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정지훈의 화인가 스캔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에서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으로 조우한 김하늘과 정지훈. 20여 년을 돌고 돌아 처음 만난 두 배우의 쿨한 듯 강렬한 케미스트리.
BY 에디터 임나정 | 2024.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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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셔츠는 노드비메이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는 루부탱. 김하늘 가죽 소재 세트업은 베르사체, 블라우스는블루마린, 슈즈는 지안비토로시, 이어링과 링은 키린.
“스타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어느새 데뷔 20년을 훌쩍 넘긴 두 배우지만 신기하게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입을 모아 서로의 첫인상에 대해 ‘스타를 만난 기분’이었다며 팬심(心)에서 나오는 설렘을 드러냈다. 지난 7월 3일 첫 공개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로 첫 호흡을 맞춘 배우 김하늘과 정지훈은 작품의 강렬한 매력에 망설임 없이 대본을 집어 들었다고.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치명적 스캔들을 담았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행복하지 않은 재벌가 며느리와 말보다는 눈빛과 행동으로 대화하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호원의 만남은 설정부터 여성 시청자들에게 로맨틱한 판타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두 베테랑 배우를 통해 표현된 완수와 도윤은 작품 1,2화가 공개된 직후 이틀 연속 디즈니+ 한국 TV쇼 부문 1위에 오르는 데 이어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서도 TOP 10에 랭크되는 등 주목받고 있다.
트렌치코트는 셀프포트레이트, 슈즈는 지미추, 이어링과 링은 프레드.
정지훈 재킷과 팬츠는 엠포리오 아르마니. 김하늘 드레스는 블루마린, 이어링과 링,브레이슬릿은 모두 키린.
작품에 대한 첫 느낌이 매우 강렬하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어떤 점이 가장 마음을 사로잡았나? 김하늘 대본을 받아들고 이전에 내가 했던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데 시선이 갔다. 이 작품만의 선명한 느낌에 끌렸다. 선악 구도도 뚜렷하고 캐릭터들도 각각 명확하다. 그동안 로맨스물이나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하는 작품을 많이 해왔었는데 이렇게 명료한 구조의 드라마에서 나의 그런 장점을 살릴 수 있겠다 싶었다. 정지훈 이 작품만이 가진 약간 고전적인 면이 매력적이었다. 마치 영화 <보디가드>처럼 한 여자를 지키려는 남자의 순정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김하늘 선배를 비롯해 서이숙, 윤제문 선배 같은 탄탄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아, 이 작품은 내가 이분들을 따라가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에 든든함을 느꼈다. 아주 오래전에 <이 죽일 놈의 사랑>이라는 드라마에서 경호원으로 나왔는데 그 역할은 언더 커버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정말 한 여자를 지키는 캐릭터다. 무척 단순하지만 복잡하게도 표현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이라는 범상치 않은 역할로 드디어 두 사람이 데뷔 20여 년 만에 처음 만났다. 호흡을 맞춰보니 서로는 어떤 사람인 것 같나? 김하늘 지훈 씨는 처음부터 너무 멋있었다. 스타를 직접 보게 된 느낌이랄까. 나는 에너지가 좀 많은 사람이다. 쉴 때도 가만히 못 있고 뭐든 하는 사람 있지 않나. 그런데 지훈 씨도 똑같더라.(웃음) 굉장히 열정적이어서 스스로 납득할 때까지 계속 감독님께도 물어보고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정말 적극적이었다. 성격도 좀 급한 편이라 촬영장에서 늘 열정적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에 나중에는 지훈 씨를 보고만 있어도 계속 웃음이 터졌다. 나도 성격이 급한 편인데 지훈 씨가 제가 본 배우들 중 성격 급한 걸로는 단연 1등이다. 정지훈 김하늘 씨는 저희 세대에게 고교 시절 로망 같은 스타다. 하늘 선배가 나온 잡지를 보며 “와, 이 사람은 누군데 이런 신비롭게 예쁜 느낌이 있나” 하고 감탄하던. 그런 분을 드디어 촬영장에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친절하시더라. 그리고 준비성에 굉장히 놀랐다. 나도 가능하면 촬영장에 일찍 오는 편인데 하늘 선배도 늘 30분, 1시간씩 먼저 와서 준비하고 계시더라. 그리고 역시 베테랑이라 그런지 굉장히 차분하시다. 난 현장에서 열심히 이것저것 알아보고 다닌다면 하늘 선배는 현장의 공기와 상황, 에너지를 조용히 간파하면서 본인이 할 일을 눈치 빠르게 잘 캐치하는 스타일 같다. 이번 작품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돋보이는 멜로도 기대해볼 수 있을까? 김하늘 첫 촬영이 완수와 도윤이 함께 있는 장면이었는데 스태프들이 막 박수 치고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사실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이라는 설정상 직접적인 멜로 신이 많지는 않은데 그냥 둘이 있는 것만으로도 쿨한데 설렘이 있는 ‘얼음 멜로’ 같은 느낌? 그런 분위기가 살아서 재밌고 신선했다. 정지훈 멜로는 확고하게 있는데 확고하게 뚜렷하지는 않다.(웃음)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살짝살짝 은근한 듯 매력적인 로맨스가 있달까. 예를 들어 도윤이 차에서 정신을 잃은 은수를 안아 올려서 걸어가는 장면에도 심쿵 포인트가 있다. 처음엔 약간 밍밍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들을 둘러싼 센 캐릭터가 많아서 몰입감을 확 주기 때문에 짜임새가 있다.
자카드 소재 톱은 디올.
가죽 원피스는 이자벨마랑, 이어링과 링은 키린.
김하늘 배우는 극중 시어머니 역 서이숙 배우와의 극한 대립도 관전 포인트다. 촬영 당시에는 어떤 분위기였나? 김하늘 너무 좋아하는 선배라 같이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기대대로 에너지가 어마어마하셨다. 서이숙 선배님이 완전히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느낌이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같이 강대강으로 맞서기보다는 나는 약간 누르는 방식으로 표현해보자고 생각했다. 선배님이 소리를 하이 톤으로 지르는 느낌이라면 저는 안으로 담아서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에너지를 주고받고 하다 보니 합이 점점 잘 맞아가더라. 정지훈 배우는 강인함과 남성적인 이미지라는 점에서 비주얼만으로도 스마트한 경호원의 이미지가 잘 들어맞는다. 정지훈 어릴 적 경호원은 아니지만 경찰, 그중에서도 형사가 꿈이었다. 경찰대를 가고 싶었는데 공부에는 재능이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웃음) 그러고 나서 춤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가 눈치를 채시고 그냥 믿어주시더라. 친척들이 춤에 빠진 나를 보고 “쟤는 뭐가 되려고 저러나” 하고 혀를 끌끌 찰 때도 아버지만은 아무 말 없이 “너가 하고 싶은 걸 해라”라고 하셨다. 그런 아버지의 교육 방식이 내 자존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아이가 하고 싶은 걸 시키되 그걸 빨리 찾아주는 것도 부모의 몫인 것 같다. 실패하더라도 계속 믿어주는 것. 집에 있는 돈을 끌어다 쓰는 게 아닌 한.(웃음) 도윤은 말이 별로 없고 눈빛과 행동으로 감정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지훈 도윤은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캐릭터 중 가장 말이 없는 인물이다. 말보다는 눈빛과 행동으로 '설령 당신이 잘못을 했더라도 나는 언제나 당신을 지켜주겠다'는 느낌을 주는 남자다. 그런 부분에서 여자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캐릭터인 것 같다. 그래서 목소리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발음은 정확하게 하되 스위트한 느낌의 톤을 내려고 노력했다. 발성 연습을 이것저것 해보며 톤을 잡았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액션은 맛있는 음식을 먹다가 ‘아 이제 좀 달달한 디저트가 먹고 싶은데?’ 할 때 나오는 디저트 같은 느낌이다. 액션은 10여 년 전 영화 <닌자 어쌔신>을 찍을 때 워낙 많은 무술을 섭렵해서 낯설지는 않다. 거의 모든 액션 장면을 직접 연기했다. 다만 ‘뻔한 느낌’은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가죽 재킷과 팬츠, 슈즈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슬리브리스 셔츠는 어네스트 W. 베이커 by 10cc.
김하늘 원피스는 모스키노,이어링과 링은 프레드. 정지훈 스팽글 톱은 아미.
스태프들이 입을 모아 두 사람 모두 촬영장에서 ‘자기 관리 끝판왕’이라고 하던데 비결이 뭔가? 김하늘 나는 평소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일을 찾아 다니는 스타일이긴 한데 지훈 씨를 보며 정말 놀랐다. 그 바쁜 촬영 스케줄에도 하루에 두 번씩 운동을 하더라. 거기에 나도 자극받아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정지훈 어머님이 당뇨병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어릴 때부터 건강관리에 좀 철저한 면이 있다. 운동 습관이 몸에 배면 스트레스를 훨씬 덜 받는다. 모든 스트레스는 하고 싶지 않은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받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일도 습관이 되면 편하다. 운동을 정말 하기 싫은 날도 일단 천천히 걷기 시작하면 어느샌가 30분 걷고 뛰게 되지 않나. 할 일이 많아 운동할 수 없다는 것도 모두 핑계다. 할 일이 많을수록 더 운동을 해야지. 두 배우 모두 롱런하는 스타다. 아마 데뷔 때 함께했던 동료들 중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20년 넘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아온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김하늘 30대까지는 비슷한 나이 또래 배우들에 대해 경쟁심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마음은 하나도 없다. 대신 왠지 뭉클한 존경심 같은 게 생기더라. 서로 말은 안 해도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활동해오고 있는지 공감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20년 넘게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건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가 다 보인다. 지훈 씨도 저렇게 열심히 하니까 저 자리에 있구나 하는 느낌이 선명하게 전해지지 않나. 전에는 한 작품 하면 좀 쉬고 여행도 가고 싶고 그랬는데 이제는 지훈 씨나 저나 한 해 한 해가 너무 소중하다는 걸 아는 나이가 됐다. 우리가 언제까지 멜로를 할 수 있을지, 그러려면 어떻게 스스로를 관리해야 할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지훈 하늘 선배랑 대사를 맞추면서 ‘내가 이 상황에 어떻게 할까’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에 집중했다. 그래서 대사 연습을 하면서 하늘 선배한테 “이거 잘 받아들여져요? 이런 대사 느낌 어때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 것 같다. 여자 입장에서 과연 도윤의 말이 어떻게 전달되는지가 중요하니까. 롱런을 원한다면 시청자들과의 관계도 이치가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일이 ‘고객님’들을 모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다. 나를 좋아하는 분만큼 싫어하는 분도 있겠지만, 손님을 맞는 식당 주인처럼 늘 누군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갖춰야 할 것 같다.

인터뷰

장서윤

사진

최문혁

스타일리스트

고병기(김하늘), 이정현(정지훈)

메이크업

수이(김하늘), 정가영(정지훈)

헤어

강성희(김하늘), 김민종(정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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