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

말과 말 사이에서 추락하기도 하고 희망을 얻기도 하는 <미녀와 순정남> 속 도라와 지영. 두 인물을 항해하는 배우 임수향은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을까.
BY 에디터 김화연 | 20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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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는 코치, 데님은 GCDS.
<미녀와 순정남>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요즘 사랑받고 있는 걸 실감하는지? 어제도 촬영을 하고 왔다.(웃음) 요즘 주변에서 저희 드라마를 본다고 많이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촬영차 이동하거나 돌아다니다 보면 주변에서 ‘어! 도라다’, ‘지영이다’라는 이야기가 들려 기분이 너무 좋다. 제일 인상 깊었던 말은 ‘우리 딸이 되게 좋아해’였다. 주말 드라마 특성상 시청 연령대가 다양한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초등학생 친구들이 잘 보고 있다고 해서 신기했다. 새로운 팬층 공략에 성공한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다. 어제도 촬영을 하고 왔다고 했다. 요즘 보기 드문 50부작이라는 긴 흐름의 작품을 촬영하고 있는데 어떤가? 미니시리즈 드라마를 세 편 정도 찍는 느낌이다. 그래서 중간에 살짝 개인적인 고비가 오기도 했다. 도라가 극중 죽음을 맞이하는 회차 정도에. 극 전체를 볼 때도 새롭게 이야기가 전환되는 시점이기도 했고, 도라라는 캐릭터에서 지영이라는 캐릭터로 변했어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체력적인 한계가 오기도 했고. 그렇지만, 이렇게 긴 호흡의 작품을 하다보면 배우로서 얻는 게 많기 때문에 또 매력적이다.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동화될 수 있는 순간이 오기도 하고 함께 촬영하는 선생님들이나 배우들이 진짜 가족처럼 느껴져 즐겁고, 배우는 점도 많다. <미녀와 순정남>은 말로 인해 추락하기도, 또 희망을 얻기도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말’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이 드라마를 마치고 배우 임수향에겐 어떤 이야기가 남았으면 좋겠는지? 도라에서 지영으로 인물이 전환될 때 외적인 도움 없이 나 스스로가 시청자들께 ‘이 사람은 도라와 다른 인물이야’라고 설득시켜야 했다. 그래서 지영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의견도 많이 내고 다양한 걸 시도해보았다. 충청도 사투리부터 머리 스타일, 메이크업도 변화를 줬다.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은 인물이기에 이 인물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스스로도 고민을 많이 했다. 기억을 잃기 전 도라였을 때, 기억을 잃은 지영이일 때, 언젠가 기억을 찾은 지영일 때. 거의 두세 작품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간을 많이 들였다. 그래서 이 작품을 마치고, 시청자들에게 임수향이 많이 성장했구나, 연기를 잘했구나 라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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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톱은 이자벨마랑.
평소 주변 스태프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다고 하더라. 드라마를 촬영할 때 주위 스태프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말이 있는지? ‘어떻게 생각해?’라고 가장 많이 물어본다. 결국엔 내가 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하겠지만.(웃음) 그래도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을 좋아한다. 의지하기 위해 물어보는 건 아니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가장 베스트의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하나의 과정이다. 지난 <싱글즈>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촬영 중이던 드라마를 도전같은 작품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럼 이번 <미녀와 순정남>은 배우 임수향에게 어떤 작품이라 표현할 수 있을까? 제가 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나. 지금 생각해보면 <미녀와 순정남>이 진정으로 더 큰 도전,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인 것 같다.(웃음) 배우라는 직업이 매 순간 도전하는 직업이기도 하고, 나도 그런 선택을 하는 편이지만, 이번 작품은 연기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큰 도전을 한 드라마다. 다들 가발인 줄 아시는데 직접 파마를 했고, 화장기가 거의 없는 채로 카메라 앞에 선 작품도 처음이다.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해야 한 점도 큰 도전이었다. 그래서인지 오늘 화보 촬영을 할 때 더 과감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화장기가 거의 없는 채로. 예전이었으면 두려워했을지도 모른다.(웃음) 그렇다면, 이전에 출연한 작품 중 지금의 임수향이라면 더 풍부하게 표현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작품도 있는지 궁금하다. 더 잘했을 것 같은 작품이라… 어릴 때는 데뷔 초 작품인 <신기생뎐>을 ‘좀 더 경험이 쌓이고 만났더라면 더 잘했을까?’라고 고민한 적 있다. 당시 나는 연기를 제대로 모른 채 카메라 앞에 섰었으니까. 그런데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20살, 풋풋했던 수향이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있고, 지금의 내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있다는. 조금 설익은 느낌도 나름대로 역할과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매 순간 정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때는 그 연기가 맞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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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와 슈즈는 질샌더.
팬들과의 소통이 활발한 배우 중 한 명이다. 최근 SNS에 <인사이드 아웃2> 속 캐릭터와 지영이의 사진을 함께 업로드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진짜 깜짝 놀랐다. 같이 드라마에 출연하는 한수아 배우가 나에게 ‘언니! 언니랑 똑같은 캐릭터를 발견했어요.’ 하고 보여주었다. 앞머리도 짧고 특유의 스타일이 꼭 닮았더라. 그래서 얼마 전에 시간이 잠깐 나 <인사이드 아웃2>를 보고 왔다.(웃음) 사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까지도 고민이 많았다. 정말 내가 그 영화를 보러 갈 여유가 있는가에 대한. 상대역인 현우 오빠랑도 그런 얘기를 했다. 내가 정말 보러 가도 될까? 그 시간에 대본을 외워야 하는 건 아닐까?’ 하며. 우리 둘만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다.(웃음) 그래도 조금의 여유가 있을 때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갔는데 ‘부럽이’가 나올 때마다 같이 간 친구와 계속 웃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 똑같아서. 그래도 그 영화를 보고 앞으로 남은 드라마를 촬영 할수 있는 에너지를 얻었다. 그렇다면 ‘부럽이’처럼 임수향이 어떤 모습을 부러워하는지 궁금하다. 멀티가 되는 사람들이 부럽다. 또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완벽하게 준비를 하고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라 많은 일을 한 번에 하는 것이 조금 어렵더라.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전부터 유튜브를 해보고 싶었는데, 드라마와 병행하는 것이 무리일 것 같더라.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하니까. 그래서 다양한 분야를 다 잘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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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는 메종레브.
그래도 매년 꾸준히 연기를 하며 임수향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조금은 뿌듯한 느낌이 든다. 옛날에 했던 작품들을 돌려보기도 하는데, 그 당시 나의 얼굴, 연기, 표정이 시기별로 다른 것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더라. 요즘에는 쇼츠 같은 걸로도 드라마를 많이 접할 수 있으니까.(웃음) 최근에 내 알고리즘에 등장해 많이 본 작품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이다. 연기를 할 때는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한 애드리브가 재밌고 진심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방영된 지영이라는 캐릭터는 순수하고 당당한 모습이 매력적이다. 이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임수향이 받은 영향이 있나? 지영이는 나쁜 기억이 없는 캐릭터다. 도라는 나쁜 기억이 차곡 차곡 쌓여 지금의 도라를 형성했지만 지영이는 무(無)다. 할머니에게 사랑만 받았다. 물론 기억이 없어서 나름의 고충은 있겠지만. 너무 밝고 순수한 캐릭터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오는 거다. 반면에 저는 굉장히 복잡하게 생각하고 생각이 많은 편인데 조금 더 쉽고 단순하게,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화나면 화를 내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대본을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며든 부분도 있는 것 같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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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셔츠는 쟈딕앤볼테르, 데님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볼캡은 허프.
2024년의 임수향은 <미녀와 순정남>으로 가득 채웠다. 드라마 를 마친 뒤 휴가나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언젠가 스페인에 가보고 싶다. 예전에 플라멩코를 배운 적 있는데 가서 직접 보고 싶어 어릴 적부터 가고 싶었던 여행지다. 열정과 정열이 가득한 나라니 나와도 잘 어울릴 것 같다.(웃음)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애정하는, 또 임수향을 애정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영이를 너무 예뻐해 주셔서 힘을 많이 얻고 있어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제가 요즘 팬들이랑 저의 팬임을 알 수 있는 비밀 암호같은 말이 있다. ‘모든 건 기세다’라고.(웃음). 팬들이랑 커플로 배경화면으로 설정해두자고 약속했다. 지나가다가 이 이미지만 보이면, ‘내 팬이신가?’ 하며 반가운 마음이 든다. ‘모든 건 기세다’라는 말이 마음에 든 이유도 사실 모든 건 생각하기 다름이지 않나. 본인의 기세로 좀 몰아붙이면 안 되는 일도 되고, 또 후회가 남을까봐 최선을 다하게 되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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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는 스포트막스.

사진

김외밀

스타일리스트

박선희, 박후지

헤어

수화(제니하우스)

메이크업

혜선(제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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