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쓰자, 섹스 토이
그동안 혼자 쓰던 섹스 토이를 같이 쓰면 어떨까? 파트너에게 들킬까 서랍 속에 고이 모셔두던 토이를 꺼내면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BY 에디터 김희성 | 2024.01.24
작지만 강력한 기쁨
딜도와 우머나이저로 시작한 반려가전 라이프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스스로의 몸을 탐색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클리토리스 자극만으로도 충분히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유형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를 깨닫고 나서는 굳이 삽입까지 하지 않고 클리 자극만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중이다. 최근 애용하고 있는 어덜트 토이는 데임 프로덕츠의 핀. 고리를 이용해 손에 끼우거나 고리 없이 살짝 쥐고 사용할 수 있는 자그마한 바이브레이터다. 버튼 한 개로 진동을 컨트롤할 수 있어 사용이 편리하고 모서리마다 느낌이 달라 손가락 위 또는 아래에 끼워 원하는 쾌감을 얻을 수 있다.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가질 땐 어김없이 핀과 함께다. 남자친구와 함께 섹스를 할 때도 바이브레이터는 빠지지 않는다. 아무리 씻어도 세균이 남아 있는 손가락 대신 남자친구가 손에 쥔 핀을 활용해 색다른 핑거 스킬을 선사하기 때문. 여자는 남자보다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속도가 훨씬 오래 걸려 섹스를 하고 나서도 못내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핀은 여성의 쾌감을 빠르게 끌
어올려줘 기쁨의 시간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바나나의 반전
내 화장대 위에는 작고 귀여운 바나나 모양의 바이브레이터가 있다. 친구들이나 가족이 집에 종종 들르기도 하니 누가 봐도 한눈에 알아보는 반려가전을 사기가 부담스러워서다. 몽키바나나라는 이름의 바이브레이터는 클리토리스와 지스폿 자극에 효과적인데 소음도 40dB에 불과해 가족과 함께 사는 집에서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다. 섹스 토이를 함께 사용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데, 친구가 들려준 에피소드가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남친에게 토이를 쥐여줬더니 그 토이를 사용해 자신을 격하게 흥분시켰다는 것이다. 어느 날 조심스레 섹스 토이에 관한 이야기를 남친에게 꺼냈다. 예상대로 섹스에 토이를 사용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게 토이를 함께 가지고 노는 재미는 포기해야 하나 했는데 화장대 위에 놓인 나의 작고 귀여운 바나나를 보고 이게 뭔지 묻더라. 장난치듯 바나나를 진동시켜 그의 몸 곳곳에 가져다 댔고 처음에는 간지럽다며 마냥 깔깔거리던 그의 호흡이 어느 순간 가빠졌다. 그도 이제 토이의 즐거움을 알게 된 것 같다.

나와 너 사이
전생에 나쁜 일은 하지 않은 모양인지 속궁합이 완벽히 들어맞는 그를 만났다. 한낮이든 새벽이든 상관없이 함께 있을 땐 거의 침대에서 시간을 보낼 정도로 우린 섹스에 미쳐 있었다. 온몸이 뜨겁다 못해 불타오르고 서로의 호흡이 클라이맥스로 치달을 무렵 왜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걸까. 우리 둘 사이에 한 명이 더 있으면 좋겠다는 금기시 되는 상상 말이다. 그와의 섹스가 별로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환상적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높은 경지의 무언가가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이 생긴다. 키스를 하면서 삽입을 하는 동시에 가슴까지 자극해준다면 더 완벽하지 않을까 하는 욕심. 서랍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우머나이저를 꺼내 그의 손에 쥐어줬다. 키스와 삽입을 하는 동시에 우머나이저가 바스트 포인트를 부드럽께 빨아들이며 자극하니 새로운 세계가 열렸다. 역시 인간은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
진동은 예고 없이
남자친구와 나는 섹스 판타지를 얘기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호기심 반 재미 반으로 놀이처럼 서로의 판타지를 실현해주고 있다. 딱 하나 실행에 옮기지 못한 판타지는 야외에서의 섹스. 자동차나 텐트 같은 밀폐된 공간 말고 정말 말 그대로 ‘야외’에서 말이다. 하지만 판타지도 판타지 나름이지 공중도덕을 아는 어른인지라 선뜻 실행하기가 어렵다. 그러다 발견한 무선 바이브레이터는 우리의 관계에 새로운 국면을 선사해줬다. 언더웨어 안에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리모컨으로 누르면 작동이 되는 형태다. 이전에도 리모컨으로 조정하면 진동이 오는 형태의 무선 바이브레이터를 써본 적은 있지만 몸에 편하게 맞지 않아 일회성으로 사용하고 말았다. ‘팬티 바이브레이터’라 불리는 니키를 팬티 안에 지닌 채 그와 함께 외출하면, 그는 리모컨으로 기기에 진동을 일으킨다. 언제 진동이 올지 알 수 없어 은근히 흥분되고 패턴과 세기도 매번 다르게 할 수 있다. 편의점이나 커피숍, 쇼핑몰 등 매우 일상적인 장소에서 느껴지는 자극이라니. 외출한 내내 이상야릇한 흥분 속에 휩싸여 있다 보니 누가 뭐랄 것 없이 그날 밤은 평소보다 더 뜨거워진다.
일러스트
노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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