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연애만 이럴까?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진동하던 똥차가 간 후 더한 똥차가 나타났다. 힘든 연애만 반복하는 사람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BY 에디터 류창희 | 2024.01.18
<연애의 참견> <환승연애> <나는 SOLO> <체인지 데이즈>, 각종 채널을 통해 방영 중이거나 최근에 종료한 연애 관련 예능 프로그램이다. ‘연애’라는 공통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프로그램의 포맷은 제법 다르다. 하지만 이 다양한 포맷의 연애 프로그램 중에서도 반드시 등장하는 유형의 사람이 있으니 바로 ‘소나무 같은 취향’으로 연애를 망치는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도 음식물 쓰레기인지, 재활용 쓰레기인지 종류만 다를 뿐 다양한 쓰레기를 취급해온 쓰레기 컬렉터들이 제법 많다. ‘왜 내 연애는 매번 이럴까’ 하는 고민이 생긴다면 참고해볼 것. 힘든 연애만 반복하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선량한 마음을 이용한 쓰레기보다 더한 빌런들의 잘못일 뿐. 하지만 빌런이 당신을 쓰레받기로 생각하지 못하게끔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더 이상 상처만 남는 연애를 반복할 순 없으니.
1 PROBLEM 설마 내가 똥차고?
본업뿐 아니라 연애 심리 상담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작사가 김이나는 <고막메이트>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똥차 가고 벤츠 온다’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운전자이기만 한 게 아니라 차고라는 걸 잊으면 안 돼요. 만약 나에게 똥차가 세 번 정도 연속으로 왔다면 내가 똥차고라고 생각해야 해요.” 농담 섞인 말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조언이다.
SOLUTION 입장은 늘 상대적이다
스스로의 문제점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상대의 가스라이팅에 당해 스스로를 자책하라는 말이 아니다. 자책과 반성은 다르다. 내가 어떤 차를 파킹할 수 있는 차고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제약이 없다면 차고에는 다양한 종류의 차를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선호하는 자리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내가 좋은 차들이 줄을 지어 주차를 하는 매력적인 차고인지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상대가 벤츠인지 똥차인지를 판단하기에 앞서 스스로가 어떤 운전자인지, 혹은 어떤 차고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상대방과의 연애도 행복할 수 있다. 결국 모든 인간관계는, 그중에서도 특히 연애는 행복하자고 하는 것이다.
2 PROBLEM 쿨병이 뭐가 나빠?
공무원인 A씨는 쿨병 말기 환자다. 그의 전남친들은 하나같이 “넌 나한테 관심이 없는 것 같아”라는 말을 하며 이별을 고했다. 그중에서는 “네가 나한테 관심이 없어서 날 챙겨주는 다른 여자한테 호감이 생겼어”라는 막말을 시전한 똥차도 있었다. 하지만 A씨는 좀처럼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사랑해서 상대를 믿었고, 회식이라고 하면 그저 그런 줄만 알았다. 회사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 자꾸 전화를 하는 건 집착으로 보일까봐 궁금해도 참았는데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SOLUTION 쿨함과 무심함은 다르다
어느 드라마에서 ‘사랑은 상대를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마음’이라고 정의 내렸다.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지금 뭘 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점심은 뭘 먹었는지, 또 저녁은 뭘 먹을 건지,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것을 사랑이라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인이 어떻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물론 모든 것을 시시콜콜 물어볼 수는 없다. 나도 내 시간이 있고, 연인에게도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까지 무시해서는 안 된다. 당신은 배려라고 생각한 그 ‘쿨함’이 상대방에게는 무심함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아무리 혼자 있는 시간이 중요하고, 혼자서 시간을 잘 보내는 연인이라 해도 당신의 관심은 반갑게 맞을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다. 단, 두 사람의 마음이 같다는 전제하에.
3 PROBLEM 착한 것과 바보같은 것은 다르다
상대를 이해하고, 자꾸만 봐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해심이 유난히 깊은 게 아니라 이해하려는 노력을 부지런히 하는 사람들 말이다. 빌런들은 귀신같이 알아챈다. 당신이 어디까지 참을 수 있고, 넘어가줄 수 있는 사람인지. 괜히 박명수가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가 된다’는 말을 한게 아니다. 사랑을 기반으로 한 당신의 선한 마음을 이용하려는 사람까지 사랑하진 말자. 왜 나의 착한 마음을 알아주지 않냐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애초에 그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었다면 이용하려는 생각조차 품지 않으니까.
SOLUTION 이해하다 이해만 한다
사회생활, 가족 관계에서도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연인 관계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속상하면서도 가슴앓이하면서 모든 것을 품어주는 엄마 코스프레는 그만하고 기분 나쁘면 나쁘다고,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정확히 감정을 표현하자. 스스로 굉장히 착하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성인이 할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은 바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기 전에 스스로의 마음에 솔직해질 것.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자신부터 배려하는 연애를 하자.
4 PROBLEM 꺼야 꺼야 할 거야, 혼자서도 잘할 거야
프리랜서 5년 차인 C씨는 최근 연애를 시작했다. 워낙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져서 연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남들보다 많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도 유튜브를 보고 금방 해치웠다. 며칠 전에는 블라인드를 새로 구입해서 달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 전문가를 불렀다. 남자친구와 카톡 중에 블라인드 얘기를 하자, 남친에게서 전화가 왔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돌아왔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순간 차갑게 식어버린 남친의 목소리에서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SOLUTION “네가 필요해”라고 말하기
혼자서 잘하는 것, 너무나 좋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끼어들 수 있는 틈이 필요하다. 혼자서 잘하는 여친을 두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여자를 찾아 떠나는 남자를 수없이 봤다. 물론 이 남자들이 쓰레기인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혼자서 잘하면 고맙다고 할 일이지 이런저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배부른 소리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태양의 후예>에서 그러지 않았나. 연애는 ‘내가 해도 되는 걸 굳이 상대방이 해주는 것’이라고. 혼자서도 잘한다는 거 잘 안다. 그리고 혼자 하는 게 편하다는 것도 너무나 잘 안다. 하지만 조금은 어설픈 척, 상대방의 도움을 요청해보자. 빈도가 너무 잦은 것도 피곤하겠지만 가끔씩 보이는 당신의 어설픈 모습에 다시없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응답할지도 모른다.
5 PROBLEM 우렁 각시는 각시가 될 수 없다
당신은 여친이지 엄마가 아니다. 때에 맞춰서 남친 집에 찾아가 구석구석 청소해주고, 반찬 만들어놓고 가는 우렁 각시는 되지 말 것. 연인들의 많은 공감을 받았던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오래된 연인인 주만과 설희의 관계도 그랬다. 주만도 가지 않는 주만의 가족 모임에 설희 혼자 참석해 음식을 하고,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하면 저럴 수 있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다. 싫은 내색 없이 “네, 당연히 제가 가야죠”라고 나서는 설희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고구마 100개는 먹은 듯한 엄청난 답답함을 느꼈다. 주만을 사랑해서 한 행동이었지만 결국 두 사람은 주만이 믿음을 저버리면서 헤어지게 된다. 물론 마지막에는 회개하고 다시 설희와 이어지지만, 설희와의 재결합을 바라지 않는 시청자도 많았던 걸 보면 우리가 ‘우렁 각시’ 설희에게 꽤 감정이입했음을 알 수 있다.
SOLUTION 생색은 필수다
‘에이, 우리 사이에 뭘.’ 연인 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말 중 하나다. 바로 그 ‘우리 사이’니까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을 오히려 더 해야 한다. 당신의 수고를 남자친구가 알아채주길 기다리지 말자. 자기 주도적으로 생색을 내자. 왕자님의 목숨을 구한 인어 공주가 결국 그 ‘생색’을 내지 못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당신을 구했어요”라는 말 한마디면 끝났을 텐데 그 말을 하지 못해 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영원불멸한 존재인 인어로 돌아가지 못한 스토리는 지금 봐도 울화통이 터진다. 생색은 유치한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도 그렇다. 아무도 모르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의미 없다. 누가 했는지, 이 행동이 얼마나 센스 있는 행동이었는지 어필이 필요하다. 생색낼 건 생색내고, 받을 수 있는 혜택과 칭찬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더 받자.
6 PROBLEM 오빠는 아빠가 아니다
10살 이상 많은 남자와 연애를 할 경우,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것. 상대는 바람을 피우면서도 온갖 달콤한 헛소리로 당신을 속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인은 연애 상대가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되기 쉽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연애는 동등한 사이에서 맺는 인간관계다. 골프 동호회에서 만난 띠동갑 남자와 연애 중인 B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남친을 만나기 전, 누구보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그와 연애를 시작한 후 어쩐지 바보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늘 혼자 했던 일도 갑자기 겁이 나고, 혼자 밥을 먹는 것조차 어려워졌다. ‘이걸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니야, 난 할 수 없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배한다. 문제는 이런 내 모습을 남친이 뿌듯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것이다. 그럴 때 마다 남친 손아귀에서 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SOLUTION 어른과 성인은 다르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모두 어른은 아니다.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을 어른이라고 부른다. 이왕 나이 많은 남자와 연애를 시작했다면 가르침 받는 학생의 태도는 버려야 한다. 흔히 ‘아빠 같은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는 여자가 겪는 오류다. 아빠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온전히 기댈 수 있는 나무가 되어주는 존재지만 연인은 다르다. 아무리 나이 차이가 많아도 오빠는 아빠가 아니다. 의지하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 이별 후를 대비하면서 살 필요는 없지만 혼자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함께 있을 때도 행복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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