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지능 기르는 법
<나는 솔로> 16기 사태 이후, 이젠 어딜가나 '사회지능' 이야기다. 사회지능의 필요성이 활발히 논의되는 가운데, 후천적으로 사회지능 기르는 법은?
BY 에디터 장은지 | 2023.11.28
역대급 논란을 일으킨 <나는 솔로> 16기. 방송은 끝났지만 그 여파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돌싱’ 특집으로 마련된 <나는 솔로> 16기는 마치 하나의 사회 실험 다큐멘터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출연자들의 갈등과 공감성 수치 유발 언행들이 그대로 방송을 타며 ‘연프계의 두리안’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나는 솔로> 16기를 두고 웹진 가 ‘가장 리얼한 사회 인류학 보고서’라고 표현했듯,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혹독한 교훈을 안긴다. 한 커뮤니티 유저는 16기 광수가 잘못된 상황 파악으로 오해를 빚으며 다른 출연자에게 외면받는 장면이 실린 에피소드를 보며 “사회지능의 중요성을 알게됐다”는 리뷰를 남기기도 했다. <상담학 사전>에 따르면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크리스토퍼 말로는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사회지능과 인지적 사회지능으로 구분했는데 그중 인지적 사회지능은 친사회적 태도, 사회적 기술, 공감 기술, 정서성 등으로 풀이된다. 트롬쇠 사회지능 척도(TSIS)를 고안한 데이비드 실베라는 사회지능을 사회적 정보처리, 사회적 기술, 사회적 인식 세 가지 요소의 합으로 보았다. 먼저 사회적 정보처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과 기분을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능력, 사회적 기술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사회적 인식은 어떠한 사회적 상황이나 사건에 대한 인식이나 느낌이다. 이러한 학문적 논의 외에도 우리 삶 속에서 사회지능과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지능은 공감과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대인관계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주변의 상황이나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는데 능하고 상대의 입장과 감정을 존중하며 자신의 소신이나 의견을 효과적으로 개진할 줄 아는 사람을 ‘사회지능이 높다’고 인식한다. 최근 이슈가 된 ‘MBTI F와 T 갈라치기’나 ‘T발 C’ 논란을 예로 들어보자. 이는 결과를 중시하는 T(사고형)와 감정을 중시하는 F(감정형)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데 아무리 T 지수가 압도적이라고 해도 사회지능이 높다면 상대에 충분히 공감하고 존중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지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개개인의 능력이 절대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 과거에는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활용하는 학업지능이 높게 평가됐다면, 협업과 효율이 중요한 현대사회는 주변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대인관계 능력 역시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사회지능이다. 사실 사회지능은 사무실을 넘어 보다 범용적으로 우리 삶 깊숙이 작용하고 있다. 연애, 친구, 가족, 비즈니스, 그밖의 모든 인간관계 말이다. 촘촘하게 직조된 사회관계망이 이룩한 ‘초연결 사회’에서 사회지능이 개입되지 않는 영역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직장 동료들에게 인정받지 못한다거나, 어느새 친구들로부터 영문도 모른 채 소외되고 있다거나, 소개팅에서 신나게 떠들었는데 애프터로 이어지지 않는 일들이 잦은 편이라면 스스로 사회지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사회지능은 노력을 통해 발전시킬 수 있다. 미국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은 “사회지능은 후천적으로 형성되며, 성인이 된 후에도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지능을 높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자기 객관화다. 자기 객관화는 사회지능을 높이는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친화력은 있지만 사회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처음에는 사람들과 비교적 쉽게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집단에서 도태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체로 남들은 관심도 없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거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자기 객관화가 되는 사람은 문제를 인지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자기 객관화가 부족한 사람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남 탓을 하며 합리화한다. 그럴수록 관계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자기 객관화를 위해서는 자기 성찰이 선행돼야 한다. 이때 필요한 건 감정은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행동을 판단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서술하는 일기를 써보는 것도 방법이다. 자기 객관화를 통해 좀 더 성숙한 관점으로 사태를 바라볼 준비가 됐다면 그다음으로 해야 할 것은 경험과 관찰이다. 사회지능이 높은 사람 중에서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경험을 쌓는 건 곧 데이터의 축적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화술이나 처세술을 정제해나가는 것이야말로 사회지능을 기르는 좋은 방법이다.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다면 관찰이 답이다. 주변에서 대화를 할 때 부적절한 단어를 쓴다든가 눈살을 찌푸리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때 내가 느꼈던 감정을 기억하자. 이를 끊임없이 리뷰하고 반면교사 삼아 같은 언행만 피해도 절반은 성공이다. 이미 사회지능이 높은 사람이라도 사회지능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관찰을 활용할 수 있다. 롤모델을 설정하는 것이다. 내가 속한 여러 사회적 집단 내에서 존경받고 암묵적인 리더 위치에 있는 사람의 화법이나 행동, 사태를 판단하는 관점, 문제 해결 과정을 유심히 살피는 거다. 이를 고스란히 답습하기보다 내면화하고 나라는 캐릭터 안에 적절히 용해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채로운 성격의 소속 집단이 늘어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지능의 중요성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지능은 비즈니스, 연애, 인간관계 등 삶에 관한 모든 면에서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나 목적을 성취할 수 있게끔 도움을 주는 지적 도구이자, 인간관계의 문해력이다. 우리 모두에게 사회지능만 있다면 덥다는 핑계로 대화를 중단하려는 상대에게 적어도 눈치 없이 “손풍기 없어?”라고 되묻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일러스트
조성흠
라이프스타일
사회지능
나는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