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와 바다

멈추지 않고 땅 위를 흐르는 물은 마침내 바다에서 만난다. 서로 다른 물줄기가 마주해 이룬 동방신기라는 대양, 그리고 그 속에서 길어 올린 것들.
BY 에디터 임나정 | 2023.12.18
동방신기 유노윤호, 최강창민의 20주년 싱글즈 화보
윤호 레더 블루종, 화이트 터틀넥 모두 꾸레쥬. 창민 캐멀 블레이저, 시어한 슬리브리스 톱 모두 꾸레쥬.
땅 위로 흐르는 수많은 물길은 저마다 성질을 달리한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속도로 쉼없이, 제게 주어진 길을 따라 묵묵히 흐른 물은 종국에 커다란 바다 안에서 만난다. 다르지만 비슷하고, 닮았지만 이질적인 두 사람이 쉬지 않고 흘러 만들어낸 동방신기라는 대양, 그 속에 축적된 순간들을 길어 올렸다. 5년 만에 발표하는 국내 9집 앨범 <20&2> 속엔 20년 동안 차곡차곡 쌓은 영롱한 산홋빛 추억들, 그리고 윤슬처럼 표표히 빛나는 동방신기의 현재와 미래가 담겼다.
동방신기 유노윤호의 싱글즈 화보
무톤 재킷 로에베, 블루 터틀넥 톱 랜덤 아이덴티티 by 무이, 와이드 데님 팬츠 무홍, 블랙 첼시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벌써 데뷔 20주년이라니. 동방신기의 ‘Hug’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다음 날, 반 친구들과 하루 종일 뮤직비디오 이야기만 했던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롭다. 윤호 하하, 마찬가지다.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는지 체감하지 못하다 20주년이라는 글자를 마주하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사람으로 따지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시간인데 언제 이렇게 세월이 흘렀나 싶고 한편으로는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민 벌써 20주년을 맞이했다는 게 감개무량하다. 동방신기로서 팬들과 함께 20년을 보냈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잘 나아갈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따지고 보면 정윤호, 심창민이라는 이름만으로 살아온 시간보다 정윤호와 유노윤호,심창민과 최강창민이란 두 개의 이름으로 보낸 세월이 더 길다. 가끔은 그 둘 사이 간극에서 오는 혼란도 있었을 것 같다. 창민 그래서 나는 온앤오프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최선을 다해 모든 걸 무대에 쏟아내고 내려오면 빠르게 심창민으로 돌아가려 노력한다. 예를 들어 이번 2023 MAMA 어워즈의 무대에서 스스로 흡족할 만큼 퍼포먼스를 펼쳤고,무대에서 내려와 모니터링을 할 때도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그때도 한편으로는 스스로에게 취하지 말자라고 생각했다. 윤호 아무래도 긴 시간 활동하다 보니 정윤호와 유노윤호로서 삶의 균형을 맞추는 법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다. 요즘엔 나름의 방법을 찾은 듯하다. 어떤 방법인가? 윤호 정확히 말하자면 태도의 변화에 가깝다. 예를 들어 예전엔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 처했을 때 마냥 힘들어 했다면 이젠 스트레스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나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지, 혹은 지금은 힘들지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촉진제가 될지 구별할 수 있게 되며 같은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 거나, 놀이처럼 여기며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의 20주년 기념 싱글즈 화보
윤호 체크 롱 코트 로에베, 카키 와이드 팬츠 무홍,블루 니트 베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창민 스트라이프 블레이저 비욘드 클로젯, 스팽글 스트라이프 셔츠 블루마블 by 무이, 터틀넥 톱 MM6, 캐멀 슬랙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23 MAMA 어워즈 무대는 조금 취해도 괜찮을 정도로 멋있었다.(웃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앨범 <20&2>에 수록된 신곡 ‘Down’을 선보일 땐 웃음기 하나 없다가 라이즈와 함께 한 ‘Rising Sun’ 합동 무대에서 슬쩍 새어 나온 미소가 선배의 연륜같이 느껴져 인상 깊었다. 윤호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들과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이 드러난 거 같다. 너무 예쁘고 고맙더라. 한편으로는 신인 시절 연말 시상식무대에서 선배님들과 합동 무대를 펼쳤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고. 창민 여기에 솔직한 심정 한마디 덧붙여도 되나? 물론이다. 창민 아, 진짜 힘들다.(웃음)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더라. 예전엔 힘든 걸 그 자체로 즐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젠 괴로움 뒤에 뿌듯함이 찾아온다는 확신이 있으니 힘든 순간도 진심으로 즐길 수 있다.
블랙 에나멜 재킷과 팬츠, 부츠 모두 페라가모, 레드 컬러 셔츠 설밤 by 아데쿠베.
‘Down’의 무대를 보니 정규 9집 앨범 <20&2>에 대한 기대감이 들더라. 데뷔한 지 정확히 20주년을 맞이하는 12월 26일 공개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약간의 스포일러가 가능할까? 윤호 ‘Down’과 같이 성숙미가 느껴지는 곡들과 팬들이 들으면 추억에 젖을 수 있는 노래를 적절히 섞어서 구성했다. 5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앨범이자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인 만큼 지난 20년을 반추하면서도 동방신기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다. 내친김에 조금 더 밝혀보자.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무엇인가. 창민 이미 기사를 통해 제목이 공개된 곡인데, ‘Rodeo’를 꼽고 싶다. ‘삶은 끝없는 로데오’란 가사로 시작하는 트랙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성숙해진 동방신기를 잘 보여주는 곡 중 하나라 마음이 간다. 윤호 나는 두 곡이 생각나는데, 아직 제목은 말할 수 없지만 하나는 발라드 장르다.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의 가사를 담고 있기도 하고 창민이와 나, 각각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노래라 좋아한다. 또 다른 곡은 창민이가 작사한 노래다. 이것역시 팬들에 대한 우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트랙이다. 단언컨대 인생 통틀어 가장 열심히 불렀다. 그러니 꼭 들어달라.(웃음)
창민 롱 코트, 베스트, 슬랙스 모두 김서룡, 블랙 더비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호 화이트 슈트 세트업, 베이지 컬러 톱 모두 아미, 블랙 더비 슈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2월 30일과 31일엔 동방신기 20주년 기념 콘서트로 올해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어떤생각을 하며 준비하고 있나? 창민 동방신기는 팬들과 함께 자랐다. 우리가 이렇게 20주년 콘서트를 열 수 있는 건 모두 팬들 덕이다. 오랜 시간 지지해주고, 같이 잘 성장해서 고마운 마음이 가장 크다. 더불어 우린 여전히 건재하니 앞으로도 신나는 공연으로 보답하고 재미있고 즐거운 추억을 많이 선물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칼라리스 블레이저 제냐, 골드 스팽글 셔츠 드리스 반 노튼, 스커트 팬츠 꾸레쥬.
각각 2019년, 2020년에 첫 솔로 앨범을 내며 한동안 개인 활동에 집중하기도 했다. 오랜 시간 함께해온 만큼 혼자 무대에 섰을 때의 기분은 또 달랐을 듯하다. 윤호 솔로 활동을 하면 내가 좋아하거나 잘하는 걸 마음껏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건 아무래도 같이 활동할 때다. 무대를 함께 채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창민 ‘무대를 함께 채워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힘이 된다’는 말이 한쪽에 마냥 의지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같이 무대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스스로가 더욱 단단해진다고 할까. 이런 마음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각자 활동을 해보니 저절로 느끼게 되더라.
더블브레스트 재킷, 쇼츠, 브로치 모두 베르사체,블랙 셔츠, 타이, 레더더비 슈즈, 니삭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둘의 반대된 성향을 주로 조명했지만, 일을 향한 열정이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 비슷한 점도 많아 보인다. 윤호 세세한 부분은 다르지만 가치관이나 일에 임하는 자세, 책임감 등 큰 틀은 굉장히 비슷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열정의 아이콘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 나보다 더 열정적으로, 그리고 책임감 있게 자신의 몫을 해내는 사람이 바로 창민이다. 그래서 배우는 것도 많고 자극도 많이 받는다. 창민 해내지 못할 것엔 도전하지 않을 뿐이다.(웃음) 윤호 말은 이렇게 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이 있다면 기필코 해내는 애다. 창민 나 역시 형한테 배우는 게 많다. 윤호 형은 무언가 하나 파고들기 시작하면 깊게 고민하고 치밀하게 연구하며 파헤친다. 오랜 시간 옆에서 봐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가끔 놀란다. 윤호 이러한 성향의 틀은 창민이를 보고 배우며 형성된 거다. 하하.
체크 패턴 코트 로에베, 블루 니트 베스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윤호의 ‘발명왕’이란 별명도 이런 성향 덕분에 탄생한 것 같다. 특허를 낸 아이디어만 해도 벌써 7개에 이른다고. 윤호 거창한 건 아니다. 그냥 일상생활에서 불편한 게 있으면 어떻게 바꾸면 편할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발명까지 이어졌다. 아무래도 전문 지식이 있는 건 아니다 보니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모조리 메모하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 전문가들과 협업하며 특허 취득까지 이어졌다. 요즘 몰두하는 아이디어는 무엇인가? 윤호 아직은 자세히 말할 수 없다. 발설하는 순간 특허권을 뺏기게 되거든.(웃음) 살짝 힌트만 준다면 편의점과 관련된 아이디어다. 아이디어 노트도 따로 있나? 윤호 스마트폰에 기록한다. 발명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그 날의 기분이나 문득 떠오른 생각, 영화를 보고 느낀 점 등 모든 걸 적는다.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가끔 이렇게 그림까지 그려 넣는다. 그러고 보니 창민도 기록을 꾸준히 해온 사람이다. 일기를 오래 써왔다고. 창민 스스로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더 잘 알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데, 일기를 쓰다 보면 진짜 나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다. 물론 피곤한 날엔 스케줄표처럼 일과만 적기도 하고, 요즘처럼 바쁜 시기엔 건너뛰기도 하지만 되도록 매일 쓰려고 노력한다. 버릇을 들이니 감정 조절에도 도움이 되고 스스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돼 여러모로 좋다.
울 소재 재킷 비욘드 클로젯, 스트라이프 셔츠 블루마블 by 무이, 터틀넥 톱 M
방식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무언가를 글로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글의 힘을 믿나? 창민 물론이다. 100% 믿는다. 말을 몇 번이고 다듬어서 만든 게 글이니까. 더 날카롭고 가장 중요한 핵심을 담고 있다. 백 마디 말보다 몇 문장이 가진 힘이 더 크다고 믿는다. 윤호 되돌아보면 내가 실체화한 모든 창의적인 것들은 다 기록에서 나왔다. 그래서 메모를 할 때 디테일하게 적는다.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쓴다 치면 그 기록에서 뻗어나간 생각까지, 오늘의 감정에 대해 적을 땐 이 감정이 어디서 파생됐는지 등을 파고들어 메모한다. 이런 기록들이 앨범을 비롯해 무언가 새로운 걸 만들어낼 때 실마리가 된다. ‘치밀하다’는 창민의 표현이 납득이 간다.(웃음) 둘 다 기록을 하는 사람으로서 20년 후 그동안의 활동을 요약한다면 어떤 문장으로 남길 바라나? 윤호 10년 전이었다면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동방신기는 팬들 덕분에 이미 좋은 길을 걸어왔다. 그렇기에 이젠 우리가 나아가고 싶은 방향보다는 팬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있겠다고 말하고 싶다.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이 무대에 선 우리라면, 그때까지 무대에 설 수 있게 잘 관리할 테니 걱정 말라.(웃음) 그저 함께하는 순간을 행복하게 즐기기만 하면 된다. 창민 세월이 흐른 만큼 지금보다 부족할 수는 있어도 최선을 다할 거란 약속은 지킬 수 있다.(웃음)

인터뷰

양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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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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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조이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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