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의 시선
마음을 담아 전해지기를 기다리는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처럼. <환승연애3>의 김예원과 사랑의 감정을 꺼내 먹었다.
BY 에디터 송혜민 | 2024.01.25
레드 이어링 돌체앤가바나.
벌써 세 번째 시즌을 맞는 <환승연애3>다. 몇 화까지 모니터링했나. 주변의 모두가 궁금해하고 있다.
촬영 일을 기준으로 6화까지 녹화했다. 평소에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데, 알려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환승연애3> 패널들끼리는 이런 기회가 선물이고 특권이라는 데에 공감한다. 나만 알고 있어서 조금 즐겁기도 하다.(웃음)
새로운 시즌의 이야기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나.
우선 <환승연애>라는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는 콘텐츠로 자리 잡는 도약의 시기였으면 한다. 또 지금까지는 13년 서사의 X 커플이 밝혀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다.
앞선 시즌들과는 또 다른 느낌일까.
맞다. 시즌3는 감히 짐작하는데 아주 묵직한 울림을 줄 것 같다. 출연진의 성향 자체가 차분한 편이라 이전 시즌과는 차별되는 분위기가 있다. 은근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줄 거라 예상해본다.
그렇다면 반대로 첫 번째, 두 번째 시즌과 어울리는 키워드를 꼽아본다면.
사실 지금 생각해도 떠오르는 명장면이 너무 많다. 시즌1은 완전히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자리였지 않나. 제목부터 이슈가 됐다. 그런데 막상 첫 녹화를 마쳤을 때 우리 모두 ‘생각하던 것과 다르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었다. 사랑이나 연애를 얘기하기도 했지만 성장이나 우정 같은 게 더 크게 보였거든. 시즌2는 롤러코스터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스토리가 있었다. 출연자들의 감정 곡선이 가장 컸고, 캐릭터 하나하나가 명확하게 보였던 게 인기 이유였던 것 같다.
<환승연애> 시청자로서, 감정에 솔직한 패널들 덕분에 프로그램에 더 몰입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상황을 차분하게 바라보고, 단어 하나도 신중하게 고른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떤 시선으로 <환승연애3>를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사람을 탐구하고, 표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까 좀 더 세세하게 지켜보는 편이다. 그럼에도 이건 그냥 ‘김예원의 시선’일 뿐이니까 정답은 아니다. 그래서 나의 말이나 의견 때문에 출연자들에게 오해가 생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이기도 하지만 중간 전달자의 입장이기도 하니까, 출연자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녹화할 때 생각보다 에너지를 많이 쏟겠다.
맞다.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이 없도록 눈빛, 손짓, 숨소리 하나도 잘 보려고 노력한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숨어있을 감정 같은 것들도 함부로 짐작하려 하지 않는다.

크롭트 셔츠 산드로, 팬츠 아바몰리, 슈즈 레페토, 이어 커프 빈티지 헐리우드.
<환승연애>가 시즌을 거듭하며 이렇게나 화제인 이유는 우리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기 때문인 것 같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도 몰랐던 나의 생각, 가치관 등을 발견하기도 했는지.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기보다는 나의 정체성이 더 뚜렷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 가치관대로 생각 회로가 작동하는데 그 과정을 통해서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더 명확하게 알게 된다. 그게 사랑이든, 인간관계든.
만약 김예원에게도 출연 제의가 온다면.
뮤지컬 홍보차 박하선 배우가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한 적 있다. 하선이와 굉장히 친한데, 내가 별 말을 하지도 않았는데 ‘나가지 마세요’ 하더라. 나를 너무 잘 아니까 무조건 상처 받고 힘들어 할 거라고 짐작했단다. 그런데 나도 동의한다. 너무 보기 힘든 모습을 계속 마주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 발로 직접 탑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웃음)
다른 연애 프로그램도 보는지 궁금하다.
시즌2가 끝날 무렵만 해도 다른 프로그램은 안 봤다. 그런데 그 이후에 엄청나게 이슈가 된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전부 챙겨 보진 못했지만 각 프로그램마다 가진 색깔들이 재미있더라. 짧게나마 지켜보면서 ‘세상엔 정말 여러 사랑의 형태가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 인터뷰에서 ‘결국엔 사랑이 답’이라는 얘기를 한 적 있다. 어떤 마음으로 그런 말을 했었는지 기억나나.
그때 말한 사랑은 이성 간의 사랑에 국한되는 의미는 아니었다. 세상과 맞서야 할 때, 내 자신과 냉정히 마주해야 할 때,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때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느꼈을 무렵이었을 거다. 그게 가족이나 일, 친구, 동료의 사랑일 수 있지. 어떤 치유나 용기를 얻게 하는 건 결국 사랑이더라. 인터뷰에서 한 말이긴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필요한 ‘답’이었던 것 같다.
당시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경험을 했던 걸까.
사실 그런 순간들은 때때로 온다. 무언가를 떠올릴 때 알 수 없는 힘이 샘솟거나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거. 그런 경험이 내게는 불변의 가치이자 가장 큰 동력이다.

스팽글 케이프 돌체앤가바나, 블랙 이너 톱 가니, 팬츠 마쥬, 슈즈 세르지오 로시.
최근 사랑이라는 감정을 실감한 순간이 있는지.
2023년에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사랑이라 말해요>와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까지 두 작품을 했다. 각각 혜성과 제이라는 인물을 연기했는데, 운 좋게도 이들에게 진심의 사랑을 느꼈다.
많은 애정을 들였나 보다.
두 인물 모두 남다른 서사와 아픔을 갖고 있었다. 나중에는 그 아픔을 내가 고스란히 느낄 정도로 몰입했다. 내가 캐릭터인지, 캐릭터가 나인지 모를 정도로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그래서 현실의 김예원이 가진 사랑이나 체력을 갈아내서라도 인물들이 가진 아픔을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마저 들었다.
평소에도 그만큼 캐릭터와 가까워지는 편인지.
늘 시작과 끝이 같지 않지. 점점 스며들다가 마지막엔 내가 그 인물이 되고 만다. 연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스스로 ‘괜찮아, 괜찮아’ 하고 위로를 해야 할 정도로 감정을 오롯이 감당할 때도 있거든. 지나고 나면 그런 순간도 진심으로 사랑했을 때만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과 사랑하게 되는 건 아주 다르다.
일상의 김예원은 어떤 것들을 사랑하고 있나.
대부분의 에너지를 일에 쏟긴 한다. 그 밖의 것들을 좀 살펴본다면 그림, 음악, 러닝, 요리, 가구, 글 같은 것들. 여기에서 힘을 얻는다.
새로운 호기심을 찾아 헤매는 편은 아닌가 보다.
새로운 것보다는 오랜 시간을 들여온 취미나 관심사가 많은 편이다. 요즘은 핀터레스트나 유튜브로 좋은 그림을 찾아보는 데 재미를 붙였고, 작품이 없는 시기엔 집 인테리어도 조금씩 바꾸면서 애정을 쏟는다.

드레스 아크리스, 장갑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연기와 예능, 라디오처럼 뭔가를 표현하는 일도 여러 방면으로 하고 있다. 각각의 활동이 주는 에너지가 다르다고들 하던데, 플레이어로서 어떤가.
다른데 또 같다. 연기는 더더욱 결국엔 비슷하다고 느낀다. 카메라 앞이든, 무대든 장소만 좀 바뀔 뿐 내가 아닌 캐릭터로 존재한다는 건 똑같으니까. 반면 인간 김예원 그대로를 보여주는 라디오나 예능은 좀 다르다. 시청자, 청취자와 소통하면서 에너지를 얻기도 하지만 오히려 스스로를 더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기도 하더라. 그 과정에서 얻는 것 또한 적지 않다.
연기를 하지 않는 김예원의 모습도 이렇게나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환승연애>에 처음 캐스팅됐을 때, 이진주 PD가 내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꾸준히 들었다고 말해준 적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 사람과 작업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더라. 안 그래도 어떻게 <환승연애>가 나를 찾았을까 궁금하던 차였는데, 진심으로 감동한 한마디였다. 지금은 잠시 쉬고 있지만, 라디오라는 매체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그래서 아직도 SNS 프로필에서 <설레는 밤, 김예원입니다> 공식 계정을 지우지 않고 있다. 솔직히 너무 오래 지났는데,아직도 그리운 마음이 가득이다.
환승하기엔 사랑이 남은 거지.
맞다. 애정하는 마음이 아직 ‘환승’하지 않았다. 내가 사랑을 갖고 무언가를 대했을 때, 그걸 어떤 방식으로든 봐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꾸준히 뭐라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김예원의 결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중요한 사실이다.
언젠가 ‘다른 사람의 의중을 잘 알아채는 편’이라고 말한 적도 있더라. 반대로 스스로의 마음은 예민하게 포착하는 편인가.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라는 흔한 말을 공감하기 어렵다. 내 마음은 꽤나 확실하게 느끼고, 안다. 물론 표현까지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내 마음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적어도 이제는 없다.

시스루 톱 아크리스, 스커트 빠투, 슈즈 지안비토 로시, 골드 하트 이어링 모스키노.
그렇다면 사랑은 어떤가. 어떨 때 사랑을 깨닫나.
마찬가지로 심플하다. 생각보다 무심한 면이 있어서 뭔가 막연히 상상하거나 공상하지 않는데 무언가 문득 생각 속으로 파고들 때, 그리고 웃음이 날 때 사랑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런데 그쯤 되면 대부분 이미 사랑은 시작되었더라.
사랑의 감정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
받아들인다는 개념보다는 자연스레 인지한다고 할까. 무언가를 사랑하면 함께 있을 때보다 떨어져서 생각할 때 사랑이 더 커진다는 말을 본 적 있다. 혼자서 그 존재를 떠올리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뚜렷해지는 거라고. 뇌는 부정을 모른다고도 했다.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 예외 없이 생각하게 된다고.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깨닫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표현하는 방식인 것 같다. 김예원의 사랑은 어떤 방법으로 표현되나.
사랑이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모습으로 있을 수 있는 것. 때로는 묵묵하고 든든하게, 또 때로는 즐겁거나 사랑스러울 수도 있겠지.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이자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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