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돈 내고 계속 쓸까?
SNS의 유료화 전략은 이들의 자구책일까, 자충수일까?
BY 에디터 장은지 | 2023.12.12
구 트위터인 엑스(X)의 대주주 일론 머스크가 엑스의 유료화 전략을 발표한 이래 논란은 식을 줄 모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 역시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료 서비스인 ‘메타 베리파이드’를 도입했고 스냅챗도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 ‘스냅챗플러스’를 선보였다. OTT 서비스도 구독료를 올리겠다고 난리인데 이제 SNS까지 돈 주고 구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일까? 국내에서 가장 대중화된 소셜미디어는 엑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이다. 소셜미디어가 유료화를 도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익이다. 기존 SNS 서비스는 사용자의 사용 기록에 근거해 맞춤형 광고를 제안하는 것으로 광고 수익을 거두는데, 맞춤형 알고리즘을 형성하는 시스템은 개인 정보 수집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광고 수익이 줄자 새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자구책을 찾아나선 것이다. 얼마 전 메타는 “EU의 진화한 개인 정보 보호 규정 준수를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는 광고가 있는 서비스를 무료로 계속 쓰거나, 광고가 없는 요금제 옵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며 EU와 스위스 등에 유료 서비스 도입을 발표했다. 메타는 현재 일부 국가에서 메타 베리파이드(약 1만5000원)라는 유료 구독 서비스도 운영한다. 이 서비스를 구독하면 인플루언서, 브랜드에 한해 발급하는 인증 배지를 일반인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본인인증을 통해 부여되는 배지는 가짜 계정, 봇(Bot) 계정의 거름망이 되어 정보의 진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메타의 설명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엑스도 뉴질랜드와 필리핀 등 일부 지역에서 신규 가입자에 한해 연간 1달러를 지불하도록 하고 있다.
가짜 여론을 조작하는 봇 계정을 거르는 ‘Not a Bot’ 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업계는 엑스의 수익성 악화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SNS 유료화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엑스는 이밖에도 다양한 유료 구독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엑스의 유료 서비스인 프리미엄(약 1만8000원)을 구독하면 일반인도 블루체크 배지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광고 노출 50% 감소, 대화 및 검색에서 우선순위 부여, 게시물 수정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더 높은 등급인 프리미엄+(약 2만원) 요금제에서는 광고가 100% 차단된다. 또 엑스는 기업과 정부기관 계정에 골드와 그레이마크를 부여하는데 골드 마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 1000달러(약 130만원)가 필요하다.
지난 10월에는 엑스의 인증 마크 유료 구독을 거부한<뉴욕 타임스>의 골드 마크가 사라졌다 복구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의 유료화 전략에 대중의 반응 역시 싸늘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엑스 사용자들은 유료화가 확대될 경우 엑스 대신 다른 대체재를 찾겠다는 반응이다. ‘이럴 바엔 다른 대체 SNS가 활성화되어 머스크의 이상한 정책에 그만 휘둘리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에는 기업형 SNS에 대한 반발로 탈중앙화된 SN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는 블루스카이는 과거 트위터 창립자인 잭 도시가 새롭게 개발한 SNS다. 엑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처럼 플랫폼으로서 데이터의 중앙 집중 체제를 취하면 연락처, 브라우저 사용 내역 등의 데이터 수집이 불가피하기 때문. 반면 블루스카이는 분산형 소셜 네트워크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모델로 모든 게시물이 독립적인 서버에 저장돼이용자가 알고리즘을 선택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쉽게 말해 플랫폼이 거대한 선박이라면 프로토콜은 모든 배가 떠 있는 강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타임라인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세요’라는 문구를 내세우는 마스토돈 역시 분산형 SNS다. 엑스는 엑스에만 가입하면 되지만 마스토돈에서는 관심사나 취향에 맞는 각각의 도메인(인스턴스)을 선택해 가입하게 된다. 마스토돈은 불특정 다수와의 무작위 교류를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형태를 채택해 영리성을 최소화하고 선택적인 교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마스토돈은 인스턴스 서버를 선택해야 하는 초반 가입 과정이 낯설다는 점, 블루스카이 역시 가입 시 초대 코드를 받아야 하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SNS 서비스의 출현도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 새롭게 등장을 예고한 신규 SNS 위스피(Whispy)는 ‘지금까지 당신이 찾던 트위터 대체품’이란 혹하는 문구로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재 위스피 홈페이지 내 소개글을 보면 ‘위스피는 엑스에서 이주한 팔로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기능이 있으며 두 곳에 똑같은 내용을 올릴 수 있는 크로스포스팅, 위스피와 엑스의 타임라인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는 기능 등이 있어 다른 사람들이 이주를 고민하는 동안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엑스를 비롯해 마스토돈, 블루스카이, 스레드와 기능을 비교해둔 표도 볼 수 있다. 표 중 ‘가입하기 쉬운가’ 항목에 마스토돈은 ‘인스턴스를 찾아야 함’, 블루스카이는 ‘초대 필요’,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계정 필요, EU에서 사용 불가’, 엑스는 ‘곧 돈을 줘야 함’이라고 표시돼 있다. 해당 표에는 ‘백만장자에 의해 소유되었는가’란 항목도 있는데 이 항목에서는 위스피와 마스토돈만 자유로운 것으로 표시돼 웃음을 유발한다. 기존 이용자들이 대체재 찾기에 나서자 메타코리아는 “EU 개인 정보법 법안 강화로 유럽에서 광고 없는 유료 상품을 선보인 것뿐, 유럽 이외엔 출시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수익성이 악화되며 부분적 유료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는 흐름이라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 그동안 안티 트위터·인스타그램이란 거창한 포부를 내걸고 신생 SNS가 등장했지만 쿠데타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런데 기존 시장을 지배하던 소셜미디어가 자구책으로 꺼내든 유료화 전략은 새로운 대체품에 눈을 돌리기 좋은 빌미를 주었다.테제-안티테제-그리고 다시 테제로 회귀하던 굴레는 마침표를 찍고 마침내 다음 챕터에 이르게 될까? 찻잔 속 태풍처럼 일시적인 현상일지 대세가 바뀌는 흐름일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지만 기존 소셜미디어의 주축이던 트렌디하고 액티브한 이용자들이 다른 대안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상, 친구 따라 강남 가는 건 시간문제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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