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의 새로운 얼굴, 버추얼 아이돌의 세계
내 아이돌은 가상 인간이지만, 나는 그들을 사랑합니다.
BY 에디터 안세은(싱글즈 프렌즈) | 2023.09.22
버추얼 아이돌 ‘이세게아이돌’. 최근 'KIDDING'이라는 곡으로 K-POP 빌보드 차트에서 3위를 차지하여 큰 화제가 되었다. 2016년 일본의 유튜버 ‘키즈나 아이’를 통해 처음 등장한 단어 ‘버튜버’. 여기서 버튜버란 ‘버추얼(Virtual)’과 ‘유튜버(YouTuber)’를 합성한 단어로, 가상 캐릭터를 활용해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의미한다. 이들은 한때 서브컬처로 여겨졌지만, 최근 그들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버튜버 시장규모는 지난해 2조 8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17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수치만으로 그들의 인기가 체감되지 않는 사람들도 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버튜버가 단순히 인터넷에서 방송하는 것을 넘어 버추얼 아이돌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꾸준히 성장해온 버튜버 시장이 현재 인기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8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사이버 가수 아담.
사이버 아이돌이 생소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우리는 사이버 가수를 마주한 게 처음이 아니다.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국내에 처음 등장했고 활발히 활동했지만, 어색한 표정과 움직임 때문에 금방 인기는 시들해졌고, 자연스럽게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시대를 앞서간 불운의 스타’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버추얼 아이돌이 웬만한 K-POP 아이돌 인기와 견줄 정도로 핫하다. K-POP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며 인간 아이돌 못지않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팬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 이와 더불어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형 업체, 기획사도 버추얼 아이돌을 기획하고 있을 정도.
그렇다면 버추얼 아이돌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들에게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첫 번째는 양방향 소통이다. 대표적인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은 데뷔 과정마저 특별했다. 이세돌의 멤버 6명은 모두 오디션을 통해 뽑혔는데, 오디션 과정부터 팬들의 참여를 이끌어냈기 때문. 오디션 과정에 참여한 팬들은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이세돌 세계관에 점점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마치 프로듀스 101, 보이즈 플래닛 등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몰입하는 우리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것. 또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기있는 버추얼 아이돌은 가상의 인물 뒤에 실제 사람 ‘본체’가 존재하므로 기존의 가상 인간보다 좀 더 현실성이 있다. 즉, 가상 인간을 내세우되, 실제 사람이 행동하는 것. 그러므로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팬들은 버추얼 아이돌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영상 출처 : 이세계아이돌세돌 멤버 ‘고세구’ 유튜브 채널 @gosegu
두 번째 이유는 기술의 고도화다. 사이버 가수 아담이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기술의 한계이다. 사람의 형태를 띤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은 전혀 사람 같지 않았기 때문. 하지만 현재 버추얼 아이돌의 움직임은 사람과 유사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자연스럽다. 그 이유는 모션 캡처, 페이셜 트래커, 물리 엔진과 같은 기술 덕분이다. 특히 모션 캡처 기술은 실제 사람의 움직임이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되는 기술로, 영화 <아바타> 나비족, <반지의 제왕> 골룸 등에도 적용된 기술이다.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을 볼 때 어색함을 느낀 적이 있는가? 그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추얼 아이돌의 움직임을 볼 때 어색하다고 느끼지 않아 쉽게 몰입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데뷔 후에도 계속되는 그래픽 기술 발전과 함께 상승하는 퀄리티는 버추얼 아이돌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영상 출처 : Mnet digital studio 유튜브 채널 @M2
세 번째 이유는 실제 아이돌의 문화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버추얼 아이돌이라고 해서 실제 아이돌과 큰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같아서 놀랄 정도. 신곡이 나오면 동료 아이돌과 함께 챌린지 영상을 찍기도 하고, 릴레이 댄스와 같은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하며, 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 버추얼 아이돌의 팬들은 신곡이 나오면 차트 인을 위해 스밍을 돌리고, 뮤비 조회 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며, 앨범을 구입하여 높은 초동을 찍기 위해 노력한다. 이렇게 실제 아이돌을 덕질할 때와 별다르지 않는 것. 이러한 버추얼 아이돌의 문화는 기존의 K-POP 팬들이 자연스럽게 유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버튜버 시장의 새로운 시대를 연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이세돌)
2021년, 혜성처럼 등장한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은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를 끈 장본인이다. 총 6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오디션을 거쳐 뽑혔다. 멤버 각각 26만~32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어 탄탄한 팬덤을 자랑하며, 실제 앨범 없이 단일 곡으로 멜론 명예의 전당 3관왕, 빌보드 글로벌 차트 및 빌보드 코리아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매번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그룹인 만큼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아이돌이다.

플레이브
버추얼 콘텐츠 스타트업인 ‘블래스트’에서 제작한 버추얼 보이 그룹 ‘플레이브’. 플레이브는 2023년 8월 첫 번째 미니 앨범 을 통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해당 앨범은 초동 20만 장 이상을 기록했기 때문. 플레이브는 실제 음악 방송, 라디오에 출연하기도 하며, 틱톡, 인스타, 트위터 등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추후 팬덤 플랫폼인 디어유 버블에 입점해 팬들과의 소통 또한 늘려갈 예정이라 하니 그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메이브
이세돌, 플레이브와는 달리 실제 사람 모습과 비슷한 외형을 가진 메이브. 카카오엔터와 메타버스 엔터테이먼트가 공동 기획해 선보인 걸그룹으로, 데뷔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버추얼 걸그룹이다. 메이브는 메타버스 안에서 만들어진 최초의 K-POP 그룹으로 뉴욕타임즈에 소개되며, K-POP과 메타버스가 공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였다는 외신의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데뷔곡인 ‘판도라’ 뮤직비디오는 공개된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2000만뷰 조회 수를 기록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가 꾸준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쉽게 정의 내릴 수 없다. 실제로 가상 인간 모델이 근래에 주목받으며 무수히 많은 브랜드에서 가상 인간 모델을 내세웠지만, 그들의 인기가 금방 시들해졌던 사례가 있기 때문. 즉, 사람들의 호기심으로 반짝 끈 인기는 금방 저물기 마련이다. 또 아직 국내 버튜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202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서브컬처로 여기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 즉, 가상 인간에 대한 진입장벽이 완전히 허물었다고 하기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버추얼 아이돌이 주목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좋은 스타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그들의 리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또 완성도 높은 음악과 무대를 선보임으로써 진정한 ‘가수’로 인정받게 되는 순간, 가상 인간의 활용도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무한 확장될 것이라 예상한다. 사람들의 편견을 넘어 실제 인간 아이돌을 사랑하는 팬과 가상 인간을 사랑하는 팬 모두의 팬심이 동등하게 인정받는 세상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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