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오브 섹스

섹스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행위다. 특히 가장 은밀하게 서로를 자극하는 것은 청각. 침대 위에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야한 소리, 거친 소리, 음란한 소리. 그중에 제일을 찾아라.
BY 에디터 전소영 | 2023.10.31
소리가 중요해? 섹스가 하고 싶은 날, 상대에게 주는 사인은 여러 가지다. 대놓고 “오늘 섹스하자”라고 말할 수도 있고 행동으로 은밀하게 상대를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럴 때 내는 소리는 내가 얼마나 이 섹스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서로에게 알려주는 사인이 된다. 성의학 전문가 설현욱 선생의 책 <조이 오브 섹스>에는 오르가슴을 느끼는 여성이 ‘죽음’(죽어간다고 외치지만, 그런 종류의 느낌을 즐긴다)과 ‘엄마’를 외친다고 적혀 있다. 혹은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종교에 대해 주절거린다고 한다. 한편 남성은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 짐승처럼 으르렁거리거나 “더 세게! 안으로!” 등과 같은 공격적인 단음절의 내뱉는 말을 한다고 한다. 섹스를 할 때 흥분을 하면 왜 그런 정체불명의 소리를 내는 걸까. 명확하게 증명된 자료는 없다. 분명한 건 특정한 언어로 규정되거나 사회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언어라는 것이다. 남자들은 섹스를 할 때 소리를 통해 상대방의 느낌을 감지한다. 직접 물어볼 수도 있지만, 보통 여자들은 섹스를 하는 동안 남자가 “좋아?”라고 묻는 걸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리로 짐작할 수밖에 없다. 여자 역시 그렇다. 애무를 하고 있는데 남자가 아무 반응이 없다면, 어쩐지 맥이 풀린다. 최근 20대 막바지에 첫 연애를 시작한 친구 H는 “가뜩이나 평소에 말도 많은 사람이 섹스할 때만 말이 없어지면 난 이상한 생각이 들어. 나와 하는 게 별로 안 좋은 걸까?” 무수한 섹스를 경험한 또 다른 친구 M은 “(상대 반응이) 가장 신경 쓰일 때는 ‘블로우 잡’을 할 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오럴 섹스를 해주는데 탄성 어린 신음 소리가 들리면 ‘역시 나는 잘해’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생겨”라고 말한다. 그녀는 상대가 원하는 애무를 해줄 땐 의식적으로 더욱 신음 소리를 내며 ‘그래 그거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평소에 눈치 없던 남자는 그 소리에 맞춰 그녀가 원하는 곳을 더욱 강하게 자극한다고 하니, 소리의 힘은 강하다. 섹스하면서 나는 소리는 또 다른 비언어적 대화인 셈이다. 물론 커플마다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서로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다.그러나 분명한 건 소리가 섹스를 더욱 흥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섹스를 하면서 상대의 소리를 제대로 된 메시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가 외치는 비명 혹은 절규가 어떤 의미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가? 잘 안다면, 그 섹스는 성공적이다.
DO 남자가 흥분하는 소리 1 50m를 전력질주한 것 같은 그녀의 ‘하악’ 소리 신음 소리도, 그냥 숨소리도 아니다. 마치 단거리 달리기를 하고 난 후 숨을 고르는 듯한 ‘하악하악’거리는 소리가 좋다. 숨 차서 내는 그녀의 소리는 우리가 함께 섹스에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숨을 고르듯 소리를 낼 때 여자의 가슴은 자연스럽게 오르락내리락 한다. 심장이 뛰고 있다는 걸 눈으로, 소리로 확인하는 셈이다. 이때 여자가 상위에 있으면 더욱 섹시하다. 2 소리도 실력도 AV 배우급 청순하고 얌전하게 굴던 여자가 섹스를 할 때 AV 배우급으로 돌변한다면 그야말로 ‘반가운 반전’이다. 단순히 소리만 흉내 내는 게 아니라 테크닉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어떤 남자도 마다할 리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렇게 능수능란하면 괜스레 여자의 과거를 의심하게 된다. 반면 나와 섹스를 거듭할수록 이렇게 일취월장하는 거라면 대환영이다. 일본 AV의 요란함과 미국 AV의 끈적거림을 적절하게 섞은 소리가 가장 좋다. 3 귓속을 맴도는 거친 숨소리 주로 귀를 애무할 때 나는 소리다. 혀로 귓속 동굴을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순간 귀를 멍하게 만들고 덩달아 정신까지 멍하게 만드니까. 더 좋은 건 귀를 애무하면서 필연적으로 나는 빠르고 거친 숨소리처럼 들리는 콧바람이다. 여자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아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4 하얀 이불 서걱거리는 소리 주로 여자친구와 호텔 혹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모닝 섹스로 이어지게 만드는 소리다. 맨살에 깨끗한 이불이 닿는 서걱거리는 소리와 촉감은 나를 자극한다. 어쩐지 이 순간을 놓치면 영영 다시 오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 곁에 잠들어 있는 여자친구가 사랑스럽게 보이는 건 보너스다. 호텔 이불의 촉감과 소리는 나를 짐승으로 만들고, 만족스러운 섹스도 만든다고 자신한다.
DO 여자가 자극 받는 소리 1 참다가 토해내는 절제미 “나 할 것 같아”라고 말함과 동시에 터져나오는 낮은 남자의 탄성 소리 혹은 거친 숨소리는 몇 번 들어도 기분이 좋다. 꼭 사정할 때가 아니어도 만족스러움을 표현하는 ‘헉헉’ ‘오’ ‘으’ ‘흠’과 같은 짧은 소리는 나를 더욱 야한 여자로 만든다. 어떻게 하면 감질맛 나는 그 소리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승부욕이 샘솟는다. 2 침대 위에서 더티 토크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낮져밤이’의 남자가 섹스할 때 명령조로 하는 말이 듣기 좋다. 평소에 부드럽고 친절했던 남자가 침대 위에서만큼은 강한 어조로 짧고 굵게 “좋아!” “더 조여봐!”라며 나에게 칭찬을 하다가도 강력한 요구를 하면 그에게 완전히 포박(?)된 느낌이 든다(맞다. 나 변태다). 가끔 남자가 혼잣말로 나직이 숫자로 된 욕을 할 때도 있는데 평소에 보지 못한 모습이라 그런지 더욱 섹시하게 느껴진다. 3 물기 머금은 우리 땀, 침, 애액 등으로 젖은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는 섹스의 하이라이트다. 이 소리는 절정에 다다르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등용문’과 같다. 그 격렬한 마찰이 있어야지만 오르가슴에 다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이벤트로 눈을 모두 가리고 섹스를 하면 이 야릇한 소리는 더욱 잘 들리고, 흥분은 배가된다. 4 찹찹 핥는 소리 애무할 때만큼은 풍부한 침이 큰 자산(?)이다. 가슴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정성스러운 애무를 할 때 내는 핥는 소리는 풍족한 침이 있어야 소리가 더욱 크게 들린다. 자기도 모르게 남자가 내는 ‘찹찹’ 소리는 그가 내 몸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더 흥분된다. 반대로 내가 남자에게 애무를 해줄 때도 그 소리에 덩달아 나 역시 흥분하다. 침은 여러모로 고마운 존재다.
Don’t! 섹스가 꺼려지는 소리 1 물기 어린 ‘철퍼덕’ 피스톤 운동을 하다가 살이 부딪혀 나는 소리는 심하게 거슬린다. 특히 땀이 나서 살이 부딪힐 때마다 나는 소리는 어쩐지 나 스스로가 저급해 보인다. 사랑은 없고 그저 본능에만 충실한 채 허리를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짐승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다. 2 잘못 배운 못된 소리 사람이 간사한 게 적당한 신음 소리라면 모를까 잠깐 손만 닿았을 뿐인데 과하게 자지러지면 여자가 이상한 야동을 보고 잘못 배운 게 아닌가 싶다. 고맙긴 하지만 오버하는 소리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섹스를 많이 해본 남자라면 내 능력쯤은 잘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AV 속 남자처럼 내가 그렇게 능수능란하지 않다. 3 층간 소음을 유발하는 비명 소리 지나치게 소리에 집착한 여자가 층간 소음 생각 안 하고 비명을 지르는 바람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던 적이 종종 있다. 급한 마음에 손으로 입을 막기까지 했다. 이성을 잃고 하는 게 섹스라고는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나도 모르게 이성을 찾게 된다.
Don’t! 분위기 깨는 소리 1 입 방구 말고 질 방구 피스톤 운동을 하다가 질에서 공기가 빠지는 소리가 ‘피식’ 하고 날 때가 있다. 방귀 소리와 거의 비슷해서 분위기를 깨는 데에는 일등 공신이다. 오래 사귄 사이라면 이해하고 넘기지만, 이제 막 섹스에 재미를 붙인 커플에게 이 소리는 너무 치명적이다. 2 내 남자는 소프라노 여자들이 남자의 목소리에 ‘껌뻑’ 넘어가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남자의 목소리가 지나치게 하이톤이면 아무래도 ‘깬다’. 평소에는 목소리가 낮은데, 절정에 다다를 때 내는 소리가 소프라노급이면 아무래도 남성미가 사라진다. 3 반려동물은 방해꾼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남자친구의 집에서 섹스를 할 때 자주 벌어지는 일이다. 아무리 격리를 시켜놔도 바깥에서 ‘왈왈’ 혹은 ‘야옹’거리면 하던 일을 마저 할 수가 없다. 괜스레 민망하고 미안해진다. 자취하는 커플들이 종종 겪는 어려움인데, 이런 위기에 봉착한다면 그 핑계로 3만원 내고 모텔을 대실하자. 4 잘못된 더티 토크의 예 더티 토크를 ‘더러운 얘기’로 오해하는 눈치 없는 남자들이 있다. “찌찌 줘” “앵두 따 먹을래”(둘 다 가슴 애무를 이르는 말) 혹은 “사까시 해줘”(국산 포르노에서 오럴 섹스를 상스럽게 이르는 말) 등 소위 저급한 말을 해대는 남자는 싫다. 헐벗은 몸으로 있다가도 주섬주섬 옷을 주워 입게 만든다. 5 우리의 사랑에 <무한도전>이 웬 말? TV를 켜놓고 하는 섹스, 나쁘지 않다. 그러나 왁자지껄하고 시끄러운 고함 소리가 들리는 예능 프로그램은 사양한다. 예능을 보다가 갑자기 섹스 모드로 전환된 것일지라도 애무 단계에서는 반드시 TV는 꺼야 한다. 웃음소리가 들리면 TV로 향하는 상대는 섹스는커녕 큰 싸움을 부른다는 걸 명심하시라.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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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설현욱(서울의학클리닉), 신동민(푸른 아우성) | 참고서적 <어메이징 섹스> 신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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