 대기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서로 장난을 치며 이렇게 우리만의 일상을 유지하는 게 나름의 힐링 방법인 것 같다.
히카루 채현 언니는 우리끼리 장난을 치면 그걸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며 엄마 미소를 짓는다. 마치 방청하듯 혼자 웃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웃음)

재킷 손정완.

톱 YCH, 팬츠 배리, 슈즈 레페토, 브레이슬릿 스와로브스키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 힘들 때는 지치기도 하지 않나. 그럴 땐 어떻게 에너지를 충전하나.
채현 바빠서 힘들다고 느낄 때도 있지만 요즘은 조금 다른 고민이 생겼다. '우리가 너무 비슷한 모습만 계속 보여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고민이다. 여유가 있다면 다른 에너지를 채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치열하게 연구한다. 멤버 모두 자신의 기량을 계속 발전시키고 더 나은 모습으로 무대에 서고 싶은 욕심이 크다.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멤버들이 있어 의지가 되기도 하고 서로 좋은 영향력을 주고받게 되는 것 같다.
다연 팬들은 우리의 새로운 모습도 좋아해주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좋아할 거라는 믿음도 있다. 그걸 믿고 지금 당장 직면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뿐이다.
우문현답이다. 케플러는 팬들이 오랫동안 성장을 지켜봐온 팀이라 애칭도 많고 응원의 댓글도 많더라. 그중에서 가장 힘이 되는 피드백이 있었나?
마시로 ‘짱플러’. 우리가 최고라고 인정해주는 것이니까. 9명이 모두 매력이 다르다. 우리끼리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케플러가 우리 멤버들이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휴닝바히에 팬이 아닌 사람이 쓴 것 중 ‘케플러 무대는 이들이 쏟는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된다’는 댓글이다. 우리가 가진 걸 무대에 다 담아내려는 노력을 알아봐준 것 같아서다. 정말 힘이 되고 자부심도 든다. 이번 앨범을 통해,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무대로 기대에 부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히카루 맞다. 앞으로도 계속 계속, 쭉 그럴 거다.

톱 보카바카, 네크리스 로아주.
인터뷰
장은지
사진
장진욱
스타일리스트
이우민
메이크업
경민정, 장윤나
장소
비버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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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인터뷰
케플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